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 |
저 자 |
출 판 사 |
1 |
김경수 외 3인 |
교 학 사 |
2 |
최상익 외 3인 |
금 성 출 판 사 |
3 |
신준표 외 7인 |
대 학 서 림 |
4 |
이희목 외 3인 |
두 산 |
5 |
유성준 외 2인 |
청 색 |
2. 교과서에 수록된 한시작품 현황
각 교과서에 수록하고 있는 한시를 추출하여 다음의 세 가지 기준에 의거 정리하였다.
첫째, 한시관련 단원 내의 모든 한시, 둘째, 한시관련 단원 이외에 기타의 단원에 삽입되어 수록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목과 전체 내용이 온전히 수록되어 있는 경우에만 포함하였다. 셋째, 형식상 5언이나 7언이 아닌 형식을 취한 작품들과 한시의 형식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판단되는 작품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표2〕6종교과서 내 교과서별 한시 현황
出版社名 |
漢詩의 型式 |
題 目 |
作 者 |
교 학 사 |
五言絶句 |
秋夜雨中吟 |
崔致遠 |
春興 |
鄭夢周 | ||
七言絶句 |
送人 |
鄭知常 | |
送元二使安西 |
王維 | ||
訪金居士野居 |
鄭道傳 | ||
七言古詩 |
農家歎 |
鄭來僑 | |
금성出版社 |
五言絶句 |
春興 |
鄭夢周 |
行宮 |
白居易 | ||
雪夜獨坐 |
金壽恒 | ||
七言絶句 |
送人 |
鄭知常 | |
送孟浩然之廣陵 |
李白 | ||
泣別慈母 |
申師任堂 | ||
自述 |
李玉峯 | ||
楓橋夜泊 |
張繼 | ||
閨怨 |
林悌 | ||
五言律詩 |
新雪 |
李崇仁 | |
終南別業 |
王維 |
出版社名 |
漢詩의 型式 |
題 目 |
作 者 |
두 산 |
五言絶句 |
山行 |
姜白年 |
登鸛雀樓 |
王之渙 | ||
絶句 |
杜甫 | ||
松都懷古 |
權韐 | ||
蠶婦 |
張兪 | ||
金剛山 (送僧之楓岳) |
成石璘 | ||
五言古詩 |
偶吟 |
洪顯周 | |
七言絶句 |
九月九日憶山東 兄弟 |
王維 | |
代農夫吟 |
李奎報 | ||
대학서림 |
五言絶句 |
山居 |
李仁老 |
七言絶句 |
月溪途中 |
柳希慶 | |
送人 |
鄭知常 | ||
夢魂 |
李玉峯 | ||
천재교육 |
五言絶句 |
金剛山 (送僧之楓岳) |
成石璘 |
天王峯 |
曺植 | ||
閨情 |
李媛 | ||
五言古詩 |
憫農 |
李紳 | |
七言絶句 |
大同江 |
鄭知常 | |
送元二使安西 |
王維 | ||
採蓮曲 |
許楚姬 | ||
雪夜 |
韓龍雲 | ||
五言律詩 |
春望 |
杜甫 | |
청 색 |
五言絶句 |
金剛山 |
宋時烈 |
尋隱者不遇 |
賈島 | ||
五言律詩 |
花石亭 |
李珥 | |
七言絶句 |
秋思 |
張籍 | |
送人 |
鄭知常 |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7차 교육과정 교과서에서 편성된 한시는 39個 작품이다. 교학사의 農家歎(鄭來僑)은 교과서에 七言律詩로 되어 있으나 형식상 七言古詩이며, 두산의 偶吟(洪顯周)또한 교과서에 한시의 형식이 분류되어 있지 않으나 五言古詩이고, 천재교육의 閨情의 시는 李玉峯의작품으로 되어 있으나 李媛의 작품으로 바로 잡아야 옳다.
〔표3〕한시 영역별 교과서 수록 및 중복현황
漢詩 形式 |
題 目 |
作 者 |
出 版 社 名 | |||||
교 학 |
금 성 |
두 산 |
대 학 |
천 재 |
청 색 | |||
五言 絶句 |
秋夜雨中吟 |
崔致遠 |
● |
|
|
|
|
|
山 行 |
姜白年 |
|
|
● |
|
|
| |
登鸛雀樓 |
王之渙 |
|
|
● |
|
|
| |
絶 句 |
杜 甫 |
|
|
● |
|
|
| |
松都懷古 |
權 韐 |
|
|
● |
|
|
| |
偶 吟 |
洪顯周 |
|
|
● |
|
|
| |
蠶 婦 |
張 兪 |
|
|
● |
|
|
| |
春 興 |
鄭夢周 |
● |
● |
|
|
|
| |
行 宮 |
白居易 |
|
● |
|
|
|
| |
閨 怨 |
林 悌 |
|
● |
|
|
|
| |
雪夜獨坐 |
金壽恒 |
|
● |
|
|
|
| |
尋隱者不遇 |
賈 島 |
|
|
|
|
|
● | |
山 居 |
李仁老 |
|
|
|
● |
|
| |
金剛山 (送僧之楓岳) |
成石璘 |
|
|
● |
|
● |
| |
天王峯 |
曺 植 |
|
|
|
|
● |
| |
閨 情 |
李 媛 |
|
|
|
|
● |
| |
五言 古詩 |
憫 農 |
李 紳 |
|
|
|
|
● |
|
七言 絶句 |
送人(大同江) |
鄭知常 |
● |
● |
|
● |
● |
● |
送元二使安西 |
王 維 |
● |
|
|
|
● |
| |
訪金居士野居 |
鄭道傳 |
● |
|
|
● |
|
| |
送孟浩然之廣陵 |
李 白 |
|
● |
|
|
|
| |
泣別慈母 |
師任堂 |
|
● |
|
|
|
| |
九月九日 億山東兄弟 |
王 維 |
|
|
● |
|
|
| |
代農夫吟 |
李奎報 |
|
|
● |
|
|
| |
月溪途中 |
柳希慶 |
|
|
|
● |
|
| |
夢魂 |
李玉峯 |
|
● |
|
● |
|
| |
採蓮曲 |
許楚姬 |
|
|
|
|
● |
| |
雪夜 |
韓龍雲 |
|
|
|
|
● |
| |
秋思 |
張 籍 |
|
|
|
|
|
● | |
楓橋夜泊 |
張 繼 |
|
● |
|
|
|
|
漢詩 形式 |
題 目 |
作 者 |
出 版 社 名 | ||||||||||
교 학 |
금 성 |
두 산 |
대 학 |
천 재 |
청 색 | ||||||||
五言 律詩 |
花石亭 |
李 珥 |
|
|
|
|
|
● | |||||
新雪 |
李崇仁 |
|
● |
|
|
|
| ||||||
終南別業 |
王 維 |
|
● |
|
|
|
| ||||||
春望 |
杜 甫 |
|
|
|
|
● |
| ||||||
七言 古詩 |
農家歎 |
鄭來僑 |
● |
|
|
|
|
|
위〔표3〕에서 보는 바와 같이 7차 교육과정에서 사용하게 될 교과서는 6개 교과서라 하지만 중복되어 수록된 한시는 鄭知常의 送人(大同江)외 5個 詩에 불과하고 또한 敎授 - 學習하는 가운데 漢文 文章을 말하면 孔子․孟子를 일컽고, 詩에 있어서는 李白과 杜甫를 일컽게 되는데도 李白과 杜甫의 詩가 각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복되는 漢詩도 없는 실정이다. 참고로 6차 교과서에 실려있는 한시 중 5개 敎科書이상 수록된 漢詩를 분석해 보면 〔표4〕․〔표5〕와 같다.
