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극은 플랫포옴에서 공연되어야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무대 장치가 없으며 가끔 담을 상징하기 위하여 막대기를 쓴다. 밤이라는 사실을 나타내기 위하여 장대에다 마분지로 만든 달을 매어달기도 한다. 관객이 객석에 들어서면 무대의 플랫포옴이 환히 보이고 찢어진 포장이 무대 전면을 가로질러 있는데 그 위에는 『철부지들』이라고 쓰여 있다. 플랫포옴 오른쪽에는 커다란 소도구 상자가 있다. 이상으로 장치는 충분하나 가능하다면 플랫포옴네 귀퉁이께에 천장으로 뻗은 장대를 세울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또한 무대 앞에서 공연할 때에 사다리를 사용해도 좋다. 전주곡이 흐르는 동안 배우 일행이 무대에 나와 연극 시작할 준비를 한다. 이들은 글자가 쓰여 있는 막을 젖히고 소도구 상자를 들어내서 의상을 마지막 손질한다. 음악이 그치면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그동안 해설자 『엘갈로』가 관객을 향해 노래한다.
[엘갈로] 돌이켜 봐요 지나간 9월
그 시절의 달콤한 추억
돌이켜 봐요 지나간 9월
푸른 잔디 황금빛 들판
돌이켜 봐요 순진한 그 시절
내 마음에 사무쳐 오네 오네
아름답던 시절 내 맘에 사무쳐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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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 오네 오네 오네 오네
[엘갈로] 돌이켜 봐요 순진한 그 시절
한가롭고 순진한 그 시절
돌이켜 봐요 순진한 그 시절
꿈이 아롱지는 계절
그대는 어리고 사랑은 달콤해
불꽃처럼 솟아오르네
9월의 추억이 가슴에 물결쳐 오네
[루이자] 오네 오네 오네 오네
[엘갈로] 깊은 겨울날 추억은 따스해
바람 불고 눈보라쳐도
먼 겨울날 추억은 따스해
지나간 시절 돌이켜 보면
그 시절 추억이 가슴에
물결쳐 오네
[다함께] 오네 오네 오네 오네
[엘갈로] (관객에게 말한다.) 이 극을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의 궁금증을 몇 가지 풀어 드리겠습니다. 우선 등장인물로는 사내애 하나에다가 여자애가 하나, 두 아버지 그리고 담벽이죠. 그밖에 필요한 것은 뭣이든지 이 상자 속에서 꺼낼 수 있습니다.
((무언배우, 소도구 상자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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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가장 중요한 일이며 그 중요한 일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알기란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자! 여기 사내애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웃에는 한 소녀가 태어났습니다. 그들은 옥수수처럼 쑥쑥 자랐죠. 국민학교에 들어갔고 중학교를 다녔으며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드디어는 부끄럼을 알게 됐죠. 연애 소설도 읽었고, 따분한 오후에는 구름 모양도 살펴보곤 했답니다. 그리고 교과서를 읽는 대신 달을 익혀 두려고 했지요. 소녀가 열다섯 살 적입니다. 이상한 것을 깨닫게 됐거든요. 미운 오리새끼같던 그녀 모습에 변화가 일어났지 뭡니까? 말하자면 그녀는 점점 예뻐진 것이에요. 그 충격이 너무나 커서 감격한 나머지 거의 손댈 수 없을 만큼 얼이 빠졌지 뭡니까? 자! 어디 살펴볼까요.
(Light in. Light out.)
[루이자] 해마다 제 생일이면 달은 붉게 변해요. 누군가가 저를 보살펴 줘서 제 정신이 들 때까지는 언제나 달은 빨개 있을 거에요.
[엘갈로] 저게 바로 전형적인 증세죠. 그밖에 여러가지 증세가 있는데 글쎄 자기를 공주라고 생각하지를 않나,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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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가졌다고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자기 이름이 꽃이름 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그 꽃이 무슨 꽃인지 확실히 알지 못하면서 말예요.
[루이자] 누구든지 저와 같은 기분을 맞볼 수는 없을 거예요. 거듭 말하지만 전 벨로미라는 이름을 가진 그런 평범한 아빠는 싫어요.
[엘갈로] 그녀는 아교 목걸이를 갖고 있는데 그것을 진짠줄 알고 있죠.
[루이자] 전 어머니 이름이 뒤에 새겨진 이 목걸이를 다락방에서 발견했어요. 이건 저의 소중한 물건이랍니다.
[엘갈로] 그건 그녀의 환상이죠.
[루이자] 그건 저의 자랑이에요. 오늘 아침은 한 마리 새가 잠을 깨웠어요. 종달샐까? 아니 그와 비슷한 새였을거야.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이상한 새였어요. 전 「안녕」하고 불렀죠. 그랬더니 훌쩍 날아가 버리고 말았어요. 멀리 날아가 버렸어요. 제가 「안녕」하고 부르자마자 말입니다. 참 신기한 일이죠? 그래서 제가 뭘했는지 아세요? 거울 앞에 앉아서 이백 번이나 머리를 빗었어요. 한번도 쉬지 않고서요. 머리를 빗고 있으려니까 제 머리카락이 그만 황금빛으로 변하지 않겠어요! 정말이에요! 황금빛이었어요! 그런데 이내 빨개졌군요. 그리고 햇빛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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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마자 푸르디 푸른빛으로 변했어요. 제가 열여섯살이 되자 뭔가 저에게 변화가 일어났어요. 어쩐 영문인지 모르겠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옷을 입을 때 뭔가 달라진것 같애요. 전 눈꺼풀 만져보기를 좋아해요. 그 감촉은 늘 다르기 때문이에요. 아! 아! 아! 전 팔이 멍들 때까지 제 몸을 꼭 껴안고 눈을 감고 계속 울었답니다. 그러면 눈물이 입에까지 흘러내려 눈물 맛을 알게 됐어요. 전 눈물 맛을 좋아하게 되고 말았어요. 전 유별나요! 전 유별나요! 오! 하나님! 제발 평범한 여자가 되지 않게 해주세요. (그리곤 황홀하게 노래 부른다.)
[노래2] 물 맑고 푸르른 시냇가에서
헤엄쳐 봤으면
금빛 옷을 갈아 입고서
앞 날을 점치리
단 한번만 세월이 가기 전
난 나쁜 일을 안하고
난 현명할 테야 어여쁜 소녀가 되어 키스를 받을거야
쉬지 않고 춤추리
단 한번만 단 한번만
기회가 가기 전 난 세월만 보내리라 아무 일도 하지
않겠어요. 긴 머리 풀어 헤치고 물결만 지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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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 그리던 내 사랑 잊을 길 없네
오! 내가 미쳤나봐요.
정신이 없나봐
꿈속에 그리던 소망 이루고 싶어라
꿈속에 그리던 소망 이루고 싶어라
[엘갈로] 좋아요. 자, 이젠 소년 차례입니다. 그의 얘기는 간단하죠. 왜냐하면 내용이 비슷하니까요.
[마트] 루이자만 있다면!
[엘갈로] 저게 문제입니다.
[마트] 루이자만 있다면!
[엘갈로] 글쎄, 저게 문제라니까요.
[마트] 루이자만 있다면!
[엘갈로] 아! 그건 너무 단조롭잖아. 관객도 좀 생각해 줘야지.
[마트] 전 갓 스무 살의 생물학도입니다. 실험실에서 제비꽃을 분해하며 다윈의 학설을 연구했죠. 그러던 중 한 아릿따운 소녀를 발견했어요. 그때부터 전 제비꽃이고 다윈의 학설이고 다 필요없게 됐어요. 생물책 같은 건 관심에도 없어요.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줄 사람은 루이자 이왼 아무도 없답니다. 오직 루이자의 눈만이 나를 현명하게 만들어요. 이제 불가능이란 없어졌어요. 「햄릿」처럼 운명의 그림자를 찌르며 달을 향해 사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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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지으렵니다. 바보같은 소리라고 하시겠지만 루이자 만큼 아름다운 건 초목에도 동물에도 없어요. 체신이 말이 아니죠. 하지만 전 루이자를 너무 너무 사랑한답니다.
((무언배우, 나무 막대기를 쳐든다.))
[마트] 지난 달이었어요,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이미 어른들께서 담벽을 쌓아 놓았더군요. 어리석은 분들이죠. 우리사이를 갈라 놓느라고 만들었답니다. 아마 그녀는 지금 저기 있을 거예요. 그래야 볼 수 있을 텐데. 뭐라고 불러 볼까. 그녀는 이름 하나만 가지고 부르기엔 너무 발랄하고 아름답단 말이야. 뭐라고 부를까? 줄리엣?
[루이자] 예!
[마트] 헬레나?
[루이자] 예!
[마트] 카산드라, 베아트리스, 제니비어, 클레오파트라, 양귀비?
[루이자] 예!
[마트] 아! 저기 있군요. 내 말이 들려?
[루이자] 겨우.
[마트] 네 얘기를 하고 있는 중이야.
[루이자] 누구에게?
[마트] 관객들에게. 만일에 누가 날더러 네가 어떻더냐 말해보라면 난 전혀 할말이 없을거야. 북극성이든지 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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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이란 말 이외는.
[루이자] 좀더 크게 말해 봐.
[마트] (노래 부른다.) 사랑해!
((그녀, 기절한다.))
[마트] (힘차게 노래 부른다)
[노래3] 내 만약 태양이 빨갛게 타는
모래뿐인 사막에서
목이 타는듯한 갈증으로
악몽 속을 걸을 때
넌 시원한 샘물
맑은 샘물 얼음같이 시원한 샘물
[루이자] 뭐라구?
[마트] 샘물.
(그녀 기절한다.)
[노래4] 오 내 사랑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내 님이여
오 내 사랑 신비하여라 내 님
온 누리가 빙산이 되고 만물이 얼어붙고
진눈깨비가 쏟아지고
살을 에이는 듯이 피부를 찌를 때
넌 태양
타오르는 태양
훨훨 타는 불꽃
[루이자]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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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불꽃.
(그녀 기절한다. 이내 정신을 되찾고 함께 노래 부른다.)
오 내 사랑 (내 사랑)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내 님이여
오 내 사랑 (내 사랑)
신비하여라 (신비하여라) 내 님
나의 님-
((이윽고 두 여인은 나무 꼭대기 위에서 포옹한다.))
[루이자] 마트!
[마트] 루이자!
[루이자] 쉬! 가만히 있어.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애.
[마트] 떨고 있군.
[루이자] 우리 아버지는 엿보는 것을 좋아하셔.
[마트] 알았어. 나도 창문으로 기어 나왔으니깐. 아버지가 방문을 잠가 버렸거든.
[루이자] 어머나! 조심해야지. 만약 마트가 떨어지면---
[마트] 일층 바닥이겠지.
[루이자] 부모들은 미쳤어.
[마트] 미친 짓이야.
[루이자] 심술궂고.
