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23일, 금요일, Olinda, Albergue de Olinda (오늘의 경비 US $11: 숙박료 18, 버스 2, 지하철 1, 점심 7, 커피 1, 맥주 3, 환율 US $1 = 3) 어제 밤 7시 45분에 Salvador를 떠나서 거의 12시간 만인 아침 7시경에 Recife 버스 터미널에 내렸다. 버스 터미널에 있는 관광 안내소에서 호주에서 온 Andrew를 만나서 함께 숙소로 갔다. Recife 버스 터미널에서 지하철을 타고 약 40분간 걸려서 Recife 시내로 들어와서 다시 버스를 타고 30분 걸려서 Olinda에 도착하였다. Olinda는 Recife의 교외 약 6Km 거리에 있는 아름다운 콜로니얼 건축양식의 건물들로 이름난 소도시이다. 배낭 여행객들이 모두 Recife가 아니고 Olinda에 머무는 이유이다. Recife는 인구 150만의 대도시인데 더 큰 Salvador에도 없는 지하철 있다. 묵으려는 숙소가 Olinda 버스 정류장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Andrew와 함께 배낭을 지고 걸어가서 들었다. 숙소가 맘에 든다. 건물도 아담하고 잘 가꾸어 놓은 제법 큰 정원도 있다. 정원에는 여기저기 그늘에 해먹이 걸려 있었고 아담한 수영장도 있었다. 모래사장은 없지만 해변이 한 블록 거리에 있었다. 방도 깨끗하고 널찍했다. Andrew와 한 방에 들었다. 배낭 여행객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아침 식사 포함해서 숙박료가 18 real인데 다른 곳에 비해서 싼 가격이다. 이곳에서 이틀 밤 자고 버스로 Fortaleza를 거쳐서 Jericoacoara로 갈 예정이다. 날씨가 몹시 더운데다가 숙소의 정원이 너무 좋아 보여서 구경 나갈 생각이 싹없어져 버린다. 점심때 식사하러 잠깐 근처에 나갔다 와서는 하루 종일 해먹에 누어서 책을 읽으면서 낮잠을 자면서 보냈다. 해먹이 참 편하다. 아마존 강에서 배 여행을 할 때 잠자리로 사용할 것이니 미리 사용법을 익혀두어야겠다. 날씨는 개었다가 폭우가 내렸다가를 하루 종일 번복한다. 점점 열대 기후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여행지도 2004년 4월 24일, 토요일, Fortaleza 행 버스 (오늘의 경비 US $41: 버스 2, 지하철 3, 버스표 91, 짐 보관 2, 점심 7, 맥주 2, 티셔츠 15, 기타 1, 환율 US $1 = 3 real) Olinda는 좀 실망이다. 지난주에 들린 Tiradentes나 Ouro Preto와 같이 오래된 콜로니얼 건축양식의 도시이긴 하지만 보존 상태가 너무 안 좋다. 낙서가 너무 많다. 새로 페인트칠을 한 바로 다음날 한 것 같은 낙서도 보인다. Olinda는 Salvador만큼 흑인이 많은 도시인데 흑인들은 관광객 지나가는 곳마다 진을 치고 있다가 덤벼들어서 괴롭힌다. Tiradentes나 Ouro Preto과는 너무 다르다. Olinda는 특히 여행 가이드들이 여행객들을 괴롭히는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버스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덤벼든다. 공인 가이드라고 무슨 카드를 코밑에 들여댄다. 귀찮아서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모두 못한다고 했더니 서투른 영어로 덤벼든다. 한국어밖에 모른다고 했더니 실망하고 물러간다. 외국어 하나도 못하면서 어떻게 외국 여행을 하는가 하고 한심해 하는 표정이다. 한심해 하거나 말거나 더 이상 귀찮게 굴지 않으니 좋다. 그 후부터 이곳 가이드들은 나를 보면 "Coreano" 하고 외친다. Olinda는 매우 덥다. 한국 삼복더위만큼 덥다. 오전 중으로 Olinda 구경을 마쳤다. 볼거리도 별로 없다. 사진도 두어 장밖에 안 찍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짧은 바지로 갈아입었다. 다리가 햇볕에 타는 것이 싫어서 짧은 바지를 안 입었는데 이젠 더워서 도리가 없다. 앞으로는 벌레 때문에 긴 바지를 꼭 입어야 할 때를 빼 놓고는 짧은 바지를 입을 생각이다. 오늘 Olinda를 떠나기로 하고 짐을 지고 버스 터미널로 가니 그 근처에 모여 있던 가이드들이 나를 보고 또 “Coreano”를 외친다. 손을 흔들어 아는 척 해주었더니 "택시" 하고 소리를 친다.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는 Recife까지 택시를 타고 가라는 얘기인데 그것도 돈을 버는 방법인 모양이다. 버스로 가면 2 real 인데 적어도 20 real은 될 택시를 왜 타고 가나, 어림도 없는 얘기다. Recife에 도착하여 찜통 지하철을 타고 버스 터미널로 갔다. 