〔표4〕6次 敎育課程(11種 漢文敎科書)에서의 韓國漢詩 現況
(5個 敎科書이상 수록된 詩)
題 目 |
作 者 |
時 代 |
鄭瓜亭 |
李齊賢 |
高 麗 |
送 人 |
鄭知常 |
高 麗 |
無語別 |
林 悌 |
朝 鮮 |
花石亭 |
李 珥 |
朝 鮮 |
山寺夜吟 |
鄭 澈 |
朝 鮮 |
夢 魂 |
李玉峯 |
朝 鮮 |
踰大關嶺親庭 |
申師任堂 |
朝 鮮 |
〔표5〕6차 敎育課程(11종 漢文敎科書)에서의 中國漢詩 現況
(5個 敎科書이상 수록된 詩)
題 目 |
作 者 |
時 代 |
飮 酒 |
陶 潛 |
東 晉 |
春 望 |
杜 甫 |
唐 |
江 村 |
杜 甫 |
唐 |
送元二使安西 |
王 維 |
唐 |
江 雪 |
柳宗元 |
唐 |
春 曉 |
孟浩然 |
唐 |
〔표4〕․〔표5〕와 같이 5個 敎科書 이상 수록된 詩는 韓國漢詩 7편과 中國漢詩 6편이다.
3. 조사자료 분석 및 주제별 분류
이상의 조사결과를 보듯이 7차 敎育課程중 6종 교과서에서 취급하고 있는 漢詩의 총 작품 수는 대략 31首 정도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조사결과는 교과서별 작품 수에 대한 단순한 합계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할 수 있으나 표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여러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음은 나름대로의 의미부여가 가능하리라 보며 7차 敎育課程중 6종 교과서에서 漢詩가 차지하는 수는 〔표6〕 같다.
〔표6〕7차 敎育課程에서 수록된 각 교과서의 漢詩 수
出版社名 |
교학사 |
금성출판사 |
두산 |
대학서림 |
천재교육 |
청색 |
계 |
五言絶句 |
2 |
4 |
6 |
1 |
3 |
2 |
18 |
五言律詩 |
|
2 |
|
|
1 |
1 |
4 |
七言絶句 |
3 |
5 |
2 |
3 |
4 |
2 |
19 |
七言律詩 |
|
|
|
|
|
|
|
五言古詩 |
|
|
1 |
|
1 |
|
2 |
七言古詩 |
1 |
|
|
|
|
|
1 |
총 계 |
6 |
11 |
9 |
4 |
9 |
5 |
44 |
위〔표6〕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 교과서마다 漢詩의 수록 수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漢詩를 학습하는데 있어서도 漢詩의 형식과 시의 종류를 학습자로 하여금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근체시의 絶句와 律詩를 모두 수록하여 교수- 학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絶句시에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현장에서 나름대로 漢詩를 재편성하여 지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漢詩 작품이 가지는 주된 내용적 특징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이 주제별로 일곱 가지로 나누어 분류하였다.
主 題 |
漢詩의 型式 |
詩 名 |
作 者 |
作品 編數 |
鄕 愁 |
五言絶句 |
秋夜雨中吟 |
崔致遠 |
6 |
絶句 |
杜甫 | |||
五言古詩 |
偶吟 |
洪顯周 | ||
七言絶句 |
九月九日 憶山東兄弟 |
王維 | ||
秋思 |
張籍 | |||
楓橋夜泊 |
張繼 |
主 題 |
漢詩의 型式 |
詩 名 |
作 者 |
作品 編數 |
自然景物 |
五言絶句 |
山 行 |
姜白年 |
8 |
登鸛雀樓 |
王之渙 | |||
春 興 |
鄭夢周 | |||
山 居 |
李仁老 | |||
尋隱者不遇 |
賈 島 | |||
金剛山(送僧之楓岳) |
成石璘 | |||
天王峯 |
曹 植 | |||
雪夜獨坐 |
金壽恒 | |||
七言絶句 |
訪金居士野居 |
鄭道傳 |
2 | |
月溪途中 |
柳希慶 | |||
五言律詩 |
花石亭 |
李 珥 |
3 | |
終南別業 |
王 維 | |||
新 雪 |
李崇仁 | |||
憂國愛民 (懷古) |
五言絶句 |
松都懷古 |
權 韐 |
4 |
|
行 宮 |
白居易 | ||
七言絶句 |
雪 夜 |
韓龍雲 | ||
五言律詩 |
春 望 |
杜 甫 | ||
農夫의 生活 |
五言絶句 |
蠶 婦 |
張 兪 |
2 |
七言絶句 |
代農夫吟 |
李奎報 | ||
思慕之情 |
五言絶句 |
閨 情 |
李 媛 |
4 |
閨 怨 |
林 悌 | |||
七言絶句 |
夢魂(自述) |
李玉峯 | ||
採蓮曲 |
許楚姬 | |||
離 別 |
七言絶句 |
送人(大同江) |
鄭知常 |
4 |
送元二史安西 |
王 維 | |||
送孟浩然之廣陵 |
李 白 | |||
泣別慈母 |
申師任堂 | |||
暴 政 |
七言律詩 |
農家歎 |
鄭來僑 |
2 |
五言古詩 |
憫 農 |
李 紳 |
Ⅲ. 주제별 漢詩에 대한 分析
漢詩의 유형분류는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종래의 연구에 의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어오고 있는 바, 예컨대 1 風格分體, 2 音韻分體, 3 形式分體, 4 題名分體, 5 地域分體, 6 雜體, 7 樂府, 8 樂府歌行, 9 近體歌行 등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대체로 분류한 것일 뿐, 이를 다시 細分하면 그 분류법은 더욱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일례를 들어 하나의 形式分體만 하더라도 다음과 같다.
1 絶句, 2 律詩, 3 排律, 4 古詩, 5 雜言, 6 一字至七字詩, 7 一,三,五,七,九言詩, 8 一至十字詩, 9 三,五,七言詩, 10 三,五,六,七言詩, 11 半五六言詩, 12 疊字體, 13 禁體詩, 14 一二言詩, 15 三言詩, 16 四言詩, 17 五言詩, 18 六言詩, 19 七言詩, 20 八言詩, 21 九言詩, 22 十言詩十一言詩, 23 一句之歌, 24 二句之歌, 25 三句之歌, 26 五句體, 27 六句體, 28 象外句體, 29 影略句體, 30 短調, 31 長調, 32 長句, 33 長言, 34 十字句, 35 十四字句, 36 律詩徹首尾對, 37 律詩徹首尾不對, 38 扇對, 39 借對, 40 就句對, 41 蹉對, 42 十字對, 43 十四字對, 44 有後章者接到前章, 45 有四句通義, 46 折腰體, 47 蜂腰體, 48 偸春體, 49 絶絃體, 50 擬古, 51 紹古, 52 學古, 53 效古, 54 依古, 55 聯句, 56 集句, 57 分題.
그러나 본 연구는 고등학교의 한문교육을 중심으로 한 바, 한문교과서에 실린 漢詩의 영역이 제한적이고 양 또한 소규모라는 점을 감안하여, 교과서에 실린 漢詩의 作品에 대하여 주제만 가지고 논할 수는 없겠으나 그 속에 나타난 사상과 감정이 다른 漢詩에 비하여 비교적 주제에 근접하다고 판단되어 일곱 가지로 나누어 보았으며 본고에서는 주제별로 2~4首씩을 들어 중점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1. 鄕 愁
사람에겐 故鄕에 대한 歸巢의 본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고향에는 우리가 태어난 땅, 즉 生鄕의 의미로서의 고향이 있는가 하면, 인간의 본원이라는 측면에서 窮極的 歸宿處으로서의 회귀대상이 있다. 그것은 歸眞, 즉 생을 마감하는 날 돌아가야 할 곳을 말한다. 따라서 전원시인의 대표작가로 불리는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는 처음 그가 살았던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전원 속에서 자연에 귀의한 삶으로 생을 마감하려는 염원으로 귀결짓고 있는 것이 바로 이를 말해주는 것이다. 때문에 生鄕이든 歸眞이든 故鄕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정서는 고금을 막론하고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보다도 노년, 또는 실의에 찬 그들이 故鄕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는 동안에 많은 鄕愁心을 정감 있게 묘사한 作品들을 보면 인간에게 있어서 고향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1) 秋夜雨中吟(崔致遠 - 교학사)
秋風唯苦吟 가을바람에 쓸쓸히 읊조리는 몸
世路少知音 세상에 알아주는 이 없어라
窓外三更雨 창밖에 깊은 밤, 비는 내리고
燈前萬里心 등 앞엔 고향만리 그리는 마음
이 시는 下平聲 十二번째인 侵韻으로 운자를 吟, 音, 心으로 한 五言絶句이다. 그리고 절구의 전형적인 先景後情의 형식이며 후 2구는 對句를 이루고 있다. 秋風, 苦音, 雨, 窓外, 燈前과 같은 시어는 작품 전체의 語調 및 作家가 처한 空間을 나타내고 있다. 가을 바람은 故鄕을 떠나 지내는 詩的 自我의 신세를 차가운 觸覺的 이미지로 隱喩化하고 있으며, 애절한 심정을 읊을 수밖에 없는 自我를 부각함으로써 고국을 떠나 지기를 만나지 못한 채, 고독하게 지내는 孤寂한 心思를 述懷하고 있다.
