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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곶은 역설한다. '마루금 여행은 느낌표'라고.
▲호미곶 해맞이 광장.
◐ 프롤로그 ◑
봄소식 가득 실은 열차가 동쪽 끝을 향해 미끄러집니다.
신나게 달리던 마루금 열차에서 안내 멘트가 흐릅니다.
“다음 정차할 역은 이 열차의 종착역. 호미, 호미곶입니다.”
이렇게 마루금을 타고, 그리던 호미곶에 오게 되었네요.
꼬리치는 호랑이 꼬리를 보고 끝에 왔음을 감지합니다.
호랑이와 맞닥뜨렸어도 외나무다리라는 느낌은 없습니다.
무섬보다 강한 사랑의 기운이 바람에 묻어있기 때문이지요.
내릴 준비를 합니다. 훗날, 오늘이 느낌표로 기억되길 바라며.
◐ 산행 얼개 ◑
▷언제 : 2019년 4월 7일.
▷누구랑 : 대전한겨레산악회 여러분과 함께
▷어디 : 거무지 삼거리-공개산-눌태전망대-(응암산)-발산봉수대-호미곶
(약18km, 4시간 48분 소요)
▲오늘은 호미기맥 졸업여행이 있는 날,
봄기운이 한 올 한 올 아지랑이로 풀어져 증발하고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옷고름 풀어헤치고 헤프게 웃고 있는 금오산. 헤픈 웃음이 응원입니다..
▲오늘 마루금에 든든한 응원군이 또 있습니다.
만개한 개나리꽃이 우리들 가슴에 웃음꽃을 퍼뜨렸습니다.
▲도열한 개나리꽃들을 거만한 눈길로 훑어보면서 봄을 사열합니다.
▲호미곶 해맞이광장까지 15.4km 남은 지점.
시작할 때부터 점 찍었던 호미곶이 팔 벌리면 닿을 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미 산은 많은 것을 우리에게 주었기에 여기서 멈춘다 해도 여한이 없습니다.
▲황사 탓일까 미세먼지 탓일까,
영일만은 푸른 빛깔을 잃고 잿빛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비등점에 도달한 물처럼 들끓는,
봄의 기운들 속으로 삼켜지듯 걸어 들어갑니다.
▲실타래 같은 둘레길을 따라, 타박타박 발걸음을 심는 여정입니다.
▲이제 지루한 임도를 걷어찰 때가 된 듯.
애인 옷자락을 부여잡듯 산자락을 붙잡을 때가 되었습니다.
▲210m봉을 오르는 중간에 근사한 조망처가 나타났습니다.
▲(조망1). 고만고만한 산자락들을 거느린 눌태지가 첫눈에 들어오고.
▲(조망2). 연두빛 봄옷으로 갈아입은 산자락들.
정성스레 수놓은 계절의 바늘땀들이 여기저기 하얀 산꽃으로 피어납니다.
▲(조망3). 금오산의 품계는 군계일학.
▲210m봉 고스락.
마루금 열차가 안전하게 운행되는 건 순전히 이분 덕분입니다.
▲윷판재.
▲산은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봄꽃을 거느린 임도가 처음엔 환호성의 대상이었지만 점점 인내의 대상이 되어갑니다.
▲눈을 들어 둘러보면, 산자락은 저들끼리 한창 산꽃축제를 벌이는 중.
▲계속되는 임도에 짜증이 날 때쯤 데이트 신청이 접수됩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공개산의 공개 데이트 신청에 응하기로 합니다.
▲두 개이면서 하나인 젓가락처럼,
산사람과 산은 늘 함께여야 함을 느낍니다.
▲공개산 오르면서 돌아보니,
210m봉이 어머니의 유순한 젖가슴으로 다가옵니다.
▲곳곳에 박힌 바위 덩어리가 몽고반점으로 인식됩니다. 우리는 天生 산사람들.
▲지독한 산우님들에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기도 어렵지만 중독되지 않기도 어렵지요.
