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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맑은빛 행복한 실버 웰빙동산 원문보기 글쓴이: 레인보우
천사는 그곳에 있었다
김배숙
2010년 새해 이틀째 되는 날 고생 스러웠던 우리의 실습 시간도 떠오르는 태양빛에 가리고 3개월 이란 긴 여정은 끝이 났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학원등록을 하고 240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마음은 그저 긴 시간으로 여겨 졌는데 마지막 정점에 서서 뒤 돌아 보는 처음은 그저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오랜 만에 친정에 왔다 뒤 돌아 서는 딸아이와의 시간 처럼 한없이 짧은 시간으로 느껴졌다.
학원에서의 교육은 유익했고 현장에서의 실습은 더욱 보람이 컸다. 공주시 상황동에 위치한 왕촌어버이집 요양원에서 시설 실습을 하게 되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중증 장애 와상상태의 어르신, 치매, 고혈압, 중풍, 파킨슨, 병명이 다양한 어르신, 여생을 부부와 함께 보내시는 어른신들이 계셨고 시설은 청결하고 산뜻한 요양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며 시설에 상주하는 직원들도 모두가 부지런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에 천사 같은 모습 들이었다
실습은 주로 기저귀 케어, 체위변경, 목욕, 두발관리, 식사 돕기 ,환경정리, 청소 였다. 시설에 상주하는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의 손놀림은 마치 군에서 숙달된 조교의 모습을 연상케 하듯, 신속하고, 요령 있게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신입 선생님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설명 드릴 께요, 어르신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세균감염 예방과 청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청소기로 구석구석 먼지를 제거하고 물걸레질을 하여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화장실. 바닦은 미끄러지지 않게 마른 걸레로 물기를 제거 하세요” 라는 사회복지사님의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실습 첫날이라서 생소하고 낮설었지만 청소를 마치고 요양보호사님을 도와 와상환자 기저귀 케어를 하는데 하루종일 누워 계신 어르신들의 변 냄새는 정말 참기 힘들었다 한분한분 기저귀를 갈아 드리는 요양사님 은 참기 힘든 냄새에도 어르신들과 농담도 하며 기계처럼 움직였다 ‘과연 저런 일을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변 치우는 일은 자신 없는데 걱정이네’ 요양병원은 처음이 아니라서 빨리 적응 되었다 친정아버님도 치매와 파킨슨으로 요양병원에서 14개월 와상상태로 누워계시다 지난 2월 하나님 곁으로 가셨다 그래서 어르신들을 곁에 있으면 모두 어머니 아버지 같고, 몸에 비듬이 하얗게 떨어져 있어도 끌어 않고 장난도 치며 얼굴도 부빌 수 있었다 그저 한분한분 사랑의 손길을 다해 보듬어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집에 와서도 어르신들의 천사 같은 모습이 떠올라 잠도 오지 않았다 변 냄새 때문에 얼굴을 찡그린 것도 너무나 죄스러웠다 나도 내안에 이토록 따뜻한 마음이 잠재하고 있는지 몰랐다 첫날은 뜬눈으로 지새우고 둘째날 원장님과의 미팅이 끝나고 배정받은 방으로 올라가 어르신 한분 한분 보듬어 드렸다 치매 환자라서 어제의 기억을 못 하실 텐데 사람이 그리워서 그런지 “어서와 여기 앉아” 라는 다정한 말씀까지 건네며 “손이 왜이리 차데유” 하시며 당신의 손으로 꽁꽁 언 손을 녺여 주시는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천사 같은 어르신들을 보면서 먼저가신 친정아버님께 다 못드린 사랑 시부모님께 더 많은 사랑으로 효도를 하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문서화된 자격증 보다는 봉사정신이 깃든 마음의 자격증을 따리라고. 다짐 했다 지금 이 모습이 멀지 않은 나의 미래가 아닌가 싶다 남은 시간 건강하게 살아야 자식에게 짐이 되질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앞으로 사회봉사도 하고 긍정적으로 생활 하며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으리라