늦은 밤에 내리는 비, 자신을 알아주는 이 없는 他國에서의 외로운 정서는 고향 생각으로 가득 차있는 작가의 抒情的 세계를 잘 묘사하고 있다. 잠 못 이루는 깊은 밤에 내리는 三更雨는 고향생각으로 輾轉反側하는 詩的 自我의 孤獨感을 象徵하고 있으며, 어두운 밤의 이미지를 통해 쓸쓸한 바람 앞에 홀로 지내야 할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곧 고국으로의 회귀를 전제로 한 것임과 아울러 고국 신라에서의 이상실현을 펼치어 자신의 再起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심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귀향은 재기의 발판이자 안식처로서의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人窮返本의 의식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人窮返本의 의식은 하늘과 부모는 인간의 근본이요 시초인 바, 고난과 번민의 극치에 이르면 으레 부모와 하늘을 원망하거나 울부짖기 마련이다. 이러한 점은 중국의 시인 역시 매 마찬가지였다. 전란의 처절한 피난생활에 지친 두보 역시 고향으로의 회귀의식은 남달리 강하였음을 그의 절구에서 볼 수 있다.
2) 絶句(杜甫 - 두 산)
江碧鳥逾白 강 물빛 푸르니 새는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 산이 푸르니 꽃은 불타는 듯 하여라
今春看又過 올 봄도 보건대 또 지나가니
何日是歸年 어느 날이 고향 돌아갈 해일까?
이 시는 下平聲 첫 번째인 先韻으로 운자는 然, 年으로 한 五言絶句이다.
이 詩 역시 先景後情의 형식이며 起句와 承句가 대구로 되어 있다. 덧없이 지나가는(過) 세월과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不歸) 작가 자신을 對照的 意味로써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詩的 自我의 절박한 情緖를 述懷하고 있다.
起句와 承句에서는 ‘강물결의 푸르름’과 ‘날아가는 흰새’, ‘푸른 山’과 ‘붉은 꽃’의 視覺的 對照를 통해서 춘삼월의 호시절을 作品 속에 鮮明한 이미지를 上昇시키고 있다. 그러나 반면에 故鄕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신의 심정을 절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이는 강 위의 물새도, 산에 꽃들도 모두 제철을 만나 득의양양하건만 피난생활에 지친 두보 자신에게는 왜 아름다운 봄, 기쁜 소식 내지 희망의 아름다움이 오지 않는 것인지. 이는 修辭學에 있어 반대 연상법으로 反興法이라 한다.
‘강이 푸르러서 새가 희게 보인다’거나, ‘푸른 山에 붉게 피는 꽃이 더욱 붉게 보인다’는 視覺的 이미지로 시상을 배치함으로서 故鄕에 가지 못하는 詩的 自我의 절박하고 애절한 情緖를 환기하며, 고향생각에 대한 간절함을 상징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시의 해석은 강물 빛은 푸르고 새가 나는 빛이 희어서 물이 푸름으로써 새가 더욱 흰 것을 깨달은 것이다. 燃은 불이 타서 색이 붉음이니 산이 푸름으로써 꽃빛이 더욱 돋보이는 것을 묘사한 것이다. 이는 두보가 虁州에 있으면서 강산의 꽃과 새를 보고서 감회가 일어 돌아갈 것을 생각한 것이다. 나는 여기에 있어서 강산의 꽃과 새를 보고 오늘날의 봄이 또 지나간 것을 깨닫지 못하니 오늘날이 어느 날이며 금년이 몇 년일까? 흐르는 세월이 말 달리 듯 하는데, 어찌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3) 偶吟 (洪顯周 - 두 산)
旅夢啼鳥喚 나그네 외로운 꿈, 새 소리에 깨어나니
歸思繞春樹 고향 생각은 봄 나무에 맴도네
落花滿空山 떨어진 꽃잎 빈 산에 가득하니
何處故鄕路 어느 곳이 고향 가는 길일까?
이 시는 去聲 일곱 번째 遇韻으로서 樹․路를 韻으로 쓰인 五言古詩이다
이 詩를 보고 모르는 이는 絶句로 알고서 대하겠으나 근체시에서는 平聲韻이어야 만 한다. 仄聲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近體詩라 할 수 없으며, 설령 측성을 운자로 쓰는 경우가 없지 않으나 근체시라면 반드시 全韻에 平仄이 맞아야 한다. 첫구의 旅夢啼鳥喚는 仄仄平仄仄으로 四字仄이며 둘째 구의 歸思繞春樹는 平平仄平仄으로 平平平仄仄을 바꿔 쓴 것이다. 이처럼 平仄이 맞지 않았다는 점 또한 근체시로 볼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敎科書 또한 古體詩로 명기해야만 학습자로 하여금 오류를 범하지 않으리라 思料된다.
이 시의 해설은 타향의 객사에서 봄꿈을 새소리에 깨어 고향으로 가고픈 생각이 새소리 따라 봄 숲에 얽혀있다. 아름다운 봄 길을 따라 고향을 그리는 몸, 그러나 흐드러지게 떨어진 꽃잎이 가득한 산길에 고향 돌아갈 길을 알 수 없다 한다. 이는 향수의 슬픔을 아름다운 꽃길에 실어 가는 봄을 아쉬워하는 餞春의 석별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바꿔 말하면 향수의 한을 산자락을 온통 뒤덮은 꽃잎으로 승화시킨 걸작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4) 秋思 (張籍 - 천재교육)
洛陽城裏見秋風 낙양성 가을 바람 불어오니
欲作家書意萬重 집에 편지 쓰려니 생각은 만 겹이라
復恐怱怱說不盡 서둘러 사연 다 쓰지 못했나 걱정스러워
行人臨發又開封 행인이 길을 떠날 때 다시 봉한 걸 열어본다
이 시에서는 風은 東韻, 重과 封은 冬韻을 쓰고 있으나 모두 平聲이므로 五言絶句이다. 承句의 重자의 뜻이 무겁다로 해석하면 仄聲이고, 거듭으로 해석하면 平聲이다. 그러므로 韻字가 되기 위해서는 平聲인 거듭의 뜻으로 해석해야 된다.
이 시의 해설은 낙양에서 오랫동안 머무른 객이 을씨년스럽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향수는 여느 때보다 곱절이 되어 쓴 詩로써 때마침 고향에 가는 인편이 있어 편지를 쓰려 하는 데 쓰려는 말이 많아 정작 편지를 인편에 보낼 때까지 쓰고자 한 말들을 다하지 못했나 염려스러워서 封緘했던 서신을 다시 開封하여 보았다 한다. 客의 심사를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만은 고향 땅의 부모 처자, 그리고 정든 벗들, 또 구구한 속내를 어떻게 한 통의 서신으로 다할 수 있겠는가. 종이가 태산과 같고 먹물이 하해와 같아도 그의 마음을 다 쓰진 못했을 것이다. 이 시의 네 구절 모두 客의 心情을 써 놓은 詩라 할만하다.