▲농부들이 감자나 고구마을 심을 때 우리는 산자락에 발자국을 심지요.
▲인생이 갈림길의 연속이듯이 산길도 갈림길의 연속입니다.
좌틀하여 공개산 고스락에 발자국을 심고 되돌아와, 우틀하렵니다.
▲이분들, 조망 한 점 없는 이곳이 뭐가 좋다고 싱글벙글일까.
▲책을 읽다보면 밑줄 그으며 새기고 싶은 글귀가 있지요.
산우님의 저 환한 미소가 바로 그런 종류의 소중함으로 다가옵니다.
▲저 앞의 허연 속살은 봉수대 근처의 상처입은 산허리.
▲우리 사는 세상엔 말없는 그림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 사진에서 보물찾기를 한다면 무엇이 보물일까.
길 바닥 중간에 앉아서 바닥지를 깔고 있는 소중한 그림자!!!
▲발산봉수대와 눌태전망대로 향하는 길목.
▲곧장 우직진하여 눌태전망대로 향합니다.
▲아직 겨울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듯.
구렁이 담 넘듯이, 녀석은 이 봄을 비몽사몽으로 넘고 있네요.
▲우리는 눌태전망대라 쓰고 환상전망대라 읽습니다.
▲(눌태전망대 조망 1). 발산 봉수대가 먼저 눈 속으로 빨려들고.
▲(눌태전망대 조망 2). 자세히 보면, 말목성 옛길이 보입니다.
▲(눌태전망대 조망 3). 응암산은 도드라져 보이고, 눌태지는 산자락에 숨어있고.
▲(눌태전망대 조망 4).
▲(눌태전망대 조망 5).
210m봉과 공개산이 기억의 끈으로 연결되고.
▲맑은 봄날이 아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싱그런 연두색 봄빛깔이 파고들어 사람 속을 흔들어놓네요.
▲말목성 옛길을 따라 응암산으로 덤 산행을 떠납니다.
▲꿈쩍도 하지 않는 바위 같은 중심줄도 필요하지만,
때론 잔돌 쌓은 옛성터 같은 질긴 쇠심줄 성정도 필요하리.
▲이 봄날에, 맘에 맞는 님들과 함께, 목장성 옛길을, 도란도란 걷는 기분이란....
▲돌아보니, 눌태전망대가 환상적인 하늘금을 긋고 있습니다.
▲산벗들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뻗어가는 산길처럼 아슴아슴 번져갑니다.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성터를 보면 한 여인이 생각납니다.
어린 자식 여섯을 잃는 동안 하나씩 늘어갔을 돌무덤은 산보다 큰 아픔이었으리.
그러고 보니 범산이 오른 최초의 산은 작약산도, 희양산도, 속등도, 선반다리도 아닌,
어머니 따라 졸래졸래 오른 선바위였음을 깨닫습니다. 선바위가 어머니였음을 깨닫습니다.
▲응암산 박바위를 만나러 가는 길. 살짝 헛돌이의 양념맛도 곁들이고.
▲산마루 따라 뚜벅뚜벅 발자국 찍는 산벗님들 소리가 들려옵니다.
▲응암산 박바위 300m 지점. 좌틀하면 미암산도 만날 수 있을 테지만.
▲산길은 좁을수록 운치가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산길의 끝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응암산 박바위 풍경 1).
바위마당이 있으니 비바람 피할 쉼터도 필요할 테고.
▲(응암산 박바위 풍경 2).
▲(응암산 박바위 풍경 3).
▲(응암산 박바위 풍경 4).
이 시점에서 떠오르는 의문점 하나. 저기에 꼭 계단이 필요했을까.
▲(응암산 박바위 풍경 5).
▲(응암산 박바위 풍경 6).
▲(응암산 박바위 풍경 7).
이 시점에서 떠오르는 소망 하나.
빗물이 가득 고여 이 곳이 금샘으로 변했으면 참 좋겠다!