[마트]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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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 아이 재미있어.
[마트] 우리 아버지가 아시면 펄펄 뛸거야.
[루이자] 들어봐, 난 이런 상상을 해봤어.
[마트] 무슨? 슬픈?
[루이자] 아니, 진달래꽃에 관한 것. 우거진 어느 계속에서 진달래꽃을 꺾는 꿈을 꾸었어. 그때 갑자기 공작님이 나타났어. 그분은 나이가 아주 많아 보였거든. 한 마흔쯤 됐을까? 엉큼하게 생겼지만 아주 매력적이었어.
[마트] 망할 자식.
[루이자] 그 사람은 깡패 같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그자들은 철쭉나무 뒤에 숨어 있었어. 내가 진달래꽃을 꺾어 들자 갑자기 그 사람이 튀어 나왔어.
[마트] 빌어먹을 놈.
[루이자] 꿈속에서 얼마나 몸부림쳤는지, 그때 난 소리쳤어. 「안돼요」 「살려 주세여」 「제발」
[마트] 그때 내가 있었더라면---
[루이자] 물론 마트가 나를 구하러 달려왔어. 혼자서 그 많은 부하들과 싸워 이겼지.
[마트] 그리고는---
[루이자] 축하연!
[마트] 불꽃놀이!
[루이자]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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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함박웃음!
[루이자] 우리 아버님들은 보기좋게 굴복하고.
[마트] 우리는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
[루이자] 세상에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을 텐데--- (갑자기 그녀, 굳어진다)
[루이자] 누가 와.
[마트] 우리 아버지야.
[루이자] 키스해 줘.
((음악이 시작될 때 그들은 키스한다. 허클비가 가지치는 가위를 갖고 들어선다. 가상적인 거목의 가지를 친다.))
[허클비] 너무 습하군. ( 관객에게) 여러분! 이 로맨스 그레이는 한때 해군에 복무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원예를 배웠죠.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며 별의별 것을 다 보았습니다. 산에서 자란 선인장, 용설란, 일본담쟁이, 늪에서 자란 나무들, 각종 바다고기가 팔리는 이국의 항구! 전 경험이 많은 사람이죠. 한가지 배운 게 있다면 너무 습하면 건조한 것보다 훨씬 나쁘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가지를 치고 물기를 없애는 거죠. 그래야 비료가 잘 먹거든요. 적당히, 뭐든지 적당히- 이게 내 생활의 철학이죠. 자 그럼 이놈부터, 어 이건 내 아들녀석의 발인데---
[마트] 아버지 나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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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비] 너 나무 위에서 뭘 하고 있는 거냐?
[마트] 시를 읽고 있어요.
[허클비] 빌어먹을.
[마트] 왜요?
[허클비] 난 애비로서 내 아들을 바보나 만드는 그따위 교육을 저주하는 거야. 여러분, 난 저 녀석을 대학까지 보냈습니다. 돈이 얼마나 들었다는 건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한데 저 녀석 수채구덩이 하나 제대로 파는 줄 아십니까? 천만에요. 애지중지 키워놨더니 한다는 짓이 저렇게 나무에 올라가시나 읊는다고 넋두리를 하고 있습니다. 야 인석아, 넌 왜 밤낮 옆집 담벽에만 붙어있냐?
[마트] 담벽이 넘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뿐인가요. 전 새를 좋아하거든요. 그 아름다운 모습, 그 예쁜 작은 눈이 좋은걸요.
[허클비] 담벽에 눈이 있어?
[마트] 이 꽃 이름이 뭐죠?
[루이자] 나의 신이요! 그분은 현명하십니다.
[허클비] 야 인석아, 넌 밤낮 옆집 담벽에만 붙어 있을 참이냐? 옆집에 누가 와 있지? 그 녀석은 악당이야. 쫓아 버려야지. 원수놈이 못 올라오게 가지를 싹뚝 잘라야겠다. 병을 깨서 저 담벽에다 시멘트와 함께 발라야지. 유리가 뾰죽하게 톱날처럼 박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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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 아아!
[허클비] 저건 무슨 소리지?
[마트] 꺾어진 버들--- 상처입은 작은 새예요.
[허클비] 암 그럴테지. 하지만 담벽에는 눈이 없어도 귀는 있느니라. 어디 내가 직접 들여다 봐야지. (올라가다가 만다) 아아! 몸뚱아리가 뻣뻣한걸. 해군에서 있던 신경통이 또 도지나보다. 얘, 네가 올라가 봐라. 내 대신 봐.
[마트] 네.
[허클비] 뭐가 보이니?
[마트] 사랑해.
[루이자] 나도 사랑해.
[허클비] 뭘 중얼거리는 거야? 아무것도 안 보이면 냉큼 내려와. 냉큼 내려오라니까.
[마트] 네, 저 보이는게--- 그러죠.
[허클비] 이 멍청아. 난말야. 널 장가 보내기로 했어. 그래서 오늘 아침 아주 예쁜 신부감을 골라 놓았단 말이다.
[루아자] 아아!
[허클비] 또 소리가 들리는데.
[마트] 새가 앓는 소리일 거예요.
[허클비] 버드나무가 우는 소린가? 암, 그럴테지. 쓸데없는 소리 말고 본론으로 돌아가자. 난 널 위해 진주같은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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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골라놨다.
[마트] 흥, 전 다이먼드를 택하겠어요.
[허클비] 이 애비가 널 위해서 진주를 골랐는데 네가 감히 다이야먼드를 더 좋아할 수 있어? 앙?
[마트] 제 말씀을 들어보세요. 담벽이여, 잘 들어요. 그리고 아버님도 잘 들어보세요. 전 아버님 뜻대로 결혼하지 않겠어요. 얌전히 교회 안으로 들어가 꼭끼는 예복을 입고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지 않겠어요. 안해요. 전 신부를 맞이하는 걸 사람들이 보는 건 딱 질색이에요. (그가 말하는 동안 음악 소리가 들린다.) 내가 결혼할 때는 내 식으로 하겠어. 옆에 아무도 없는 넓은 들판에서 나의 신부는 태양빛으로 치장을 하고 빗줄기로 면사포를 대신하리. 무성한 풀밭에선 구월의 노래만이 불리어지고 우리들 심장의 고동 소리 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으리. 꿀벌이 넘나드는 싱싱한 한 떨기 꽃처럼 이웃의 축복도 없고 성서의 증언도 없으리니 단지 그녀의 손이 내손 쪽에 꼭 쥐일 때 남긴 손자국과 검은 머리카락을 내게 드리울 때 내 마음에 남긴 자국만이 그 증거되리니. 들판에서 무릎 꿇고, 우리는 생의 환희에 뛰어 들리라. 그곳에서, 그 들판에서, 하늘 아래서, 이것이 내 아내를 맞을 계획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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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리] 너야말로 가지를 쳐야겠다. 안에 들어가서 「단순」이라는 글자를 이백 번 써라. 그러면 네 생각도 고쳐질 거야.
((마트와 허클비, 퇴장한다. 벨로미가 들어올 때 음악 소리가 들린다. 벨로미가 큰 물통을 갖고 들어온다.))
[벨로미] 얼시구 좋다! 마셔라. 갈증난 작은 입을 열어라. (관객에게) 전 루이자의 애비죠. 딸가진 애비, 이거야말로 고역이 아닐까요. 그래서 아마 제가 푸성귀를 좋아하나 보죠. 그건 믿을 수가 있거든요. 글쎄 무우를 심어 보세요. 그러면 뭐가 나오겠습니까?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나는 법입니다. 한데 이 자식놈들이란--- 전 무우 아니면 최소한 쑥갓은 심었다고 생각하는데, 아, 이건 아카시아 나무가 나온단 말예요. 전 장사꾼이죠. 단추를 팔죠. 단추장사가 장미꽃을 가진들 뭐하겠습니까? 호박꽃이면 됐지? 저기 딸년이 있군요. 얘, 안에 들어가 있거라.
[루이자] 제가 말씀드리지 않던가요. 공주라구.
[벨로미] 넌 단추쟁이 딸이야, 내 딸야. 자, 내 말대로 안에 들어가 있거라. 우리들 원수는 저 담벽 너머에 있어. 무언가 있었나 보구나 .심상치 않아! 오라, 저 집 주인과 행실 나쁜 아들새끼 때문이로군. 얘, 조심해. 후추밭을 밟았구나. 응, 됐어. 이 담벽 곁에다가 울타리를 쳐야겠다. 가시돋친 높은 울타리말야! 철조망으로 높이 쌓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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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 아버지, 울타리는 돈이 많이 들어요.
[벨로미] 그렇지, 돈이 많이 들지? 응, 그럼 내손으로 만들지. 얘, 안에 들어가 있어. 내 말대로 해. 갔나요? 아! 들어갔군요.
(요들 노래 소리.) 얏호---
((그는 손을 귀에다 갖다 댄다. 멀리서 응답하는 요들 소리가 관객들에게 들려온다. 벨로미는 환희의 소리를 지르며 황급히 벤치로 달려오고 허클비도 저쪽에서 똑같이 달려온다. 그들은 다투어 벤치로 가서 왈칵 담벽 너머로 포옹 (유모어 섞어) 한다.))
[벨로미] 쪽제비영감!
[허클비] 너구리영감!
[벨로마] 이웃사촌!
[허클비] 친구!
[벨로미] 신경통은 좀 어떤가?
[허클비] 다 나아가고 있네, 한데 자네 해수는?
[벨로미] 그저 조금. (기침한다) 견딜만 하네.
[허클리] 아! 다 돼가고 있네.
[벨로미]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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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비] 결혼 말일세. 거의 다 준비가 된 셈이지. 저 수풀쪽에서 들었는데, 내 참 큰일났네. 상사병에 걸려 얘들이 실성하고 있다네.
[벨로미] 만세!
[허클비] 내 아들놈은 아주 철부지거든.
[벨로미] 내 딸년도 아주 그래. 그 애들은 둘 다 실성했어.
[허클비] 어리석기도 하지!
[벨로미] 우리 계획이 희한했지. 그 담벽도 만들어 놓고 말이야.
[허클비] 원수지간인 척하고.
[벨로미] 우리들이 결혼시키려 한다는 것을 애들이 알아차렸다면.
[허클비] 미리 정혼해 놓은 결혼을---
[벨로미] 아마 둬져 버릴 거야.
((음악.))
[허클비] 아이들!
[벨로미] 연인들!
[허클리] 철부지들!
[벨로미] 바보들!
[허클비] 우리는 참으로 현명하도다.
[벨로미] 참으로 능란하도다.
[허클비] 애들을 조종하는 길은
[벨로미] 어른들은 그저 「안돼」하면 그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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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사람, 노래 부른다.))
[두사람] 오---
강아지들은 멍멍 짖고
송아지는 음매 하듯
아이들은 제멋대로 하고야 말지요.
