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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월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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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시인 길라잡이(시론) 스크랩 취미 시인 길라잡이(10) /난해성
호월 추천 0 조회 14 13.06.20 16:2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취미 시인 길라잡이(10) /난해성| ----호월의 글방---
호월 조회 68 | 10.02.16 02:29 http://cafe.daum.net/rimpoet/QwHm/53

취미 시인 길라잡이 (Poetry for Dummies)
한 아마추어 취미 시인이 동료 취미 시인과 함께 역어 가는 길라잡이 시리즈


10. 난해성이 수준의 척도인가? 문단은 특수 언어 영역?

- 혼돈과 좌절로 더 이상 시에 진전을 보지 못할 것 같아 한 동안 시 공부를 쉬었다. 그러나 시에서 떨어져 나오기가 어려워 다시 들여다 보게 되었고, 시 세계의 새 언어를 배워보기로 했다.


<詩의 미아-2>
- 어느 플레닛의 언어인가?

문외한인 문인지망 지각생 문학도는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습작해야 할지?
어느 장단에 어떤 춤을 추어야 하는 건지?
흉물스런 젊은 시 흉내 내야 하는 건지?
대책 없는 대세니 입 닥치고 대충대충?

시가 시시하고 시들해져서가 아니라
정신이 정리 정돈 되기 까지는
시 습작 쓰기가 시큰둥 시답지 않다
담벼락 마주친 듯 답답하고 답이 없다

이왕지사 이해 못 할 이런 것이 시라면
골머리 파고들던 골프채나 골라잡고
정말로 정들었던 정구 라켓 찾아보고
할 일 없어 하품하는 할리를 불러내고
낙동강 오리 알 낚싯대도 낚아채고,

기업 기술 기획도 기차게 기초 닦고
주일에는 주로 주님께 예배
친구들과 친근하게 친교도 하고
아내에게 아는 척 아양도 떨며
신수도 신식으로 신경 좀 써야지…….

신세타령 넋두리는 신물만 나고
신파조 사랑 시도 신선도가 없지만
시대 풍조 난해한 현대판 외계 시는
어쩌면 이렇게 어색하게 느껴지고
이해 불능 이상 성격 이복동생 같을까?


- 마음 잡고 다시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열심히 읽어 보았지만 한글로 쓰여진 외국어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한글은 나의 모국어이고 오랜 외국 생활로 영어를 겨우 익혔는데, 이제 또 다른 ‘한글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해야 하나? 한글 외국어는 강습소도 없는 것 같은데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하나? 아. 답답하다.

- 독자에 대한 고려 없이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해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수준 높고 다르게 보이려고 억지로 짜내서 내 뱉는 것일까? 아니면 심오하다 보니 피치 못하게 난해해지는 것일까?

- 필요에 의해 난해하게 된다손 치더라도 그 필요가 정당한가를 곰곰히 따져 보아야 하지 않을까? 선시나 추상시를 제외하고는 평법한 사람들이 이해에 곤란을 느낀다면 문제가 있는 글이 아닐까? 이런 류의 시들도 되도록이면 쉽게 써서 이해를 바탕으로 독자가 가깝게 느끼도록 하면 좋지 않을까? 난해성이 독자에 대한 무성의거나 오래 두고 매끈하게 다듬지 않은 저자의 게으름의 결과는 아닐까?

- 연결 고리가 없는 단어들의 나열은 내용(이야기)이 없는 누더기 넝마다. 그것도 시라면 시다. 그러나 나는 그런 시는 정신분열증 환자의 넋두리로 보여 피하련다. 독특한 개성을 위해 의미보다는 색색의 그럴 듯한 단어를 엮어 무늬가 찬란한 장식용 한겹 퀼트(누비 이불)를 만든다. 실용성은 없지만 벽걸이 장식으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 난해성이 수준의 척도가 아니고 미숙의 척도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잘 이해하면 타인도 잘 이해시킬 수 있다.


<자아 비판>

맛이 반쯤 간 친구의
꿍시렁 거림이
습작 길라잡이라는 건가 보다
나름대로 주절 대는데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

감 잡은것으로 판단하면
기성세대와 주위환경에
좀 불만이 많아
알듯 말듯 한
요상한 소리로
비꼬고 있는 것 같다.

