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_차라투스트라의 가르침>>
1-1. 세 가지 변화에 대하여
나는 그대들에게 정신의 세 가지 변화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어떻게 하여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는 사자가 되며, 사자는 마침내 아이가 되는가를. (35쪽)
* 정신은 외경/인내/강인을, 낙타는 의무/당위를, 사자는 자유/의지를, 아이는 순수/긍정/놀이를 나타냄.
1-2. 덕을 가르치는 강의에 대하여
모든 덕을 갖춘다 할지라도 우리는 또 하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덕들도 올바른 시간에 잠재워야 한다는 사실을. (40쪽)
1-3. 세계 너머의 세계를 믿는 자들에 대하여
아, 형제들이여, 내가 꾸며낸 이 신은 다른 모든 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작품이자 인간의 망상이었다. 이 신은 인간이었고, 그나마 인간과 자아의 초라한 한 조각일 뿐이었다. (45쪽)
이 배은망덕한 자들은 이제 그들이 몸과 이 대지로부터 벗어났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그 탈주의 경련과 희열조차도 누구 덕분이란 말인가! 바로 그들의 몸과 이 대지가 아니라면! (48쪽)
꾸며대고 신을 갈망하는 자들 가운데에는 언제나 병든 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인식하는 자를 맹렬하게 미워하며, 덕 가운데서 가장 새로운 덕인 정직을 더없이 미워한다. 그들은 언제나 까마득한 옛날을 뒤돌아 본다. 당시만 해도 망상과 신앙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광기 어린 이성은 신과 닮은 것으로 여겨졌으며, 의심은 죄에 지나지 않았다. (48쪽)
형제들이여, 차라리 건강한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보다 정직하고 보다 순수한 소리에. 건강한 몸, 완전하고 반듯한 몸은 정직하고 보다 순수하게 말한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몸이 대지의 뜻을 전해 주는 것이다. (49쪽)
* '몸철학'을 말함.
1-4. 몸을 경멸하는 자들에 대하여
그러나 각성한 자, 지자(智者)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전적으로 몸이며, 그 밖의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영혼은 몸에 속하는 그 어떤 것을 표현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몸은 하나의 거대한 이성이며, 하나의 의미로 꿰어진 다양성이고, 전쟁이자 평화이며, 가축의 무리이자 양치기다. 형제여, 그대가 정신이라고 부르는 그대의 작은 이성도 그대 몸의 도구이며, 그대의 커다란 이성의 작은 도구이고 장난감이다. (50-51쪽)
* '몸철학'을 말함
1-5. 환희와 열정에 대하여
결국 그대의 모든 열정은 덕이 되었고, 그대의 악마는 모두 천사가 되었다. (55-56쪽)
인간이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러므로 그대는 그대의 덕들을 사랑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대는 그 덕들로 말미암아 파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57쪽)
1-6. 창백한 범죄자에 대하여
"나의 자아는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나의 자아는 인간에 대한 커다란 경멸이다." (58쪽)
적이라고 부르되 악인이라고 부르지는 마라. 병자라고는 부르되 죄인이라고 부르지는 마라. (59쪽)
생각과 행위 그리고 그 행위의 표상(表象)은 서로 별개의 것이다. 그것들 사이에는 인과의 수레바퀴가 돌지 않는다. (59쪽)
1-7. 읽기와 쓰기에 대하여
한때 정신은 신이었다가, 다음에는 인간이 되었고, 이제는 마침내 천민이 되었다. (63쪽)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에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사랑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언제나 약간의 망상이 들어 있다. 그러나 그 망상 속에도 언제나 약간의 이성이 들어 있다. (65쪽)
1-8. 산비탈의 나무에 대하여
인간은 나무와 같은 존재가 아닌가. 인간은 높은 곳으로 그리고 밝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하면 할수록 그 뿌리는 더욱더 강인하게 땅 속으로 파고들어 가려 한다네. 아래쪽으로, 어둠 속으로, 심연 속으로, 악 속으로 뻗어나가려 하는 거지. (68쪽)
1-9. 죽음을 설교하는 자들에 대하여
짙은 슬품에 싸여, 죽음을 가져오는 사소한 우연을 갈망하면서 그들은 이를 악문 채 기다리고 있다. (73쪽)
1-10. 전쟁과 전사들에 대하여
그대들은 자신의 적을 찾아내어 자신의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 그대들의 사상을 위해! 그리고 그대들의 사상이 패배할지라도 그대들의 정직함만은 패배를 넘어 승리를 외쳐야 한다! (77쪽)
용감한 것이 선이다. (78쪽)
1-11. 새로운 우상에 대하여
국가가 없어지는 곳, 그곳에서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들의 삶이 시작된다. (84쪽)