[허클비] 내 아들놈은 헤엄치기를 무서워했지. 그래 내가 「수영은 안돼」 했더니 그 다음부턴 수영을 아주 잘 하더군.
[두사람] 오---
오월이 가면 유월 오고
밤이 지나면 낮이 오듯
「안돼」하면 당하고 말지요.
[벨로미] 만약 내 딸년이 한 젊은 놈을 끌고 와서는 「아버지, 이 사람하고 결혼하겠어요」 하고 말할 때 「그놈하구는 안돼」하면 사위를 얻지요. 꼭 사위를 얻지요.
[두사람] 오---
강아지들은 멍멍 짖고
송아지들은 음매 하듯
아이들은 제멋대로 하고야 말지요.
오월이 가면 유월 오고
밤이 가면 낮이 오듯
「안돼」하면 당하지요. 당하고 말지요 당하고 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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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미] 한데 아직 한가지 문제가 남아 있네.
[허클비] 우리가 언제까지 이 반목을 가장하느냐 말이지?
[벨로미] 바로 그거야. 애들이 알아서는 안되지.
[허클비] 그렇구 말구. 만약 걔들이 알아차리면 십년 공부
[벨로미] 나무아미타불.
[허클비] 묘안이 생각났네. 멋진 것이구 아주 극적인 것이고
[벨로미] 그게 뭔가? 이 사람아.
[허클비] 유괴.
[벨로미] 누가 유괴되나?
[허클비] 자네 딸이.
[벨로미] 누가 그애를 유괴하지?
[허클비] 유괴 전문가. 난 그 사람을 고용했다네.
((나팔 소리 울리며 엘갈로 등장.))
[엘갈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허클비] 저 불한당은 뭐야.
[벨로미] 당신은 누구요?
[엘갈로] 난 불러서 온 사람입니다.
[허클비] 엘갈로군. 자네한테 얘기하려던 것이 바로 이것일세. 이 사람을 고용해서 도움을 받기로 하세. 저 사람이 자네 딸을 유괴하면 내 아들이 자네 딸을 구하러 달려 갈게 아닌가, 한바탕 싸움이 벌어질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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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갈로] 제가 아드님께 져드리죠.
[허클리] 그렇게 되면 내 아들은 영웅이 되고 자네도 내 아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반목이구 뭐구 싹 없어질 게 아닌가?
[벨로미] 그 연극을 하려면 비용은?
[엘갈로] 그건 경우에 따라서 다릅니다.
[벨로미] 무슨 경우요?
[엘갈로] 아! 그거야 강탈의 종류에 따라서죠?
[벨로미] 뭐 강탈이라구? 안돼요! 끔찍해요.
((그는 나가려 한다. 두 사람, 붙잡는다.))
[엘갈로] 사실 이 강탈극은 단지 시늉에 불과합니다. 아, 이 나이에 진짜로 그럴 수야 있겠읍니까?
[벨로미] 하지만 지나치단 말씀이야.
[엘갈로] 아! 절대 지나치지 않습니다. 사실 이건 아주 건전한 겁니다. 들어보십시요. 여기 한 쌍의 젊은 남녀가 남의 눈을 피해 몰래 만납니다. 아주 음침한 곳에서.
[벨로미] 음침한 곳?
[엘갈로] 건달들이 휙 휘파람을 불면서 그들을 방해합니다. 이때 돌연 나타난 의협의 사나이, 정의의 소년이 약탈자 인디안과 싸워 물리칩니다. 결국 해피 엔딩이죠. 얼마나 건전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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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미] 따는! 그런데 비용은?
[엘갈로] 그야 종류에 따라 다르죠. 하지만 영감님의 경우엔 최일급으로 추천해 드릴까 합니다.
[벨로미] 우리가 선택한단말이요?
[엘갈로] 아! 물론이죠. 뭐 이게 엑스트라 조합의 협정가격이올시다. 오 강탈! 멋진 강탈! 어린 학생을 강탈할 땐 조그만 만도린을 들고 망토를 걸치면 돼죠. 마차에서 하는 강탈도 있는데 요건 몇푼 안들이고도 됩니다. 대낮에 해치우는 것도 있으나 밤에 하는게 더 무드가 잘 잡히죠. 자 한번 보시기만 하세요. 마음에 쏙 들 겁니다. 왜 안보고 후회를 해요. 오 이런 멋진 강탈은 평생 못 잊으리. 야호! 인디안이 등장하는 정말 멋진 강탈도 있죠. 다그닥 다그닥 말을 타고하는 것도 있는데, 요건 정말 남들이 뉴 스타일 이라고들 한답니다. 자 얼마짜리로 하시겠습니까? 가격에 따라 종류가 정해집니다.
[허클비] 야 이 사람아, 왜 그렇게 인색한가. 연극은 지불하는데 달렸다는데.
[벨로미] 돈이 드니까 그렇지.
[엘갈로] 동방에서 주문한 화려한 의상을 입고 하는것은 연습이 좀 필요합니다. 적어도 열두 명의 배우와 가수 두 명 그리고 현악 사중주단이 필요합니다.
[벨로미] 어휴 돈깨나 들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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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갈로] 돈이 문젭니까? 물건만 보세요. 왜 안보고 후회합니까? 오 이런 멋진 강탈은 아마 평생 못 잊으리. 쇼킹한 강탈극에서 정중한 강탈극까지, 아주 종류가 다양합니다. 자 얼마짜리로 하시겠습니까?
[허클비] 왜 이렇게 인색한가, 연극은 지불하는 데 달렸는데.
[벨로미] 내지! 내구말구! 내겠어!
[엘갈로] 희극적인 강탈! 이건 아주 기발한 거죠. (웃는다) 하하! 낭만적인 강탈! 달빛 유유히 흐르는 강가에서 카누를 저으며 벌어지는 일.
[벨로미] 노를 저으며? 아쭈!
[엘갈로] 술취한 강탈! 이건 그저 값싼 살롱바닥에서 벌어지는 일 아니겠습니까?
[벨로미] 술집에서 하는거야 싸게 먹힐 것도 없지뭐.
[엘갈로] 베니스풍의 강탈! 이건 꼭 푸른 호수가 필요합니다. 달빛 비치는 곳에서의 강탈! 달빛을 피해서 숨어서 하는 강탈! 오, 달밤의 강탈은 운치가 있어 비싸다오. 군대식 강탈! 이건 북을 치며 나팔을 불고 벌어지는 일 아니겠습니까. 아주 흥미 진진합니다.
[벨로미] 거 뭐요? 얏호---
[엘갈로] 인디안 식이요?
[벨로미] 그렇지. 그 인디안식 강탈이 내 마음에 딱 들었어.
[허클비] 나도 싹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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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갈로] 야호!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안보면 평생 후회를 할 광경을. 오! 강탈! 멋진 강탈!
[허클비] 젊음이란 한때뿐이야. 우리 초일급으로 주문하세.
[벨로미] 에라 팍 썼다.
[엘갈로] 썼읍니까? 자 그럼 저도 쓰겠습니다. 초일급 강탈극이라구요.
[벨로미] 그럼 그 무대장치도 합니까?
[엘갈로] 잔치요? 아니 그럼 큰 잔치로 하실 겁니까? 아니면 조촐하게 집안 식구끼리 하실겁니까?
[벨로미] 양가만으로.
[엘갈로] 그게 아니라 제 말은 후에 파티 때 말입니다.
[벨로미] 돈이 들어서 양가만으로 충분합니다.
[엘갈로] 그래도 구경꾼들이 있을 텐데요. 이렇게 숨어서 볼 수도 있을 텐데요.
[벨로미] 돈이 너무 들어서 양가만으로 충분합니다.
[엘갈로] 알겠읍니다. 그럼 오케스트라는 집으로 되돌려 보내야 겠군요. 하지만 한번 쓰시는 길에 왕창 쓰시지 않구서---
[허클비] 다음 기회에나 봅시다.
[벨로미] 봅시다.
[엘갈로] 알겠습니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자 여러분! 개막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어떡헌다. 나의 공들여진 작품을 위해서 주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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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조연배우가 필요한데--- 하지만 걱정마십시요. 곧 나타날 겁니다. 제 육감으로 느낄 수 있거든요.
((북치는 소리))
저기 들리죠. 제가 뭐랬습니까?
((무언배우. 소도구상자를 연다. 헨리와 머티머가 허리띠와 깃털을 붙인 옷을 입고서 북을 치고 있다. 한물간 늙은 배우 헨리가 나온다.))
[헨리] 선생님 배우들이 도착했습니다.
[엘갈로]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헨리] 지금 이 꼴로 저희들을 평가하진 마십시요. 이 주름잡힌 늙은 얼굴에 먼길을 오느라 덮인 먼지는 개념하지 마시고 분홍빛 도랑으로 분장단 얼굴을 봐주십시요. 그리고 곰의 구렛나룻처럼 가득 솟아 있는 수염도 상상해 보십시요. 그리고 저 상자 속에는 선생님의 기분을 마음껏 돋구어 드릴 여러가지 색깔의 의상이 가득 차 있습니다. 진정 이런 누더기 꼴만은 아닌 호화스런 야회복을 입고 고상한 품위를 지닌 귀공자를 생각해 보십시요. 머티머! 야회복을 좀 가져와! (머티머, 다 떨어진 야회복을 준다.) 자, 그럼 상상의 날개를 펴보실까요? 오! 이건 다 낡아 떨어 졌군요. 하지만 염려하지 마십시요. 요놈도 조명을 한번 탁 받으면 아주 스마트하게 보입니다. 바로 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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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속임수죠. 자! 제가 대사를 읊겠습니다. 얼마든지 테스트 해보시기 바랍니다.
[엘갈로] 아 그럼 셰익스피어에 나오는 대사로 「친구들이여! 로마인이여! 동포여!」 한번 해봅시다.
[헨리] 뭐라구요?
[엘갈로] 친구들이여! 로마인이여! 동포여!
[헨리] 아! 이제 생각납니다. 가물거리는 제 기억에 촛불이 타오릅니다. 친구들이여! 로마인이여! 동포여! 동--- 포--- 동---
(머티머가 헨리에게 대사를 작은 소리로 말해준다.)
아 선생님 왜 좀더 어려운 대사를 택하지 않으셨나요. 예를 들면 죽느냐 사느냐 같은. (자세를 취한다) 친구들이여! 로마인이여! 동포여! 여러분들이 몸담은 이 땅에서 용기를 내어 분기합시다. 슬픔으로 병들거나 나약해지지 맙시다. 여러분들은 하녀 따위보다는 훨씬 의젓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엘갈로] 아주 훌륭하군요.
[헨리] 뭘요? 아주 약소합니다. 스포트라이트 아래서의 명연기를 상상해 보십시요. 그 황홀함이란 겸손한 제가 느끼기에도 이루 형용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헨리라고 합니다. 그 유명한 햄릿에서의 저의 연기력을 기억하실 겁니다.
