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속 65㎞까지 달리는 '사막의 배’
낙 타
인도 라자스탄 주(州) 중앙부에 있는 푸시카르(Pushkar)에서는 매년 11월 푸시카르 낙타 축제가 열려요. 화려하게 외모를 장식한 낙타들이 각자 멋을 뽐내는 경연 대회와 수만 마리의 낙타가 한자리에 모여 거래되는 낙타 시장이 열려 진풍경을 연출한답니다. 라자스탄 주 비카네르(Bikaner)에서도 매년 1월 낙타 축제가 열려요. 이 축제에서는 낙타 단장 경연 대회뿐 아니라 낙타 경주 대회도 열린답니다. 느긋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낙타는 단거리 경주에서 경주마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요. 다만 성질이 고약해 경주 도중 주인의 말을 듣지 않고 갑자기 주저앉거나 출발점으로 돌아와 버려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도 하지요.
낙타는 예부터 사막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사막의 배'로 불렸어요. 사막에서 낙타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자 전쟁 수단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죠. 1t에 가까운 몸무게로도 최고 시속 65㎞까지 달릴 수 있고, 중장거리도 시속 40㎞ 속도로 쉬지 않고 갈 수 있답니다. 실제로 비카네르의 낙타 부대는 영국군에 소속되어 2번의 세계대전에 참가해 황무지와 사막지대 전투에서 활약을 펼치기도 했답니다.
낙타는 등에 난 혹의 수의 따라 단봉낙타와 쌍봉낙타로 나뉘어요. 등에 두 개의 혹이 난 쌍봉낙타는 단봉낙타보다 체구가 튼튼해요. 다리는 더 짧고 굵지만 털은 더 길고요. 두 혹에 난 긴 털은 양산처럼 몸을 가려 사막의 불볕더위를 막아준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중국 고비사막 등지에 사는 쌍봉낙타는 과거 실크로드 무역 때 사막지대를 지나는 교통수단으로 이용되었지요.
등에 혹이 1개 있는 단봉낙타는 쌍봉낙타보다 다리가 더 날씬하고 긴 반면 털은 더 짧아요. 중동과 서남아시아, 북아프리카 일대에 주로 분포하는 단봉낙타는 기원전 4000~2000년 전부터 이미 가축으로 길러지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낙타는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이에요. 일교차가 심한 사막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죠. 동틀 녘에는 34도까지 체온이 내려갔다가 해 질 녘까지 40도로 올라가고 밤이 되면 다시 체온이 내려가요. 조류나 포유류 중에 이렇게 큰 체온 변화에도 살 수 있는 동물은 찾기 어려워요.
낙타는 이렇게 체온을 바꾸어 땀을 거의 흘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물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어요. 혹에는 지방 30~40㎏이 들어 있어 먹을 게 없어도 혹에 든 지방을 소모해 한 달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 수 있지요.
대신 물을 찾으면 한 번에 50리터, 3분 안에 150리터나 되는 물도 가뜬히 마셔요. 물을 마실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은 양을 몸속에 보관해 아주 아껴쓰는 것이죠. 허파에서 내쉬는 숨에 들어 있는 수분도 긴 코에서 모조리 흡수하고, 내장과 신장은 수분을 깔끔히 흡수해 소변도 아주 끈끈하고 대변도 바싹 마른 채로 나온답니다.
사막이 넓은 호주에서는 옛날 아시아에서 들여온 낙타가 너무 많이 늘어나 문제가 되고 있어요.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야생에 버려진 낙타가 백만 마리까지 늘어나 최근에는 인위적으로 개체 수를 줄이고 있답니다. 반면 야생 쌍봉낙타는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의 사막 지역에서 1000여 마리 정도로 그 수가 줄어 심각한 멸종 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