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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5일
서산 농업인대학 E- 비즈니스 교육이 있던날
와우리아줌은 난생 처음 대중 앞에서 발표를 해보았습니다.
와이비즈 마케팅연구소 소장이신 윤선박사님이 지난달 농가사례발표를 시키겠노라며 말씀하셨기에
마음은 단단히 먹고 갔지만 떨리는 마음에...
발표를 하고 나니 그동안 지낸 2년의 세월을 정리하고픈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제가 교육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어떻게해서 상황버섯을 재배하게 되었느냐는 것 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학교 다니고, 직장생활 근 15년
도시를 한번도 떠나지 않았었고, 시골에서 살게 되리라고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2000년 아버님이 먼저 서울생활을 정리하시고 정착하셨고,
2001년 온 가족이 서산으로 내려왔습니다.
서산으로 이사가 결정된 후 큰아이의 반발이 엄청나게 컸습니다.
다른 집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오는데 엄마는 왜 반대로 하느냐고,
그 전날까지도 울며 그곳에 남겠다고 버텼습니다.
아마 친구들과 정든 학교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 제일 싫었겠지요.
그 아이가 벌써 대학2년생
아무런 계획도 없이,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은 전혀없이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그렇게 생활의 터전이 바뀌었습니다.
3-4년의 시간들...
마음 고생, 돈 고생...
희망이 없는 나날들...
요즘은 귀농하려는 분들이 미리 교육도 받고 준비하는 모습을 볼때
대단하단 생각을 합니다.
그러던 2004년
서천에서 표고버섯을 10년 이상 재배했고, 2003년에 상황버섯을 재배하기 시작한
사촌 시숙이 아버님께 상황버섯 재배하기를 권했고,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우리에게는 한편으로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상황버섯이란 것이 귀하고 값진 것이었기에...
그러나 상황버섯이란 것을 키워보니 금방 돈으로 회전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최소 2년을 키워야만 상품으로의 가치가 있었고 많이 팔리는 것도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판매액은 100만원도 넘지 못했고,
하우스 안의 버섯은 제갈길을 찾지 못하고 머물러 있고...
그때까지 각자의 일을 하던 우리 부부는 2005년 하반기 부터 우리가 한번 팔아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전국적으로 상황버섯을 재배하는 농가는 무수히 많고 이것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한 것이 가정에서도 키울 수 있는 '상황버섯분재'
상황버섯분재란 과제를 안고 서울과 서산을 수없이 오가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찾고 또 찾고
한번 차에 기름을 넣으면 언제 들어갔는지 모르게 다 없어지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겨우내 상황버섯분재라는 것을 가지고 씨름을 했습니다.
* 초반의 상황버섯 분재 *
* 현재의 상황버섯 분재 *
그리고 그때까지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상황버섯을 500g,1kg단위로 팔던 것을 우리는 50g 단위로 소포장을 했습니다.
금액이 크면 부담스러워 사지 않지만 작으면 한번 먹어볼까란 생각이 들기에
또 남편이 배워두었던 컴퓨터 지식으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이렇게 겨울이 가고 봄이 왔습니다.
그러던 2006년 어느 4월의 밤
잠이 오지않아 월간버섯이란 잡지를 뒤적이는데 눈을 확 끌어당기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2006 벤처농업박람회' 충남 예산의 농업기술원에서 열리는 커다란 행사
토요일날 밤에 보았기에 일요일이 빨리 가기를 바라고 월요일날만을 고대
오전에 무작정 찾아간 박람회 준비 사무실
워낙 날이 촉박하기에 부스가 없을까 초조한 마음에 찾아갔는데 오~~~~ 반쪽의 부스 한개가 남아있었고
기쁜 마음에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신청
4월 28일 부터 5월 7일까지 10일간의 행사
집에서도 가까운 거리라 금상첨화
드디어 박람회 열리기 하루전
겨우내 준비했던 비장의 상황버섯분재를 선보이는날
46개의 분재를 만들어 부스 뒤편에 전시
정말 설레이는 마음으로 하루하루의 행사를 맞았습니다.