▲사람들이여, 산을 따르라.
▲(응암산 풍경 1).
구룡포항. 누구는 가슴이 아려오는 곳이라 했는데.
▲(응암산 풍경 2).
▲(응암산 풍경 3).
▲(응암산 풍경 4).
▲새색시같이 수줍게 피어난 분꽃나무꽃.
▲덤 산행으로 비타민 만땅 충전. 이제 마루금으로 돌아가 본래 목적에 충실해야지.
▲오른쪽 가까이, 봉수대의 마봉루가 손짓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다큐멘터리 'FREE SOLO'의 한 스텝 한 스텝을 떠올립니다.
어떤 장비도 없이, 확보도 없이, 단 한 번의 실수가 생사를 가르는 대담한 도전.
▲눌태전망대를 바라보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던 1천m급 암장에서의 실전 고수 동작을 떠올립니다.
▲ALEX HONNOLD는 거벽을 맨손 등반 후 말했습니다.
"엘 캐피탄은 마지막을 의미했다. 다음이 뭔지는 모르겠다."
그의 말은 삶의 짜릿함을 웅변하는 동시에 안전의 절실함도 역설하는 것이겠지요?
▲마루금에 안전하게 복귀.
맨 후미라는 부담감으로 인해 마음이 살짝 바빠집니다.
▲산을 향해 귀를 열어두고 걸어갑니다.
나팔꽃처럼 활짝 열린 귀로 산이 하는 소리를 들으려고 집중합니다.
▲마른 땅에 씨앗을 심듯, 봉수대 주변의 풍경들을 정성스럽게 뜯어봅니다.
▲산의 소리와 내면의 목소리가 만나서 즐거운 비명을 질러댑니다.
▲말들은 산벚꽃 아래에서 풀을 뜯고, 사람들은 그 옆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마루금의 모든 숨결이 응집된 걸까.
馬烽樓에 오르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아름다운 산풍경과 아름다운 시가 어울려, 봄날의 정취를 한껏 달구고 있습니다.
▲온 밤을 걸어서 왔다고, 오늘 아침은 또 속이 쓰리다고,
시인은 그렇게 아프게 말하지만,
이 시인 참 속이 깊은 사람이구나 싶어, 같이 아파집니다.
▲너는 구룡포였으니 와락 껴안아도 좋을 밤이었다. 웃음이었다.
사람 마음을 녹여주는 재주가 있는 사람들은 사람세상의 보물들입니다.
▲(발산봉수대 조망 1).
▲(발산봉수대 조망 2).
▲(발산봉수대 조망 3).
▲(발산봉수대 조망 4).
▲화살표 따라 비탈로 내리꽂으면,
길이 없는 건 확실하지만 마루금이라는 사실도 확실합니다.
▲마루금을 따라, 없는 산길 만들며 내려와 다시 임도와 만납니다.
인생의 화살이 어느 쪽으로 어떻게 날아갈 것인지에 대해서 잠깐 고민하지요.
▲돌아보기. 마봉루가 멀뚱멀뚱.
▲팍팍한 임도를 따라 서둘러 보지만, 발걸음보다 마음이 저만치 앞서갑니다.
▲임도가 온통 사막으로 느껴지던 차에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임도천지에서 자기 부정과 불굴의 의지 비스무리한 신기루가 보입니다.
▲심장은 약해지려는 마음에 반기를 들고, KTX보다 빠르게 뛰기 시작합니다.
▲임도의 지루함과 산길의 땀범벅,
오늘 산행은 강약 조절의 절묘한 타이밍 싸움이네요.
▲마루금 여행은, 희망을 감아올리고 마음을 녹아내리게 하는 진정제 역할을 합니다.
▲이 시점에서 가장 큰 희망샘은 호미곶.
▲한 개의 산 같은 사람이 되라.
이 말은, 뚜벅뚜벅 걸어가는 저 분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과 동의어.
