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송달송 불편한 세금이야기
1690년대 초반 왕은 돈이 모자랐다. 영국의 모든 집에는 난로가 있었다. 그래서 20실링이 넘는 주택은 화덕, 난로, 벽난로 1개당 1실링의 난로세(연무세, 굴뚝세)를 연2회 세금으로 내게 했다.
영국인들은 그러한 세금을 증오했고, 1688년 명예혁명을 일으킨 불만의 요인이 되었다.
난로세가 폐지되고, 또 다른 세금이 부과되었다. 창문세, 산출근거는 집을 둘러보며 창문의 숫자를 헤아리면 되었다. 그래서 시민들은 창문을 없애갔다. 그 창문세를 햇빛도둑이라고 했다. 창문을 없애니 주거환경이 나빠져 질병이 심해졌다. 1746년엔 유리세를 도입했다.
거두어들인 세수의 대부분은 낭비되거나 납세자들이 원하지 않는 곳에 쓰여졌다. 저항운동, 반란을 알으키려 했지만 정부는 폐지할 생각이 없었다. 윈스턴 처칠은 이 세금을 '필요악'이라 불렀다.
홍콩은 발전 가능성이 낮은 곳이었다. 영국을 비롯한 여러나라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나 홍콩은 영국의 세금정책과 정반대였다. 스코틀랜드 출신 카우퍼스웨이트가 부임하여 '긍정적 불개입'이론을 구상하며 조세부담율을 낮추었다. 그리고 국가의 채무가 늘어나면 세금이 늘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 재단은, 1995년 통계 산출을 시작한 이후로 홍콩은 경제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국가 순위에서 1등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1997년 홍콩은 중국에 반환되었다.
1만년 전 초기 수렵채집사회에서도 집단의 지도자는 이미 노동력과 생산물을 다른 이들에게 요구했다. 그것도 국가? 조폭집단과 다른 개념이었을까? 그때부터 문명에는 세금이 있었다.
세금은 권력이다. 세금 수입이 없어지는 순간, 왕이든 황제든 정부든 권력을 잃는다. 세금은 전쟁을 가능하게 한다. 조지 버나드 쇼의 작품 속 카이사르는 '세금은 전 세계 모든 정복자의 주요 사업'이라고 하였다.
중국을 정복한 징기스칸이 중국인을 말살하려하자 참모인 옐루 추사이는 '죽은 농민은 세금을 내지 못한다'고 말렸다. 백번 맞는 말이다.
모든 혁명도 마찬가지다. 그 중심에는 항상 불평등한 세금이 있었다. 미국 독립혁명의 구호는 '대표 없이 세금 없다' 였다. 황제가 부과한 부당한 세금을 참지 못해 소작농들이 일으킨 것이 러시아 혁명이고, 필리핀 독립운동이다.
세금이라는 단어는 1300년부터 영어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과업으로 현물로 지불했다. 이후 세금, 부담, 수입세, 공물, 십일조, 요금, 부역, 통행료, 부과금, 관세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러시아 표트르 대제는 근대화에 수염이 방해된다며 '수염세'를 신설했다.
오늘날 세금 중엔 원천징수란 단어가 있다. 강제로 빼앗지 않는다는 의미로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알아서 가져가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세금을 내었다. 그러나 구 소련이나 북한같은 전체주의 국가에선 국민들은 노동력, 생산품, 이익에 대한 소유권이 없었다.
오늘날 우리가 하는 행동에 세금이 연관되어 있다. 예전 고대 로마에는 '오줌세'도 있었다.
21세기 선진국 어디에 살더라도 인생에서 가장 돈을 많이 주고 사는 것은 집이 아니라 정부란다. 중산층이 평생 지출하는 돈이 집의 가격보다 세금이 많다는 의미이다.
소득이나 수확의 10분의 1을 헌납하는 관행은 메소포타미아뿐 아니라, 중국, 이집트, 인도, 그리스, 로마, 카르타고, 페니키아, 아랍 등 거의 모든 고대문명에 나타났다.
십일조를 교회에 내는 세금이라고 생각하는데, 고대에는 신, 왕, 지배자, 교회, 정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전부 하나로 보았다. 많은 종교에서도 수입의 10분의 1을 그들의 신에게 바쳤다.