위에서 예시한 네 수의 시에서 고운과 장적의 향수는 가을로, 두보와 홍현주는 봄에 時題를 두어 사무치는 향수에 젖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계절에 따라 나타나는 향수는 어떤 차이를 가지는 것일까? 그리고 같은 계절의 향수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이의 변별성에 대해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봄에 나타난 향수는 계절의 화사함에 의하여 反對聯想法 내지 슬픔의 미학으로 승화된 데 반해서 스산한 가을바람, 특히 처량한 밤비는 懷傷과 아쉬움으로 점철되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으로 지적된다. 그리고 두보에 봄의 향수는 전란의 와중이라는 점에서 절망 속에서의 비감을 직설적으로 묘사한 데 반해서 홍현주의 偶吟은 恨의 미학으로 승화시켜 향수의 아픔을 떨어진 꽃잎으로 변환하여 餞春의 아쉬움 속에 향수를 덧칠하고 있다. 따라서 偶吟은 언뜻 보면 향수로 보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우회적 묘사법으로 썼다는 점이 특색으로 보인다. 장적의 秋思는 고향의 생각을 서신으로 전한 데 반해서 고운은 추적거리는 가을비 속에 더 없는 절망으로 질퍽거리는 수렁만큼이나 펼쳐지는 자신의 앞날에 대해 고개를 떨구고 있다. 어쩌면 장적은 중국의 내국인인데 반해서 고운은 신라이라는 지정학적 차이에서 오는 현실적 비애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는 모두 절망과 고독의 향수로써 내일의 기약이 없다는 절대적 비애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개개인의 程度差는 없지 않다.
2. 自然景物
옛 시인들은 자연과 인간을 둘이 아닌 하나의 선상에서 보았다. 곧 객관세계의 자연은 주관 자아의 發露로 여겨왔기에 人間은 자연을 접하면 詩心이 떠오르고 詩人으로 돌아가게 된다. 예로부터 自然은 作詩의 가장 基本的인 시적 形象化 對象이었으며 抒情 表出의 주된 素材였다. 따라서 시인의 敍景은 바로 자아의 心象과 情懷를 담는 寓懷의 기법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므로 자연의 경관을 곧 작가의 심상으로 이해하게된 것이다.
때문에 自然과 人間의 調和는 각기 다른 형상이면서 둘이 아닌 하나로서 合一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예술 정신이자 철학 사상의 바탕이었으며, 그런 삶에 대한 지향은 傳統的인 知識人들의 思考 方式이었다. 이런 연유에서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를 목표로 한 삶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많았으며, 人間은 自然의 一部로 看做되기도 하였다. 7차 敎育課程에 의거 編纂된 敎科書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자연에 대한 부분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春興 (鄭夢周 - 교학사․금성출판)
春雨細不滴 봄비 보슬보슬 빗방울 볼 수 없다
夜中微有聲 밤중에 가만가만 소리 나누나
雪盡南溪漲 흰눈 녹아 앞 시냇물 넘쳐흐르니
草芽多少生 풀잎이 얼마나 돋았을까?
이 시는 下平聲 여덟 번째 庚韻으로 운자를 聲․生으로 한 五言絶句이다. 봄이 오는 정경을 미세한 빗방울 소리로 聽覺化하고 있으며, ‘눈이 녹아 시냇물을 넘치게 한다’는 視覺 描寫를 통해 어린 싹이 트는 봄의 정감(草芽多少生)을 벅찬 감동으로 形象化하고 있다.
이 시는 또한 孟浩然의 春曉의 시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夜來風雨聲, 花落知多少”(밤사이 비바람소리에\꽃잎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알겠네.) 맹호연이 간밤에 불던 바람소리로 밖을 내다보지도 않은 체 떨어진 꽃잎을 상상하듯이 정몽주 역시 간밤에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 소리를 들으면서 작가는 상상으로 흰눈이 녹아내려 시냇가에 봄물이 넘치고 따라서 삼라만상이 약동하는 계절을 그려본 것이다.
정몽주는 기울어 가는 고려말엽의 충신으로서 봄비에 돋아나는 새싹을 상상하면서 고려의 부흥을 꿈꾸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고목처럼 시들어버린 고려왕조에 새봄의 단비와 같이 볼 수 있을법한 그 당시의 상황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메말랐던 고려 조정이 봄비에 젖어 새싹이 텄으면 하는 염원을 미뤄보아 그가 다시 절망으로 되돌아섰을 때, 얼마나 참담한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었을까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시 역시 전통적인 敍景寓意의 형식을 따라 정몽주의 염원을 알 수 있는 작품으로 보인다.
2) 訪金居士野居 (정도전 - 교학사․대학서림)
秋陰漠漠四山空 가을 그늘 아득하고 온 산은 고요한데
落葉無聲滿地紅 낙엽은 소리 없이 땅에 가득 붉어라
立馬溪橋問歸路 개울 다리에 말 세우고 돌아갈 길 물으니
不知身在畵圖中 내 몸이 그림 속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
上平聲 첫 번째 東韻으로서, 空․紅․中을 韻으로 한 七言絶句이다.
이 시는 平易한 詩語를 채택하여 일상적인 自然 景物을 묘사하고 있으나, 단풍으로 물든 仙境속의 자아를 발견함으로써 自然과 詩的 自我의 內面 世界를 일치시키고 있으며 無我의 境地, 物我一致의 경지를 추구하고 있다.
起句에서는 단풍 든 가을 산의 고적함과 황량함의 描寫를 통해서 상투적 語調로써 詩的 자아의 감정을 露出시키고, 承句에서의 視覺的 이미지(滿地紅)와 結句의 感情 移入은 完璧한 終結로서 切磋琢磨한 詩語의 技巧美와 形式美가 강조되었다.
따라서 이의 해설은 가을 산행에 밟히는 붉은 단풍들, 다리 위에서 돌아오는 길에 떨어지지 않는 발길, 그것은 한 폭의 그림 속에 있는 듯 착각을 일으켜주는 자연이 아름다움, 그리고 그 진실에서 벗어나지 싶지 않은 것이다.
이는 조선 건국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나 극과 극은 상통하듯이 건국초기의 잦은 살육과 바쁜 일상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몸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했을 때, 그는 다시 원초적인 평화에서 떠나고 싶지 않았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는 마치 富豪의 병풍 위에 세간을 초탈한 어부의 그림 한 폭을 그려놓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심상이다.
3) 花石亭 (李珥 -청 색)
林亭秋已晩 숲 속의 정자, 가을 저무니
騷客意無窮 시인의 생각이 끝이 없어라
遠水連天碧 먼 강물은 하늘에 이어져 푸르고
霜楓向日紅 서리에 물든 단풍은 해를 향해 붉구나
山吐孤輪月 산은 외로이 둥근 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 강은 멀리서 부는 바람을 머금었네
塞鴻何處去 변방에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
聲斷暮雲中 울음소리 저무는 구름 속에서 끊어지누나.
이 시는 上平聲 첫 번째 東韻으로서 窮․紅․風․中을 韻字로 한 五言律詩이다.
율곡이 7세의 어린 나이로 경기도 파주군 임진강가에 있는 화석정을 찾아 늦가을의 아름다운 情景을 바라보며 시인의 感想과 情感을 술회하고 있다. 律詩의 特徵은 頷聯과 頸聯이 각각 對句로 되어 있어야 近體詩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시에서 ‘遠水連天碧’ ‘霜楓向日紅’이 對句로 되어 있고,‘山吐孤輪月’과 ‘江含萬里風’이 對句로 되어 있으며, 늦가을의 가을 소재(晩秋, 霜楓, 塞鴻등)로써 가을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미지의 空間 移動을 보면 首聯과 頷聯에서는 視覺的 心象을, 頸聯에서는 視覺과 觸覺的 心象을, 尾聯에서는 視覺과 聽覺的 心象으로 늦가을의 쓸쓸한 분위기를 한껏 표현하고 있다.
詩想의 展開過程은 起承轉結의 典型的인 構成法을 이루고 있으며, 首聯에서는 이 시의 주된 空間과 時間的 背景을 제시하고 있다. 즉 孤寂한 亭子를 찾아 나선 詩人은 늦가을의 情景에서 오는 詩的 自我의 感懷를 통해 詩想을 일으켰고, 頷聯에서는 遠景인 遠水와 近景인 霜楓을 對照시켜 늦가을 情景을 구체적으로 나타내어 詩想을 發展시켰다.