저 친구
인텔리겐자인 모양인데
우리의 위대한 현대시 혁명에
불평불만을 가진
반동분자다.
인민재판에 부쳐
자아비판을 시켜야겠다.


- 무의미 시도, 초현실주의 시(무의식의 시, 자동기술 시, 잠재의식 시)도 있지만, 이런 류의 시들이 새로운 시 지망생들에게 현대 감각의 표준 모범 시로 선택되고 현대시의 진화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새로움을 모색하는 한 장르로 소수인에 의해 계속되는 풍조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 시단을 자신들의 고유한 영역으로 착각하여 소수인의 놀이터쯤으로 만들기 위한 차별화를 모색하는 일부 시인과 평자가 문제인 듯 싶기도하다. 독자는 점점 떠나는데……. 관객이 없는 구장에서 잘 난 선수들과 심판만 모여 경기를 한다.

- “시 수준을 낮추지 않기 위해” 대중화를 거부하는 일부 시인, 평자들과 한국 시단은 ‘대중화가 시의 위상을 낯추는 일’이라고 착각하는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수준이 낮아지는 것일까? 대중이 좋아하는 불후의 명작 소설은 수준이 너무 낮고, 고전 명곡들도, 명화도, 발레도, 오페라도 마찬가지로 수준이 낮고? 하하. 소가 웃겠다.

- 음악이나 미술, 서예, 조각, 수필, 소설, 연극, 무용, 오페라 모두 대중과 호흡을 같이 하는데 왜 유독 시만 대중에서 유리되려 하는가?

- 서점의 시집 코너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면 사람들이 찾지 않아 썰렁하다고 한다. 이러다가는 시집 코너조차 없어지겠다. 현대시가 독자들을 잃어가고 있는 최대 난점이 난해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 시 세계를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으니 난해한 시는 그대로 인정하고 당분간 비켜가자. 편안하고 좋은 시도 많은데 구태여 난해한 시와 골치 썩혀가며 씨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오영수 10.02.16. 11:51
제 생각이 호월님의 생각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저도 난해시를 보면 암호 해독하듯이 발라당 까놓고 해부하려 드는데
언제나 저의 판정패로 끝납니다
요즘 코메디에서 유행하는
"그건 네 생각이고"
이란 말이 절로 생갑납니다
그중 어느 사람에게 대놓고 물어보았더니
생각을 너무 많이 접어서 숨기기를 하였기에
쉽게 자기의 시를 알아보기 어려울거란 말을 하더군요

제게는 한심한 이야기로만 들렸습니다
 
호월 10.02.16. 12:31
저는 초기에 이해하려고 오래 고생했습니다. 이제는 이해가 안 되면 그저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감춤의 미학"을 오해하는 듯합니다. 수수께끼나 퍼즐을 풀지 왜 시를 읽겠습니까? 아니면 다 감추고 백지를 시라고 내놓던지....ㅎㅎ. -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이 아니고, 겉에 드러난 서술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 진정한 맛이 아니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오영수 시인님.
 
 
호월 10.02.16. 23:30
한 습작 생이 주제넘고 겁없이 문단의 문제점을 지적해 보았습니다. 초보의 눈으로 보는 관점도 조금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것 모르지.....,?
 
봄바다 10.02.16. 23:56
말씀하신 대로 차별화를 모색하는 일부 시인과 평자가 문제일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그런 시가 전형인 것으로 잘못 인식될 염려도 있구요.
 
호월 10.02.17. 00:28
봄바다 님과의 대화가 항상 재미있어 기다려집니다. 고맙습니다. 설 잘 쇠셨지요?
 
봄바다 10.02.17. 22:29
어이쿠, 호월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마울 뿐입니다.
전 아직 시를 잘 모르기에 부지런히 따라가려 합니다.
 
 
마뜰 10.02.17. 09:47
안녕하세요? 시감상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너무 난해한 해독이 어려운 시를 대할때 저 자신도 짜증이 납니다만 그런 시를 해독했을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스포츠를 즐길 때도 룰을 익히듯이 시에대한 기본적인 것을 익히고 시에 접근을 해야 할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쓴 시인 자신도 나중에 못 알아 보는 시를 볼때는 그냥 팽개쳐 버리는게 상책입니다. 여기 한편의 시를 소개합니다.여수 출신이며 세계일보 신춘에 당선된 적이 있는 마경덕 시인의 시 입니다.
 
