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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시낭송 아카데미도 이젠 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제4강은 경남지회 노연숙 시낭송가님. 정일모 총무님께서 오늘 강의주제는 ‘시낭송, 나의 클리닉 노하우’라고 소개해 주셨습니다. 강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총무님 께서 ‘엄마의 넌닝구’(배한권), 신동주 서기가 ‘무등을 보며’(서정주)를 막간을 이용해 낭송하였습니다.
창원에서 강연을 위해 오셨고, 재능 경남지회 회장역임하신 노연숙 시낭송가님. 함양이 고향이시고, 제9회 대회에서 재능에서 시낭송가 되셨으며, 시낭송가가 되신지 20년, 강의를 하게 되신지는 10년 되셨다 합니다. 작년에 지도하신 분이 각각 대상(‘초상집’-유치환)과 동상, (‘너’-박두진)을 수상하시기도 하셨답니다.
본격적인 강연으로 들어가서,
‘자연스러움’이란 무엇인가. 제일 어려운 정의가 아닌가 한다. 글자 모양 자체만 아니라 시에 꼭 맞는 목소리로 거기에 산전수전 다 겪어 나오는 소리가 나올 때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한다. 강연에 앞서 이번 ‘세월호’사고로 모두 우울한 분위기 인데 먼저 그 희생되어진 꽃봉우리들에게 시낭송 하나를 보낸다.
‘황홀한 고백’(이해인) 낭송 (끝에 첨부)
신발을 벗으시고. ‘신발을 벗는다’는 모든 걸 비운다, 모두 보여준다는 의미로 오늘 모든 것을 쏟아 놓고 가도록 하겠다. 창원, 진주, 산청과 고향인 함양, 장수와 우뚝 솟은 산과 연두 빛에 감탄했던 진안 마이산을 지나 전주에 도착했다. 마이산을 보며 ‘신록’이라는 서정주의 시도 생각이 났지만. 오후 2시에 도착해서 한옥마을도 둘러보고 큰 규모의 경주처럼은 아니지만 서울 인사동에 온 기분이 났다. 건축이 아름다워 건축을 공부하고 있는 아들을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시낭송을 위한 ‘나의 마인드’는 무엇인가. 'K'자동차에 이런 광고문구가 나온다. “시대의 언덕을 넘어 세상을 이끌어온 당신께 오마주(존경) 합니다.”. 오늘 여러분께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시대의 언덕을 넘어 여기 시낭송을 위해 오신 여러분께 오마주 합니다”. 시낭송의 긍지,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전에 어느 문학강연에서 강은교 시인이 오셔서 이런 싸인을 해 준적이 있다. “늘 출렁이소서”(“교만 말고 열심히 노력, 공부하시고 늘 움직이십시요”라는 말씀을 덧붙여). 이 말씀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이런 마인드가 여러분에게 있는가. 시도 좋다, 하나 만드시라.
안주하고 편안함을 구하기 보다는 팽이를 내리치듯, 종을 두드려 울리듯 채찍질 하고 자기의 존재감을 잃지 않고 계속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 어제까지 개인 최초로 이름을 걸고 아카데미 강의를 하며 마치는 날 이었는 데 1년 이상, 시낭송 지도자, 대회준비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남편이 불만을 터뜨릴 때도 있지만 이렇게 열심히 하는 아내를 은근히 자랑하기도 하더라.
가장 좋은 목소리는 공명의 소리이다. 성악가가 내는 소리, “아~~”라는. “가나다라...타파하”라고 해보자. 다시 윗 입을 많이 올려 해보자. 이렇듯 윗 입을 많이 올려야 좋은 소리가 나온다. 맑고 깨끗한 소리도 좋지만 오히려 거치른, 저음,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소리가 낫기도 한다.
시낭송의 첫 번째 중요한 점은 ‘시 선택’이다. 시를 각자 음색에 따라 골라야 하고 때론 골라주기도 하지만, 최소 3개월 前부터 연습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대회의 시점에 가장 좋은 리듬의 상태에 이를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이젠 시에 대해, 그 내용에 따라 그림을 그려보며 감을 익히자. 세 번째 시낭송은 명료하게, 자연스럽게 그리고 감동 있게 낭송해야 한다. 특히 듣는 사람이 잘 알아듣도록 멍석 피듯이 또록또록하게. 그리고 시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비주얼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성 드려 꾸며보자.