▲임도는 지루하고 몸은 피곤하지만,
주변 봄꽃들 구경에 두리번 두리번 눈만 바쁘게 돌아갑니다.
▲육신에 자가 최면을 걸어봅니다.
발걸음 하나에 행복 한 점. 발걸음이 수북이 쌓이면 행복도 덩달아 수북이 쌓인다고.
▲이제 임도의 시절은 끝나려나 봅니다. 지루함 끝, 행복 시작.
▲하나에 불과한 발걸음들이 연달아 이어지면서 하나의 긴 마루금선을 만들어내는 기적.
▲마루금을 누비는 발자국은
우리를 최면과 같은 황홀한 무아경으로 몰아넣기도 하지요.
▲178.4m봉, 일명 우물재산.
▲산속을 무아경 속에 걷다보면,
행복 바이러스는 우리들 내면에 이끼처럼 무섭게 번식합니다.
▲산자락이 우리들 발에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느낌을 받을 때의 행복감이란....
▲호미기맥 끝자락 포토존,
그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 보았지만 포토존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땀방울을 우려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행복 한 점, 건강 한 점으로 돌아온다는 걸 잘 압니다.
▲마루금인 고금산은 군부대시설. 고금산을 우회하는 길입니다.
▲지루한 임도를 걸으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산 열정은 발걸음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라는 사실을.
▲피로함과 지루함을 희석시킬 만큼 산은 에너지를 넘치게 안겨줍니다.
▲돌아보기.
오른쪽 고금산과 중앙의 봉우리 사이 계곡으로 빠져나온 궤적이 그려집니다.
▲돌아보기.
▲ 이제 호미곶이 가까워졌나 봅니다.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고, 새천년기념관의 둥근 지붕이 보이는 걸 보니.
▲거리로만 따진다면 마루금 끝은 호미곶광장이 아닙니다.
고금산 직전에서 좌측 봉화산 거쳐 호미곶면사무소 방향의 산줄기입니다.
그곳은 산세가 미미하고 호미곶의 상징성 등으로 대개 호미곶광장을 종착지로 치부합니다.
▲발품을 팔고 비치적 비치적 내려서는 사람을 갈림길이 돌려세웁니다.
좌틀길은 굴다리 도로 밑을 통과하는 길이고, 우틀길은 도로 위로 지나 호미곶으로 향하는 길.
▲마루금의 끝점을 향해 걸어가는 발길에 탄력이 붙습니다.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의 산행으로 산맥을 창조하는 사람들입니다.
▲끝지점에서 마루금을 훑는 것은 눈과 발걸음이 아니라 바로 의식입니다.
우리는 산에 집착할 뿐 아니라 산을 이해하고자 부단히 애를 씁니다. 그래서 마음이 부자,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 끝마당은,
마루금 사람들에게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심장을 격하게 뛰게 합니다.
메밀꽃 무리들도 바람난 봄처녀처럼 야시시하게 샛노란 치장을 하고 반겨줍니다.
▲세상의 끝답게 바닷바람이 세차게 내 의식의 뺨을 때립니다.
▲새천년 기념관.
입장료의 불평등이 심각합니다(포항시민은 1000원, 외지인은 3000원).
▲시설물에 입장한 유일한 목적, 옥상 전망대에서 호미곶 바라보기.
▲호미곶을 만날 때 흠뻑 느끼려고,
그동안 새싹처럼 솟아나는 느낌표들를 다독여 왔더랬습니다.
▲(옥상전망대 조망 1). 고금산~호미곶. 접근루트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됩니다.
▲(옥상전망대 조망 2). 대보항 방향.
▲(옥상전망대 조망 3). 등대박물관.
▲(옥상전망대 조망 4). 호미곶 해맞이 광장.
▲(옥상전망대 조망 5). 호미곶 등대와 해맞이 광장을 줌인.
▲(옥상전망대 조망 6). 남쪽 대보중학교 방향.
▲산에서는 나뭇잎과 야생화와 바위만큼이나 넘쳐나던 게 우리의 열정이었습니다.