 
마뜰 10.02.17. 09:40
계란 프라이 / 마경덕
스스로 껍질을 깨뜨리면 병아리고 누군가 껍질을 깨주면 프라이야.
남자의 말에 나는 삐약삐약 웃었다. 나는 철딱서니 없는 병아리였다.
그 햇병아리를 녀석이 걷어찼다. 그때 걷어차인 자리가 아파 가끔 잠을 설친다.
자다 깨어 날계란으로 멍든 자리를 문지른다. 분명 녀석의 발길질에 내 껍질이 깨졌다. 그러니까,나는 프라이가 된 셈이다. 팬에 놓인 것처럼 심장이 뜨거웠고 소금 뿌린 자리가 쓰라렸다.
 
 
마뜰 10.02.17. 09:45
그와 헤어진 후 또 한 개의 흉터를 얻었다. 자라목에 두꺼운 안경을 낀 말대가리 녀석, 맞선에서 몇 번이나 차였는지 상처투성이였다. 그래 어디를 걷어 차줄까, 잠깐 방심하는 사이, 눈치 빠른 녀석이 먼저 박차고 일어섰다. 얼떨결에 나는 쩍 금이 갔다.
헛발질에도 쉽게 깨지던, 계란으로 바위 치던 시절, 사랑은 내게 넘치거나 못 미쳤다. 번번이 달궈진 팬에 왈칵 쏟아졌다. 나는 한 번도 껍질을 깨지 못했다.
 
호월 10.02.17. 10:27
마뜰 님, 저도 '계란 프라이 / 마경덕"를 읽고 참 기발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여러 번 접할 수 있었는데 평도 좋고 난해와는 거리가 먼 친근한 시입니다.
난해한 시의 예로는 아래에 올린 #39 "Re:취미 시인 길라잡이(4)/신춘문예 당선작 감상"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한번 보시지요. 저는 아직도 무슨 이야기인지 모릅니다. - 마뜰 님, 이렇게 진지한 댓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洪海里 10.02.18. 03:24
호월 님, 걱정하실 것 하나 없습니다.
유행이란 생명이 길지 않습니다.
지나가면 다 잊혀지고 말 것들이 시라는 당의정으로 선뵈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글을 접하게 되면 아, 이런 시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도 시는 시시한 것이고 시인은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라고, 시를 시들하게 생각하고 그런 시를 쓴 적도 있습니다.
시는 시여야 합니다.
그럼 시는 무얼까?
답을 찾기 위해 시를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시인의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호월 10.02.18. 04:34
홍 회장님, 지금이 몇 신데 주무시지도 않고요?
현대의 난해한 시들을 한 때의 유행으로 보시니 안심입니다.
처음에는 많이 갈등을 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그러나 대중에 뿌리 박지 않는 시 문화가 얼마나 오래 버틸지 염려됩니다.
이렇게 들려주셔서 좋은 말씀 주시니 대단히 감사합니다.
 
洪海里 10.02.19. 04:10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오전 세 시입니다.
그 시간에는 모든 것이 온전히 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주와 독대하듯 조용한 시간을 즐깁니다.
마음 편히 시를 대하고 계속 쓰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시도 일종의 '오락'일 수밖에야 없습니다.
 
호월 10.02.21. 23:01
맞는 말씀, 시도 삶에 기쁨과 재미를 더하는 한 수단. 감사합니다. 홍 시인님.
 
 
메주스님 10.02.21. 18:13
난해한 시를 이해나 해석할 자신도 없고, 그저 평이 하면서도 깊고 감동을 던질수 있는 그런 詩가 와 주기를 고대 하는데 그 마져도 어려우니 저는 스스로 항상 답답합니다.
 
호월 10.02.21. 23:13
저도 똑같이 느낍니다. 우리가 독자로서 타인의 시를 대할 때 평이하지만 신선하고 깊은 감동을 구하듯, 우리가 시를 쓸 때도 똑같은 마음으로 써야 할 듯싶습니다. 성인들의 말씀대로 '네가 해 받기를 원하는 대로 타인에게 하여 주라." 시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위의 <현대과학시>는 "이는 이로 눈은 눈으로."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스님.

 

 

 

Daum cafe - 6/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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