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귀신이 있을까.
성경에 마귀에 관한 이야기는 산재한데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느냐고 웃어 넘기는 크리스찬이 있다. 성경의 귀신과 동화 속의 귀신은 종류가 다른것인가. 나는 귀신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또 귀신을 본 적이 있다. 다섯 살 즈음 어느 여름날 집부근에 위치한 목재소에서 사람들이 일을 하는지 안하는지 궁금해서 잠겨진 목재소 문틈을 통해서 안을 들여다 보다가 나는 이상한 모습을 한 귀신들을 보았다. 점심시간 넓은 목재소는 쉬는 시간이라 목재소 마당은 텅비어 있었는데 한 켠에 있는 정자마루에 열댓명의 귀신들이 앉은 채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놀라움보다도 신기한 느낌을 안고 정신없이 바라 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후 많은 세월을 보내는 속에서도 그때 그것은 분명 귀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세상에 귀신이 있을까. 우리들은 눈으로 확인되지 앉으면 믿지 않는다. 感気에 걸리고도 세상에 気는 없다고 말했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균ㆍ산소ㆍ수소는 철저히 세상에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이것은 검정과정을 거친 과학교육의 힘이다. 옛날에는 암을 불치의 병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의료기술이 부족하여 치료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 치료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언젠가 気도 존재한다고 입증할 때가 오지 않을까. 개는 자기를 두려워 하는 사람을 알아차린다고 한다. 그러면 막 덤벼든다. 그것은 개가 겁을 먹고 있는 사람의 표정을 본 것이 아니라 개 눈에는 뭔가가 보이는 것이다.
어느 스님의 법문에서 조상귀신이 자식을 찾아오는 2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첫번째가 제사 때이고 두번째가 자식들이 본인의 사진을 바라 볼 때 라고 한다. 우리는 과거 긴 세월동안 조상을 기리며 제사를 지내고 있는 연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귀신이라고 아무 음식을 먹을 수가 없고 반드시 자식이나 후손이 차려 준 음식만 먹을 수 있다고 하니 조상이 음식을 드실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도 조상이 굶주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사를 반드시 지내야 한다고 했다. 제사를 잘 모시는 자식은 복을 받는다고 한다. 이것은 긍정의 힘이다. 어짜피 지금 세대에 귀신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확률은 반반이니 믿는 쪽에 줄을 서는 것이다. 예수부활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결코 크리스챤이 될 수 없듯이. 거룩한 하느님이 계신다는 긍정의 힘으로 유럽의 찬란한 기독교문화가 탄생했듯이.
지난 날 우리의 부모들은 집안에 자신들의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등 가족사진을 벽에 찬장위에 주렁주렁 붙이고 달고 있는 것을 흔히 본다. 책 속에 서랍 속에 넣어 둔 사진이 아니라 자식들이 사진을 바라 볼 때 비로소 조상귀신은 사진의 빛을 타고 이승으로 올 수 있다고 했다. 누구나 흔히 느끼지만 풍경화를 바라 볼 때와 돌아가신 부모님 사진을 바라볼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름을 체험하게 된다. 혹시 사진은 사진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닌지. 왜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가슴속에 지갑속에 끼워두고 기쁠 때 힘들 때마다 바라보고 있는지.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카톡 프로필사진을 보면 형태가 다양하다. 젊은 사람들의 카톡일수록 다양한 사진이 실려있고 노인들의 카톡에는 사진이 별로 없다. 젊은 사람이 많은 사진을 올리는 것은 그만큼 세상이 희망차고 아름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진을 통해 서로 무언의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것이다. 범죄자의 카톡에는 올려둔 사진이 없다. 우울한 성격의 사람과 빚쟁이들의 카톡에는 자신을 드러내는 얼굴사진이 없다. 사진을 올리지 않는 또 한 부류의 사람은 타인에게 자신 또는 가족의 사진을 드러내는 것이 경박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각자 모두가 사진을 올리는 사연과 올리지 않는 사연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돌아가신 부모의 사진정도는 올려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기쁠 때 힘들 때 폰을 꺼내 사진을 보면 그때 사진을 통해 아버지 어머니는 이승으로 내려 올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첫댓글 아주 좋은 생각입니다. 더러는 엄마의 젊은 사진을 아빠의 멋진 사진을 본 적 있습니다. 그 속에는 절반이 자신의 모습이라고 느낄 것입니다. 발가락이 아니라 곧바로 아들이구나 엄마이구나 알아차릴 증거가 거기 있지요.
귀신 무엇을 아주 좋아하거나 잘하면 무슨 귀신이라 어른들이 말하기도 했지요.
저는 노란색을 아주 좋아해 지인이 저를 노랑귀신이라 부르고 자신은 보라돌이라 부릅니다.
다른 카페에 닉네임이 노랑귀신이라 하면 다들 좋아하든지 놀리든지 합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폰 주소록이 날아가 전화번호를 확인코자 모 중학교 여교사인 지인에게 카톡을 했더니 '선생님 어떻게 알고 연락을 했어요? 지난 밤에 선생님 꿈을 꾸었어요' 라고 했다. 정말 년말 대박이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제가 부끄럽게도 오랫동안 말부리의 서재를 운영하고 있는 강태수입니다. 최근에는 건강의료상담도
하고 있습니다. 글재주도 없으면서 그냥 끼어 있는거지요. 벌써부터 안선생님께 인사드려야 하는데 이제사 답글을
씁니다. 선생님글들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재미있고 새로운 이야기들입니다. 앞으로도 건투를 빕니다.
늘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평강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강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제 글 올리기 급급해서 어느분에게도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만 열심히 읽고는 있습니다. 저는 글을 올리면서도 내용에 객관성이 있는가 걱정을 합니다. 관대하게 봐 주십시요. 남아 있는 년말 며칠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