頷聯에서 江과 山의 靜的 情景을 視覺的 對比로 形象化한데 비해, 頸聯에서는 산 위로 떠오르는 輪月과 바람을 안고 출렁이는 강물을 動的이미지로 形象化하여 詩想을 轉換하였다. 尾聯에서는 저녁 구름 속으로 사라져 가는 기러기 울음소리로 늦가을의 空寂한 느낌을 표현하였다. 詩的 自我가 숲 속에 위치한 亭子를 찾아 느끼는 소회가 주변의 아름다운 情景과 山河, 둥근 달과 기러기 울음소리를 통해서 ‘晩秋의 쓸쓸함’을 抒情的으로 잘 描寫한 작품이다.
특히 율곡은 천재적인 감각으로 唐詩의 遺風을 따라 敍景에 뛰어난 묘사를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옥의 티라면 작가의 감정이 너무 배제된 체, 서경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首聯의 騷客意無窮이 작가의 끝없는 심회를 함축하여 서경으로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곡진하고 후중한 면이 결여된 감 또한 없지 않다.
위의 세 수 시에 나타난 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자연경물에 대한 서경시는 곧 작가의 심상을 묘사한 敍景寓意라는 점이다. 이는 객관사물의 묘사를 통해서 자아의 심상을 피력했던 소극적, 은유적, 우회적인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둘째, 山泉膏肓 내지 煙霞性癖을 들 수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주객의 일체로 동화되어 無念無垢의 상념에 빠진 초탈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여기에는 세속의 榮辱과 시비를 초극하여 오로지 인간 본성의 아름다움으로 귀결되는 인간성 회복을 볼 수 있다.
셋째, 자연경관에 대한 시풍은 敍景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서경의 발달은 특히 唐詩風인 바 文則秦漢이요 詩則唐詩라는 전형을 착실하게 계승하고 있는 셈이다.
3. 憂國愛民(懷古)
憂國․愛民詩는 특히 晩唐의 邊塞詩派에서 성행했던 것으로 당시 국가의 상황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國家의 外侵, 또는 內戰 기타 危亂에 처해 있을 때 國家의 수호를 위한 決然의 意志를 主題化하거나 위난에 빠진 國家에 대한 對應 方式을 形象化한 作品과 나라가 亡한 후에 지난날을 回想하는 作品, 또는 현실의 암담한 상황들을 옛 망국을 통해서 경계하고자 하는 의미로 쓰인 작품들이 적지 않다. 이는 국가의 안보의식과 직결되는 것으로 국가를 떠난 문학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한다. 따라서 7차 敎育課程에서 편찬된 교과서에는 四首의 作品이 게재되어 있다.
1) 松都懷古 (權韐 -두 산)
雪月前祖色 흰눈 위의 달빛은 옛 왕조 그대로요
寒鐘故國聲 차가운 범종소리 고국의 그 소리
南樓愁獨立 시름에 겨워 남쪽 누각에 홀로 서 있으니
殘郭暮煙生 무너진 옛 성곽에 저녁 연기 피어오르네
이 시는 下平聲 여덟 번째 庚韻으로 聲․生을 韻字로 한 五言絶句이다. 이 시는 高麗의 수도였던 송도를 방문하여 영화로웠던 高麗의 모습을 회고한 시이다. 달빛과 종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이 그대로인 듯한데, 고려의 영화는 사라져 이제는 차가운 겨울처럼 냉기가 스며드는 개성, 차가운 겨울 날씨는 바로 고려의 망국에 대한 처량함을 말한 것으로 다시는 봄이 찾아들 수 없는 고목처럼, 꺼져버린 불씨처럼 스산해도 달빛과 범종소리는 여전히 예전과 다를 바 없다. 천고의 달빛과 산사의 범종 소리만 변함 없이 억겁의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주고 있다. 이에 작가는 고려의 영화를 누렸던 숱한 인간은 보이지 않고, 인생의 덧없음을 생각할 때의 착잡한 마음을 묘사한 작품이다. 바꿔 말하면 고려의 망국은 곧 조선의 망국이 이와 같은 전철을 머지 않아 밟게 되리라는 예견이자 讖緯인 셈이다. 이는 結句의 ‘덧없이 피어오르는 저녁연기’를 통해서 작자의 쓸쓸한 마음을 描寫한 것이다. 연기처럼 사라질 덧없는 무상 속에서 왕조의 위업도, 열성조의 유적도 모두 저 연기처럼 흔적 없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개성의 회고는 바로 조선조의 漢陽에 대한 회고로 오늘날의 감회를 일으켜주고 있다.
2) 春望 (杜甫 -천재교육)
國破山河在 나라가 망하니 산천만 남아 있고
城春草木深 장안성에 봄이 왔건만 초목만 우거졌네
感時花濺淚 시세를 한탄하니 꽃을 보고도 눈물 흘리고
恨別鳥驚心 이별을 슬퍼하니 새소리에도 마음 놀라네
烽火連三月 봉화가 석 달 연달아 오르니
家書扺萬金 집안의 서신, 만금 값어치라
白頭搔更短 흰머리 긁어 더욱 짧아지고
渾欲不勝簪 다 빠진 머리 비녀마저 이기지 못하누나
이 시는 下平聲 十二 侵韻으로, 深․心․金․簪을 韻字로 한 五言律詩이다. 특히 시에서 貴重視하는 言外之意의 대표작으로 널리 膾炙되어오는 작품이다.
이 詩는 두보가 당나라의 도읍, 長安에 이른 그 이듬해에 지은 작품으로, 唐 肅宗 至德 2년(757), 두보의 나이 46세에 지은 걸작이다. 春望이란 어느 봄날, 높은 곳에 올라 멀리 바라보면서 나랏일을 슬퍼하여 지은 것으로, 憂國愛民의 정감 때문에 아름다운 봄 경치로 인하여 더욱 슬퍼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시이다.
두보의 전체 작품 가운데 5언 율시가 점유하고 있는 숫자는 대략 6백여 수이다. 그 중에서 月夜와 春望 두 수가 5율의 대표작으로 손꼽히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춘망은 더욱 많은 사람들이 회자하고 있는 시이다. 이러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없지 않다. 그것이 곧 言外之意 때문이다. 言外之意란 詩語 밖에 담긴 의미를 뜻한 것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首聯에서는 폐허가 된 국토에 인물은 간데 없고 山과 江뿐이요, 草木만이 우거졌으니 無常한 人間事와 旺盛한 自然의 相反된 모습을 對比하여 슬픔을 극대화하였다. 이는 장안이 적진에 함락된 후, 왕궁이며 부호의 저택, 그리고 서민의 집까지 모두 戰火에 소실되거나 殘破되어 남아있는 것이라곤 오로지 불에 타지 않은 山河뿐이라는 것이 國破山河在의 뜻이다. 그러므로 휑한 장안성에 봄에 찾아와도 이제는 봄 놀이를 즐기던 그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어 사람의 발길이 뜸함으로 봄의 풀과 나무만이 무성하게 짙어간다 한다. 초목의 무성은 곧 사람의 발길이 끊겼음을 뜻으로 이것이 곧 城春草木深의 실재 뜻이다.
頷聯에서는 對句로 되어 있으며, 예전엔 그리도 즐거움을 주던 꽃과 새 소리가 도리어 눈물과 애달픔을 유발한다고 하니, 나라가 어지러워(時) 가족과 이별(別)한 작가의 위축된 心境을 써 놓았다. 이는 작가의 심정이 온통 슬픔으로 뒤범벅이 되어, 보이는 것마다 들리는 것마다 슬픔만을 觸發한다는 것으로 두보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슬픔을 묘사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는 두보 일개인에 국한되지 않고 당나라의 모든 사람의 마음을 묘사한 것으로 두보의 시대의 아픔을 극적으로 표현한 부분이기도 한다.