독일에는 교회세가 있지만, 소득의 10%를 내는 십일조보다 훨씬 세율(월급의 3~4% 수준, 국가가 걷어 종교단체에 전달)이 낮다. 교회가 하던 서비스를 국가가 맡아 책임지면서 십일조는 설땅을 잃어가고 있단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세금을 윤리의 범주에 넣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많이 가진 사람이 많이 내고, 적게 가진 사람이 적게 내는 것이 공평하다."
아테네에만 큰부자, 작은부자 합쳐서 300명에서 1,200명 정도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 세금을 내고, 일을 주관하고 관리감독을 함으로써 자비심과 대중에 대한 의무감, 명예와 위신을 생각했다.
모세는 히브리인을 이끌고 시나이 반도로 탈출하여 속박에서 벗어났고, 역사상 최초로 세금을 피하여 탈출한 난민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온 천하에 자신의 성읍으로 돌아가 호적을 정리하고 세금을 내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래서 요셉과 마리아도 고향을 향해 떠났다.
제국의 초창기에는 부담 없는 수준으로 세금이 책정되어 상당한 세수입을 가져다 주었다. 시간이 지나...세율을 대폭 상승시킨다...상인들은 늘어나 세금이 자신들의 수익에 마치는 영향을 비교해보고 사업 의욕이 꺽인다. 그 결과 생산은 줄어들고 세수입도 줄어든다.(☆ 14세기 철학자 이븐 할둔의 '역사서설'에서)
영국의 대처 총리는 1990년대 모든 사람이 일정액을 내는 '지역 주민세'를 도입했다. 실업자와 학생만 80% 할인되었다. 그러나 부담이 되는 주민들은 곳곳에서 분노가 터져 나왔다. 그들은 인두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폭동과 저항운동이 시작되었다. 체납자가 많아지고...결국 대처는 사임했다.
루이 14세는 72년 동안 프랑스를 통치했다. 1715년 임종시 후계자에게 한말은 다음과 같았다.
"나의 전철을 밟지마라. 나는 전쟁을 가볍게 여기고, 허영심 때문에 전쟁을 수행한 적도 많았다. 나 같은 왕이 되지말고 평화를 사랑하며, 백성의 고통을 덜어주는데 최우선을 두고, 왕으로서 역활을 수행하기 바란다." 사후에 조사해보니 왕실 재정은 엉망이었다.
그의 사후 연이어 전쟁이 발발했고, 국가 채무가 늘어났다. 결국 프랑스 혁명의 원인으로 세금이 과다하고 불공정함에 있었다.
세금을 아무리 많이 걷어도 정부 지출액보다 항상 모자란다. 내 호주머니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정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부의 공약(?)을 지키기 위하여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방안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채무다.
채무는 말 그대로 세금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이용하는 방식을 보면 세금으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미래로 이월되는 세금이다.
☆ 나라의 빚을 떠안을 세대에게는 복이 있나니(허버터 후버)
부채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은 공식적인 세금은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고의로 전파되곤 하는데 효과면에서 분명히 세금과 같다.
경제학자 헨리 해즐릿은 "인플레이션은 특별나게 나쁜 세금이다" 라고 말했고, 밀턴 프리더먼도 "처음에는 해가 없고, 심지어 유익하게 느껴지는 숨은 세금이다. 법 제정 없이도 부과할 수 있는 정말로 대표없는 세금이다"라고 하였다.
소득세는 정부의 가장 큰수입원이다. 그러나 정부는 더 많은 세수입이 필요하나 현 상태로서는 소득세 징수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형태의 고용은 사라지고 '긱 경제(gig economy, 임시적 경제)'가 부상하고 있다.
☆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로봇도 세금을 내야 한다(빌 게이츠)
프리랜서들은 다수가 지금의 상태에 만족하고, 임시직이 좋다고 말한다. 언더스앤영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정규직 노동자의 50%는 임시직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고용주들 역시 긱 경제를 선호한다. 장기근로계약에 얽매이지 않아서 노동의 유연성이 높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 될 것이다.
임시직의 상승은 노동자에게도 좋지 않지만, 정부 재정에도 커다란 구멍이 생긴다. 임시직의 세금을 원천징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란 주장도 있다.
그러나 자동화로부터 일자리를 보호받는 조치는 해결방안이 못된다. 최근에는 오히려 역효과만 발생했다. 노동자 권리에 대한 요구가 늘자 사실상 기계로의 대체가 더 빨라졌다.
