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노 유학자의 개종
제가 나자렛 마을에서 철야 중인데 두 자매님이 찾아 왔어요. 이들은 자매이고 미국 교포였어요.
‘회장님, 저희는 미국에서 왔습니다. 우리는 자매이고요. 저희 아버지는 지금 암환자입니다. 그래서 아버님 일로 회장님을 찾아 뵙려고 해요.’ 그래서 그랬죠.
‘그 일이라면 의사를 찾아야 하는게 아닙니까?’하니
‘그런 일이 아니고 회장님을 제 집에 모시고 싶어 무례(無禮)를 간청을 드립니다.’ 갈수록 모를 소리어서(말뜻을 알아 듣지 못하여) 물었죠.
‘무슨 일인지 말씀하셔요.’ 하니
‘제 아버지는 유교의 대 학자이십니다. 우리 아버지는 자신이 신봉하시는 종교 이외는 어떤 종교도 받아드리 실줄 모름니다. 회장님 사람이 병들어 죽고사는 것은 하느님의 뜻으로 압니다만 저희 아버님을 회개시켜서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 저희들 뜻입니다. 저희가 회장님 강연을 들으며 내린 결론이 회장님을 집에 모신다면 반드시 아버님 회개시켜 새로운 사람 만들까하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바쁘신줄 아오나 저희 요청을 거절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항상 바쁜 사람이어서 사사로운 일로 갈 수 없는 사람이어서 거절하고 싶었으나 도데체 어떤 분이신가 호기심..., 쾌히 승낙을 하고 이 자매를 따라 갔어요. 영감은 자그마한 아파트에 마나님과 사시는데 갔을 때 누워계셨어요. 두 딸이 영감님을 일으켜 쇼파에 앉혀 드리고 보니, 그 분은 고매(高禖)한 학자풍이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무슨 말을 해야 할찌가 언뜩 생각나질 않았어요. 철저한 유학자로써 예수의 예 자만 들어도 펄쩍 뛰시는 분이라 하니..., 그런 이분에게 선생님! 동정녀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 하셨음을 믿습니까? 예수님께서 돌아 가신지 3일만에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부활하셨음을 믿습니까? 해 봤자 별 볼일 없는 사람 취급할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때 내 머리에 충동에 따른 성령이 내리시는 겁니다. 나는 감옥살이 오래 자주 하였는데 내가 감옥에 들어 갈적이면 아내가 성경과 묵주를 넣어줘요. 그러나 나는 이것들과는 담을 쌓고서 거들떠 보지도 안했어요. 구약을 펼치면 태초에 여와수께서 가라사되 ..., 가라사되..., 왠 가라사데가 그리 많은지 다섯 번만 읽으면 잠 와요. 또 신약을 봅시다. 초장부터가 질렸죠.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이 야곱을 낳고, 야곱이 누구를 낳고 지겹게도 많이도 낳아요. 그래서 나는 성경 읽기를 영~ 싫어했어요. 구약이고 신약이고 읽고 싶은 생각이 나질 않아서 고서(古書)만을 읽었어요. 사서삼경(四書三經)이 차입돼 있어서 이 기회에 공부나 해 두자하여서 3년간을 사서삼경을 읽기 시작하였지요. 영감님을 대하며 떠 오른 생각이 옳거니 이것이다. 감옥에서 성경을 도외시 하고 사서삼경을~~, 이것이 하느님 뜻이었나? 옳다. 이 기회에 잘 써 먹으면 되겠다. 하고서 노인에게 다가 가서 기도하는 식으로 어깨에 손을 얹고서 논어부터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자왈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로부터 시작하여...,’ 그랬더니 영감님이 넋이 빠져요. 1시간 반을 읽어 내려가자 목이 아파요. 물 한잔을 시켜 놓고 쉬고 앉았는데 영감님이 내게 물어요.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연세가 얼마나 되십니까? 해요.’
‘저요? 영감님보다 열삼 젊소, 라고 했지요.’
‘아니 그런데 어떻게 한학을 능통하게 잘 하십니까?’
‘이거요? 하느님이 가르쳐 주셨지요.’
‘무슨 하느님이 한문을 가르쳐요?’ 하기에
‘영감님, 영감님도 공자를 신봉하시죠? 공자님이 어떤 분이십니까?’
하니, 이분 말씀이
‘공자님은 2천5백년전 노나라에서 태여나서 무슨무슨 정승을 하시고...., 한참 엮어 나가셨어요.’ 내가 말했어요.