3일이 지나니 옆에 있던 업체 철수
또 하루가 지나니 옆에 있던 업체 철수
그래서 우리는 운좋게 옆의 부스까지 넓직하게 사용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
비닐봉투에 50g 씩 담은 상황버섯을 매대에 수북하게 쌓아놓은 우리들.
원산지 표시도, 중량도, 생산자 표시 그 어느 것도 없이...
달랑 상황버섯 음용법 하나를 코팅해서 버섯 사는 분들께 나눠드리고...
그러다 행사 시작 며칠후 집에 사두었던 오동나무 상자에 상황버섯을 넣고
팔았더니 큰 단위로 팔 수 있었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들이었기에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고, 설레고...
상황버섯분재를 보는 분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가지
하나는 이것이 과연 팔릴 것인가, 정말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또 하나는 바로 이것이 벤처농업이다라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씀해 주신 분
참고로 이 행사장에서 분재는 하나도 팔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분재로 인해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버섯을 팔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행사에 또 나갈 수 있는지...
그래서 여러사람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 분들은 서산시청이나 서산농업기술센터, 충남농업기술원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라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며칠후
상황버섯분재를 하나 만들어 무작정 시청 농정과를 찾아갔습니다.
그때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아무도 우리를 쳐다봐주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머쓱한 마음에 복도로 나왔습니다.
집으로 갈 것인가 아님 조금 있다 다시 들어가 볼 것인가
다른때 같으면 집에 가자고 했을 하마아저씨도 그때만큼은 기다리더군요
몇십분후 다시 들어간 사무실
그곳에서 우리는 담당 계장님을 만날 수 있었고 그 분은 우리에게 '서산시 농특산물 홍보기획단'에
합류할 것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서산시 농특산물 홍보기획단은 연중 상품 생산이 가능한 식품제조업을 하는 농기업체 중심의 단체이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청권에 팀을 이뤄 전시회등에 참가, 서산을 홍보하는 단체였습니다.
이 팀에 합류한 후 우리는 굵직한 전시회에 여러번 참가 할 수 있었고 그때마다 안목을 넓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007년9월6일 ~ 9일까지 aT센터에서 열린 '2007 서울국제건강식품박람회'에서는 특별상을
타는 행운까지 얻었습니다.
이렇게 활동하다보니 여러신문에 기사화 되고 KBS '무한지대Q', '세상의아침'이라는 방송에도 나가고...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벤처농업박람회 이후 우리가 주력한 것은 상품포장.
계속 비닐봉투에만 넣어서는 상품으로의 가치가 떨어지기에 그때부터 포장박스를 찾아 서울행.
서울을 헤매며 다니길 얼마나 다녔을까
드디어 서울의 방산시장에서 우리에게 어울릴만한 박스를 찾았을때의 기쁨...
열심히 하다보니 시청에서 박스지원 사업도 받고...
도시에서 살때는 직장과 집을 오가며 다른사람에게 아무런 관심없이 살아도 문제가 전혀 없었는데
이곳은 달랐습니다.
이웃과의 유대감도 돈독하게 쌓아야하고, 어려운 일 있을때 우리가 이웃에게 부탁을 많이 하는 편이라
매번 신세를 지며 살다보니 이웃에게 소홀할 수 없고, 교육이나 행사에서 만나는 많은 농기업체 대표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공무원들...
정말 수없이 많은 인연의 끈들로 매어있고 상생이란 말을 실감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혼자서는 아무리 애써도 안되는 것이고 더불어 살아가야만 해결될 수 있는 생활.
우리는 너무나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기에 기회가 되면 우리같이 어려움에 처한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원합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어려울때는 민감해질 수밖에 없기에 그런분들과 따뜻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몇년동안 아무런 희망도 갖지 못했던 삶에서 지금은 어렵지만 희망이 있는 삶....
할일이 너무 많아져 무엇부터 먼저 해야할지 모르는 생활...
주머니는 훨씬 가벼워졌지만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삶...
