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함께 떠나는 배낭여행
[터키/그리스/이집트 편]
....Topkap Saray....
|
톱카프 보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모세의 지팡이
|
◈모세의 지팡이
|
톱카프 보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86캐럿 다이아몬드
|
“여보, 오늘 내가 당신에게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를 선물해 주리라.”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예요?”
“하여간 따라 와 봐요.”
톱카프 궁전은 문도 많다. 입구에서부터 시작된 제국의 문을 비롯해서, 행복의 문, 알현의 문이 있고,
그 문들을 지나가면서 제1정원, 제2정원, 제3정원, 제4정원까지……. 정원도 많고 넓기도 하다.
500년 동안 오스만 제국을 통치했던 역대 36명의 술탄 중에서 약 380년 동안 절반의 술탄들이 이 궁전을 사용했다고 하니
그 웅대한 규모와 화려함은 과히 짐작이 가리라.
그러니 이 지존의 오스만 제국 황제를 한번 알현하기 위해서는 그 많은 문들을 거칠 수밖에.
또한 술탄들은 궁전에서 거의 생활을 해야 했으므로, 궁전의 넓이는 2백만 평을 넘을 정도로 넓다.
광대한 부지에 정원도 많고 건물도 많다.
역대 술탄들의 필요에 따라 짓고 또 지어 왔으리라.
한 때 오스만 제국의 전성기에는 6000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생활을 했고,
술탄의 부엌(현재는 도자기 전시관)에서는 하루에 양을 200마리씩이나 잡아서 음식을 만들었다니,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혀가 돌려질 뿐이다.
하여간 나는 우선 모세의 지팡이가 보고 싶다. 세례 요한의 머리와 손뼈도 보고 싶고,
다윗의 칼도 보고 싶다. 아브라함의 식기도 있다는데…….
이 성물들이 허구이던 진짜이던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
제3정원에 목신처럼 버티고 있는 고목안에 선 아내
|
그 화제의 보물관은 제3정원 앞에 있었다.
보물관 앞 정원에는 몇 천년을 먹었을 고목이 속이 텅빈체 서 있다.
마치 톱카프 궁전을 지키고 있는 목신처럼.
"여보, 저 속으로 한번 들어 가 보셔."
"과연 들어 갈수 있을까요?"
고목 안으로 들어간 아내의 모습이 이상하게 보인다.
몸 따로 머리 따로 보이는 아내는 나무신이 그만 톱카프의 정원을 지키는 요정으로 만들어 버렸을까?
보물관은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삼엄한 경비를 하고 있다. 카메라도 일체 사용하지 못한단다.
보물관 입구를 지나면 우선 들어 선 곳은 에메랄드 방이라는 곳.
“와~ 이 에메랄드 좀 봐요. 눈이 어지럽군요.”
“저 쪽에 있는 다이아몬드가 오늘 당신에게 줄 선물이야.”
“어디?”
무게가 3kg이나 나간다는 세계 최대의 에메랄드, 에메랄드가 주렁주렁 박혀 있는 톱카프 단검,
다이아몬드와 루비로 발라 놓은 듯한 물병……. 정말 어지럽네.
황금이 돌같이 보인다는 최영 장군의 후손이 어지러울 정도이면,
여자들은 현기증이 나겠지. 아내 역시 보석을 좋아한다. 그 진귀한 보석들 앞에서 걸음을 띌줄 모른다.
하기사 보석을 좋아하지 않는 여인은 여자가 아니다. 좋은 보석 앞에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여인은 차라리
솔직하고 아름답게 보이기까지 한다.
실컷 구경하시게나. 아이쇼핑은 무한대로 할 수 있으니.
|
다윗의 칼
|
이 게 모두 약소국가를 침략하고 노략질을 해온 것이렷다.
‘스푼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86캐럿의 다이아몬드는 그 주위에 수십 개의 또 다른 다이아몬드가 마치
투명한 수정처럼 둘러싸고 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이
다이아몬드는 전설에 의하면 한 어부가 다이아몬드 원석을 바다에서 낚아 올려 그만
스픈 3개와 맞바꾸었다고 해서 지금까지 스푼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워지고 있단다.
에구! 아까워라. 그는 바보라고 하기보다는 차라리 현명하다고 해야할까?
순진한 어부는 다이아몬드보다는 스푼이 더 필요 했겠지.
스푼을 들고 좋아했을 어부의 순진 무구한 얼굴이 다이아몬드위에 겹쳐진다.
아마,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있었드라면 그는 수명이 단축되어 일찍 죽었거나, 도둑의 칼에 찔러 비명에 죽어갔을지도 모르지.
“와! 진짜 장난이 아니네요?”
“저 왕 다이아몬드를 당신의 목에 걸어줄까?”
“그만 좀 웃겨요.”
술탄의 집무실이라는 성물관에 들어가니 과연 모세의 지팡이가 거기에 있었다.
그곳에는 요셉의 모자와 모세의 지팡이가 한 유리관 안에 진열되어 있었는데…….
과연 저 지팡이가 진짜로 애굽에서 그의 민족 히브리인들을 탈출시킬 때 들고 다니던 지팡이 일까?
갑자기 영화 십계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앞에서 지팡이가 코브라로 변해버린 모세의 지팡이…….
코브라로 변한 모세의 지팡이가 쉭쉭 소리를 내며 저 유리관을 뚫고 나올 것만 같아 그만 섬뜩해진다.
여행자들이여! 정신을 똑바로 차리라! 그대가 우상을 좇거나 십계명을 어긴다면 나 모세는 이
지팡이로 그대의 이마를 불이 번쩍 나도록 내려 치리라.
세례 요한의 두골과 손뼈
세례 요한의 두개골과 손뼈라고 명명된 성물도 거기에 있었다. 다윗이 휘둘렀다는 칼도 유리관 안에 세워져 있다.
나는 그 성물들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이게 가짜이던 진짜이던 상관없다.
하지만 진품일 가능성이 더 많다.
이집트 기자에 있는 스핑크스의 턱도 대영제국에게 빼앗겨 지금 대영박물관에 전시되고 있으니.
또 이 곳엔 어느 술탄이 이집트를 정복하고 가져왔다는 모하메드의 수염과 이빨까지도 전시되어 있다.
이 성물들은 역사의 유물로 남아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시사해주고 있는 것일까?
야훼의 계시를 받고 이집트로부터 히브리인들을 해방시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한 모세의 십계명,
돌팔매 하나로 무적의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의 지혜, 요르단 강물에서 묵묵히 세례를 주고 있는 세례요한의 전도운동.
이 모든 것들이 한 뭉치가 되어 왜소하기 그지없는 이 중생의 가슴을 쿵쿵 울리며 내 어리석음과 죄를 단죄하고 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나는 지금 잠시나마 과거의 선지자들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아, 시간이 있다면 저 모세의 지팡이 앞에
108배를 하며 참회라도 하고 싶건만.....
※ 사진 : 터키정보 참조(촬영금지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