실습 마지막날 와상한자 목욕케어를 하는 날이었다 뼈만 남은 앙상한몸, 새우처럼 붙어버린 팔과 다리 눈뜨고는 볼수 없었고 모두들 변 한덩어리씩 달고 있어 냄새는 뭐라 표현 할 수 없었다 요양보호사님은 교대도 하지 않고 일곱 어르신의 목욕을 시키는데 변을 보지 못해 괴로워 하시는 어르신 항문에 장갑도 끼지 않은 맨손으로 막힌 덩어리를 몇 번이나 빼내는걸 보며 몇일간 있으면서 냄새 난다고 찡그리고 가끔 요령 피웠던 일을 조금이나마 반성하기 위하는 마음에 동생들과 교대도 하지 않고 어르신들 목욕을 도와 드렸다 그 요양사님은 살아있는 천사였고 그분처럼 나도 천사가 되기 위해 노력 하리라 다짐 했다 마지막 저녁식사를 도와 드리고 어르신들과 직원들께 인사 드리고 시설을 떠나려니 그간에 정이 많이 들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어르신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울적해 하실까봐 ‘내일또 올께요’ 라는 인사를 하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시설을 나섰다 그날밤 너무 힘들어 헛소리 까지 하며 잠을 잤다고 남편은 안쓰러운 얼굴로 바라 본다 홍어는 썪어서야 깊은 맛을 낼 수 있고 사람도 썩을 만큼 세상을 살아가야 인생의 참맛을 알 수 있다는데 참맛을 느낄 때 쯤이면 몸이 성치 않아 자식들은 이제 부모의 손길이 필요 없다며 모두들 거부 하는 세상으로 변해가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급격히 늘어 나는 고령화 사회에서 어르신들에 대한 정부의 각별한 정책이 있어야 되겠고, 더 나은 시설에서 인생의 가장 괴롭고, 힘없고, 외로운 마지막 시기를 그래도 살맛 나게 하고 위안을 받으며 살 수 있도록 도와 드리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어르신들의 따뜻한 사랑의 힘으로 보람 있고 하루하루가 힘든줄 모르고 시설에서의 실습을 마쳤다
가정실습(재가) 에서도 우리의 손길이 필요 했지만 신체적 도움 보다는 가사지원 도움이 많이 필요 했다 밤새 내린 폭설로 대지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혹한으로 도로가 얼어 붙어 차가 움직이지 않아 힘이 들었지만 나를 기다리실 어르신들을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운전하며 하루 두집,세집 다니며 가사를 도와드렸다 배정받은 어르신은 네분 이었다 대상자 어르신들을 도와드리는 일 또한 보람이고 기쁨이었다. 무엇보다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으로 어려우신 분들을 만나고 그들의 실상을 보면서 지금 내가 처해 있는 현실에 또 한번 감사 함을 느꼈다. 나를 낳고 반듯하게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한분한분 정성을 다해 도와 드렸고 실습 마지막 날은 배정받았던 네분 어른신들께 노래도 불러 드리고 춤도 함께 추고, 대상자 한분은 경노당에 계셨기에 그곳까지 찾아가 할머니 할아버님께 노래와 춤으로 즐겁게 해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과일 한상자 사들고 파트너 임미경 선생님과 함께 왕촌어버이집 어르신들께 새해 인사를 다녀 왔더니 마음이 너무 편안하다. 어르신들은 변함 없이 우리를 반겨 주시고 우리는 한분한분 감싸않으며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예뻐지세요 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240시간이라는 이론과 실습을 마치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교부 받는 날만 가다린다 천사님이 주시는 마음의 자격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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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문서화된 자격증 보다는 봉사정신이 깃든 마음의 자격증을 따리라고 하신 말씀에 저절로 고개숙여집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