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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武曌;武照)를 황후로 세운 것에 부당함을 간하는 저수량의 상소에 의거하여 쓴 글 (疏/擬褚遂良諫立武氏爲后疏)
신 모는 진실로 황공하옵니다.
머리를 조아려 듣자옵건대 폐하께서 황후를 폐하시고 무씨(武氏)를 세우신일에 신은 개탄한 마음을 다 할 수 없고 전율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신은 미치광이 같은 말로써 망령되게 용안을 범하였으니, 진실로 만 번 죽어 마땅한 죄인인 줄 압니다. 그러나 한 신하의 복명으로는 부족하기 짝이 없습니다. 삼강(三綱)의 도리를 감히 부정하게 할 수 없으므로 감이 광언(狂言)을 진언 드리오니, 성덕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신은 듣건대 시에 이르기를,
“자신들의 아내에게 엄격히 하고 형제들에게 이르게 하니 집안과 나라를 다스리도다.”
대학 전(傳)에 말하되,
“그 나라를 다스리고자 한자는 먼저 그 집안을 잘 다스리고 그 집안을 다스리고자 한자는 먼저 자신의 몸을 닦아야 한다.” 하였습니다.
신은 말하되,
천하의 근본은 나라에 있고 나라의 근본은 집안에 있으며 집안의 근본은 자신의 한 몸에 있으니 자신의 몸을 닦지 아니하면, 처자에게 도를 행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말하되 집안의 근본은 나에게 있습니다. 한 집안이 흠모한다면 한 나라가 흠모하고, 한 나라가 흠모하면 천하가 흠모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말하되 천하의 근본은 나라에 있고, 나라의 근본은 한 집안에 있습니다. 대개 마음을 바루면 몸을 닦고, 몸을 닦으면 집안이 다스려지고, 집안이 다스려지면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라가 다스려지면 멀리는 사이(四夷)들과 만민대중(萬民大衆)을 여반장(如反掌)처럼 운행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아니하면 비록 일가친척가운데서도 또한 반대한자가 있을 것입니다.
요제께서 순제를 시험하고자 하여 먼저 두 딸(娥姮,女英)을 시집보낸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 대저 그 마음을 다하여 부부가 된 자는 거의 미미한 사이에서 생민의 시작이니 진실로 이에 도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면, 그 나머지는 볼 것이 없는 것이니, 성인의 세계에는 진실로 마음 쓸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부부에 우선해야 하는 것은 부부의 도를 바루어야합니다. 그러한 뒤에야 부자의 도에 친함이 있고 부자의 도에 친함이 있은 연후에 군신사이의 의와 장유의 질서가 이로부터 바루어집니다. 부부의 사이가 어찌 우연히 있으리오. 옛날 수(隋)나라가 쇠함에 삼강이 이미 침윤(浸淪)하고 구법(九法;洪範九疇)이 또한 폐하여 천하가 황폐하여 알만한 곳이 없더니. 오직 우리 태조 황제께서 무씨(武氏)를 척결하고 태종황제께서 문치로 평정하시니, 그 천명에 응하고 백성들의 뜻에 순하였습니다. 난을 다스려 정도를 돌이키는 일이 탕왕과 문왕무왕에 까지 그 빛이 나타나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지 아니하고, 예악이 흐트러지지 아니하여 사방에 교화된 것을 보니 만민이 취하는 도가 폐하께서 끼친 덕입니다.
이는 바로 그 마음을 바룸으로써 몸을 바루고, 그 몸을 바룸으로써 그 집안을 바루며, 그 집안을 바룸으로써 조정을 바루고, 그 조정을 바룸으로써 만민의 세상을 바루게 됩니다. 폐하는 어찌 이에 마음을 두지 않으시리요? 만민을 바루고자 한다면 그 집안을 먼저 바루지 아니하면, 이는 그 근원이 맑아야 흐르는 물의 맑음을 얻을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폐하께서는 어찌 큰 허물됨을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황후에게 비록 내보낼만한 허물이 있다면 진실로 마땅히 내보내야 하나 무씨(武氏) 역시 세울 수 없습니다. 무씨(武氏)가 선제 때에 경영한 일들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았듯이 장발여인으로써는 불가한데 하물며 후궁을 들임에 있어서이겠으며, 후궁을 들이는 것이 불가한데 하물며 어머니로써 지녀야할 도리에 있어서이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되, 이성이 합해진 부부로써 종묘를 계승하는 일이 또한 중하지 아니한가? 하시었고 혼례에 대해서 또 말씀하시기를 재계하고 신에게 고한데 대저 귀신이란 것은 종묘의 열성을 이름이라 하였으니, 지금 페하께서 무씨(武氏)를 세우고자 한다면 마땅히 종묘에 고해야 할 것입니다. 선제들의 영령이 양양하게 좌우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폐하께서는 무슨 면목으로 고하리오. 선제의 제인들이 폐하의 후를 위하여 선제들 영령께 고하면 폐하께서도 따라서 부끄럽지 않을 것입니다. 구천에 있는 선제들의 영령이 오히려 그 자손이라 말 하지 않으리오.
