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선왕齊宣王이 물었다.
"탕湯 임금이 걸桀 왕을 몰아내고,[*註1]
무왕武王이 주紂를 정벌했다[*註2]고 하는데, 그런 사실이 있었습니까?"
孟子가 대답했다.
"전해 오는 기록에 그러한 사실이 있습니다"
왕이 물었다.
"신하가 임금을 시해弑害하는 것이 옳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인仁을 해치는 자는 남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는 잔인하게 구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남을 해치고 잔인하게 구는 자는 인심을 잃어 고립된 사람일 뿐입니다. 저는 인심을 잃어 고립된 사람인 주紂를 처형했다는 말은 들었어도 군주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註3]
齊宣王問曰, 湯放桀, 武王伐紂, 有諸?
孟子對曰, 於傳有之.
放, 置也. 書曰, 成湯放桀于南巢.
曰, 臣弑其君可乎.
桀紂, 天子, 湯武, 諸侯.
曰, 賊仁者謂之賊, 賊義者謂之殘, 殘賊之人謂之一夫. 聞誅一夫紂矣, 未聞弑君也.
첫댓글 *註1 : 하나라의 마지막 걸왕이포악한 정치를 행하자 하나라의 제후로 있던 탕왕이 군대를 일으켜 하나라를 정벌하고 걸왕을 남소南巢 지역에 유배시킨 사실을 말한다.
*註2 : 은나라 주왕이 무도한 정치를 행하자 은의 제후로 있던 무왕이 군대를 거느려 은을 정벌했고 주왕은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죽은 사실을 말한다.<옮긴이 박경환의 주해>
*註 3 : 이성계의 운명을 바꾼 이 한마디 - 聞誅一夫紂矣, 未聞弑君也
『하나라 걸왕과 상나라 주왕은 폭군이다. 그런 폭군을 죽이는 것은 임금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인심을 잃은 도적이나 강도 다위를 죽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맹자의 이 서늘한 말씀, 그것은 아버지에게 속삭이는 하늘님의 천둥소리였다. 걸왕, 주왕을 죽인 것이 아니라 저 흔하디흔한 죄인 한 놈을 응징한 것에 불과하다는 맹자의 이 말씀을 접한 아버지는 심장이 쿵쾅거려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단다. 묘막을 걷어붙이고 나가 하늘을 향해 마구 소리를 지르셨다.
"내가 고려 도적, 고려 강도를 다 쳐 죽이고 이 나라를 다시 세우리라!"』
<이재운의 정도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