頸聯 또한 對句로 되어있으며 烽火가 석 달이나 이어진다는 것은 戰爭이 계속되기에 집안의 소식을 접하기가 만금 값어치만큼이나 귀하다는 작가의 심경을 써 놓았다. 전란이 와중에서 사생조차 확인할 길 없는 두보의 심정을 직설적으로 묘사한 부분이다.
尾聯에서는 抒情的 自我의 無力感과 虛脫感이 잘 表現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근심걱정으로 머리가 센 백발에 집안의 소식이 막연하니 하는 일이라곤 오직 머리를 긁적이다가 센 머리털마저 듬성듬성하게 되어 이제는 비녀 하나 꼽을 만큼의 머리카락도 되지 못한다. 이는 첫련에서 말한, 짙어 가는 長安城의 草木과는 달리 두보의 백발은 자꾸 빠져만 간다는 것으로 首尾相反을 통해서 대조적인 묘사법을 구사하고 있다.
위와 같이 憂國․愛民詩는 으레 古都의 懷想에 의한 凄凉함이 감도는 懷古詩風과 戰亂 속에서 번민하는 두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작가는 그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고 민중의 疾苦를 고발하는 입장에서 시대적 사명의식이 투철하여 그들과 함께 걱정을 나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農夫의 生活
적어도 현대사회로 넘어서기 전까지의 경제수단은 오로지 農耕에 있었다. 따라서 농업은 모든 국민의 생활수단이자 기본재산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가해지는 苛斂誅求와 農政의 폐단은 역대 이래로 항상 문제시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詩에서도 마찬가지로 農民의 哀患과 苦痛을 읊어 社會 現實의 矛盾을 지적하는 內容이 담겨있다.
1) 蠶婦 (무명씨 - 두 산)
昨日入城市 어제 성 안 저자에 들어갔다가
歸來漏滿巾 돌아와서는 온통 눈물로 수건 적시었네
編身羅綺者 온몸에 비단옷 입은 사람들이
不是養蠶人 누에치는 사람은 아니었다네.
上平聲 十번째 眞韻으로서, 巾․人을 韻字로 한 五言絶句이다.
위 詩에서는 누에를 치고 비단을 짜는 일은 고달프기만 하다. 그러나 그 여인이 골방에 홀로 길쌈할 적에는 으레 생이 그런 것이려니 여기고 살다가 정작 어쩌다 城內를 들어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느낀 바 있어 남몰래 눈물 흘리는 여인을 묘사한 것이다. 그 蠶婦의 눈물은 고생고생하며 비단 한 올 짜지도 않은 城中의 여인네들이 도리어 비단옷을 몸에 휘감고 살면서 누에 기르고 비단 짜는 고생을 모른 채 희희낙락하는 꼴을 보았기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처지가 왠지 서글퍼지게 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蠶婦가 心傷한 것은 고생스럽게 비단을 짠 사람과 입은 사람이 다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절감한 것이다. 이는 자신이 짠 비단으로 옷 한 벌 걸쳐보지도 못하는 蠶婦에 대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내용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한낱 蠶婦의 눈물에만 국한지어 보아서는 안 된다. 농부 역시 좋은 알곡은 부호의 창고에 쌓이게 되고 농부의 밥상머리에는 쭉정이 거친 밥이 오르기 마련이었을 것이다. 잠부가 비단옷을 입을 수 없다는 것은 곧 농부가 기름진 밥상을 받을 수 없다는 점임을 말하지 않아도 가늠할 수 있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工商 역시 매 한 가지이다. 가장 좋은 보배와 물품은 工商輩의 소유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일맥상통하고 있다. 물론 지배층과 피지배층에 의해 생산자와 향유층이 다르기 마련이지만 생산자의 눈물을 짓게 했다는 것은 사회의 모순과 민중의 비애를 대변하는 것으로 본 작품의 작가는 일찍이 농민에 대해 연민에 정을 쏟은 것이다.
2) 代農夫吟 (李奎報 - 두 산)
帶雨鋤禾伏畝中 밭이랑에 엎드려 비 맞으며 김매니
形容醜黑豈人容 검고 추한 몰골이 어찌 사람의 모습이리요?
王孫公子休輕侮 왕손 공자여, 업신여기지 마소
富貴豪奢出自儂 부귀와 호사가 나로부터 나오니
'中'은 上平聲 첫번째 東韻이고, 容․儂은 上平聲 두번째 同韻으로한 七言絶句이다. 위의 詩는 제목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農夫의 마음을 잘 대변한 詩이다.
하루 종일 밭에서 일하면서 그을린 농부의 외형상 醜한 모습 때문에 王孫․公子들에게 蔑視를 받지만 농부의 노동이 없이는 그들 역시 먹고 살 수 없다는 농민의 절대성과 아울러 自矜心을 표현한 詩이다.
앞의 시에서는 누에치는 부인을, 위의 시에서는 농부를 대상으로 하여 농경사회의 생산자에 대한 권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공통점이다. 따라서 농부의 햇살에 그을린 추한 몰골은 누에치는 여인의 纖纖玉手가 거친 손가락으로 변했음을 말하고 蠶婦의 눈물은 곧 농부의 한숨이라는 점에서 농경시대 서민의 哀歡에 작가들은 깊은 관심을 기운 것이라 하겠다.
5. 思慕之情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만난다는 것은 생사의 진리일 뿐 아니라, 없을 수 없는 事勢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받아드림에 있어 감정이 없을 수 없다. 떠난 자에 슬픔,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은 인간의 감정이자 가장 감내하기 어려운 心事이다. 그것은 우리의 모든 주변인물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思慕에 관한 작품은 대부분 연인․남편․임금에 관한 詩들인 바, 인간의 숱한 이별에 있어 비중이 큰 부분들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7차 敎育課程에서 수록된 漢詩로는 3편(閨情․夢魂 ․採蓮曲)으로서 여인들의 님을 그리워하는 心情을 쓴 詩가 대부분이다. 이는 여인들의 眞率한 戀情과 님을 그리워하는 간절한 心情을 素朴하게 述懷하고 있다.
1) 閨情 (李媛 - 천재교육)
有約來何晩 돌아온다고 약속하고서 어찌하여 더딘고
庭梅欲謝時 뜰에 매화는 지려하는데
忽聞枝上鵲 문득 나뭇가지 위의 까치소리 듣고서
虛畵鏡中眉 헛되이 거울 앞에서 눈썹을 그리네.
上平聲 네번째 支韻으로서, 時․眉를 韻字로 한 五言絶句이다.
〔표2〕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교과서에서는 李玉峯의 詩로 되어 있으나 李媛의 시로 바로 잡아야 옳다. 漢詩의 題目에 閨字가 쓰이면 젊은 여인이 居하는 것을 뜻하는 漢詩로 이 詩는 ‘돌아오기를 약속하고 떠난 님을 기다리는 여인의 안타까운 심정’이 절절이 묘사되어 있다. 庭梅․枝上鵲․鏡 등은 님을 기다리겠다는 여인의 節槪와 기다림의 미학을 상징하고 있으며, 거울은 자신의 存在를 認識하게 하는 주된 소재로 사용되었다. ‘뜨락의 梅花는 다 지고 있는데 기다리는 님은 오지 않는 안타까운 심정’을 어찌할 수 없지만 그래도 행여나 하는 마음에 다시 거울을 마주하여 치장하는 女人의 기다림은 남이 보기 어리석을 만큼 처절한 비애를 잘 表現하였다.
이는 정이 깊은 나머지 어리석을 정도로 하나의 기다림에만 집착해 가는 여인의 癡情을 소박한 白描法으로 처리한 점이 돋보이는 면이다. 특히 여인 자신이 여인의 감정을 진솔하고 섬세하게 터치함으로써 객관자적 입장에서 서술한 시와는 달리 독자 역시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2) 夢魂 (李玉峯 - 대학서림)
近來安否問如何 묻나니 요사이 어떻게 지내시는지?
月到紗窓妾恨多 달빛이 창가에 이르면 제 한은 깊어지곤 한답니다.
若使夢魂行有跡 꿈길의 걸음, 발자취가 남겼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 앞의 돌길은 반쯤 모래로 부셔졌을 겁니다.