▲산우님들 눈동자가 집요하게 마루금 끝을 쫓고 있습니다.
▲늘 비밀처럼 상상 속에 가려져 있던 호미곶 광장이 탄로나듯 드러났습니다.
내 손이 네 손으로 향하고, 내 마음이 네 마음으로 향하는, 한 곳을 바라보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한 곳을 바라보며 동시대를 살아갈 수 있어서 산우님들, 감사합니다.
▲해가 가장 일찍 뜨는 곳, 이제는 지는 해를 배웅할 때입니다.
▲호미기맥의 기운을 옴팡 받았습니다.
그 기운 몰아서, 마루금 뉴스는 새로운 산길에서도 계속될 것입니다,
▲등대박물관 경내에 있는 표지석.
길의 끝에서, 이 표지석을 이정표 삼아, 새로운 길을 모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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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
검색해 보니, 곶은 ‘바다 쪽으로 좁고 길게 내민 땅’.
동쪽으로는 호미곶, 간절곶 등이 첫 손가락에 꼽히고,
서쪽으로는 월곶, 장산곶 등이 대표주자로 떠오릅니다.
『여기에서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
이는 유럽 최서단 호카곶(Cabo da Roca)에 박힌 글귀.
끝, 마지막, 더는 이어갈 수 없다는 이미지 때문일까.
극단, 간절함 등의 斷想이 곶과 겹겹이 오버랩 됩니다.
며칠 전 만난, 다큐멘터리 ‘FREE SOLO’가 스칩니다.
1천m 암벽을 확보없이 맨손으로 오른 초인이 말했지요.
『엘 캐피탄은 마지막을 의미했다. 다음이 뭔지는 모르겠다.』
드뎌 끝났습니다. 여기는 호미곶. 마루금의 끝, 땅의 끝.
마침내 끝마당에서 생각의 바다를 헤엄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호미기맥이 마루금 중 알토란임을 알게 되었고,
호미기맥 역시 우리가 절절한 가족임을 눈치챈 듯합니다.
마루금과 산꾼들, 각자 자기네 언어를 일방적으로 내뱉지만
시간의 수레바퀴에 맞춰 찰떡같이 그 말뜻을 알아먹습니다.
아아, 가슴팍에 산이란 발자국이 새겨진 세월이 얼마였던가.
그의, 그녀의 뺨에, 마루금과 무관한 눈물이 반짝이네요.
카몽이스의 글이, ‘프리솔로’가, 이 호미곶에서 눈에 밟힙니다.
눈에 밟히다 못해 섬뜩한 소름으로, 몽고반점으로 새겨집니다.
참 다행입니다. 산우님들이 제 삶의 앞쪽 순위에 터 잡고 있어서.
첫댓글 한문장 한문장 의미심장한 글들로 매워주신 호미지맥후기~ 잘 읽었습니다^^
‘오롯이’ 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그냥 스쳐지났을 호미지맥 구석구석~ 이끌며
동행해주셔서 고마움 한가득이구요💙호랑이 꼬리 함께 잡으신 산우님들 축하드리고,동시대에 함산하는 영광 고맙습니다!!!
사오월 산자락에 연두빛 풀물이, 분홍빛 꽃물이 들고 있습니다.
산마루를 타고 넘어오는 봄바람이 산으로 향하는 간절한 마음을 부채질합니다.
또 기다립니다. 따로 또 같이, 잔치 치르듯 신나게 오르는 산행을.
정성을 다해 달아주는 님의 덧글 덕분에 오늘도 힘을 내어 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호미지맥 늘 멋진영화 제작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함께해서 행복했던 순간들 마음속에 깊이깊이 넣어갑니당...
지금도 눈에 삼삼합니다. 도라지 뿌리 갈라지듯 퍼져나갔던 호미기맥 산길이.
그 산길에 심었던 우리들의 열정을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산우님과 함께 하는 즐거운 산행을 쭈욱 이어가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