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朱子)의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
夫以學校之設이 其廣이 如此하고 敎之之術이 其次第節目之詳이 又如此하니 而其所以爲敎는 則又皆本之人君躬行心得之餘ㅣ오 不待求之民生日用彝倫之外라
무릇 써 학교의 베풂이 그 넓이가 이와 같고 가르치는 방법이 그 차제(순서)와 절목의 자세함이
또한 이와 같으니 즉 그 써 가르침을 하는 바는 또한 다 본래 인군이 몸소 행하고 마음에 얻은
나머지를 근본으로 한 것이요, 민생이 날로 쓰는 떳떳한 윤리 밖에서 구함을 기다리지 않았다.
躬 : 몸 궁, 몸소의 뜻 彝 : 떳떳할 이
是以로 當世之人이 無不學하고 其學焉者는 無不有以知其性分之所固有와
職分之所當爲 而各俛焉하야 以盡其力하니 此는 古昔盛時에 所以治隆於上하고
俗美於下하야 而非後世之所能及也ㅣ러니 及周之衰하야 賢聖之君이 不作하고
學校之政이 不脩하야 敎化ㅣ 陵夷하고 風俗이 頹敗하니 時則有若孔子之聖이사도 而不得君師之位하사 以行其政敎실새 於是에 獨取先王之法하사 誦而傳之하야
以詔後世하시니 若曲禮少儀內則弟子職諸篇은 固小學之支流餘裔요 而此篇者는
則因小學只成功하야 以著大學之明法하니 外有以極其規模之大하며 而內有以盡其節目之詳者也ㅣ라 三千之徒ㅣ 蓋莫不聞其說이언마는 而曾氏之傳이 獨得其宗일새 於是에 作爲傳議하사 以發其意러시니 及孟子沒而其傳이 泯焉하니 則其書雖存이
나 而知者ㅣ 鮮矣라
이로써 당세의 사람이 배우지 아니함이 없고 그 배우는 자가 써 그 성분의 진실로 있는 바(性, 體)와 직분의 마땅히 하여야 할 바(分, 用)를 알아서 각각 힘써서 써 그 힘을 다하지 않음이 없었으니, 이는 옛적 성할 때에 써한 바 다스림은 위에 높고 풍속은 아래에 아름다워서 후세에 능히 미칠
바가 아니었다. 그러더니 주나라의 쇠함에 미쳐서는 어질고 착한 인군이 일어나지 아니하고,
학교의 政事를 닦지 못하여 교화가 점점 쇠퇴해 가고 풍속이 퇴패해지게 되었다. 이때에 공자 같은 성인이 계시기는 하였으나 君師의 位를 얻어서 그 정사와 가르침을 행하지 못하시므로 이에 홀로 선왕의 법을 취하시고, 외워서 전하여 후세에 가르치시니, 곡례(曲禮), 소의(少儀), 내칙(內則),
제자직(弟子職)과 같은 모든 편들은 진실로 『소학』에서 갈려 나와 흐른 나머지 끝이요, 이 편은 곧 『소학』이 이룬 공으로써 인하여 『대학』의 밝은 법을 나타내었으니, 밖으로는 그 규모의
큼을 다하고 안으로는 그 절목의 자세함을 다하였다. 삼천의 무리가 대개 그 말씀을 듣지 않음이
없었건마는 그 중에도 증씨의 전함이 홀로 그 종(宗 : 정통)을 얻었기 때문에 이에 傳과 義를 만드시어 그 뜻을 발하시더니, 맹자가 죽음에 미쳐서는 그 전함이 없어지니 곧 그 글이 비록 전하나,
아는 자가 적었다.
俛 : 힘쓸 면 陵 : 무너질 릉 夷 : 상할 이 頹 : 무너질 퇴 詔 : 가르칠 조
裔 : 끝 예 泯 : 망할 민, 빠질 민
[강의]
증자 이후로 맹자가 그 도를 이어받았다. 증자가 『대학』을 지어서 도를 전하였고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증자한테서 또 배워 『중용』을 지어 도를 전하였는데, 그 후에 맹자가 나와서 자사를
私淑하여 그 도를 이은 것이다.