예기에 말하되 아버지가 돌아가심에 아버지의 책을 읽을 수 없으니, 아버지의 손때(手澤)가 아직 묻어있기 때문입니다. 증자께서 말린 양고기와 대추를 먹지 아니(不食羊棗)한 것은 차마 먹지 못한 것인데, 하물며 아버지를 모시는 사람으로 나의 잠자리를 맡길 수 있겠는가. 선제의 조정에서 폐하가 무씨(武氏)를 보았다면 서모가 될 것이니 무씨(武氏)가 폐하를 보았다면 적자가 될 것입니다. 아들과 어머니 사이에 지극히 친애하고 존숭하는 사이인데, 지금에는 선제께서 무기를 내려놓고 무씨(武氏)로 하여금 함께 한상을 받아 서로 보는 것을 어떻게 말하리오. 옛날에 우리 태조가 의병을 일으켰는데, 따르는 무사(武士)의 여인들이 단사호장(簞食壺漿)으로 왕의 군사를 맞이한 자들과 다름이 있으리오.
삼강(三綱)이 침윤(沈淪)된 것을 개탄하고 다시 변화의 시작을 보고자 한 것입니다. 이제 폐하께서 삼강의 도가 이와 같다면, 천하 만민이 어떻게 마땅히 옛 법을 지키겠습니까? 이적(李勣)이 말하여 가로되 이는 폐하의 집안일인데, 어찌 밖에 사람들에게 물어 기필하리오.
아! 가사를 조정에서 의논함이 필요치 않다면 어떤 일을 조정에서 의논하겠는가? 천자는 호월(胡越)에도 일가가 되어 천자는 천하의 아버지인 것입니다. 황후는 천하의 어머니이니 천하는 곧 천자의 집안이요, 곧 조종(祖宗)의 종기(宗器)인 것입니다. 황후를 세우는 일은 천하의 중대사요, 부자와 부부는 천하에 대도입니다. 조종에 종기가 있는데, 천하의 대사를 행함에 감히 천하의 대도를 돌아보지 않겠습니까? 천하의 일은 이보다 막중하니 가사를 말함에 밖에서 물을 필요가 없다면, 신은 조정에서는 단 한 가지도 의논할 일이 없는 것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이적(李勣)이 옳지 못한 것을 알지 못한 것이 아니지만 폐하께 아부하고자 하였으므로 그 말이 이와 같았으니, 선제가 이적(李勣)을 위하여 고자(孤子)를 의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폐하께 부탁한 것입니다.
슬프다! 사람알기 어려움이여!
선제가 무슨 뜻으로 이적(李勣)에 대한 말이 이에 이르렀는가? 폐하는 요순의 자질이 있었고 이적(李勣)은 고명대신(顧命大臣;임금의 유언을 받드는 신하)으로 마땅히 임금의 마음을 바루어 임금을 요순에 이르게 하여 폐하가 윤리를 어지럽히는 길에 이른 것을 돌이키게 해야 할 소임이 있는데, 신은 원컨대 이적(李勣)을 참하소서!
위로는 종묘에 고하고 이래로는 군민에게 보이면 삼강을 바룰 수 있고 사이(四夷)가 복종하게 되니, 신은 아첨할 뜻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간신들이 다투어 나아가서 아첨하고 망령 할 것이니, 폐하는 뉘와 더불어 자리를 함께 해야 하는가? 간신을 징치하지 아니하면 현사들이 나아갈 수 없고 현사들이 나아가지 못하면, 조정에서 어찌 바른 정사를 할 수 있겠는가? 기필코 강상이 전도되고, 상하가 괴격(乖隔)하여 명분이 문란할 것입니다.