시낭송은 목소리만 좋은 것이 아닌 조금 포스가 느껴져야 한다. 그리고 시에 시낭송 부호를 그려 놓아 연습해 보자. 머금고 들어가기(θ), 빠르게(▼▼), 느리게(▼), 장음(:), 클라이맥스 등등. 처음엔 마음껏 토해내게 하고 그 다음엔 깍고, 살리고, 절제하고 다듬어 보자. 이렇게 음부호를 이용해 최대 올리고 내릴 곳을 선정해 보자. 글자를 외지 말고 그림을 그려보며, 장·단음도 찾아보자. 장음이 감동을 준다. 입앞에 손바닥을 대고 입바람이 나오지 않도록 발음해 봅시다. 숨머금은 소리로(?).
다시 주요 포인트를 정리해 보면. 1) 포즈(pause), 즉 stop의 순간에 모금은 숨에 주의 2) 속도 3) 포스(force) 4) 자연스러움 5)감동
지도할 때 첫 한 시간은 그림을 그려보고 장단음 표시로 보낸다. 그리고 ‘기승전결’법으로 낭송을 구성해 보곤 한다. 1)연구하고 ‘나’(박두진)에서 ‘나’는 누구인지 2) 연습하고 3) 소화하고 4) 소통(관객, 심사위원)의 단계로 연습해 봅시다. 연과 연, 행과행사이에는 pause가 있고, 시간-공간-장소의 이동이 있을 때 하나, 둘, 셋 쉬는 부분을 염두해 두자.
박두진의 ‘너’라는 시에 음부호를 표시해 보면서.
내 영혼의 벌판에 (θ, 도둑 숨-머금고 들어가기?) .. 중략
(빠르게▼▼) 때로는 ~
혼자서의 외로움 (pause, 연 나뉘는 부분)
먼:(장음)~ 중략
희디하얀 내 손바닥도 / 정결한 심장의 고동도 (제스쳐는 먼저 표정을 만들고 행동으로)
(▼▼)맹수로 산맥을 치달리던 내 보행의 위력도 ~(서서히 끌어 올려야)
너는 그 따사한 나라 ~~중략~~ 땅의 솟음(θ) 너. (클라이막스)
(▼ 천천히) 나의 유일과 모두로
(▼▼) 영원으로 다가와 포옹해야 할(θθ, 두호흡)
너여(▼, 힘을 풀어라)
‘의’는 ‘의’, ‘에’ 둘 다 맞는 발음이지만 가급적 ‘의’로 내야하고 연달아 있을 때는 하나는 ‘의’ 그 다음은 ‘에’로하며, ‘의’가 안 되는 사람, 특히 서울사람들이 오히려 잘 아되는 데 그럴때는 ‘에’로 해도 무방하다. 대회에 나올 때는 행사를 위해 쓴 시는 지양합시다. 가령 ‘다시 천년을 넘어’(나태주)와 같은 시 등.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되랴, 아침에 눈뜨고 잘 때까지 끌어안고 사랑해 봅시다.
각자 수강생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해 보았습니다. 주요 언급내용은, 톤을 똑같이 하지 말 것, 클라이 막스를 너무 갑작스럽게 올리지 말고 서서히 강하게 하도록, 속도가 특히 중요한데 완급의 표시를 낼 때는 명확히,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도 개선에 절대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복식호흡으로 해야 한다. 남자는 보통 복식호흡이 잘 되곤하지만 여자는 잘 되지 않는 타고나는 성질이 있다. 성악가 조수미가 훌륭한 성악가 인 것은 복식호흡으로 노래를 잘 하기때문. 개인적으로는 중앙회 정영희 시낭송가님과 울산의 구경영 시낭송가님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심사에 있어서도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평가되고 구성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드린다. 모조록 시낭송가로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이 있길 바랍니다.
비행기가 3.5㎞활주로에서 이륙할 때 400㎞의 속력으로 연료의 60%를 쓰게 되는데 오늘 활주로를 달리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 “모조록 열정으로 날개를 활짝 펴고 명품 시낭송가가 되기를 기원한다”를 끝으로 강연을 마쳐주셨습니다.
시를 사랑하고 자신의 것으로 승화하여 성숙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계시는 노연숙 시낭송가님의 강연에 흠뻑 빠졌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열정의 불꽃이 지지 않을 것 같은 마음으로 흥미로운 시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시낭송가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에 대한 생생한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던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전날 개인 아카데미 강연을 마치시고도 멀리 창원에서 와 주신 노연숙 시낭송가님께 심심(深心)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훌륭한 시낭송가분들이 더욱 빛나는 보석으로 조각되고 배출되는 일에 큰 일조(一助)를 하실 수 있으시길 기원 드리며.
황홀한 고백
이 해 인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훤히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이상,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