‘영감님! 영감님을 잘못알고 게시구먼요.’하니
‘왜요?’ 해요.
‘공자가 어떤 분인줄 아셔요? 공자는 하느님께서 동양에 선지자로 파견된 분이십니다. 서양에 파견한 선지자가 엘리아, 다니엘, 어떤 분이이사라면 동양에 파견한 선지자가 공자, 맹자이십니다.’ 이 영감님이 멍해져요.
‘제 친구중 목사가 있는데 목사님은 이런 말, 안하던데요.’ 해서
‘목사님이 뭘압니까?’ 하니 영감님이 갈등에 빠져요. 공, 맹자가 하느님 선지자로 파견한 사람들이라고 하니, 안그럴수 있어요! 얼굴이 이상해져요. 이때가 성령이 역사하시는 시점이었어요.
‘영감님, 영감님은 왜 공자, 맹자란 이 분들을 세상에 보내신 하느님을 모르십니까?’ 영감 아무 말도 못하는데..,
‘하느님을 아셔야 해요. 하느님..., 난 하느님 믿으라고 안합니다. 하느님을 아셔야 한다’고 했죠. 영감님이 말해요.
‘하느님이 만든 사람들 죄인이라면요?’
‘물론이지요. 하느님이 만든 사람들 어떤 사람들이냐면 폐품 수집하는 소장이 하느님이어요. 사람이 내가 폐품인줄 알았을 때 하느님 믿는거예요.’
‘회장님, 저는 아무 죄도 없는데요? 저는 아내에게 잘하고, 부모 형제 자식 이웃 모두에게 잘하여 죄를 짓고 살지 않는데요. 폐품이 아닙니다.’ 그러니 할 애기가 없더구먼....
‘영감님, 세상 깨끗이 사시느냐고 애쓰셨구먼요.’ 죄가 있다고 해야할 애기가 있을 터인데 없다고 하니 걱정인데..., 이때 하느님께서 이것이 죄라하는걸 가르쳐 줘요. 그래서 그랬죠.
‘영감님! 큰죄가 있는데 뭘 그려셔요’ 하니
‘뭐야요.’
‘불효! 했죠.’ 그랬더니 웃으셔요.
‘회장님, 내 고향이 김포요. 김포 하성면에 가면 어귀에 비석이 서 있는데 제 효자비입니다. 내 나이 서른 다섯에 효자비를 탓습니다.’ 아 갈수록 태산인지라 그렇다고 해서 말수가 있나! 영감님께 그랬죠.
‘영감님, 육신을 주신 어버이가 제일이야? 아무리 어버이가 육신을 줘바요. 하느님이 생명의 신비를 넣어주지 않으시면 삼일가지 않아서 냄새가 나요. 인간이 어버이를 통해서 육신으로 태여나나 하느님이 그 육신안에 당신 생명 신비를 넣어 주셨기 땜에 당신이 인간으로써 존재하는 겁니다. 영감님이 앞으로 죽느니 사는니 하는데 왜 아버지 어머니께 살펴 달라고, 안하시고 하느님을 찾으십니까? 왜 공자님께 매달리지 않으십니까? 어머니 아버지가 육신을 아무리 줘바요. 하느님이 생명의 신비를 불어 넣지 않으면 송장이어요. 우리 인간은 어버이를 통하여 육신으로 태여나지만 하느님은 그 육신에 생명의 신비를 넣어 주셨어요.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느냐? 그 어떤 사람일지라도 내 안에 나를 생명 연장 시켜주는 초자연적인 신비, 그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영감님은 어버이에게 효도하신다고 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인 신비, 그 분이 바로 하느님이신데 당신께서는 그분께 엉청난 불효를 하셨어요.’
그랬더니 영감님 얼굴이 홍당무가 돼요. 요때가 하느님 역사할 때..., 시기를 놓혀서는 안되...!
‘영감님! 생명을 주신 하느님께 효도를 하겠소? 안하겠소? 했지요. 믿겠느냐, 안믿겠느냐 하면 안돼..., 그랬더니...,
’예, 하겠습니다!‘ 이리하여 딸들 박수를 치며
’감사합니다. 회장님, 고맙습니다.‘하며 울었어요. 이러고 나니 세 시간이 넘었어요. 이때 영감님 말씀이
’회장님, 참 이상해요. 제가 골수암으로 단 10분을 앉아 있을 수가 없었는데 세시간이 넘었어요. 그런데도 아무렇지가 않아요.‘ 내가 말했어요.