공자께서는 이를 두려워하여 먼저 명분을 바로 하고자 하여 말하되 명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불순하고 일을 이룰 수 없어서 백성은 그 손과 발을 움직일 곳이 없고, 신하가 오늘의 명분을 알지 못하면, 바르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무씨(武氏)는 폐하에게 서모가 되고 오늘엔 또한 황후가 되니, 예에 서모의 상이 있음에 무씨(武氏)로 하여금 하루아침에 피할 수 없다면, 신은 어머니상에 폐하의 명분을 알지 못합니다. 황후의 명분으로 하겠습니까? 명분이 한 결 같이 이에 이르면 백성이 어찌 손발을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공자로 하여금 오늘에 태어나게 하여 바루고자한 것이니, 어찌 우연이겠습니까? 페하께서 공자님의 말씀을 즐겨 쓸 줄을 알지 못했으리요? 쓰지 아니한다면 말뿐이지만 만약에 공자의 말씀으로 사람을 쓸 수 있다면, 신의 말하는 것이 모두 공자님의 서책에서 출전 된 것입니다.
시와 서의 경과 모든 전(傳)들은 공자님의 문도들이 조술제정(祖述制定)한 것이므로, 신은 일찍이 그 서책을 읽고 그 자취를 궁구하건대, 夏나라는 말희(妹喜) 때문에 망했고, 나라는 달기(妲己) 때문에 나라가 기우려졌으며, 혁혁한 종실 주(周)나라는 포사(褒姒)가 망하게 했으니, 대저 전세의 군왕들이 여색으로 나라를 망하게 한자는 걸왕(傑王)과 주왕(紂王)과 유왕(幽王)과 여왕(厲王) 같은 이가 없으나, 그러나 그 명분을 듣지 못하여 오늘날 같은 일들이 있는 것입니다.
전(傳)에 말하기를 삼대의 상(庠)과 서(序)와 학교(學校)에서 모두가 인륜을 밝혔습니다. 이러므로 대순의 덕을 찬 한자는 반드시 이비(娥姮.女英)를 칭찬 하였고, 문왕(文王)의 교화를 칭찬한자는 반드시 관저(關雎)를 칭찬하였습니다. 순은 문치를 지극히 하고자하였으나 그러나 역시 반드시 가정을 바르게 하는 법으로써 시작하였습니다.
아! 치란(治亂)과 흥망(興亡)의 자취를 밝게 상고할 수 있으나 그 흥성한 까닭은 가도의 법을 바룬 것으로 연유한 것입니다. 쇠망하게 된 까닭은 역시 가도를 잃어버림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이것이 어찌 나라의 근본이 가정을 세우는데 있다하지 않겠습니까? 성경현전(聖經賢傳)에는 반드시 이 같은 내용이 실려 있으니, 후세들로 하여금 가리고 쫒을 줄을 알게 하고자 함이로되 그것이 후세에 임금 된 자가 독서가 이에 이를지라도, 어찌 한심스럽다 하지 않겠는가? 하나라와 상나라가 쇠망한 것은, 여융(女戎)들이 재앙을 선동하여 비록 명분을 간범(干犯)함에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역시 그 쇠망에 이르게 하기 에는 족하니 하물며 명분을 문란하게 한 것이겠는가? 조종들이 몸소 갑주를 두르고, 친히 무기를 행사하였으나, 억만년의 성업을 창시함에 폐하에 이르러서 선왕의 법도를 지키지 아니한 까닭에 이는 천하를 버린 것입니다.
하늘에 계시는 조종의 영령들이 기뻐하여 말하되 자손들이 이어지고 선대의 유업을 계승하리니, 사관은 직필을 잡고 임금은 항상 책을 든다 하였으니, 폐하께서 순제와 문왕의 역사를 읽는 것은 무엇이며 걸왕(傑王)과 주왕(紂王)의 역사를 읽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오늘의 일이 가히 기쁘고 놀랠만하니, 모두 후세에 드리워 후세들로 오늘을 보게 하면, 역시 오늘에도 옛 것을 본 것과 같으니 가히 두렵지 아니하겠습니까? 원하건대 폐하께서는 전대의 자취를 거울삼으시어 후세에 기롱(譏弄) 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결연히 끊는다면, 전에 과오가 세월처럼 지나가고 갱신됨에 미칠 것이요 백성들이 모두 경앙해 마지 할 것이며 삼강이 밝게 빛나고 예악과 법질서가 빛날 것입니다.