[엘갈로] 기억하구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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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어머나 어쩜, 아주 놀랐습니다. 그럼 신문에 난 제 톱기사를 한번 보시겠습니까?
[엘갈로] 나중에 보죠.
[헨리] 네 그렇게 하죠, 잘 간직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장차 자서전이라도 써낼지 누가 압니까? 이 사람은 머티머, 죽는 장면의 명수죠. 저하고 사십년이나 같이 일해 봤는데 죽는 장면 하나는 아주 노련합니다. 머티머, 한번 죽어봐. 야호. (머티머 죽는다) 어떻습니까? 제가 뭐랬습니까?
[헨리] 아직이라구요? 안타깝습니다. 색이 바래긴 했지만 그 당시 당시의 사진이 딱 한장 남았습니다. 요놈이 제 실력을 증명하고도 남을 겁니다. 자.
(엘갈로 덜미를 잡는다.)
[엘갈로] 헨리, 이런 식으로 했으면 좋겠오. 즉 한 여자를 그의 애인이 보는 앞에서 유괴하는 거요.
[헨리] 그 청년의 성질을 돋구는 것으로? 하지만 비겁하게 뒷걸음을 치면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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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갈로] 쫓아다니면서 져주면 될 거 아뇨.
[헨리] 고상하게 처리해야겠군요.
[머티머] (죽었다가 일어나면서) 난 어떤 역이지.
[헨리] 응, 자네 인디안이야. 인디안은 늘 좌측으로 빠진단말야.
[머티머] 대사는 없구.
[헨리] 말할 때가 되면 가르쳐 준다니까 그래.
[머티머] 알았어.
[헨리] 머티머 잊지마. 싸우는 장면이야. 죽을 땐 꼭 묘기를 보여야 돼. 너무 웅크리지 말고. (엘갈로에게) 자 준비가 됐습니다.
[엘갈로] 아 하마터면 잊을 뻔했군 .달빛이 있다고 그랬겠다.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무언배우가 말을 건다.)
[헨리] 어머 어쩜.
[엘갈로] 아름답지 않소. 연인을 비추는 달빛이. 자 시작해요. 헨리, 난 저쪽에 있겠소.
(헨리, 퇴장한다. 엘갈로가 관객에게 이야기한다.)
여러분, 일이 어떻게 시작될지 궁금하시죠? 계곡에서 시작됩니다. 시절은 9월, 더 좋은 말이 없어 그저 9월이라고 부르는 아름다운 계절에 시작됩니다. 다람쥐들이 넘나들고 잎새들이 푸르게 반짝이며 넝쿨들이 연인들처럼 엉켜 있는 숲속에서 일은 시작됩니다. 자 상상해 보십시요. 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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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입니다. 잎사귀의 시원한 숨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회상해 보십시요. 그 은밀한 장소를. 꼭 한번 시간이라는 폭군을 피해 그늘에 숨어 버렸던 그 은밀한 장소를 회상해 보십시요. 클로버가 깔려 있는 곳. 그때 누군가의 손길이 당신의 손을 맞잡고--- 사랑은 꿈맛보다도, 신선한 딸기맛보다도 아니 박하는 쏘는 맛보도 더 달콤했습니다. 9월입니다. 단비가 내리기 전, 사랑을 하기엔 꼭 알맞은 계절입니다.
[마트] 루이자!
[루이자] 마트! 아버님이 아시면 무섭게 화낼 거야.
[마트] 알고 있어, 난 역시 그렇거든.
[루이자] 우린 밤에 여기 온 일은 전혀 없지?
[마트] 그래.
[루이자] 낮하고는 다르네.
[마트] 무서워?
[루이자] 아니 몹시 음산한데. 폭풍우가 올려나봐.
[마트] 내 웃도리 걸칠래?
[루이자] 아니, 괜찮아. 마트.
[마트] 왜 그러지?
[루이자] 손이 떨려.
[마트] 무서워하지 마.
[루이자] 응 이제 안그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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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루이자는 마트의 품속으로 뛰어든다.))
[마트] 자, 괜찮아.
[루이자] 사랑해 마트. (그녀에게 키스한다) 왜 그래?
[마트] (미소 짓는다) 이젠 내 손이 떨리는데?
[루이자] 들으세요 바람 소리
보세요 나뭇잎
맡으세요 비내음을
메마른 땅을 적시네
찾으세요 숨을 곳을요
찾으세요 숨을 곳을요 숨을 곳을
[마트] 비가 오겠네 알 수 있어
비가 오겠네 난 알지
비가 오며는 우린 무얼 할까나
비가 오겠네 알 수 있어
비가 오겠네 난 알지
비가 오며는 우린 무얼 할까나
굵은 나뭇가지 잘라서
벽과 기둥 세우고 우리 그곳에서 지내봅시다.
비야 내려라 안 무서워
비야 내려라 괜찮아
이제 우리는 걱정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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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영원히 그속에 살리라
((음악이 계속하는 가운데))
[마트] 아가씨 우리의 궁전을 거닐어 보실까?
[루이자] 네, 그래요!
[마트] 저 아름다운 관망대를, 그리고 왕가의 긍지와 기쁨이 넘실거리는 무도장으로.
[루이자] 아이 멋있어.
[마트] 공주님!
[루이자] 왕자님!
((그들은 춤을 추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웅장하고 격렬히 돌아다니다가 회오리 바람이 불어지면서 점점 부드럽게 춤춘다. 다시 천둥이 울리자 마트는 그녀를 단 위에 올려 놓는다. 무언배우가 그들에게 종이비를 뿌려준다.))
[마트] 굵은 나뭇가지 잘라서
벽과 기둥 세우고
우리 그곳에서 지내봅시다.
비야 내려라 안 무서워
비야 내려라 괜찮아
이제 우리는 걱정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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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영원히 그 속에 살리라.
((이 노래의 끝 무렵에 헨리가 들어온다. 그는 관객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손짓한다. 그리고 악사들에게 말한다.))
[헨리] 인디안 강탈!
((머티가 숨어 있던 장소에서 뛰쳐 나온다. 놀란 루이자, 마트의 품속에 기어든다. 머티머, 루이자를 강탈, 오른쪽으로 끌고 간다. 헨리는 화를 내며.))
[헨리] 아니야 머티머 왼쪽이야. 왼쪽으로 나가란 말이야.
[머티머] 이쪽?
[헨리] 아니 왼쪽이라니까!
((그리하여 왼쪽으로 끌고 간다. 이때쯤 해서 마트는 겨우 기운을 차려 그들이 하는 것을 막는다. 드디어 그와 머티머, 싸운다. 헨리가 빠져 나간 루이자를 붙잡는다. 머티머가 달려와서 헨리와 같이 루이자를 추켜들고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데려가려 한다. 무언배우는 마트에게 머티머의 인디안 북을 치는 막대기를 건네준다. 마트는 나무 막대기로 늙은 두 배우를 세게 쳐서 마루에 넘어뜨린다. 헨리가 일어나려고 발버둥치자 루이자는 마트에게로 쏜살같이 달려간다.))
[헨리] 구사일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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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대활극이 절정에 달한다. 헨리는 옆으로 뛰어가서 소리친다. 「기병대 기병대!」 엘갈로가 나팔소리 울리는 가운데 당당하게 들어온다. 무언배우가 엘갈로와 마트에게 칼을 준다. 두 사람, 싸운다. 이들이 한창 싸우는 동안에 엘갈로가 옆으로 나가 자빠진다. 헨리가 그를 잡으며 고함지른다. 「친구여 최후의 순간까지 진격!」 이 신호를 계기로 무언배우는 헨리와 머티머에게 막대기를 건네준다. 이 세 악당들이 한꺼번에 마트와 칼싸움을 한다. 즐거운 옛 시절의 더글라스 패어뱅크스 주연의 영화를 방불케 한다. 그들은 앞으로 가고 뒤로 물러나고 하다가 이윽고 마트가 세게 밀어 모두를 마루에다 쳐 넘어 뜨린다. 헨리, 일어나서 앞으로 돌격하다가 그만 극적인 살해를 당한다. 돌격하는 순간 그는 소리 지른다.))
[헨리] 만세!
[루이자] 마트!
((이제는 엘갈로만이 남게 된다. 그와 마트, 자세를 갖추어 덤벼든다. 두 사람이 단 위에서 이리저리 싸우는데 가끔 충돌을 하여 서로가 이를 뿌득이 갈며 서 있다가 십자 모양의 군도를 휘두른다. 결국 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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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로가 일부러 패배 당하고 머티머조차도 감탄한 만큼 장중한 죽음을 한다. 엘갈로는 오페라의 프리 마돈나처럼 최후의 극적인 괴로운 고통을 보여주기 위해 몇번이고 마루에서 일어나려다가 그만 죽고 만다. 엘갈로가 마지막 쓰러지자 즐거운 승리의 음악 (개선 행진곡) 이 들린다. 젊은 여인들은 작은 단 위로 달려가 아름다운 극적 장면을 그리며 포옹한다. 두 아버지도 달려와 역시 포옹한다. 「산 조각」으로서, 극적 장면을 끝맺기 위해 단 위로 올라선다. 다음의 말은 모두 음악보다 낮다.))
[마트] 루이자!
[허클비] 내 아들아!
[벨로미] 내 딸아!
[허클비] (벨로미에게) 친구.
[루이자] (여러 사람들에게) 전 꿈이 이루어지리라고 늘 믿고 있었어요.
((음악이 갑자기 멎는다. 죽은 엘갈로가 고통스럽게 일어서자 모두들 굳어진다.))
[엘갈로] (등을 만지면서) 아이구, 좀 쑤시는데.
[머티머] 처음엔 쑤실거예요. 그런 식으로 죽었으니깐 말예요. 죽는 연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거든요. 전 40년 동안이나 죽는 역을 맡아 왔죠. 아 선생님께서 20년만 먼저 태어나셨다면 제 연기를 보셨겠는데. 전 20피트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져 죽는 역을 해냈거든요! 사람들은 흥분해서 고함을 지르곤 했죠. 「한번 더 죽어, 머티머--- 한번만 더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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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 그렇지만 전 안했죠.
[엘갈로] 저 헨리, 이제 떠나겠오?
[헨리] 언제나 떠나야 한다는 각오는 돼 있습니다. 하지만 돈이 마련된다면 다시 한번 셰익스피어의 무대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자 가자. 아 여기 당신의 달이 있군요.
[엘갈로] 감사해요--- 「안녕히 가시구려! 아름다운 왕자」
[헨리] (먼저 머티머를 방해가 되지 않게 떠민다) 「어이하여 퇴장의 북소리는 벌써 들려오는가! 그대에게 휴식하도록 천사의 노래를 들려주리라」 머티머! 엑스트라 배우란 없는 거야. 다만 맡은 역할이 시시할 뿐야.
((헨리와 머티머, 뒤로 물러서더니 소도구 상자로 들어간다. 바로 뚜껑 밑으로 사라지기 전에 헨리는 관객을 바라보며 말한다.))