’당신께서 하느님께 불효를 해 왔는데 효도를 하겠다 하시니 하느님이 당신의 육신을 어루 만지신 겁니다. 그래서 아품이 사라진 것이니 하느님 잘 받드십시오.‘ 하니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고 막 울어요. 이렇게 해서 영감님 일은 일단락 지었으나 더 끝장을 내야 했어요. 그래서 몇 일 후 다시와서 교리 강연을 하겠다 하고 서둘러 돌아 왔어요. 약속된 날에 영감님 댁을 가니 왠 사람이 바글바글 해요.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영감님 말씀이
’이들이 모두 내 집안입니다. 여기가 저카고, 손자이고, 이종 집안 식구고, 고종.....,‘ 모두가 무려 사십명이어요. 영감님 말씀하시기를 자기는
’... 내 생전에 어떤 일이 있어도 내 자손이 타종교를 믿거나 예수 믿는 일이 없다. 그러나 내 딸들이 미국에 가서 살며 몰래 믿었다.‘는 거요. 그리고
’내가 이 아이들에게 하느님 믿지 말게 했으니, 내가 가족 모두를 하느님 불효자식 만든 죄인 아닙니까? 그래서 이 자리에 모았습니다.‘ 하시니 내가 앉아 있을 수 있어요 교리를 세 시간을 했어요. 강연을 끝내며 말했어요.
’하느님 믿는 분 손들어....!‘ 했더니 전부가 번쩍 번쩍 들어요. 하나도 빠짐없이 들었어요. 이러 했으니, 이분 세례 줄 일이 남았어요. 그러나 세례가 어디 쉽습니까? 가까운 본당 신부님께 세례 부탁하면 해 주겠어요. 그러니 어쪄요. 날 세례 주신 신부님께 부탁드리니 선 듯 승낙하셨어요. 그러면서 말씀이
’교리공부는 다 했소?‘ 해서
‘제가 다 가르쳤습니다. 했죠’ 이래서 라자로 마을 주임신부, 이경재 신부님 모시고 영감한데 갔어요. 그런데 영감님 혼자만 세례 줍니까. 마나님도 계신데.., 또 문제가 있어요. 대부를 누구 세우느냐는 문제입니다. 아무리 수소문 해도 대부감을 데려오지 못했어요. 신경질이 나는데 영감님이 그래요.
‘회장님이 그런 일로 걱정하죠? 회장님이 대부하시면 되지요.’ 해서
‘제가 영감님보다 열 살 아랜되요.’ 하니 ‘하늘 나라에 무슨 나이가 있습니까? 하는 거예요. 이 영감님 병원에서 2~3개월 못간다는 분이 4년을 더 살았어요. 아무 고통없이 4년을 기도하는 도중 조용히 선종하신겁니다. 이후 이 집안은 축복받았지요. 영감님 바램대로 축복 받은 집안이 되었어요. 영감님 소원대로 되신 것입니다.
5분 묵상(시편51)
하느님, 당신 자애에 따라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 저의 죄악을 지워 주소서.
天主,求你按照你的仁慈憐憫我, 依你豐厚的慈愛,消滅我的罪惡。
저의 죄에서 저를 말끔히 씻으시고
저의 잘못에서 저를 깨끗이 하소서.
求你把我的過犯洗盡, 求你把我的罪惡除淨,
저의 죄악을 제가 알고 있으며
저의 잘못이 늘 제 앞에 있습니다.
因為我認清了我的過犯, 我的罪惡常在我的眼前。
당신께, 오로지 당신께 잘못을 저지르고
당신 눈에 악한 짓을 제가 하였기에
판결을 내리시더라도 당신께서는 의로우시고
심판을 내리시더라도 당신께서는 결백하시리이다.
我得罪了你,惟獨得罪了你, 因為我作了你視為惡的事; 因此,在你的判決上,顯出你的公義, 在你的斷案上,顯出你的正直。
그때에 당신께서 의로운 희생 제물을, 번제와 전번제를 즐기시리이다.
그때에 사람들이 당신 제단 위에서 수소들을 봉헌하리이다.
那時,你必悅納合法之祭,犧牲和全燔祭獻; 那時,人們也必要把牛犢奉獻於你的祭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