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26일, 금요일, Chaiten행 밤 페리선 (오늘의 경비 US $65: 저녁 5,500, Puerto Montt 버스표 8,600, Chaiten 배표, 20,000, 택시 1,300, 인터넷 2,000, 기타 1,700, 환율 US $1 = 600 peso) 오늘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떠났다. 숙소 주인 Carlos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Chiloe 섬에서 Chaiten까지 직접 가는 배는 1월 3일에야 있고 Puerto Montt에서 Chaiten으로 가는 배는 오늘 밤 8시에 있다고 알려준다. 그래서 10일 전 Chiloe 섬으로 올 때 지나온 Puerto Montt로 되돌아갔다. 아침에 Chonchi를 버스로 떠나서 며칠 전에 묵었던 Ancud를 거쳐서 오후 3시경 Puerto Montt에 도착했다. 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로 배 회사 Transmarchiley 사무실에 가보니 오후 6시에나 매표소가 연다. 근처 식당에 가서 점심 겸 저녁을 최대한으로 시간을 끌면서 먹고 오후 5시 반쯤 매표소로 가니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우리도 줄에 서 있으니 5시 50분쯤에 매표소가 열리고 배표를 팔기 시작한다. 버스 터미널의 매표소였더라면 10분이면 팔 수 있는 배표를 30분이나 걸려서 만만디로 판다. 독점이라 서비스 정신이 전혀 없다. Puerto Montt에서 Chaiten까지 별로 먼 거리도 아닌데 10시간이나 걸려서 가고 요금이 10,000 peso로 (20,000원) 너무 비싸다. 저녁 7시쯤 승선해보니 객실에 좌석이 50개정도 있는데 거의 다 찼다. 옆자리에 자전거 여행을 하는 젊은이가 있어서 말을 걸어보니 Boston University를 졸업하고 지금은 우리 막내아들이 다니고 있는 New York University 법대생이다. 내년 3월에 호주에 가서 Study Abroad를 하는데 (학점을 인정받으면서 외국 대학교에 가서 한 학기 정도 공부하는 제도) 그전에 2개월 동안 Carretera Austral 자전거 여행을 하려고 왔다. Carretera Austral은 (영어로 Southern Highway) 1970년대 칠레 정부가 국가 정책으로 건설하기 시작한 도로인데 원래 Puerto Natales까지 건설 할 계획이었는데 현재 그곳에는 못 미치는 Villa O'Higgins까지만 완성되었다. Villa O'Higgins와 Puerto Natales사이에는 (약 400km 거리) 거대한 빙하가 가로막고 있어서 이 구간은 건설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1,240km 길이의 Carretera Austral은 주위의 환상적인 경치 때문에 여름에는 세계 각지에서 자전거 여행 애호가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이 젊은이도 그래서 왔는데 장거리 자전거 여행은 처음이라 좀 걱정이 된다고 한다. 주로 캠핑을 할 생각인데 짐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취사도구는 안 가지고 왔단다. 현재 짐 무게가 약 20kg인데 취사를 하려면 5kg이 더 늘어나야 하는데 그게 싫단다. 나도 10년만 더 젊었더라면 자전거 여행을 해볼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났다. 경비 적게 들고 여유 있게 구경할 수 있고 자연에 가까울 수 있으니 최고의 여행방법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도 Puerto Montt-Chaiten 페리선, 요금이 너무 비싸다 2003년 12월 27일, 토요일, Chaiten, Casa de Rita (오늘의 경비 US $30: 숙박료 6,000, 식료품 11,000, 택시 1,000, 환율 US $1 = 600 peso) 아침 9시경 Chaiten에 도착했다. Chaiten은 Carretera Austral 도로가 시작되는 소도시다. 부두에는 영어를 유창히 하는 여행사 사람이 미니밴 택시를 가지고 나와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Chonchi에서 묵었던 숙소 주인 Carlos가 소개한 Nicholas였다. 시내까지는 약 2km 정도로 걸을 수도 있는 거리지만 짐도 있고 해서 미니밴 택시에 올랐다. 손님을 더 태우려 했으나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제법 많았는데 대부분 마중 나온 사람들과 함께 가고 택시를 타는 사람은 우리 둘밖에 없었다. 이 친구는 당장 오늘 관광을 하잔다. 벌서 두 명 예약한 사람이 있으니 우리까지 네 명이면 한 사람 당 10,000 peso에 (약 2만원) 할 수 있으니 싼 가격이란다. Chaiten 근처에 있는 온천, 빙하, 호수 등을 하루 종일 구경하는 여행이란다. 배에서 제대로 자질 못해서 오늘은 좀 쉬려고 했는데 같이 갈 사람이 있을 때 가야 싸니 가기로 하고 점심 준비를 하고 기다렸는데 11시쯤 Nicholas 친구가 나타나더니 다른 두 명이 못 간다며 오늘은 안 되겠단다. 피곤하기도 하고 비도 내리기 시작해서 갈 마음도 없어졌을 때라 오히려 잘되었다 싶었다. 숙소는 1년에 3개월 정도만 여는 민박집인데 며칠 전부터 손님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로 부인이 운영하고 다른 일을 하는 남편과 장성한 애들 여럿이 돕는다. 집안 전체를 손님 받는데 사용하느라고 식구들은 모두 조그만 골방 두 군데에서 살고 있다. 집안 식구들은 손님들에게 매우 친절했다. 손님들이 우리 말고 6, 7 명이 더 있는데 모두 이스라엘 사람들이었다. 알고 보니 이곳에 묵는 사람들의 80%는 이스라엘 사람들이란다. 다시 말해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애용하는 "싸고 좋은" 곳이다. Nicholas는 이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당일 관광 설명을 했지만 가겠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정말 "짠돌이" 이스라엘 사람들이다. 비가 막 끝인 후의 Chaiten 마을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