1-12. 시장의 파리 떼에 대하여
달아나라, 벗이여, 그대의 고독 속으로! 내가 보기에 그대는 위인들이 내는 요란한 소음에 귀먹는가 하면 소인배들의 가시에도 마구 찔리고 있다. (85쪽)
그대 진리를 사랑하는 자여, 이처럼 마구잡이로 몰아세우는 자들을 질투하지 마라! 지금까지 진리가 마구 몰아세우는 자의 팔에 매달린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말이다. (87쪽)
위대한 일은 모두 시장과 명성을 떠난 곳에서 일어난다. 옛날부터 새로운 가치의 창안자들은 시장과 명성을 떠난 곳에서 살아왔다. (87쪽)
그대의 고독 속으로 달아나라! 그대는 왜소하고 가련한 자들과 너무 가까이에서 살아왔다. 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복수로부터 몸을 피하라! 그들은 그대에게 오로지 복수하기만을 노리고 있다. (87쪽)
그들은 그대의 모든 덕 때문에 그대를 처벌한다. 그들이 진심으로 용서하는 것은 오직 그대의 실책뿐이다. (89쪽)
그들은 옹색한 소견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모든 위대한 존재는 죄다"라고. 그대가 그들을 온화하게 대하더라도 그들은 경멸당한다고 느낀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대가 베푼 은혜를 은밀한 악행으로 되갚는다. 그대의 말없는 긍지는 언제나 그들의 기분에 거슬린다. (89쪽)
그대가 그들에게 다가갔을 때 그들은 얼마나 자주 입을 다물어버리고, 꺼져가는 불꽃에서 피어나는 연기처럼 기력이 빠져버리지 않던가? (89쪽)
1-13. 순결에 대하여
인식하는 자가 그 진리의 물 속으로 뛰어들기를 꺼리는 것은 그 물이 더러울 때가 아니라 얕을 때다. (92-93쪽)
순결이란 어리석음이 아닌가? 순결이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지, 우리가 순결로 다가간 것은 아니다. (93쪽)
1-14. 벗에 대하여
아, 모든 은둔자들에게는 너무나 많은 심연이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한 사람의 벗과 그 벗의 높은 경지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94쪽)
그대의 벗에게 적대할 때 그대는 마음으로 그대의 벗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95쪽)
그대는 벗에게 초인을 향해 날아가는 하나의 화살, 초인을 그리워하는 동경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96쪽)
1-15. 천 개의 목표와 하나의 목표에 대하여
한 민족에게 선이라고 여겨지는 많은 것들이 다른 민족에게는 웃음거리나 치욕으로 여겨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많은 것들이 여기서는 악이라고 불리고 저기서는 자줏빛 영광으로 장식됨을 보았다. (98쪽)
선과 악을 창조하는 자는 언제나 사랑하는 자요, 창조하는 자였다. 모든 덕의 이름 속에는 사랑의 불길이,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101쪽)
지금까지는 천 개의 목표가 있었으니, 그것은 천 개의 민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천 개의 목에 채울 족쇄, 즉 '하나'의 목표가 없을 뿐이다. 인류는 아직도 목표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102쪽)
1-16. 이웃 사랑에 대하여
그대들은 자신을 견뎌내지 못하며, 그대들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못한다. (104쪽)
나는 그대들에게 이웃이 아니라 벗을 가지도록 가르친다. 벗은 그대들에게는 대지 위에서의 축제요, 다가올 초인에 대한 예감이어야 한다. (105쪽)
악을 통해 선이 생겨나고, 우연으로부터 여러 목적이 생겨나듯이. (106쪽)
1-17. 창조하는 자의 길에 대하여
그대는 그들을 넘어서 올라간다. 그러나 그대가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질투에 찬 그들의 눈에 그대는 더욱더 왜소하게 보인다. 더군다나 날아서 가는 자는 가장 많은 미움을 받는다. (110쪽)
그대가 하나의 별이 되고자 한다면,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여전히 비춰주어야 한다! (110쪽)
그대가 마주칠 수 있는 최악의 적은 언제나 그대 자신이다. 그대 자신이 그대를 기다리며 동굴과 숲에서 잠복하고 있는 것이다. 고독한 자여, 그대는 자신에 이르는 길을 가고 있다! (110-111쪽)
* 나는 정말 나 자신으로부터 저절로 우러나온 인생을 살아가려고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렇게도 어려웠던가? (헤세의 [데미안] 제5장)
그대는 그대 자신의 불꽃으로 스스로를 불태워 버리려고 해야 한다. 우선 재가 되지 않고서 어떻게 거듭나기를 바라겠는가! 고독한 자여, 그대는 창조하는 자의 길을 가고 있다. (111쪽)
고독한 자여, 그대는 사랑하는 자의 길을 가고 있다, 그대는 자신을 사랑하고 그럼으로써 자기자신을 경멸한다. 사랑하는 자만이 경멸할 수 있는 것이다. (111쪽)
형제여, 자신을 넘어서 창조하려 하고, 그럼으로써 파멸하는 자를 나는 사랑한다. (111쪽)
1-18. 늙은 여자와 젊은 여자에 대하여
남자의 행복은 '나는 원한다'는 데 있다. 여자의 행복은 '그가 원한다'는 데 있다. (112쪽)
* 니체의 남녀관은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음.