여러분, 이 사람을 영원히 기억해 주세요.
[머티머] 저두요.
(이윽고 그도 사라진다. 엘갈로는 연인들과 두 아버지를 쳐다 본다. 그들은 무대 위에서 굳은 표정이다. 코러스 지휘자처럼 「해피 엔딩」이라고 불리는 짧은 대위법적(對位法的) 인 곡을 지휘한다.
[엘갈로] (이때 노래 그친다) 이 조각같은 모습, 아름답지 않습니까? 마치 저 유명한 프랑스의 화가 와토의 그림의 한폭을 연상케 합니다. 살아 있는 동상군이라고나 할까?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활인화 같다구요? 글쎄요. 저들이 언제까지 멋진 폼을 지속할지, 허나 당분간은 그들은 노력할 겁니다. 왜냐하면 저런 멋진 폼을 만들기까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자 저 모습을 그대로 두었다가 이따 다시 한번 살려 보기로 하겠습니다. 그때 여러분들은 그들의 달라진 참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제1막이 끝났습니다. 지금은 휴식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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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2막
엘가로가 달을 갖고 등장한다. 그는 무언배우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무언배우는 늘어진 자락을 끄르고 작은 단인 무대 위로 막을 내린다. 두 아버지와 연인들은 아름다운 극전 면에서 꼼짝하지도 아직껏 그곳에 서 있다. 그러나 그들은 장시간 자세를 취하느라고 여간 고통스럽게 지쳐 보인다.
[엘가로] 이 달은 마분지로 만든 거라서 이내 닳아 떨어지기 쉽습니다. 마찬가지로 전날 밤에 일어났던 일이 그 이튿날까지 지속되리라는 법도 없습니다. 밤에 볼땐 근사했는데 낮에 보면 모든게 우습게 보입니다. 이 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인생이 달빛 흐르는 밤에 끝나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인들이 밤의 아름다움을 찬양했습니다만 결국 밤이란 하루의 절반밖에 안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달빛이 빛이라는 꿈에서 시작된 일을 대낮의 현실 속에서 맺으려 합니다. 밝은 태양이 감춰진 구석구석까지 비칠 때까진 이야긴 끝나지는 않을 겁니다. 따라서 이 연극도 끝나지 않을 겁니다.
((그는 달을 반대로 뒤집는다. 다른 쪽은 태양이다. 그는 그것을 공중에다 던져 햇빛을 비치게 한다. 두 아버지와 아이들이 한 사람 한 사람 그 극적 장면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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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뜨겁고 빨간 햇빛을 받아 눈이 부시다. 나지막하게 들리는 음악 소리가 음산하며--- 불쾌하다.))
[허클비] 아휴, 더워.
[벨로미] 뭐라고?
[허클비] 덥다고!
[벨로미] 쯔쯔쯔---
[루이자] 이제 우리는 낮에도 떳떳이 만나게 됐어요.
[마트] 가로막는 담벽도 없어지고.
[루이자] 행복해?
[마트] 그럼 행복하고 말고.
((화현. (*역자주-- 바이올린, 하프 등 줄이 있는 악기면 됨)) )
[루이자] 낮에 보니깐 다른걸.
[마트] 난 아직 결혼할 생각은 없는데.
[루이자] 좀더 키가 큰 줄 알았는데.
[마트] 알고보니 옆집 계집애에 불과하지.
((화현.))
[허클비] 이웃 양반!
[벨로미] 친구!
[허클비] 사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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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현.)
[허클비]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던 바였지. 우리네 뜰은 이젠 하나가 됐어.
[벨로미] 우리는 합쳐졌구.
[허클비] 인척이 됐구.
[벨로미] 융
[허클비] 합
[벨로미] 깊게
[허클비] 아 휴
[벨로미] 아 휴
((화현. 마트와 루이자가 단에서 내려올 때 허크는 가위를 들고, 벨은 물통을 들고 있다.))
[루이자] 우리 오늘은 뭘할까?
[마트] 네 마음대로.
[루이자] 그럼 내일은?
[마트] 내일도 마찬가지.
((화현.))
[마트] 이 길로 가면 어디가 될까?
[루이자] 맑고 푸른 시냇물에서 헤엄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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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현.))
[허클비] 물, 물, 물.
[벨로미] 뭐라고.
[허클비] 물, 물, 이라고.
[벨로미] 싹뚝, 싹뚝, 싹뚝.
[허클비] 뭣을?
[벨로미] 자넨 내 감귤나무를 자르고 있잖아.
[허클비] 썩어서.
((네 명의 주연배우들이 왔다갔다 할 때 사중주곡이 흐른다. 마트와 루이자, 무언배우가 준 자두를 먹고 있다.))
[루이자] 아이! 시어!
[마트] 안됐군.
((음악))
[루이자] 내가 먹고 있는 동안은 날 쳐다보지 마.
[마트] 알았어!
((음악))
[허클비] 아니! 자네 내 목련나무를 익사시킬 참인가?
[벨로미] 미안하네. 자네 내 귤밭이나 밟지 말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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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비] 알았어.
((사중주가 시작된다. 처음엔 독주, 그 다음엔 독주, 그 다음엔 합주가 된다. 노래한다.))
[루이자] 없애 버려 황금 달빛
내버려라 하늘을
밤엔 정말 멋있더니
낮에 보니 우습네
[마트] 집어치워 저녁노을
싫증나는 호수도
밤엔 정말 멋있더니
낮에 보니 우습네
[벨로미] 속삭임은 집어치워
꼭둑각시 놀이도
밤엔 정말 멋있더니
낮에 보니 우습네
[허클비] 강탈놀이 집어치워
달빛아래 집어쳐
애석해서 못살겠네
해가 뜨니 시들해
((이윽고 합주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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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말한다) 이 자두는 너무 익었는걸!
[일동] 안됐다.
[허클비] (이때 음악이 끝난다) 내가 바보였어. 저 담벽을 허물다니.
[벨로미] 누구는 안그런 줄 알아. 우리집 정원에 사람들이 들어와 빈둥거리는 건 딱 질색야.
[루이자] 제발 싸우지 마세요.
[마트] 염려 말아요. 루이자, 아버지들은 시샘하는 거예요.
[허클비] 시샘한다고?
[마트] 우리들말예요. 우리의 정열을--- 그리고 우리의 젊음을요.
[벨로미] 당치도 않은 소리.
[마트] 질투하고 계신거예요.
[루이자] 이건 마치 연극처럼 재미있군요. 아버님들은 늘 바보역을 하시죠.
[허클비] 성질 같애선 말해---
[마트] 무슨 말을.
[벨로미] 입을 봉하는 편이 나을걸요.
[허클비] 지당한 말씀. 아무 말 안겠소. 허지만 내입을 나도 믿을 수가 없단말야.
[마트] 내가 영웅인 것을 몰라요. 내 칼 솜씨.
[루이자] 나의 강탈.
[마트] 아니 정말이지 멋진 악당, 그 우악스러운 손! 그손이 여길 꽉 움켜잡았지. 난 그자리에다 작은 리본을 매놓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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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강도놈들. 내가 그 녀석들을 한칼에 해치웠지.
[허클비] 나도 할 말이 있지만 참자.
[벨로미] 나도 할 말은 굴뚝같지만 참는다.
[루이자] 서사시로 써둘 만한 일이야.
[마트] 내가 쓸래.
[루이자] 그렇지 않으면 기념비가 더 낫지 않을까? 「여기 젊은 영웅이 수많은 악당을 한칼에 베다」 어때?
[마트] 기념비, 내가 세우지.
[루이자] 저 담벽이 있는 곳에다가.
[마트] 바로 이 자리야. 네가 부르는 소리를 듣던 곳이지. 여기 아버님들이 만들어 놨던 담벽 바로 곁에말야. 난 칼을 뽑아 그놈들을 모두 죽여버렸어. 몇명이었지--- 스무 몇 명이었나?
[루이자] 서른 명.
[마트] 그래 서른명--- 아니 서른두 명일 거야. 거기 있던 놈들은 모두 죽었지. 내가 죽인 거야.
[루이자] 아! (루이자, 그의 팔에 안겨 기절한다)
[허클비] 아이구! 멍청이 같은 녀석!
[마트] 뭐라구 그러셨죠?
[허클비] 멍청이 같은 녀석이라고 그랬다.
[마트] (웃는다) 뭐요! 멍청이요? 흥 좋아요.
[페이지] 046
[루이자] (역시 웃는다) 하하! 그래요. 꼭 익살스런 늙은 광대 같얘!
[허클비] 잘들 논다.
[벨로미] 참게!
[허클비] 너 말 한번 잘했다. 뭐, 익살스런 늙은 광대? 그래 네 소견에는 이 담벽이 저절로 넘어질것 같으냐? 그리고 그 악당들이 제발로 열려 있는 대문으로 들어와? 흥 그렇다면 기막힌 운명의 장난인데.
[마트]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죠?
[허클비] 우리가 뭐 바보짓이나 하는 줄 알아! 학교를 갓 나온 피도 안마른 것들에게.
[루이자] 책에서는, 그렇던데요.
[허클비] 책이니까 그렇지. 애비들이 돈 쳐들여 만든 무대에서 저 잘난줄 알고 아주 잘들 놀더라. 안그러면 그게 거저 일어날것 같으냐? 아니 최고급 강탈이 공꺼로 생긴 줄 알아?
[엘갈로] (엘갈로가 청구서를 벨로미에게 준다. 벨로미가 놀라서 허크에게 넘긴다.)
[허클비] 맙소사! 이걸봐, 이건 어젯밤 죽어 준 악당들에게 줄 경비다.
[마트] 이게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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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미] 최고급 강탈극의 항목별 청구서다.
[루이자] 두분은 원수지간이었잖아요?
[허클비] 그거야 우리가 그런 척한 거지 뭐.
[마트] 그럼 담벽은?
[벨로미] 허물기 위해서 세웠던 거야.
[마트] 그럴리가.
[허클비] 읽어 봐 멍청아!
[마트] (읽는다.) 「1. 인디안 역을 한 엑스트라 캐런티 2만원, 보디페인트 값 포함. 2. 고명한 배우 엘갈로가 수염도 안난 애숭이에게 자진해서 부상받는 데 대한 3만원, 3. 소도구 마분지로 만든 달 하나 5백원」 (마트, 고개를 쳐든다) 수고가 많으셨군요.
[루이자] 아니? 그럼 그 사건이 진실이 아니었단 말이죠? 그 악당들도? 달빛도?
[마트] 모두 다!
[루이자] 아빤 나빠요. 우린 달도 악당도 필요없었어요. 저희는 사랑하고 있어요! 달은 저희 스스로도 만들 수 있었어요.!
[벨로미] (쓰다듬는다) 얘! 루이자야.
[마트] 우린 꼭둑각시였군요!
[루이자] 정략 결혼!
[마트] 계획 결혼!