순제와 문왕의 치세가 오로지 훌륭할 뿐만 아니라, 전성후성(前聖後聖)이 한 가지 법일 것입니다. 원하건대 가납해주시 신은 진실로 만 번 죽어 마땅한 일이나, 어찌 한 몸만 아끼면서 앉아서 삼강이 침륜됨을 보고만 있겠습니까? 신 모는 삼가 절하고 머리 조아립니다.
* 1)褚遂良은 當代 의 정치가이면서 유명한 서예가이나 본문에 등장하는 저수량은 당태종과 고종년간의 정치가로서 저수량이다. 고종의 왕 황후를 받드는 關瓏集團의 한사람으로 고종이 왕 황후를 폐위 시키고 태종의 후궁인 무씨를 황후로 옹립하고자 하는 고종의 뜻에 반하여 그 부당함을 상소한 경우이다. 2)詩經大雅文王之什 : 惠于宗公 神罔時怨 神罔時恫 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 雝雝在宮 肅肅在廟 不顯亦臨 無射亦保 /선왕들께 순종하고 신령들에게 원망함이 없었다. 신령은 한함이 없으시고 자신의 아내부터 바로 고치시고 형제자매에 이르시고 여러 나라를 다스리시다 부드러운 모습으로 궁에 계시며 공경하는 모습으로 묘에 계시며 밝게 나라 일에 임하시며 싫어하는 일 없이 백성을 보호하시리라 3)大學經文: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는 先治其國하고 欲治其國者는 先齊其家하고 欲齊其家者는 先修其身하고 欲修其身者는 先正其心하고 欲正其心者는 先誠其意하고 欲誠其意者는 先致其知하니 致知는 在格物하니라 옛날에 명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한 이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리고, 그 나라를 다스리려고 하는 자는 먼저 그 집을 가지런히 하고, 그 집을 가지런히 하려는 자는 먼저 그 몸을 닦고, 그 몸을 닦으려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바로하고, 그 마음을 바로하려는 자는 먼저 그 뜻을 정성스러이 하고,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하려는 자는 먼저 그 앎을 지극히 하였으니, 그 앎을 지극히 하는 것은 物을 格하는 데에 있느니라. 4)離婁上 6章:孟子曰 爲政이 不難하니 不得罪於巨室이니 巨室之所慕를 一國慕之하고 一國之所慕를 天下慕之하나니 故로 沛然德敎가 溢乎四海하나니라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정사를 하기가 어렵지 않으니, 거실(巨室)[대신(大臣)의 집안] 에게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거실(巨室)의 사모하는 바를 일국(一國)이 사모하고, 일국(一國)의 사모하는 바를 천하(天下)가 사모한다. 그러므로 패연(沛然)히 덕교(德敎)가 사해(四海)에 넘치는 것이다.” 5)堯典12章:<堯典12章>帝曰咨四岳아 朕在位七十載니 汝能庸命하나니 巽朕位인저 岳曰否德이라 忝帝位하리이다 曰明明하며 揚側陋하라 師錫帝曰有鰥이 在下하니 曰虞舜이니이다 帝曰兪ㅣ라 予聞호니 如何오 岳曰瞽子ㅣ니 父頑하며 母嚚하며 象傲ㅣ어늘 克諧以孝하야 烝烝乂하야 不格姦하니이다 帝曰我其試哉인저 女于時하야 觀厥刑于二女호리라하시고 釐降二女于嬀汭하야 嬪于虞하시고 帝曰欽哉하라하시다 요임금 가라사대 물어보거라, 사악아! 짐이 재위한지 70년이니 너는 능히 (나의) 명을 쓰나니(따르니), 짐의 위를 선양할진저. 사악이 가로대 덕이 없음이라. 제위를 더럽히게 하리이다. 가라사대 밝은이를 드러내며 미천한 이를 천거하라. 