'何'․'多'는 下平聲 다섯 번째 歌韻을 쓰고 있으며, 沙는 여섯 번째 麻韻을 쓰고있는 七言絶句이다.
女流 作家 李玉峯이 男便인 설강(趙瑗)에게 주는 詩이다.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님을 그리는 여인의 恨이 절절이 드러나 있으며, 꿈속에서나마 사랑하는 님과 遭遇를 원하는 여인의 마음이 나타나 있다. 보고싶은 님은 오지 아니하고 無心한 달빛만 외로운 紗窓에 찾아들어 외로움이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는 여인의 別恨을 토로하고 있다. 달이 紗窓에 다가오는 것은(달 = 님) 님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함을 이르고 있으나 허상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詩的 自我의 別恨이 더하다고 했다. 이는 詩的 自我가 現實속에서의 이별을 수용하지 못하는 悲哀美로 승화되고 있으며, 抒情的 自我는 꿈속에서라도 님을 만나 萬端情懷를 풀고자 하는 內面 心理가 애틋한 기다림의 정으로 發顯되어 ‘꿈속에서나마 이루어지기를 고대하고 있음(門前石路半成沙)’을 逆說的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옥봉과 이원의 시에 차이점은 하나는 현실 속에서의 자아의 초상을 묘사한 데 반해서 또 다른 한 수는 꿈속에 가탁하여 간접형식으로 그리움을 전달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감정전달의 방법에는 적극적 직접전달과 소극적 간접전달을 통해서 자아의 감정을 술회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두 수의 여인 시는 情夫에 대한 그리움을 묘사하는 兩大 서술형식을 잘 보여주는 秀作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는 넓은 범주의 離別과 달리 남녀간의 사랑을 그리는 相悅之辭에 국한하되 특히 여인의 시를 주로 하여 이의 주제를 설정한 것임을 아울러 밝혀두는 바이다.
6. 離別
‘離別은 뜻밖의 일로 놀란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진다’는 卍海 韓龍雲의 말처럼 離別은 언제나 뜻밖의 슬픔을 同伴한다. 사람에게 있어 離別의 아픔은 人之常情이다. 사랑하는 이와의 離別이나 절친하게 지내는 친구, 이웃들과의 헤어짐은 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인간의 感性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모든 生命體가 새싹처럼 소생하고 성장하는 싱그러운 봄날, 사랑하는 님과 벗을 떠나보내야 했던 마음을 노래한 두 편의 서정시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영원한 話頭인 ‘만남과 헤어짐’의 미학을 볼 수 있다.
1) 送人(大同江) (정지상 - 교학사․금성출판․대학서림․천재교육․청색)
雨歇長堤草色多 비 개인 긴 강둑, 풀빛 짙은데
送君南浦動悲歌 임 보내는 남포에 슬픈 노래 울려 온다
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물은 어느 때나 마를지?
別淚年年添綠波 이별의 눈물로 해마다 물결이 거세다.
下平聲 다섯 번째 歌韻으로서, 多․歌․波를 韻字로 한 七言絶句이다.
大同江邊에서 사랑하는 님과 헤어지는 석별의 감정을 視覺的 형상화를 통해서 離別의 슬픔을 강조하고 있다. ‘비 그치고 난 뒤의 강둑에 더욱 푸르게 보이는 풀빛’의 視覺 이미지를 통해서 이별의 정한이 밀려듦을 哀傷的 어조로서 시상을 전개하여 이별의 슬픔을 시각적 이미지로 승화하였다.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大同江 푸른 물결 위에 더해짐으로써 강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表現은 逆說的이며, 긴 離別을 象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정지상의 政敵으로서 김부식에 대해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부식은 정지상과의 軋轢에서 역적으로 몰아 그를 誅戮함으로써 정지상이 염원하던 평양의 천도는 좌절되었다. 이에 평양의 거주민들은 정지상의 정치적 좌절에 의해 평양에서 또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 또는 유랑의 생활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대동강 위에서의 이별은 정치적 현실의 비애로써 꿈을 잃은 그들의 이별이 더욱 서글펐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는 역적으로 매도되어 죽었고 그에 관한 자료가 영세하여 이를 명확하게 증명할 길이 없으나 김부식의 집권으로 개성의 귀족은 득세를 더 한층 이루었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이에 반해 평양의 거주민은 비애의 벼랑 끝으로 몰렸을 법한 유추를 낳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의 과제로써 남으며, 이를 단순한 개인의 이별에 국한지어 시를 본다는 것은 狹義的인 우를 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2) 送元二使安西 (王維 - 교학사․천재교육)
渭城朝雨浥輕塵 위성의 아침 비 가벼운 티끌을 적시니
客舍靑靑柳色新 객사의 푸르고 푸른 버들 빛 새로워라
勸君更進一杯酒 그대에게 다시 한 잔 술 권하노니
西出陽關無故人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친구가 없다네.
上平聲 十一번째 眞韻으로서, 眞․新․人을 韻으로 한 七言絶句이다.
渭城은 당나라 때 수도인 장안의 서쪽이며 실크로드로 들어가는 출발점이며 咸陽의 東北쪽에 있으며 보통 渭橋에서 餞別의 자리를 했다. 이의 해설은 아래와 같다.
위성은 함양 동북에 있다. 위성에 있으면서 사신 길 떠나는 元二를 전송하면서 먼저 그 풍경을 그리고 있다. 아침에 비가 오다가 해뜨자 비가 개어서 알맞게 비에 젖은 땅이 깨끗하고 윤기가 있어 길 떠나기 편하리라. 하루 밤 묵어 가는 곳을 客舍라 한다. 버드나무 빛깔이 비에 젖어 해맑고 깨끗하여 길 떠나는 이의 마음을 한층 흥취에 돋게 한다. 위의 두 구는 봄의 경치가 길가는 이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말하였다.
이에 元二가 급히 서둘러 떠나고자 하나 친구의 송별하는 마음은 오로지 술을 권하는데 있다. 만일 한 잔 술을 더 한다면 오히려 잠시라도 서로의 정을 나눌 수 있다. 술을 취하도록 마신 후에 다시 한 잔의 술을 권하여 흠뻑 술이 취하기를 권한 것이다. 제4 구는 진정으로 술을 권하는 뜻이다. 陽關 밖에 친구가 있다면 그대가 이 한 잔 술을 마시지 않아도 좋겠지만 정령 친구가 없으면 친구의 이 한 잔 술을 어찌 마시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이 넘치고 말이 간절하여 천고의 명작을 이루고 있는 시이다. 이 때문에 唐代에는 벗과 이별의 장소에서 으레 이 시를 읊으며 <陽關三疊>이라는 독특한 唱法을 낳기도 하였다.
위의 두 수의 시는 時事性이 介在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이별의 情恨과 벗과의 이별에 대한 대표작을 들어 말하고 있다.
7. 暴政
茶山은 아들에게 시의 本質을 설명하면서 ‘세상을 근심하고 백성을 가엾게 여겨야 하니, 힘이 없으나 항상 구제하고자 방황하고 애태우며 차마 보고만 있을 수 없는 뜻을 가져야만 비로소 詩인 것이다’라고 했다. 이는 문학이란 개인의 정서를 즐기는 데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민중과 함께 哀歡을 나눌 수 있는 大乘的 度量에 바탕을 두어야 함을 말해주는 것으로 작가의 인격에 관한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孔子는 ‘苛政은 猛於虎’라 하여 백성에게 있어 위정자의 虐政이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말해준 부분이다. 이 詩에서는 백성의 입장에서 위정자의 暴政에 대해 論한 詩들을 게재하고자 한다.
1) 憫農 (李紳 - 천재교육)
春種一粒粟 봄에 한 알의 곡식을 심어
秋收萬顆子 가을에 만 알 걷게 되었네
四海無閑田 온 사방 묵힌 밭 없건만
農夫猶餓死 농부는 오히려 굶주려 죽는구나
上聲 네번째 紙韻으로서, 子․死를 韻으로 한 五言古詩이다.