[벨로미] 그것 보구려. 모든 걸 자네가 망쳐 놓고 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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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비] 그래, 내가 잘 안될 거라구 하지 않았던가.
[벨로미] 자네가 그랬어, 자네가? 아니 허풍쟁이 같으니라구. 내 귤밭에서 나가요!
[허클비] 빌어먹을 감귤밭 같으니. (허크는 벨이 일그러진 얼굴로 숨을 헐떡거리고 있을때 감귤 가지를 꺾어 땅에 떨어지게 한다.)
[벨로미] 잘한다, 잘해! 이 죽일 놈아!
[허클비] 이 멍청아.
[벨로미] 내 팔을 만지지마!
[허클비] 내 모자를 건드리지 마!
(그들은 잠시 싸운다)
[벨로미] 아아, 내 이럴줄 알았다니까! 담벽을 쌓아야겠다!
[허클비] 난들 못할 줄 알아.
[벨로미] 담벽에다 사이다 병을 깨넣어 회칠을 하겠어!
[허클리] 난 담벽에다 맥주병을 깨서 뾰죽하게 만들겠다!
[엘갈로] (싸움을 말리려고 중앙에 나온다) 미안합니다. 왜들 이러십니까?
[두아버지] 우라질. (허크와 벨, 퇴장한다.)
[마트] (껑충 뛰며) 이봐! 잠깐.
[루이자] 아니 그 악당!
[마트] 당신이 바로 엘갈로죠.
[엘갈로] 경우에 따라서는.
[마트] 이 청구서를 보니 너무 쉽게 돈 벌일 하신것 같은데.
[페이지] 049
[엘갈로] 자네 덕분이지.
[마트] 그래? 하지만 이젠 돈벌이가 좀 어렵게 되겠는걸. 내 내 칼은 어디 있지! 칼을 갖다 줘!
[엘갈로] 멋진 청년이군.
(무언배우가 마트에게 칼을 넘겨 준다.)
[마트] 내 칼을 받아라!
[엘갈로] 손목은 약간 위로 발은 약간 뒤로, 내장을 향해 겨냥하고, 좋아 좋아! 앞으로 하나, 앞으로 둘, 무릎을 굽히고 앞으로 셋! 그 다음엔 반드시 비켜서고--- 이렇게 알겠나? (그는 마트의 칼을 쳐 떨어뜨려 그 칼을 무언배우에게 다시 던져 준다) 또 다른 공부를 해보겠나?
[마트] 아, 난 바보야!
[루이자] 늘 뽐내더니.
[마트] 비꼬지마.
[루이자] 왜 못해, 언제든지 비꼴테야.
[마트] 나는 못할 줄 알아?
[루이자] 좀더 철이 들어야겠군.
[마트] 철이 들라구! 열여덟 살밖에 안난 계집애 말투가 고작 그거야!
[루이자] 계집애는 조숙하니까.
[마트] 아니야, 이럴수가 없어. 만약 내가 실성하지 않았다면, 아주 미치지 않았다면 난 바로 제정신이 될 텐데. 제 정신만 든다면 그때는 바로 알 수가 있겠는데.
[페이지] 050
[루이자] 뭘?
[마트] 모든것, 모든 흠을. 넌 어린애야!
[루이자] 그래, 어린애 같지.
[마트] 덜 돼먹었구.
[루이자] 너무 감정적이신데.
[마트] 이 깨곰보야.
[루이자] (갑자기 격분하여) 거짓말 말어!
[마트] 저것봐. 잔뜩 바른 분가루 밑에 보이는걸. 이것봐! 이 죽은깨
[루이자] 보기 싫어.
[마트] 왜 자기를 속이지? 사십도 안된게 라벤더 향수나 뿌리고 그게 다 덜 돼먹은 증거야.
[루이자] 넌 위선자야, 정원에서 시나 읊조리며 쥐덫을 놓고 걸리기를 기다리는 영웅. 흥! 제가 무슨 영웅이라구.
[마트] 넌 젖비린내가 난단말야.
[루이자] 아아!
(루이자, 마트의 뺨을 때린다. 그들이 말을 할수록 그들의 노여움은 음악으로 해서 고조된다.)
[마트] 저 길너머에는 모험이 있어.
[루이자] 난 머리를 풀고 시내에서 헤엄이나 칠까봐.
[마트] 루이자, 넌 두번 다시 내음성을 못들을 거야. 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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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쁜 놈이 되기로 결심했어.
[루이자] 난 밤새껏 앉아서 달님보고 노래나 할래.
[마트] 난 술도 마시고 노름도 하겠어. 머리도 길게 기르고 콧수염도 길러야지. 그리고 닥치는대로 광기를 부릴 거야, 딴 곳으로 가서.
[루이자] 흥! 나라고 못할 줄 알고.
[마트] 잘있어.
[루이자] 흥! 눈하나 깜짝할까봐.
((그들은 헤어져서 나간다. 엘갈로가 손가락을 튕기자, 그들은 멈추고 그대로 움츠려 선다. 엘갈로가 루이자의 얼굴에서 눈물을 받아 가져간다.))
[엘갈로] 이만한 눈물이면 충분해--- 이 작은 눈물방울.(그는 조심스럽게 호주머니 속에다가 눈물을 집어 넣는다.) 젊은이여! 가려면 가라. 아가씨는 여기 있어야만 해.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는 법이야.
((루이자, 퇴장. 마트는 한창 꿈 속에 사로잡힌 듯 무대 전면에서 아직도 꼼짝 안하고 있다.))
자! 저 친구는 세상을 아주 화려하게 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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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시작된다. 마트가 노래부르는데 엘갈로 비꼬며 따라 노래 부른다.))
[마트] 길너머 저편엔 빛나는 세계가 있네
[엘갈로] 길너머 저편엔 절망이 있고
[마트] 길너머 저편엔 반짝이는 세계가 있네
[엘갈로] 음흉한 사기꾼들이 있고
[마트] 아름다움이!
[엘갈로] 굶주림이!
[마트] 영광이!
[엘갈로] 슬픔이!
[마트] 거기엔 아무 근심 걱정 없고
[엘갈로] 젊은인 돌아다니며 세상 쓴맛을 보게 되리. 세상이 빠른 시일 내에 가르쳐 줄 겁니다. 꼭 알아 둬야 할 비밀을--- 젊은이가 품는 망상에 대한 어떤 비유적인 설교라고나 할까요. 그러나 우린 그를 세상에 내보내야 합니다. 우린 가장 엄한 스승인 시간의 자비심에다 그를 맡깁시다. 그럼 실패는 없을 겁니다. 자! 그러나 재미로 양념을 쳐볼까요?
((머티머와 헨리가 길게 늘인 가발을 쓰고 화려한 변장을 하고서 소도구 상자에서 나온다.))
[머티머]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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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뭐요?
[헨리] 어디로 가는 거지? 눈에 불을 켜고 어디로 가는 거지 젊은 친구? 대답은 필요없어, 눈을 보면 아니까---
[머티머] 나도 알 수 있어.
[헨리] 그렇지. 거위를 잡으려 가는 거지. 매일매일 황금 알을 낳는 황금 거위를. 틀림없지? 나도 자네처럼 모험을 하는 젊은이야.
[마트] 모험을 하는 젊은이?
[헨리] 그리고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저 친구, 소크라테스라고 하는 내 친구야.
[머티머] 난 로마인이야.
[헨리] 이 친구 명문의 후손이지.
[마트] 명문의 후손?
[헨리] 명문 중에서도 명문이지, 황제의 후손이니까. 허나 아무렴 어때.
[머티머] 자네 모험을 하고 싶나?
[헨리] 우리가 데려다 줄까? 어때?
[머티머] 좋아, 데려다 주지.
[헨리] 자네가 늘 꿈꾸던 곳 이집트로, 베니스로
[머티머] 나폴리로, 아테네로.
[마트] 저--- 제가 가고 싶은 곳은---
[헨리] 행운을 잡아. 그 때문에 우리도 여기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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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
[마트] 난 결심을 하고---
[헨리] 결심 같은 건 다 잊어려.
머티머] 우리가 멋진 곳으로 안내하지.
[헨리] 야! 젊었을 때 불꽃 한번 튕겨 보는 거야.
[머티머] 우리가 멋진 곳으로 안내하지.
[헨리] 아주 멋진 장소로.
[머티머] 에텐의 우상!
[헨리] 어지러운 계집애들!
[머티머] 술취한 집시들!
[헨리] 환상적인 아름다움! 상상의 나래를 펴기 위해 다만 기다리고 있는 거야.
[마트] 그러나 난---
[헨리] (손으로 마트의 입을 치며) 고마울 거 없어!
[두사람] (그들은 그를 끌어 일으키며 노래 부른다. 그들은 춤을 추고 나서 마트를 데리고 나간다.)
[엘갈로] 여러분, 그후 한달이 지났다고 생각해 주십시요. 10월이 다 지나고 이제 하늘은 잿빛이 돼가고 있습니다. 한 달이 지나니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는군요. 한 달이 지났으니 우린 나이를 한살 더 먹은 셈입니다.
((겨울 목도리를 두루고 벨로미, 등장))
[페이지] 055
[벨로미] (담벽을 세우고 있는 무언배우에게) 뭐니뭐니 해도 담이 제일이야. 내가 미쳤지, 담을 헐다니. 계속해요, 친구 계속해.
((그는 퇴장한다. 허클비가 퇴장한 곳에서 등장, 그는 겨울 목도리를 두루고 있다.))
[허클비] 됐어, 눈이 오기 전에 끝마치면 좋겠는데.
((그는 퇴장하고 벨로미가 들어온다.))
[벨로미] 흐흠, 점점 추워지는데 담벽을 잠깐 봐야겠다. 좋았어! 일하고 있군--- 젠장, 날씨가 이래서야 원! 사람이 늙는다는 게---
((벨 퇴장, 허클비 등장))
[허클비] 엽서 한장 없군, 떠난지 한달인데 엽서 한장 없군. 어떻게 된 거요? 아참 내 정신 좀 봐. 자네는 무언배우지.
((두 아버지들, 서로 마주본다. 그들은 망설이다가 정중히 인사를 한다. 그리고나서 그들은 작업하고 있는 무언배우를 쳐다보면서 마주 서 있다.))
[벨로미] (무언배우에게) 자네, 내 정원을 구경하겠나?
[허클비] 그 사람은 말하기로 했잖나?
[벨로미] 참 그렇지. 하여간---
[허클비] 뭐라고?
[벨로미] 오--- 아무것도 아닐세. 이 사람아. (허클비는 껄껄 웃기 시작한다) 뭐가 그렇게 우습나?
[허클비] 그저 우리가 만나던 일을 생각하고 있었죠.
[벨로미] (미소 짓는다) 담 위로 올라갔었지.
[허클비] 밀회였지.
[벨로미] 카드놀이 할 때도 말이야.
