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
아 ! 노래하며 울었지 / 아 ! 춤추며 울었지 / 아 ! 당신은 찔레꽃”
1993년, 43살 즈음에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습니다. 별 직업 없이 친척이 하는 강남의 한 car center 에서 수리하러 온 차를 주차시키며 전전긍긍 살아가던 때, 방황하며 좌절하고 울분을 토하던 그 시절.. 5월의 어느날,
아파트 단지를 나오다가 어디선가 진한 꽃 향기가 따뜻한 바람에 실려오는걸 느끼고 주위를 살펴보니 흰 꽃잎의 찔레꽃이 수줍게 피어 있는게 보이드랍니다. 그 모습을 보니 어릴적 봄이면 배가 고파서 들판에 핀 찔레꽃를 따먹던 기억이 떠오르고..
쭈삣쭈삣 눈치나 보며 살아가는 현재의 자기 신세가 슬프고 서러워져서 그는 갑짜기 막 울었답니다. 꽃향기에 취해서 그렇게 한참 슬픔을 토하고 나니 기분이 개운해졌는데, 그때 흥얼거린 곡조와 가사가 바로 그의 데뷰작, '찔레꽃'으로 태어났답니다.
가요도 아니고 국악도 아닌 독특한 색깔. 남보다 몇도 높은 고성의 탁성으로 질러대며 마음가는 대로 노래하는 소리꾼 장사익. 그의 노래엔 듣는이의 감정샘을 자극하는 특별한 마력이 있습니다. 맺힌 한을 신명으로 풀어내는듯한 그의 표현력의 원천을 그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 엄마들이 아기를 가슴에 안고 자장가를 불러 주잖아요. 엄마들이 음표를 알아요 ? 그냥 읇조리며 자신의 신세한탄도 하고 집나간 남편 욕도 하고, 시어머니 욕도 하고..그러는거지요. '감성'이라는 인간공통의 감정을 짚새기 줄꼬듯이 엮어서 그냥 불러제끼는게.. 노래입니다.”
'찔레꽃'이 들은 장 사익의 CD 앨범 을 몇해전에 귀국하였을때 친구가 주어서 지금도 가끔씩 듣고 있습니다. 아주 독특한 목소리의 한국적인 가수라고 생각 하고 있었는데,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위에 올리신 이 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는 제가 언제나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처음에 들었을때는 총각 시절이라 이 노래를 들려줄 사람이 필요 했었고, 지금은 이 노래를 흥얼 거릴려면 우리 집 마나님이 '그만두슈. 꼭 정선생 댁 럭키가 노래 하는 것 같아!' 라고 핀잔을 줍니다. 럭키는 가까이 지내는 정 선생댁 잘 생긴 흰색 개였는데, 라디오나 어디서나 오페라 아리아만 나오면 월 월 월... 하고 따라 불렀다나요. 그런데 우리집 사람은 내가 노래를 못 부른 다고 나를 럭키와 똑같이 취급 하는 겁니다, 아... 그 럭키도 몇년전에 늙어서 죽었고 정 선생 내외분은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겠답니다. 이별이 너무 힘들어서요.
오래된 노래인 '봄날은 간다'는
허 진호 감독의 동명의 영화 '봄날은 간다' 에서 아주 잘 쓰였습니다. 이별을 주제로 한 영화는 수도 없이 많지만 사랑의 상실과 그 아픔을 잔잔하고 느린 템포로 그려낸 이 영화는, 제가 몹시 좋아 하는 몇 않되는 한국 영화중의 하나 입니다. 이 영애, 유 지태 주연 으로 대 나무 숲에서 두 주인공이 대 잎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사랑이 싹트는 장면이 아주 인상 깊었 습니다.
이 영화를 여러번 보았는데 볼때마다 우리 마나님 보고 '우리 저 대나무 숲이 있는 곳에 한번 가보자.' 항상 벼르기만 하였지 아직도 못 하고 있습니다. 요다음 귀국 할때 꼭 가보려고 합니다.
첫댓글 장사익씨는 시카고에서 두번인가 공연을 가졌는데 한번 구경한적이 있습니다.소리꾼이라는 표현을
누가 붙혔는지 적절한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