上二句에서는 農夫의 땀과 노력으로 한 톨의 곡식이 가을에 이르면 만 배의 量으로 收穫하게 되어 풍요를 구가한다 하였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下二句에서는 열심히 일해도 언제나 가난을 면치 못하는 당시 農村의 現實을 꼬집고 있다. 苛酷한 收奪로 인해 굶어 죽는 農民들의 삶을 통해 當代 農村의 現實을 꼬집는 詩로서 暴政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詩이다.
이처럼 이 시는 한 톨의 낱알이 만 곱절로 수확을 하는데도 농민은 이의 이득을 향유하지 못한 데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묘사하여 그 만 곱절의 곡식이 어디로 갔는가를 반문하고 있다. 하늘에 솟은 것도, 땅속으로 꺼진 것도 아닐 진데 그 곡식이 들어갔을 곳은 말하지 않아도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2) 農家歎 (鄭來僑 - 교학사)
白骨之徵何慘毒 백골징포는 얼마나 악독한가
同隣一族橫罹厄 이웃과 일족이 횡액을 만나네
鞭撻朝暮嚴科督 아침저녁 채찍질이 엄하여
前村走匿後村哭 앞마을은 도망가고 뒷동네는 곡하네
鷄狗賣盡償不足 닭, 개 팔아대도 갚기 부족한데
悍吏索錢錢何得 사나운 아전 돈 재촉하나 돈을 어디서 얻을까?
父子兄弟不相保 부자 형제가 서로 보전하기 어려워
皮骨半死就凍獄 피골만 남아 거반 죽게된 채로 추운 감옥으로 가네
入聲韻 沃․陌․屋․職․沃韻으로서, 毒․厄 ․哭․ 得 ․獄을 韻字로 하는 七言古詩이다. 교과서에는 七言律詩로 되어있으나 전형적인 七言古詩이다. 律詩에서는 頷聯과 頸聯이 各各 對句로 되어있어야 하나 對句로 쓰여있지 않고, 韻字 또한 仄聲韻이다. 이는 시의 行數만을 가지고 이를 보았기에 七言律詩로 간주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詩는 朝鮮時代 譯官이었던 鄭來僑(1681 - 1757)의 詩로 朝鮮時代 三政(田政․軍政․還政)의 紊亂으로 인하여 百姓들이 苦痛을 받으며 生活하고 있는 생활상 그 자체를 적나라하게 써놓은 시이다. 安東金氏의 세도정치로 이러한 제도가 紊亂해졌고 이로 말미암아 洪慶來의 亂과 농민 반란이 일어났다. 바로 이 시는 이러한 민란을 예견이나 한 것처럼 삼정의 문란을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고발하고 있다. 물론 詩的인 묘사에 문제점이 없지 않겠지만 계몽적 성격과 고발의 사실적 묘사라는 측면에서 이 시는 높이 평가받아 마땅한 시로 여겨진다.
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살아있는 이의 세금 추징도 버거운 실정인데 虛簿에 올려있는 白骨徵布란 그 얼마나 악독한 일인가. 이 때문에 죽은 이야 모를 일이지만 살아있는 이웃과 일족만이 때아닌 橫厄을 겪게 됨을 말한다. 그 횡액은 곧 시도 때도 없이 자행되는 채찍질로 매 앞에 버티어낼 장사가 그 누가 있단 말인가. 이 때문에 자연히 앞 동네 사람은 도망가고 뒤 동네 사람은 도망도 가지 못하고 하염없이 곡을 할 뿐이다. 반면에 백골징포로 많은 것을 수탈한 관아의 풍악소리는 드높아가고 그에 반한 民聲의 원한은 골이 깊어가기 마련이다. 도망도 못간 백성들은 집안에 있는 것이라면, 돈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모조리 내대 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닭과 개를 모조리 팔아도 徵布를 갚기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인정이 있을 수 없는 사나운 아전의 돈 재촉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래 힘없는 백성이 그 막대한 세금을 어디에서 얻어 올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가정은 풍지박산 되어 부자 형제는 서로 보전하기 어려워 이별을 하거나 遊離乞食을 하거나 그것도 못하는 사람들은 피골만 남아 거의 죽게 된 채 차가운 감옥으로 갈 수밖에…. 설령 감옥을 간다한들 없는 돈이 생길 턱이 없다. 결국은 악명 높은 死者 백골에 대한 徵布가 산 사람을 또 다시 白骨로 만드는 악순환을 불러올 뿐이다.
이처럼 무자비한 아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그 어디에 있을까? 그들을 막아낼 방책이 있을 수 있을까? 호랑이가 무섭다 하지만 호랑이의 발길은 일정하게 닿지 곳이 있고 그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런 점에서 폭정의 가혹함이 얼마나 무섭고 이 무서움을 말 못하는, 힘없는 이들을 위해 작가는 목숨을 바쳐 이를 대변해야할 시대적 사명이 요구되어지는 것이라 하겠다.
Ⅳ. 結 論
이상과 같이 2002년부터 施行될 7차 敎育課程에 의해 編成된 高等學校 漢文 敎科書 6種 6卷에 收錄된 漢詩 39篇을 作家와 內容․型式․主題 등으로 分類하고, 主題別로 2-4개의 作品을 分析하여 先人들의 情緖와 感情을 알아보았으나, 敎科書 內의 學習 要點을 分析하여 보면 漢詩의 特徵을 理解하고 展開方法을 알며, 試속에 담겨있는 있는 思想과 情緖를 理解한다고 되어 있으나 이에 따른 說明이 敎科書마다 不足하고 잘못 說明된 部分을 發見할 수 있었다. 앞으로 시행될 7次 敎育課程을 보면 敎育의 連繫가 되지 않는 實情으로서 中學校 課程에서부터 漢文 敎科가 選擇科目이 되어 高等學校에 進學하기까지 中學校課程에서 한문을 배우지 않고 進學하는 학생이 많고, 또한 高等學校 課程에서도 選擇課程으로 되어 1․2․3學年 課程 中 1개 學年에서 만 배우는 學校와 學生이 많기 때문에 敎科書 內容이 詳細히 說明되어 있어야 하나 미흡한 점이 많았다. 또한 漢文 科目의 漢詩 單元과 國語․文學 科目의 詩 單元은 모두 言語 藝術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共通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漢文과목에 비해서 國語科目의 文學(詩) 單元의 敎科目標와 學習內容이 보다 具體的이고 分析的이듯이 漢文科目은 漢詩 學習目標와 敎授 -學習 方法등이 總括的이고 抽象的인 까닭은 기본적으로 ‘漢字와 漢字語에 대한 知識을 習得하고 漢字의 音과 뜻을 熟知하여 言語生活에 活用하며, 漢詩의 意味를 익혀’ 漢文 讀解能力을 배양함은 물론 傳統文化 愛護와 發展을 摸索함으로서, 올바른 人性과 價値觀을 形成하는 過程이기 때문 일 것이다.
그러나 中․高等學校 基礎漢字 1800字를 익혀도 漢詩가 가지고 있는 思想과 感情을 파악하기란 實로 어려우리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7次 敎育課程에서 敎授 - 學習하게될 敎科書가 나름대로 敎育現實에 맞게 編成되었다고 하나 敎育現實에 맞지 않고, 또한 授業 時間 數에 비하여 量이 많다고 생각되므로 學校與件과 學習者의 수준에 알맞게 나름대로 敎科書를 再編成하여 指導하고 漢詩 또한 敎科書에 收錄되지 않은 漢詩作法의 基本常識에서 思想과 感情에 이르기까지 學習者로 하여금 興味를 갖고 學習할 수 있는 資料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마친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말이나 글의 한자어휘는 文脈이나 말의 앞뒤를 연결시켜 이해할 수 있으나, 교과에서 사용하는 專門用語는 오히려 한자로 倂記했을 때 학습의 效率性을 높일 수 있다. 그러므로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나오는 專門用語어 정도는 상용한자 1800자 내에서 병기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英語로 倂記는 하면서 한자로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再考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런 좋은 자료가 있었다니 진작 몰랐습니다. 앞으로 많은 도움 부탁드려도 될까요?
象外句體와 影略句體에 대하여 아시는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