빌게이츠를 비롯한 사람들은 로봇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우선 로봇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일하는 기계인가? 데이트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인가? 기계의 위치는 어디인가? IP는 어디에 있는가? 무생물에게 세금을 매길 수 있나? 작업시간? 생산성? 일의 성격이 변하기 때문에 과거에 노동자 급여에 부과하는 방식의 과세는 할 수 없다. 추측하건대 기계에 지불할 가상월급을 계산하고(그것도 문제가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기업이 납부해야 할 것이란다.
TLC의 억만 장자 존 멀론은 "이익은 세금을 의미하며 세금은 누수와 같으므로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청난 매출을 자랑하는 다국적기업임에도 세금을 안내려고 고의적으로 이익을 발생시키지 않는 기업들이 많다. 세금을 탕감 받으려고 인수합병, 연구개발 투자, 다른 형태의 사업확장 등이 이루어진다.
근래들어 뉴욕(또는 캘리포니아 등 동/서부 연안)의 기업들이 캘리포니아나 텍사스, 플로리다 등 남부 및 중서부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한다고 들었다. 주된 이유는 주정부의 높은 세금, 과도한 규제, 천정부지로 치솟은 운영비용(임대료 및 인건비)을 피하기 위함이다.(미국은 주마다 집권당에 따라 정책이 다름)
거대 IT 기업 등은 세금을 내는 대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배력이 강화되지만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세금이 부과되면 동일한 소득에 대해 의인은 불의한 자보다 세금을 더 내나, 환급이 실시되면 의인은 아무 것도 취하지 않지만 불의한 자는 이득을 취한다(플라톤)
자유세계의 사회 불평등은 어느 때보다 심해졌다. 연간 수입과 재산증식 속도는 말할 것도 없고, 부자와 빈자의 평균수명 차이도 갈수록 벌어진다. 교육의 기회 불평등도 크다.
이러한 불평등은 결국 조세 및 화폐 시스템의 문제로 귀결된다. 사회생활을 처음하는 가난한 젊은이는 게속해서 노동에 무섭게 과세한다. 반면에 이들의 노동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는 사람에 대한 과세 수단은 제한적이다. 그래서 더 많은 돈을 벌고 부자가 된다.
세법은 매우 어렵다. 그리고 너무 자주 바뀐다. 바뀐다고 개인이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발의 되고, 공포되어 관보(?)에 게재되면, 개인적으론 깜깜이다.
세법이 복잡하면 불평등이 더 심해진다. 개인이건 가업이건 돈이 있으면 전문가를 고용해 여기저기 널린 법의 허술한 부분을 찾아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전문가를 살 수없는 사람은 결국 소득 대비 더 많은 세금을 내어야 한다. 수많은 세금경감 조항, 세금 우대항목 및 보조금 조항도 세법이 복잡해지는 원인이며, 이들 조항 자체도 불평등을 유발한다.
높은 수준의 지출에 익숙해진 사회에서 세금을 낯추려면 강력한 저항이 발생한다. 그러나 공백을 메꾸거나 증세를 하려면 세율을 올리거나 새로운 종류의 세금을 신설해야 할 것이다. 탈세,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절세 등에 대한 단속은 더욱 엄격해질 것이다.
정부는 더욱 공격적으로 세금을 장수 할 것이며, 세금 부과의 정당성과 사용처에 대한 반발도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종류의 논쟁은 대개 끝이 좋지 못했다.
☆ 어떤 핑계를 대든, 어떤 이유에서든, 할 수만 있다면 무조건 세금은 줄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밀턴 프리드먼)
세금은 강제성이지만, 어쩔 수 없이 재산과 노동의 일부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납부해야 한다. 문제는 얼마나 납부하느냐이다. 자유와 세금은 상반되기 때문에 얼마나 과세할 것인가는 결국 세금과 자유를 보는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
조세제도 장단점과 결론은 주장하는 사람마다 다르다. 책의 저자(도미닉 프리스비, 영국 경제전문가)유토피아적 개념에서 고대 십일조와 비슷하게, GDP의 15%내외로 현재 내는 세금의 3분의 1수준이 적당하다고 말한다. 성질급한 통치자가 들으면 때려 치우고 만다고 말하지 않을까?
세상일이란 뭐든 앞뒤면이 있다. 큰정부, 작은 정부, 복지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문제는 사람들은 나는 안하면서 너는 해야된다며 살아 가는데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살기가 좋아졌다는말, 소위 상대방의 염장 지르는 내로남불의 시대이다.(세금의 세계사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