무리들이 요임금에게 말씀드리기를 어느 홀아비가 아래에 있으니 가로대 우순이니이다. 요임금 가라사대, 그렇구나, 내 들었노니 어떠한고. 사악이 가로대 장님의 아들이니, 아비는 완악하며 어미는 어리석으며 상은 교만하거늘 능히 효로써 화하여 점점 다스려져 간악함에는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요임금 가라사대 내 그것을 시험해 볼진저. 이에 딸을 시집보내어 두 딸에게 그 본받을 만한지를 살펴보게 하리라 하시고, 두 딸을 규수 물굽이 쪽으로 내려 보내어 우순의 아내가 되게 하시고, 요임금 가라사대 공경하라 하시다. 6):序卦下傳 : 有天地然後애 有萬物하고 有萬物然後애 有男女하고有男女然後애 有夫婦하고 有夫婦然後애 有父子하고 有父子然後애 有君臣하고 有君臣然後애 有上下하고 有上下然後애 禮義有所錯ㅣ니라. / 천지(天地)가 있은 뒤에 만물(萬物)이 있고, 만물(萬物)이 있은 뒤에 남녀(男女)가 있고, 남녀(男女)가 있은 뒤에 부부(夫婦)가 있고, 부부(夫婦)가 있은 뒤에 부자(父子)가 있고, 부자(父子)가 있은 뒤에 군신(君臣)이 있고, 군신(君臣)이 있은 뒤에 상하(上下)가 있고, 상하(上下)가 있은 뒤에 예의(禮義)가 둘 곳이 있는 것이다. 7)澤火革卦:天地革而四時成하며 湯武革命하여 順乎天而應乎人하니 革之時大矣哉라/ 천지(天地)가 변혁(變革)하여 사시(四時)가 이루어지며 탕(湯)·무(武)가 혁명(革命)을 하여 하늘에 순하고 사람들에게 응(應)하였으니, 혁(革)의 때가 크도다.” 8)告子下 3章 : 公孫丑ㅣ 問曰高子ㅣ 曰小弁은 小人之詩也ㅣ라 하더이다 孟子ㅣ 曰何以言之오 曰怨이니이다/공손추가 묻자와 가로대, 고자가 가로대 소반은 소인의 시라 하더이다. 맹자 가라사대 어찌 써 이르나뇨? 가로대 원망함이니이다.. 9)禮記哀公問 :孔子愀然作色而對曰 合二姓之好以繼先聖之後以爲天地宗廟社稷之主 / 공자가 초연히 낯빛을 고치고 대답했다 “2성의 좋음을 합하여 선성의 후예를 이어서 천지종묘사직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10)禮記玉藻 : 父命呼 唯而不諾 手執業則投之 食在口則吐之 走而不趨 親老 出不易方 復不過時 親癠 色容不盛此孝子之疏節也 父沒而不能讀父之書 手澤存焉爾 母沒而杯圈不能飮焉 口澤之氣存焉爾 /아버지가 명해서 부르면 빨리 대답하고 지체하지 않으며 손에 일거리를 잡고 있으면 그것을 버리고 음식이 입에 있으면 뱉고달려가고 천천히 걷지 않는다 부모가 늙었으면 어디를 갔다가 방향을 바꾸지 않으며 돌아올 시간을 지나치지 않는다. 부모가 병환이 있으면 모양을 내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효자의 보통 예절이다. 아버지가 죽어서 그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은 수택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어머니가 죽어서 그 그릇으로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구택의 기운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11)盡心下 36:曾晳이 嗜羊棗ㅣ러니 而曾子ㅣ 不忍食羊棗하시니라 증석이 양조를 좋아하더니 증자가 차마 양조를 먹지 못하시니라. 12)萬章上2章 : ...二嫂란 使治朕棲호리라 하고 象이 往入舜宮한대 舜이 在牀琴이어시늘.../두 아주머니란 하여금 나의 잠자리를 다스리게 호리라 하고, 상이 가서 순의 궁에 들어간대 순이 평상에서 거문고를 타시거늘 13)梁惠王下10章: 以萬乘之國으로 伐萬乘之國이어늘 簞食壺漿으로 以迎王師는 豈有他哉리오 避水火也니 如水 益深하며 如火 益熱이면 亦運而已矣니이다. 