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梨花)에 일백(日白)하니, 푸른 창천이 백화(白花)로세
2012,04,26. 윤삼월 초 엿세. 어젯 밤 내린 봄비에 봄을 다투어 피었던 봄의 꽃은 지기도 전에
꽃비로 낙화되어 처연한데,쪽빛 하늘에 봄 햇살 살갑게 내려 초목의 연초록 잎 싱거럽다. 해맑
은 봄빛을 따라 카메라 울러메고 불암산 먹골을 찾는다. 먹골의 배밭 이화(梨花)를 찾아서-
▼ 이화에 달빛 비치는 월백(月白)이 아닌, 맹춘의 봄 햇살 가득한 일백(日白)의
오후에 찾으니,새하얀 꽃 이화(梨花)가 주저리 주저리 푸른 하늘에 수를 놓았다.
이화에 월백하고-
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아랴마는
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 이조년(李兆年 ;1269~1343.고려말의 대학자이자 문인)의 시다 -
이화에 월백이라--
解; 배꽃에 환하게 달빛 비치고 은하수 삼경을 알리는 때에,
배나무 한 가지에 어려 있는 봄날의 마음을 소쩍새가 어찌 알고 우느냐 만
정이 많은 것도 병인 듯 싶어 잠 이루지 못하노라.
이화우(梨花雨) 흩날릴 제-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 가락 하노라,
- 부안 명기 이매창(李梅窓, 1573~1636)의 유희경을 그리는 사부곡(思夫曲)이다.-
왕버들 꽃눈 피던 춘삼월 맹춘에 만난 님, 세우춘풍(細雨春風) 사월에 꽃비 내리던
때 이별하고, 가을비 추풍에 낙엽지는 쓸쓸한 날 서울간 님(촌은 유희경)을 그리워
하며 지은 애틋한 시이다. 배꽃! 티 한 점 없이 새하얀 꽃잎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여과 없이 담아내는 여심(女心)이다. 봄의 향연이 가득한 봄밤의 원앙금침에 복사꽃
수놓고, 사풍세우에 이화우 흩 날리는 언덕에서 님을 떠나 보내는 천사같이 여린
여심의 아픔 뉘 있어 아랴. 그 송군한양불승정(送君漢陽不勝情)이 가슴 아프다.
▼ 순백의 배꽃을 보면 배꽃에 얽힌 詩를 먼저 생각케 됨은 나만의 생각일까.
▼ 불암산 먹골배로 통칭되는 맛좋은 배를 생산하는 서울 양원리 배밭
사 매창 (思 梅窓)
娘家在浪州 (낭가재랑주)
我家在京口 (아가재경구)
相思不相見 (상사불상견)
腸斷梧桐雨 (단장오동우)
그대의 집은 부안에 있고,나의 집은 서울에 있어
그리움 사무쳐도 서로 못 보고, 오동나무 비 뿌릴 제 애가 끊겨라.
-서울간 촌은 유희경(劉希慶,1545~1636)이 부안의 매창을 그리며 지은 사부곡(思婦曲)이다.-
촌은, 유희경은 천민 출신이었으나 오랜 임진전쟁(임진왜란)을 거치며 많은
전공을 올려 면천되었으며,벼슬이 종이품 가의대부(嘉義大夫)에 이른다.
후일, 촌은은 매창과의 해후를 위해 부안에 내려가 열흘을 머룰렀다 한다.
▼ 서울 중랑구 양원리에 있는 배과수원 풍경
▼ 양원리 배나무 과수원 주인.
▼ 과수원 지킴이 포메라이안 종(種) 황견(黃犬)이 객의 방문을 못마땅히 여기며 짖다가,
주인의 만류에 애써 참으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필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쬐려본다.
첫댓글 타고난 끼와 재능에 아낌 없는 찬사를 ~~~!!!!
백옥같이 휜 배꽃 처름 께끗하고 예쁘게 살고싶네요,
작품 잘 보고 갑니데이.
오늘 오후, 사무실을 나와 차를 몰고 양수리로, 양평으로 현리로 가는데 복숭아꽃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한 참이나 바라보았답니다.
초이스님,
북한강변의 봄 이미지, 반드시 포스팅 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