(그들은 즐겁게 웃는다, 정색을 한다)
자네 아들 소식은 있나?
[허클비] 엽서 한장 없다네.
[벨로미] 곧 돌아오겠지. 돈이 다 떨어지면 말이야.
[허클비] 고마우이. 헌데 자네 딸은 좀 어떤가?
[벨로미] 동상처럼 꼼짝 않고 있다네. 온종일 꿈만 꾸고 있는가봐.
[허클비] 가엾어라--- 자네 집 정원은 어떤가?
[페이지] 057
[벨로미] 여전히 푸르지.
[허클비] 내 집 정원도 잘 자라고 있다네.
[벨로미] 이 사람아, 나무야 믿을 수 있지.
[허클비] 그렇구 말구.
[벨로미] 그래서 자네에게 얘기네만, 난 그래서 채소를 좋아한다네.
[허클비] 채소야 (그들은 악수하고 노래 부른다.)
무우 심은 데 무우가 나지 무 배가 채소들은 참
좋은 놈 거짓말 안해
배추 심은 데 배추 나지 두 배가 나지
채소들은 참 정직해 거짓말 안해
믿을 만하지 믿을 수 있지
허나 애들은 믿을 수 없어
크기까지 절대 통 알 수 없어
무엇이 될지
당근 심으면 당근 나지 배추가 나나
채소들은 참 좋은 놈 거짓말 안해
세상 모두 채소라면 즐겁지 않소
채소 심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
채소 심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
((그들은 경희극단처럼 두번째 부르는 합창은 작은 꼴불견 무용 무용 스텝으로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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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미] (노래가 끝난다) 하하 여보게, 우리 오래간만에 섰다나 한판 벌일까?
[허클비] 난 포커가 좋은데.
[벨로미] 포거두 좋고, 섰다두 좋구.
[허클비] 한데 여보게, 자네 전번에 걸머진 노름빚 50원 잊지 말게.
[벨로미] 원 사람두---
((무언배우에게))
[허클비] 좋은 친구야.
[벨로미] 계속 담을 쌓아주구려.
((그들은 퇴장한다. 한편 루이자가 환상 속에서 깨어나기 시작한다.))
[루이자] 아! (노래 부른다)
물 맑고 푸르른 시냇가에서 헤엄쳐 봤으면 금빛옷을 갈아 입고서 앞날을 점치리
[엘갈로] 단 한번만 세월이 가기 전
[루이자] 당신은 강도가 아니에요.
[엘갈로] 네, 난 당신의 강도올시다.
[루이자] 나무 위에서 뭘하고 있죠?
[엘갈로] 익어 가고 있지.
[루이자] 너무 익지 마세요. 땅에 떨어져요.
[페이지] 059
[엘갈로] 옳은 말씀.
[루이자] 나무 위에서 뭐가 보여요?
[엘갈로] 모든 것이.
[루이자] 정말요?
[엘갈로] 정말!
[루이자] 마트도 보이나요?
[엘갈로] 보고 싶은가?
[루이자] 아뇨, 그냥 궁금해서. 저 당신 곁에 올라가도 돼요?
[엘갈로] 원한다면.
[루이자] (같이 앉는다) 어머! 아무것도 안보이네.
[엘갈로] 보이려면 약간 시간이 걸릴것.
[루이자] 저희 집밖에 안 보이네요. 마트의 집하고 담하고---
[엘갈로] 그게 모두야?
[루이자] 그래요. 강도짓은 재미있었요?
[엘갈로] 때때로.
[루이자] 재미있으실 거예요. 저 말씀해 주셔요. 커다란 백마도 타세요?
[엘갈로] 타봤지.
[루이자] 이제 안 타시나요?
[엘갈로] 난 말 안장 때문에 뾰루지가 났어. 여간 아프지 않아.
[루이자] 망측도 해라. 말 안장 때문에 뾰루지가 났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데요.
[페이지] 060
[엘갈로] 가끔 있지. 그게 바로 직업병이라는 거야.
[루이자] 말씀해 주세요. 당신이 좋아하는 약탈품은 뭐죠?
[엘갈로] 약탈품? 그건 해적들이나 하는 짓이겠지.
[루이자] 그럼 전라품은요?
[엘갈로] 책을 너무 읽었나보군.
[루이자] 그렇지만 뭔가 훔치는 건 틀림없잖아요?
[엘갈로] 난 환상을 훔치지. 가장 귀중한 것이라면 뭐든지 훔쳐.
[루이자] 아, 이제 알았어요. 값비싼 루비?
[엘갈로] (그녀의 목걸이를 쳐다본다) 값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모조 다이아.
[루이자] 모조 다이아?
[엘갈로] 그것도 값을 많이 받을 수 있지. 보기가 좋거든.
[루이자] 그런 사고방식은 못써요.
[엘갈로] 귀여운 아가씨.
[루이자] 내가 매력적이에요?
[엘갈로] 약간.
[루이자] 아, 멋있어! (자기 왼팔을 가리키며) 봐요, 이 리본을 단 여기가 바로 당신이 상처를 낸 곳이에요.
[엘갈로] 미안해 (팔에다 키스한다)
[루이자] 괜찮아요. 전 아주 좋은걸요. 매일 세 번씩 여기다 키스해요. 말씀해 주세요. 세상 구경을 두루 하셨지요?
[엘갈로]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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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 책에 있는 것과 똑 같은가요?
[엘갈로] 그야 아가씨가 읽는 책 나름이지.
[루이자] 전 모험담과 기사들의 이야기를 읽었어요. 「아이반호」하고 그리고 「원탁의 기사」 이런거지요.
[엘갈로] 많이 듣던 구절 같은데.
[루이자] 절 데려다 주세요!
[엘갈로] 어디로?
[루이자] 파리에! 바깥 세상에도!
[엘갈로] 하지만 난 악당인걸. 내 목에는 현상금이 붙어 있어.
[루이자] 아! 더욱 매력적이에요.
[엘갈로] 아가씨와 나! 우리 함께 말이요?
[루이자] 그래요. 한없이 한없이 춤을 춰봤으면!
[엘갈로] (루이자를 유혹하는 몸짓을 하며 노래한다)
빙글빙글 돌아라
즐겁게 즐겁게
빙글빙글 돌아라
새벽이 올 때까지
빙글빙글 돌아라
신나게 신나게
빙글빙글 돌아라
마음껏 즐겨보세
(루이자와 같이 춤추며 노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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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돌아라
즐겁게 즐겁게
빙글빙글 돌아라
새벽이 올 때까지
빙글빙글 돌아라
새벽이 올 때까지
빙글빙글 돌아라
신나게 신나게
빙글빙글 돌아라
마음껏 즐겨보세
[엘갈로] 난 베니스가 보이는군 우리는 콘도라를 타고 뱃사공이 들려주는 산타루아치를 들으며---
[루이자] 아! 기절할 것 같애.
[엘갈로] 푸르른 달빛이 그대 얼굴에 비치네.
((무언배우가 엘갈로에게 가면을 준다. 종이로 만든 단순한 것으로 공허한 즐거움을 나타낸다. 막대기에 붙여 와 얼굴을 가린다. 루이자와 엘갈로가 계속 춤을 추고 있을 때 관객은 멋진 불길 속에 머키머와 헨리가 무대 후면에 있는 것을 보게된다. 찢긴 빨간 명주로 불길을 흔든다. 처음에는 그들은 콘도라의 사공이다. 그러나 음악이 점점 거칠어지자 그들은 폭동의 농민으로 변모한다. 마트가 그들의 노여움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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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된다.)
[루이자] (말한다) 저 농민들을 보세요. 촛불을 밝히고 있네요. 아니, 불붙은 햇불을! 그래요, 보세요 그들은 궁전을 태우기 시작했어요. 저기 공화국 총통이 가네요!
[헨리] 안녕!
[루이자] 자! 재미있어! 난 볼꽃놀이에 반했어!
((갑자기 머티머와 헨리가 마트에게 불을 지른다.))
[루이자] 저 사람들 보세요. 타고 있잖아요. 어쩌나, 불이 붙네!
[엘갈로] 춤을 계속합시다.
[루이자] 그렇지만 저 사람이 불타고 있는데요---
[엘갈로] 가면을 써요, 그러면--- 아름답게 뵙니다.
[마트] 살려줘요! 살려줘요!
((엘갈로가 그녀의 얼굴에 가면을 씌워준다.))
[루이자] 어머나, 예쁘네요! 온통 오렌지빛으로 보이네, 빨간 오랜지 빛, 그 빛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빛깔이에요!
[마트] 살려줘!
[루이자] 아주 정열적으로 보이네요.
((무언배우가 앞을 가리도록 명주 헝겊을 쳐들자, 머티머와 헨리는 마트를 끌어내고 안 보이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그효과는 단 위에서 연기되는 인형극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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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갈로] (그때 루이자, 격정적인 반주에 맞추어 노래 부른다)
춤을 춰요! 음악에 맞추어 발을 구르며 춤을 춥시다.
진짜 아름다운 로맨스처럼 음악이 내 머리를 구르기까지
우리의 할 일은 매일 춤추는 것뿐이리
우리의 할 일은 오직 춤추는 것뿐이리
우리의 할 일은 오직 춤추는 것뿐이리
우리의 할 일은 오직---
[루이자] (말한다) 아! 피곤해.
[엘갈로] (말한다) 그러면 안돼요. 밤은 이제부턴데! (음악, 그때 그는 다시 노래 부르기 시작한다.)
돌고 돌아라
새벽이 되기까지
촛불이 타네
바이올린이 울리네
소원이라면 어이 광란인들 사양하리오? 마음껏 즐기리라.
[루이자] 난 아무 데나 떠나 갈 수가 있어요. 당신이 날 데려가 주신다면 난 언제나 갈 수 있어요. 당신이 날 데려가 주신다면 난 언제나 갈 수 있어요! 그러니 길을 안내해 주세요, 가겠어요! 언제나 갈 수 있어요.
[엘갈로] 아테네 구경을 하자. 굉장히 멋진데, 아클로폴리스 언덕 위, 거기는 참 희랍적이지, 저기 비너스가, 아도니스가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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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우린 뺨과 뺨을 대고 있다.
[루이자] 아! 멋져.
[엘갈로] 우리 다정스런 희랍인이 되는 거야.
((관객은 머티머와 헨리가 화려한 복장을 하고 나오는 것을 다시 한번 보게 된다. 그리고 마트도 그들을 따라 나온다. 마트의 옷은 누더기이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다. 그리고 그의 의복은 한층 꼴사납다.))
[루이자] (말한다) 저 익살스런 원주민을 보세요. 아주 흥겨워 야단인데요. 저 봐요. 사람들이 원숭이를 때리네요. 아 재미있어. 왜 원숭이를 때리죠. 오 아니, 저것 좀 보세요. 저건 진짜 원숭이가 아니에요. 원숭이 옷을 입은 사람이야. 저사람을--- 사람들이 마구 때려 상처를 입혔어요.