만승의 나라로써 만승의 나라를 치거늘 (연나라 백성들이) 도시락 밥과 병에 담긴 음료로 왕의 군대를 맞이함은 어찌 다름이 있으리오. 물과 불(재난)을 피하려 함이니 물이 더욱 깊어지는 듯하며 불이 더욱 뜨거워지는 듯하면 또한 (백성들이 행동이) 바뀌어질 따름이니이다. 14)이적(李勣, 594년 ~ 669년)은 당나라의 장수이다. 산동성 조주리호(曺州離狐) 사람으로, 자는 무공(懋功)이며 본명은 서세적(徐世勣)이나, 이세적(李世勣)이라고도 부른다. 본래 성씨는 서씨(徐氏)였으나 당 고조 이연에게 이씨 성을 하사받았다. 이름도 세적(世勣)에서 당 태종의 이름 '이세민(李世民)'의 '세'자를 피하여 뺐다. 당 태종에게 등용되어 하북과 하남을 통일하는 데 공을 세웠다. 그리고 이정(李靖)과 돌궐을 격파하였고, 고비사막을 넘어 설연타(薛延陀)를 평정해서 당나라를 제국으로 만드는 데 공헌을 했다. 15)中庸19章:重器 : (중기;宗器)는 先世의 所藏하였던 重器이니, 마치 周의 赤刀, 大訓, 天球, 河圖의 屬과 같은 것이다. 16)子路3章 : 名不正則言不順하고 言不順則事不成하고 이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순하지 못하고 말이 순하지 못하면 일이 이루지 못하고, 17)設爲庠序學校하야 以敎之하니 庠者는 養也ㅣ오 校者는 敎也ㅣ오 序者는 射也ㅣ라 夏曰校ㅣ오 殷曰序ㅣ오 周曰庠이오 學則三代共之하니 皆所以明人倫也ㅣ라 人倫이 明於上이면 小民이 親於下ㅣ니이다. / 상과 서와 학교를 설치하여 써 가르치니 상이라는 것은 양로함이오 교라는 것은 교육함이오 서라는 것은 활 쏨이라. 하나라는 교라 이르고 은나라는 서라 이르고 주나라는 상이라 이름이오, 학인즉 삼대가 같이 하니 다 써 인륜을 밝히는 바이라. 인륜이 위에서 밝으면 소민이 아래에서 친하니이다. 18)離婁下1章 : 先聖後聖이 其揆一也ㅣ니라 앞의 성인과 뒤의 성인이 그 헤아림이 하나이니라. 19)妹喜,妲己,褒似 : 중국 왕조사에 여인이 왕의 총명을 흐리게 하고, 국가를 망하게 한 여인들이 많았다. 고대왕조도 예외는 아니어서 하,은,서주의 역사는 절세미인이었던 세 왕후로 말미암아 기울어졌다고 할 수 있다. 1. 말희(妹喜) : BC 1,600년경 하왕조의 마지막 왕 이계(李癸)는 이름이 걸(桀)이라고 하는데 그가 비로 폭군 걸왕이다. 그도 처음에는 정사를 바로잡아 나라의 틀을 굳건히 세워 나갔는데 그동안 부패한 왕들에게서 부정축재를 일삼아 온 유시씨(有施氏)가 불안해 하다가 그들의 행각이 드러나면서 걸왕이 유시씨를 토벌하여 항복을 받아냈다. 유시씨는 그동안 토색질한 물건을 모두 내놓고 진상품을 바쳤는데 그 중 말희라는 처녀도 있었다. 걸왕은 말희를 보자마자 넋을 잃고 빠져들었다. 그리하여 걸왕은 매희가 하자는 대로 무엇이든 들어 주었다. 그녀는 우선 궁궐을 다시 짓게 하고 이를 요대(瑤臺)라 이름 붙이고 화려한 비단옷을 입은 3천궁녀로 하여금 춤을 추게 하면서 그야말로 산해진미속에 파묻혀 지냈다. 그것도 이내 싫증을 느끼자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로 숲을 만들어 마음대로 질탕하게 마셔대는 주지육림을 만들어 나라를 피폐지경에 이르게 하였다. 관용봉(關龍逢)이라는 현신이 간언하자 참수형에 처하였고 바른말을 하는 충신들은 모두 죽임을 당하거나 쫒겨나갔다. 마침내 주방장인 이윤(伊尹)이 무리를 이끌고 상의 도읍인 박으로 가 천을을 도와 걸왕을 토벌하여 추방하였다. 