도시에서 살때는 하마아저씨의 단점만 보였습니다.
각자의 생활이 있기에 서로 얼굴 볼 시간도 많지 않았구요.
부부라는 이름 아래 각자의 삶...
그러나 지금은 일급 머슴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같은 일을 하다보니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어디를 가든 가능한 함께 다니며,
그거라고 했을때 그것이 무엇인지 함께 알 수 있는...
전에는 하마아저씨의 단점만 보였는데 지금은 단점도 보이지만 더 커다란 장점이 보입니다.
저한테 없는 아주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게으른 것은 여전한 단점이지만,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인 생각, 뛰어난 대처능력과 원만한 대인관계
이런 것을 알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됨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농촌에 오니 농업인을 위한 교육이 충남농업기술원과 각시.군의 농업기술센터에 많이 있었습니다.
2006년 7월 자생화교육을 시작으로 2007년까지 컴퓨터 기초,고급반 교육을 거의 다 받았고,
2008년에는 마케팅교육을 중심으로 받고 있습니다.
컴퓨터교육을 열심히 받아 홈페이지를 가꾸고, 블로그를 만들어 가꾸어 나가고...
블로그를 열심히 가꾸다보니
2008년 8월 27일 '제1회 충남 사이버 농업인 정보화대회'에서 블로그부문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3가지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우리마을을 건강마을로 만드는 것.
같은 마을에서 똑같이 상황버섯을 키우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뜻이 같은 사람끼리 모여 우리는 상황, 다른 사람은 천마, 또 다른 사람은 야콘 등...
이렇게 각자의 품목을 맡아 키우고 같이 판매하고...
와우리하면 특용작물, 약용작물하고 연상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둘째, 편안한 집을 짓고 싶습니다.
지금 집은 너무나 작아 손님이 오시면 편안하게 쉬어 갈 공간이 없습니다.
부부싸움하고 성질내며 나왔는데 갈 곳이 없을때 생각나는 곳,
부부가 손잡고 나와 오늘 어디갈까 했을때 생각나는 곳,
삼겹살 한근 사들고 편안하게 올 수 있는 곳,
오며가며 들러 쉬어갈 수 있는 곳,
그런 편안한 집을 짓고 싶습니다.
셋째, 와우리 천문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얼마전 해미의 별마을에 간적이 있는데 그곳에 있는 천문대를 보며
또 하나의 꿈을 키워 봅니다.
별볼일 있는 와우리로 만들자고
무수히 떠있는 하늘의 별과 반딧불...
너무나 멋진 그림이 떠오르지 않나요?
이 꿈을 꼭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하마아저씨와 와우리아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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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버섯농장이라 식용으로만 재배하는 줄 알았는데 멋진 창의력으로 버섯분재라는 걸 탄생시켰네요. 오늘에 있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겠지만 "뜻이 있는 곳이 길이 있다"는 말이 실감나시겠습니다. 힘찬 박수 보내드립니다.
예 감사합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보이지않은 피나는 노력과 열정이 오늘의 와우상황버섯 탄생된것 같습니다 암튼 승승장구 하시길 바랍니다
예 감사합니다. 경남 전자상거래 회장님이신가요? 만나뵈서 반갑습니다.
와~~우 대단해요,,멋지시네요,,그리 겸손 하시더니,,ㅎㅎ 앞으로 좋은 친구 되어요.
부끄럼 -.- 어제는 봉황52로 맛있는 오이 김치 담갔습니다. 오늘부터 넘넘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예 좋은 친구로 생각해주신다면 감사 ^^
멋져요.그냥 상황이 아니네요.좋은 인연으로 많은 활동 기대합니다.카페가 북적북적 부자된것 같아요~~~^*
ㅎㅎ 예 감사합니다.
정말 훌륭하십니다.. 존경합니다. 앞길을 가는 사람은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그냥 그대로 있는 그대로 유지할려고 하는데 정말 훌륭합니다.
아직은 갈길이 멀어요. 왕초보에서 초보 단계로 접어들었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