지하철에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없다. 창문도 10Cm 정도만 열게 되어있으니 찜통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가져온 부채가 망가져서 Rio de Janeiro에서 종이로 된 중국제 부채를 하나 샀는데 하루 만에 종이가 찢어져서 버리고 말았다. 이곳 사람들은 부채를 안 쓴다. 더위에 익숙해서 필요가 없는 모양이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버스표를 사고 짐을 보관소에 맡기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Recife 시내로 나왔다. 시티은행 ATM에 가서 돈도 찾고 쇼핑도 하고 유명하다는 교회도 보려고 갔는데 너무나 복잡하고 시끄러워서 고생만 했다. 팔소매 없는 그물 같은 티셔츠를 하나 샀다. 포르투갈어 사전은 하나 살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지금 까지 사전 없이 버티었는데 더 버티어보는 거다. 한국과 남미를 잠깐 비교해보자. 몇 년 전 한국에 대해서 잘 몰랐을 때 어느 고교 동창에게 한국의 장래에 대해서 물었더니 남미처럼 엉망으로 될 거라는 실망스러운 얘기를 들었다. 다른 고교 동창에게 똑 같은 질문을 했더니 다행스럽게도 잘 될 거라고 했다. 한국은 한국 전쟁을 치러서 남미처럼은 안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정 반대의 의견이라 누구 말을 믿어야 좋을지 몰랐는데 이제 나도 한국에 와서 거의 10년을 살았으니 내 의견을 가질만하게 됐다. 내 생각도 한국은 남미처럼 안 될 것 같다. 나는 그 이유를 우리는 단일 민족이라는 것에서 찾고 싶다. 남미가 이렇게 엉망인 것은 사람들 간에 갈등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흑인, 메스티소 (mestizo, 백인과 인디언의 혼혈), 물라토 (mulatto, 백인과 흑인의 혼혈), 옛날에 이민 온 백인들의 후손들, 근래에 이민 온 백인들, 등으로 남미는 그야말로 잡동사니 사람들의 땅이다. 미국 NBA의 유명한 농구 선수였던 Will Chamberlin이 자기는 20여 년 농구 선수를 하는 동안에 만여 명의 여자들과 관계를 했다는 얘기를 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남미에 처음 온 스페인과 포르투갈 백인들은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데려온 흑인들과 원주민 인디언들과 수많은 혼혈아들을 만들었다. 그들이 퍼져서 지금의 물라토와 메스티소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남미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다수가 꿈도 야망도 의욕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식으로 산다. 이런 사람들로 가득 찬 남미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는 것이다. 잘사는 사람들은 어마어마하게 잘 산다. 이들은 현상유지로 만족이다. 남미는 자원이 풍부해서 못 사는 사람들도 최소의 생활은 유지할 수 있다. 이들 역시 최소의 생활로 만족하는 것 같다. 이들은 최소의 생활이 안 될 때는 폭동이나 범죄로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 남미가 혼란한 이유다. 한국 사람들은 다르다. 두뇌도 우수하고 의지도 강하고 억척스럽다. 단일 민족이기 때문에 생기는 강점이 아닌가 싶다. 약점도 있지만 남미 사람들의 약점에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멀리 Recife 시가 보인다, Salvador-Recife 지역은 포르투갈 사람들이 브라질에서 제일 먼저 정착한 지역이다 Olinda에도 옛날에는 아름다웠을 교회들이 많으나 보존 상태가 좋지 않다 Olinda 거리는 Tiradentes나 Ouro Preto에 비하면 너무 초라해 보이는데 가난한 혼혈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그런 것 같다 더위 때문에 옷을 최소로 입고 산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실업률이 높아서 그런지 놀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언덕길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노는 애들, 어릴 때는 항상 즐겁다, 페인트를 새로 칠한 지가 얼마 안 되는 듯 한데 벌써 낙서로 더렵혀져 있다 Fortaleza 가는 길은 열대 밀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