말희는 비단으로 목을 매 자살하였다. 제후들은 천을을 천자로 추대하니 그가 성탕(成湯)이다. 2. 달기 (妲己) : 상나라 마지막 왕 주왕(紂王)은 여력절군의 힘이 장사로 언변이 뛰어났다. 주왕은 자신에게 반기를 든 유소씨(有蘇氏)라는 제후를 쳤는데 유소씨가 항복의 표시로 자기 딸 달기를 주왕에게 바쳤다. 달기는 온갖 교태를 부려 주왕의 마음을 사로 잡는데 성공하였다. 달기는 상아로 만든 젓가락으로 밥을 먹었으며 이를 들은 숙부 기자(箕子)가 주왕의 멸망을 예견하기도 했다. 주왕도 하나라 걸왕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 주지육림에 빠져 들어갔다. 악사 사연(師涓)을 불러 음탕한 음악을 만들게 하여 이를 '미미의 가락'이라 하고 밤낮으로 광란의 춤을 추어 점점 음탕한 생활에 젖어 들었다. 주지육림을 만들어 포락지형을 즐겼다. 사마천도 은 본기에서 주왕과 달기의 행각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使男女裸, 相逐其間, 爲長夜之飮) 당시 상나라에는 세 사람의 성인(聖人), 즉 삼인(三人)이라 일컬어지는 미자(微子) 비간(比干) 기자(箕子)들이 있고, 삼공(三公)으로 주후(周侯) 구후(九侯) 악후(鄂侯)가 있었는데, 구후 악후 비간은 주왕에게 죽임을 다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옥에 갇히거나 망명길에 올랐다. 결국 나라를 이룬 지 629년만에 31대 왕을 끝으로 BC 1122년에 망하고 말았다. 3. 포사(褒似) : 포사는 서주(西周) 12대 유왕(幽王)의 비이다. 포사는 왕궁에 들어가자마자 뛰어난 미모와 총명한 지혜를 발휘하여 즉시 유왕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년후 그녀는 아들 희백복(姬伯服)을 낳았다. 이때부터 그녀는 왕후의 자리와 태자의 자리를 탈취하기 위하여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였다. 이때 유왕은 포사에게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했다. 그러나 포사는 비록 조정의 대권을 모두 차지하긴 하였지만 좀처럼 웃는 법이 없었다. 유왕은 그러한 그녀의 웃음을 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였으나 그녀는 결코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가 웃음을 보이지 않자 유왕은 더욱 안달이 나서 참을 수 없었다. 포사가 봉화불이 번지는 것을 보고 웃는 것을 본 유왕은 자주 봉화 불을 올려 제후들을 소집하였다. 그러나 정작 오랑캐가 침입하여 봉화를 올렸으나, 구원병이 오지 않아 서주는 멸망하였다. |
疏 / 擬褚遂良諫立武氏爲后疏
臣某。誠惶誠恐。拜手稽首。伏聞。陛下廢皇后立武氏。臣不勝感慨。無任戰慄。臣以狂言。妄犯龍顏。固知罪當萬死。然而一臣之命。不足惜也。三綱之道。不敢不正。故敢進狂言。冀回聖聽。臣聞詩云。刑于寡妻。至于兄弟。以御于家邦。傳曰。欲治其國者。先齊其家。欲齊其家者。先修其身。臣謂天下之本在國。國之本在家。家之本在身。身不修。道不行於妻子。故曰家之本在身也。一家之所慕。一國慕之。一國之所慕。天下慕之。故曰天下之本在國。國之本在家也。蓋心正則身修。身修則家齊。家齊則國治。國治則四夷之遠。萬民之衆。可運於掌。而不然則雖親戚之中。亦有反者矣。堯欲試舜而先降二女者。良以此也。蓋其心以爲夫婦者。幾微之際。生民之始。