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가 통합한 ‘경상국립대’가 출범한다. 교육부는 두 대학의 통폐합을 최근 승인했다. 새로운 대학의 입학 정원은 4313명이며 단과대학 20개, 학과 88개, 학부 19개, 일반대학원 1개와 특수대학원 11개로 늘어난다. 이러한 규모는 전국 거점국립대 가운데 서울대를 제외한 전국 3위 수준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실질적인 통합은 ‘경상국립대’ 이름으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학사 통합 시기인 2022년 3월이다. 그때까지 철저히 준비해야만 제대로 된 국가거점 대학의 기틀을 잡을 수 있다.
가장 큰 과제가 유사 중복 학과의 통폐합이다. 이를 잘 마무리해야만 경쟁력 갖춘 통합 대학이 된다. 교육부도 통합 대학을 승인하면서 ‘기초 학문 기반으로 특화된 융·복합 연구’를 발전 방향으로 주문했다. 형식적인 통합이 아니라 교육·연구·조직의 화학적 통합을 이뤄 달라는 요구다.
두 대학 구성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남은 학과 통폐합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효율적인 대학 경영을 위한 행정 조직의 통폐합도 따라야 한다. 캠퍼스 4개를 운영해야 하는 만큼 분산된 학생들이 공유할 수 있는 핵심 교육 과정과 행정 지원 체계도 절실하다.
그동안 통합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두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법적 갈등까지 빚어지며 무산 위기까지 갔다.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통합을 이루게 된 만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교명에 ‘국립’을 부칠 수 있게 된 것도 성과다. 전국 국립대 가운데 ‘국립’이 들어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은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경상국립대’를 ‘경남국립대’로 바꿀 수 있을 때가 올 것이다. 국민이 ‘경남국립대’와 ‘경남대’를 구분할 여건이 된다면 법적 다툼을 벌일 때 유리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2006년 창원대와 통합을 시도하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잠정 합의안까지 나왔으나 대학 본부를 어디에 두느냐는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두 대학의 의견이 대립하자 당시 교육부는 대학 본부를 창원에 두면 한의학대학원과 법학전문대학원을 진주에 유치할 수 있다는 당근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창원대와의 통합은 지역 정치권이 개입하고 지역 갈등 양상으로 번지면서 무산됐다.
다시는 이러한 어려움이 닥치지 않도록 ‘경상국립대’로 완전한 통합이 이뤄지는 2022년 3월까지 다양한 구성원들이 집단 지성의 지혜를 모아 주기를 당부한다.
출처 : 경상대뉴스(http://www.gnu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