1-19. 독사가 문 상처에 대하여
그대들에게 적이 있다면 그 악을 선으로 갚는 일은 없도록 하라. 그것은 적을 부끄럽게 만든다. 차라리 적이 그대들에게 착한 일을 했음을 입증하여 보여주라. (117쪽)
1-20. 아이와 결혼에 대하여
그대는 젊고, 아이를, 결혼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대에게 묻는다. 그대는 아이를 원해도 될 만한 인간인가? (120쪽)
창조하는 자를 창조해야 한다. 창조한 자들보다 더 나은 사람 하나를 창조하려는 두 사람의 의지. 이것을 나는 결혼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의지를 실천하려는 상대방에 대한 외경심을 나는 결혼이라고 부른다. (121쪽)
1-21. 자유로운 죽음에 대하여
"알맞은 때에 죽어라" 하고 차라투스트라는 가르친다. 하지만 때에 맞게 살아보지도 못한 자가 어떻게 알맞은 때에 죽을 수 있겠는가? (124쪽)
인간은 죽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렇게 죽어가는 자가 산 자들의 맹세를 이끌어내지 못한 곳에서 축제란 있을 수 없다. (125쪽)
1-22. 베푸는 덕에 대하여
퇴화하고 있는 마음은 "모든 것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라고 말하면서 우리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131쪽)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몸에 대한 비유이며, 상승에 대한 비유다. 여러 가지 덕의 이름은 그와 같은 상승을 비유적으로 말하고 있다. (131쪽)
* '몸철학'을 말함.
헛되이 공중으로 날아간 덕을 나처럼 다시 이 대지 위로 데려오라. 몸과 삶이 있는 곳으로 다시 데려오라. 이 덕이 대지에 그 의미를, 인간적인 의미를 부여하도록! (133쪽)
정신도 덕도 지금까지 수백 번 시도하고 수백 번 길을 잃었다. 그렇다. 인간은 하나의 시도였다. 아, 그 많은 무지와 오류가 우리의 몸이 되었다. (133쪽)
아직도 발길이 닿지 않은 천 개의 오솔길이 있으며, 천 개의 건강법과 천 개의 숨겨진 삶의 섬들이 있다. 아직도 발견되지 앟은 채로 무궁무진하게 남아있는 것이 인간이며 인간의 대지다. (134쪽)
인식하는 인간은 적을 사랑할 뿐 아니라 벗을 미워할 줄도 알아야 한다. 언제까지나 학생으로 머물러 있는 자는 선생에게 제대로 보답하지 못한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나로부터 월계관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가? 그대들은 나를 존경하지만, 어느 날 그 존경이 무너진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 입상에 깔려 죽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 (135쪽)
그대들이 나를 만났을 때, 그대들은 아직도 자신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신도란 언제나 이런 식이다. 신앙이란 이처럼 보잘것없는 것이다. 나를 버리고 그대들 자신을 찾도록 하라. 그리하여 그대들 모두가 나를 부정하게 된다면, 그때 내가 다시 그대들에게 돌아오리라. 참으로 형제들이여, 그때가 오면 나는 다른 눈으로 내가 잃은 자들을 찾으리라. 또 다른 사랑으로 그대들을 사랑하리라. (136쪽)
"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언젠가 찾아올 위대한 정오에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기를! (1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