苟於此而不成其道。則其餘不足觀也已。聖人之於天下也。固無所不用其心矣。然而必先於夫婦者。夫婦之道正。然後父子之道親矣。父子親然後君臣之義。長幼之序。自此而正矣。夫婦之際。豈偶然哉。昔隋之衰也。三綱已淪。九法亦斁。天下貿貿焉莫知所之。惟我太祖皇帝。武以滌之。太宗皇帝。文以定之。其所以應天順民。撥亂反正之功。于湯于武。不顯其光。然而瘡痍不起。禮樂未遑。而以四方觀化。萬民取則之道。貽之於陛下。此正正其心以正其身。正其身以正其家。正其家以正朝廷。正朝廷以正萬民之時也。陛下胡不動念於此乎。欲正萬民。而不先其家。是猶汩其源而求其流之淸也。陛下胡不念小弁之怨乎。皇后雖有可去之道。而固當去之。武氏亦不當立也。武氏經事先帝。衆所共見。不可以長髮。況納之後宮乎。不可以納之後宮。況母儀天下乎。孔子曰。合二姓之親。以承宗廟。不亦重乎。婚禮亦曰。齋戒以告鬼神。夫鬼神者。宗廟之謂也。今陛下欲立武氏。則當告之宗廟也。先帝之靈。洋洋如在其左右。而陛下何面目告之乎。以先帝之才人。爲陛下之后。而告之先帝之靈。陛下縱不愧也。先帝九泉之靈。尙謂有其子乎。禮曰。父沒而不能讀父之書。手澤存焉爾。曾子不食羊棗者。以不忍食也。況以父之所御之人。而使治予棲乎。先帝之朝。陛下之視武氏。則爲庶母也。武氏之視陛下。則爲嫡子也。子母之間。至親而尊。今者先帝棄弓。而使武氏共御一榻。其相視也謂如何哉。昔我太祖之擧義兵也。隋之士女。簞食壺漿。以迎王師者。豈有他哉。慨三綱之淪。而欲見更始之化也。今陛下三綱之道若是。則天下萬民。宜何所法守也。李勣之言曰。此陛下家事。何必更問外人。嗚呼。家事不必議於朝則何事可議於朝乎。天子以胡越爲一家。而天子。天下之父也。皇后。天下之母也。天下卽天子之家也。卽祖宗之重器也。立之皇后。天下之大事也。父子夫婦。天下之大道也。居祖宗之重器。而行天下之大事。敢不顧天下之大道乎。天下之事莫重於此。而謂之家事。不必更問於外。則臣謂朝廷無一可議之事矣。李勣非不知不可。而欲阿陛下。故其言若是。先帝以李勣爲可托孤。故託之於陛下。惜乎其知人之難也。先帝寧意其勣之言之至於此乎。陛下有堯舜之資。而李勣顧命之大臣也。宜格君心。致君堯舜。而反致陛下於亂倫之道。臣願斬李勣。上告宗廟。下示軍民。則三綱可正。四夷可服。而臣無諂容之意矣。不然則奸臣爭進而諂佞。陛下誰與共位乎。奸臣不懲則賢士不進。賢士不進則朝廷寧可正乎。必也綱常顚倒。上下乖隔。而名分紊矣。孔子以是爲懼。而欲先正名曰。名不正則言不順。事不成。民無所措其手足。臣不知今日之名。可謂正歟。武氏之於陛下。爲庶母而今且爲后也。禮有庶母之喪。若使武氏一朝不諱。則臣不識陛下名之以母喪乎。名之以后喪乎。名分一至於此。民安所措其手足乎。使孔子生於今日則其欲正之也。豈偶然哉。不知陛下肯用孔子之言乎。如不用之則已。若以孔子爲可用之人。則臣之所言。皆出於孔子之書也。詩書經傳。皆是孔子之徒所定。故臣嘗讀其書而究其跡。夏以妹喜而亡。商以妲己而傾。赫赫宗周。褒姒烕之。夫前世之王以色亡國者。莫如桀,紂,幽,厲。而然亦不聞其名分之有如今日者也。傳曰。三代之庠,序,學校。皆所以明人倫也。是故。贊大舜之德者。必稱二妃。稱文王之化者。必贊關雎。舜,文之治。至矣盡矣。而然亦必始乎正家之法。嗚呼。治亂興亡之跡。昭然可考。而其所以興者。由其正家之法也。其所以亡者。亦由於失家之道也。此豈非國之本在家者乎。聖經賢傳。必載乎此者。欲使後世知所擇而從之矣。其爲後世之君。讀書至此。而寧不寒心哉。夏,商之衰。女戎煽禍。雖不至於干名犯分。而亦足以致其亡。況名分之紊者乎。祖宗躬擐甲冑。親犯矢石。而創始乎億萬年之業。至於陛下。不以先王之道守之。是棄天下也。祖宗在天之靈。其肯曰有子有孫。而肯構肯堂乎。史官秉直。君擧必書。陛下讀舜,文之史則其如何也。讀桀,紂之史則亦如何也。今日之事。可喜可愕。皆垂於後。後之視今。亦猶今之視昔。可不畏哉。伏願陛下鑑前代之跡。懼後世之譏。決然斷之則其前之過。如日月之食。及其更也。民皆仰之矣。三綱煥煥乎有明。禮樂秩秩然有章。舜文之治。不獨專美。而前聖後聖。其揆一也。伏願采納焉。臣固知罪當萬死。豈愛一身。而坐視三綱之淪乎。臣某拜手稽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