自是以來로 俗儒記誦詞章之習이 其功이 倍於小學而無用하고 異端虛無寂滅之敎ㅣ 其高ㅣ 過於大學而無實하고 其他權謀術數 一切以就功名之說과 與夫百家衆技之流ㅣ 所以惑世誣民하고 充塞仁義者ㅣ 又紛然雜出乎其間하야 使其君子로 不幸而不得聞大道之要하고 其小人으로 不幸而不得蒙至治之澤하야 晦盲否塞하고 反覆沈痼
하야 以及五季之衰而壞亂이 極矣라
이로부터 써 속된 선비가 기록하고 외우고 글 짓고 문장 지음을 익힘이 그 공이 소학보다 배가
되어도 쓸데없고, 이단(異端) ․ 허무(虛無 : 노자) ․ 적멸(寂滅 : 불교)의 가르침이 그 높이가 대학보다 지나쳐도 실상이 없고, 기타 권모술수의 일체 써 공명의 말씀에 나아가는 것과 무릇 백가
무리의 기술적인 흐름들이 써한 바 혹세무민하고 인의를 막는 자가 또 어지러이 그 사이에 섞여
나와서, 그 군자(정치하는 자)로 하여금 불행히도 大道의 중요한 것을 얻어 듣지 못하게 하고 그
소인(백성)으로 하여금 지극히 다스리는 덕택을 얻어 힘입지 못하게 해서 그믐같이 캄캄하고
봉사같이 어둡고 막히고 막혀서 반복하고 고질이 되어 오계(五季 : 후량 ․ 후당 ․ 후진 ․ 후한 ․ 후주)의 쇠함에 미쳐서는 무너지고 이그러짐이 극도에 달하였다.
詞 : 글 지을 사 章 : 문장 장 誣 : 속일 무 塞 : 막을 색 否 : 막힐 비
痼 : 고질 고 壞 : 무너질 괴
天運이 循環하사 無往不復일새 宋德이 隆盛하사 治敎ㅣ 休明하시니 於是에 河南程氏兩夫子出하사 而有以接乎孟氏之傳하사 實始尊信此篇而表章之하시며 旣又爲之次其簡編하야 發其歸趣然後에 古者大學敎人之法과 聖經賢傳之指ㅣ 燦然復明於世하니 須以熹之不敏으로도 亦幸私淑而與有聞焉이라
하늘의 운이 순환하여 가서 돌아오지 않음이 없게 되어 송나라 덕이 융성하사 다스리고 가르침이 아름답고 밝으시니. 이에 하남 땅 정씨 두 부자(정명도, 정이천)가 나오셔서 써 맹씨의 전함을 접함이 있으시어 실로 비로소 이 책을 높이고 믿어서 표장하시고 이미 또한 이를 위하여 차례로 그
간략히 엮어서 그 돌아가는 취지를 발한 뒤에야 옛적에 태학에서 사람 가르치는 법과 성경현전의 가르침이 찬연히 다시 세상에 밝게 되었으니, 비록 희(朱子)의 민첩하지 못함으로써도 다행히
사숙해서 참여하여 들음이 있게 되었다.
顧其爲書ㅣ 猶頗放失일새 是以로 忘其固陋하고 采而輯之하며 間亦竊附己意하야 補其闕略하야 以俟後之君子하노니 極知僭踰無所逃罪나 然이나 於國家化民成俗之意와 學者脩己治人之方엔 則未必無小補云이라
그 글됨을 돌아보건대 오히려 자못 내쳐 흩어지고 잃어버렸기에 이에 그 고루함을 망각하고 캐서 모으며 그 사이에 또한 자신의 뜻을 붙여서 그 빠지고 간략함을 보충하여 써 뒤에 오는 군자를
기다리노니, 지극히 참람하고 넘어서 죄를 피할 바가 없음을 알지만 그러나 국가가 백성을 모두
교화시키고 풍속을 아름답게 이루는 뜻과 배우는 자가 몸을 닦고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에는 곧
반드시 조금 도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輯 : 모을 집 竊 : 그윽할 절 僭 : 참람할 참 踰 : 넘을 유
淳熙己酉二月甲子에 新安朱熹는 序하노라
순희(南宋 孝宗의 연호) 기유년 이월 갑자일에 신안의 주희는 서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