[엘갈로] 가면을 써요.
[루이자] 저 사람이 다쳤네.
[엘갈로] 가면! 가면.
[마트] 살려줘요.
((다시 한번 엘갈로가 그녀의 얼굴에 닳고 닳은 가면을 꼭 씌워 준다.))
[루이자] 귀엽잖아요? 원숭이 옷을 입은 사람을 매질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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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쇼야, 아, 재미있어, 계속해요. 아 즐거워요, 계속해요.
[마트] 사람살려!
[루이자] 옳지, 그거야. 조금만 더 비틀어요.
((무언배우가 그들 앞에서 헝겊천을 흔들자 헨리와 머티머는 사라진다.))
[엘갈로] 춤을 춰. 음악에 맞추어 발을 구르며 춤을 춥시다!
사랑스럽고 진실된 여인처럼
우린 매일 춤만 추리
우리 매일 춤만 추리
우린 매일 춤만 추리
우린 매일 춤만 추리
[루이자] (말한다) 한번만 앉아서 쉬어요.
[엘갈로] (말한다) 바보 소리! 춤추라고 음악이 흐르는데 자, 집시곡으로 합시다.
[루이자] 빙글빙글 돌아라. 즐겁게 즐겁게 빙글빙글 돌아라.
[엘갈로] 새벽이 올때까지.
[루이자] 어디든 갈 테야. 같이 간다면 어디라도. 어디든 갈테야. 데려다 준다면 언제라도.
[엘갈로] 우리들은 벵갈에도 갈 수 있고 품페이에도 갈 수 있어. 인도는 아주 재미있다고 하더구먼.
[루이자] 축제 때는 주민들이 모여서 뱃놀이를 한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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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갈로] 굉장히 떠들썩할 거야?
[루이자] (말한다) 난 인도가 좋아질 것 같애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죠? 전 군중을 좋아해요. 오! 저기 수도승이. 여보세요! 스님!
[헨리] (약간 당황해서) 아! 안녕하세요! 어머나--- 저분이 수행원들과 함께 다니네. 모두 요가를 알 거야. 재미도 많이 볼걸! 저기--- 젊은이가---
((사람들이 마트를 못으로 때려박고 있다. 루이자는 가면을 벗는다. 아차하면 저 못에 갈기갈기 찢길텐데.))
[마트] 사람살려!
[루이자] 누가 구해 주세요. 저 사람을.
[엘갈로] 가면을!
[루이자] 아머! 피가 흐르네!
[엘갈로] 가면을!
[루이자] 아이! 무서워요!
[엘갈로] 가면을!
((엘갈로는 루이자의 얼굴에 억지로 가면을 씌운다. 그러자 다시 변화가 일어난다.))
[루이자] 계속해요. 꽉 안아주세요. 저 사람 엄살쟁이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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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진짜 수도승이 아닌가봐. 저 사람들은 도를 닦는 것 같지 않은데요. 아마 가짜 수도승인가봐.
[마트] 사람살려!
[루이자] 가짜! (노래 부른다)
춤을 춰!
음악에 맞춰 발을 맞추며
춤을 추리!
사랑스럽고 진실된 연인들처럼
출렁이는 멜로디를 따라 춤을 추면
다정한 주민들을 볼 수 있다네
우린 오직 춤추는 일뿐
우린 오직 춤추는 일뿐
우린 오직 춤추는 일뿐
돌고 돌아라 마법에 취해서
우린 오직 춤추는 일뿐
우린 오직 춤추는 일뿐
우린 오직 춤추는 일뿐
우린 오직 춤추는 일뿐
((노래가 끝나자, 헨리와 머티머, 그리고 마트는 사라지고 루이자와 엘갈로가 앞장면에 나온 것처럼 뒤쪽 나무로 간다.))
[엘갈로] 자 서둘러. 도망가려면 짐을 빨리 꾸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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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 먼저 키스를---
[엘갈로] 좋아. (키스한다)
[루이자] 아! 아!
[엘갈로] 왜 그래?
[루이자] 마침내 키스를. 전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 않을 거예요. 다녀오겠어요.
[엘갈로] 루이자! 한 마디만. 나도 그 달콤한 키스 평생 못잊을 거야. 자! 서둘러. 우리가 키스할 시간은 평생토록 있으니까.
[루이자] 그래요. 여기서 기다리시겠어요?
[엘갈로] 응.
[루이자] 그럼 됐어요.
[엘갈로] 잠깐만. 루이자! 당신 목걸이를 주고가, 꼭오겠다는 약속으로.
[루이자] 하지만 이건 어머니가 주신 건데.
[엘갈로] 좋아. 루이자의 정표가 될 거야.
[루이자] 네. 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니깐. 이 목걸이를 놓고 갔다오죠. 잘 지키고 계세요. 곧 돌아오겠어요. (그녀는 떠나려고 하다가 다시 돌아선다) 이 세상은 당신이 말씀하신 대로 꼭 그럴까요?
[엘갈로] 암! 그렇구 말구. (노래 부른다) 길 건너 저 편에 빛나는 세계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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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마트가 돌아오는 것을 관객은 보게 된다. 그는 나무 그늘에 있다. 루이자도 눈치 못챈다.))
[마트] 길건너 저편엔 절망이 있고
[엘갈로] 길건너 저편에는 빛나는 세계가 있네
[마트] 음흉한 사기꾼들이 있고
[엘갈로] 아름다움이!
[마트] 굶주림이!
[엘갈로] 영광이!
[마트] 슬픔이!
[엘갈로] 거기엔 아무런 근심 걱정 없고
[마트] 그녀는 돌아다니며 세상 쓴맛을 보게 되리
[루이자] 그럼 됐어요. 곧 다녀 올께요. (또 다시 그녀는 돌아온다) 꼭 기다려 주는 거죠?
[엘갈로] 대장부 일언이야. 약속하지.
((루이자가 나가자, 엘갈로가 돌아서 떠나려 하다 마트와 마주친다.))
[마트] 잠깐!
[엘갈로] 오! 탕아 돌아오시다!
[마트] 그런 식으로 그녀를 데려갈 순 없을걸. 나빠요.
[엘갈로] 그거야 그녀의 팔자지. 자네가 무슨 상관이야.
[마트] 그 여자는 너무 어려요. 제발! 루이자를 버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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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가 그를 못가게 하자 엘갈로는 손을 들어 때린다. 마트가 쓰러지면 엘갈로, 나무 그늘로 사라진다. 루이자가 돌아와 엘갈로를 부르지만 그는 그곳에 있지 않다. 그녀는 버림받은 것을 깨닫게 된다. 이윽고 그녀는 마트의 반대편 무대에서 무릎을 꿇는다. 엘갈로가 나무 그늘에서 나와서 관객에게 이야기 한다.)
[엘갈로] 여기 아무도 설명 못하는 이상한 역설이 있습니다. 누구라 곡식을 거둬들이는 비밀을 알겠습니까? 겨울의 쓰디쓴 고통에서 왜 봄이 탄생하는지 누구라 알겠습니까? 왜 우리는 다시 싹이 트기 위해 낙엽이 져야 하는지 전 그 대답을 모릅니다. 아는 건 다만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뿐, 그래서 전 그들을 상처냈구, 또한 저 자신도 약간 아픔을 맛보았습니다. ((엘갈로, 다시 퇴장한다.))
[마트] 눈물을 거둬, 루이자. 자, 어서---
[루이자] 아니! 얼굴이---
[마트] 응--- 눈이 약간---
[루이자] 아! 어머나 이 손톱자국---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죠?
[마트] 세상만사가 다 있었오.
[루이자] 술과 도박을 하셨어요?
[마트] 첫날에는 그러나 술은 마약이었고 노름은 따라지만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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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 아가씨와 사랑도 속삭였나요?
[마트] 잠시. 얻어맞기 전까지만.
[루이자] 맞다니요?
[마트] 구정물 단지로.
[루이자] 네?
[마트] 구정물 단지. 정말 이루다 말로는 표현할 수도 없어.
[루이자] 정말 안됐군요, 마트.
[마트] 괜찮아. 난 그래도 싸. 내가 어리석었어.
[루이자] 나도. 나 역시 바보였어요.
((자연스럽게 그들은 마주 보며 노래를 부른다.))
[마트] 달이 지기 전 5월이었네
아름다운 그 빛을 좇았네
빛나던 그 빛 아름다운 꿈
너는 빛 너는 꿈
너는 나
[루이자] 춤이 끝나고 집에 가다가
아름답던 무지개 보았네
빛나던 그 빛
아름다운 꿈 너는 빛
너는 꿈 너는 나
[루이자] 그대 없으면 깜깜해, 그대 곁엔 언제나 환한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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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나의 기도는 우리의 사랑
언제까지나 우리만 있네
다정한 우리 어여쁜 우리
우린 빛 우린 꿈 우린 사랑
우린 빛 우린 꿈 우린 사랑
[루이자] 정말 보고 싶었어, 마트
[마트] 나도 보고 싶었어.
[루이자] 어머! 많이 다쳤나봐.
[마트] 괜찮아. 약간---
[루이자] 진작 상처를 보여주지 않고. 자! 여기 앉아, 내가 매줄께.
((그들은 단 위에 서 있고, 무언배우가 그들의 뒤편 위쪽에 서서 종이 눈을 그들에게 뿌린다.))
[마트] 많이 괴로왔지?
[루이자] 마트만큼.
[루이자] 정말.
[마트] 자! 내 외투 걸쳐.
[루이자] 아니에요. 함께 걸치기에 충분해요.
((그들은 꽉 껴안으며 노래 부른다.))
[루이자] 오! 내사랑 (내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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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내 님이여
오! 내사랑 (내 사랑)
신비하여라! (신비하여라)
내님!
((무대 후면에 앉아 있었던 두 아버지, 일어서서 정면으로 나온다.))
[벨로미] 저기 좀!
[엘갈로] 쉬!
[허클비] 애들이 돌아왔오.
[벨로미] 기적이오. 자! 담벽을 없앱시다.
[엘갈로] 아닙니다. 그대로 둡시다. 우리 모두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담벽을 그대로 둡시다.
((엘갈로, 노래 부른다. 다른 사람들도 그를 따라 콧노래를 부른다.))
깊은 겨울 날 추억은 따스해
바람 불고 눈보라 쳐도
깊은 겨울 날 추억은 따스해
아픔 슬픔 없던 시절
깊은 겨울 날 추억은 따스해
지나간 시절 돌이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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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 추억이
가슴에 물결쳐 오네
((무언배우, 소도구 상자에서 「철부지들」이라고 쓰인 막을 꺼낸다. 무언배우가와 엘갈로, 두 아버지와 연인들 앞 나무막대기 위에 조심스럽게 막을 걸친다. 무대는 1막 시작 때와 똑같이 되고 조명이 차츰 흐려진다. 그러면 물론 이 극도 끝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