감독: 엘리아 카잔
출연: 줄리 해리스(에브라),제임스 딘(칼 트래스크)
1917년, 캘리포니아 사리나스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아담 트라스크(레이몬드 메세이 분)는 두 아이들이 있다. 작은 아들 아론(리차드 타바로스 분)은 모범 청년이었지만 첫째 칼(제임스 딘 분)은 성격이 거칠고 언제나 불만에 찬 눈초리이다. 아담에게는 아내 케이트(조 반 프리트 분)가 있었는데 그녀는 칼을 낳자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집을 나가 그는 아내는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고 그의 아들들 역시 어머니는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다. 아버지 아담은 아들 칼을 그런 부도덕한 아내의 피가 흐른다고 믿고 미워했으며 신앙심이 두텁고 공부를 잘하는 아론을 신뢰하고 사랑했다. 칼은 그런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어머니가 도박장을 경영하는 빠의 마당으로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어느날 기차에 모임승차하여 근처의 어항인 몬트레이로 가 그곳에서 어머니를 만난다. 그러나 칼은 생모에게 그리움과 동시에 그녀의 부도덕한 생활에 혐오감을 느낀다.
한편 양배추에 어름을 재어 뉴욕으로 보내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아담은 양배추를 실은 열차가 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어름이 녹아서 양배추는 모두 썩어버리고 아담은 한번에 모든 것을 날려버린다. 무일푼인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었던 칼은 곧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어머니에게 5천 달러를 얻어 그 돈으로 콩을 매점한다. 칼은 동생과 동생의 애인인 애브라(줄리 해리스 분)와 유원지에서 우연히 만나지만 아론이 칼과 애브라 사이를 질투하여 이들 형제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애브라는 아론보다 인간적인 따스함과 격정을 지닌 칼에게 서서히 마음이 이끌린다.
그런데 아론이 아버지 아담의 생일날 둘 사이의 약혼을 발표하여 이를 부친의 생일 선물로 바치고 아담도 기뻐한다. 반면 칼은 콩을 팔아서 번 돈 오천달러를 아버지에게 드리지만 전쟁을 이용해 번 돈이라고 도리어 심한 꾸중만 듣는다. 칼은 참지 못하고 동생 아론을 데리고 어머니 케이트가 있는 곳으로 가 그녀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정숙한 어머니라고 믿었던 아론은 충격을 받고 자포자기해진 채 군에 입대하고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뇌졸증으로 쓰러지고 만다. 칼은 양심의 가책을 받아 아버지에게 용서를 빌지만 아론의 표정은 아무런 감정도 표현되지 않는다. 애브라는 아담한테 칼에게 사랑을 베풀라고 간청하고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 칼이 떠나기 전 병원으로 찾아와 작별인사를 드리자 이윽고 아담은 들리락말락한 목소리로 "간호원 대신 칼이 간호해 달라"고 말한다. 극적으로 화해하는 아버지와 아들.....
노벨 수상 작가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의 장대한 소설을 중심으로 구약성서의 카인과 아벨 형제의 이야기를 제1차대전 하의 캘리포니아로 옮겨 놓은 엘리아 카잔 감독이 스스로 각색한 시나리오가 일품이다. 그리고 육친의 사랑에 굶주리며 영혼의 황야를 방황하는 청년상이 신인스타 제임스 딘의 강렬한 연기를 통해 잘 표현되었다.
제임스 딘의 선풍을 촉발시킨 이 작품은 죤 스타인벡의 대하 소설 중 후반부를 영화화한 것인데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동생만을 편애하는데에 대한 반항을 거칠게 표출시키는 청년 역으로, 딘이 인상적인 등장을 했다. 형제의 숨은 어머니 역을 한 조 밴 플리트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딘이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전 연기진의 조화와 카잔 감독의 예리한 연출감각이 어울린 명작이다. 특히 현악기의 멜로디와 목관 악기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음색의 앙상블을 이루어낸 테마 음악 역시 뛰어나다.
제목의 '동쪽'은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고 신의 분노를 사 에덴 동산에서 추방되었다는 동쪽 땅을 가리키는 말로, 구약성서의 창세기에서 유래되었다. 그 이후 인간이 사는 곳은 모두 '에덴의 동쪽'이며, 아담에게는 카인과 아벨 두 아들이 있었는데, 신이 아벨만을 편애한다고 느낀 카인이 질투심에 못 이겨 동생 아벨을 죽였다고 하여 인간은 모두 카인의 후예로 불린다. 사랑받고 싶은 인간의 영원불멸의 욕망을 영화의 주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