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_비오는날
[시]
<비 내리는 산사의 숲>
이재익
눈물을 빗물에 섞기 좋은 날
사미승 부모 그리운 눈물
칠재를 지내는 가족의 눈물
간절한 기도의 눈물
깨달음 희열의 눈물까지
비 올 때 모두 쏟아버려야
청명의 새 희망이다.
잃어버린 휴대폰도 종무소에서 찾고,
갑작스런 비, 기념품점에서 우산도 쌌다
숲도 부처같이 마음의 평안을 준다
은행나무 대나무 연화도 춤추고
단풍도 더 곱게 물든다
범종이 숲의 고마움을 더 멀리 전한다
고요히 물 같은 숲이여,
진여(眞如)의 모습을 본다
뻐꾹새 숲을 잊고, 비로소 사람의 말을 듣는다
범어사
▪️ '나'란 '자성'을 말하고, 자성이란 불변하는 나(아트만)의 존재를 인식함을 말한다. 자성은 '불변하는 자기동일성' 으로, 잘못된 인식이다. 즉 空과는 거리가 멀다.
▪️ "나는 인연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 는 홀로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다." 는 알아차림이 곧 空의 깨달음이다.
▪️"자성을 가진 나가 존재하지 않는다" 는 인식이 공이다.
▪️나나, 나의 것이란 인연으로 잠시 머문다. 공하다. 공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집착' 에서 벗어나고 진여를 본다.
▪️공을 깨달으면 진여의 경지에 이른다.
즉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을 '진여' 라고 한다.
* 자성의 나 존재 부정, 인연으로 잠시 머문다는 생각이 '空' 의 깨달음 ㅡ> 집착 벗어남 ㅡ> 진여를 본다.
범어사/ 추은수
눈물도 빗물에 섞기 좋은 날
범어사 / 추은수
수레국화도 도열했다.
숲 / 추은수
녹음이 짙어져도 본연은 그대로.
숲 / 추은수
범종이 숲의 고마움을 더 멀리 전한다.
고요히 물같은 숲이여
眞如의 모습을 본다
비오는 날은 이런 시도 감상할 만하다. 벚꽃 피는 봄날이 아닐지라도~
<꽃비>
박삼도
벗꽃 만발한 범어사 길
바람에 분분하는 꽃비
자욱한 사연 점점이 나린다
약밭에 삽질하다가
꽃잎의 흐느낌을 듣는다
한 번 피었다지면
낙화되어 밟히는 서러움
짧은 한 평생 꿈이었나
하얗게 우는
꽃들의 눈물소리
아픈 누님의 눈썹을 적신다
(2024.7월호 월간문학 665호)
뻐꾹새 숲을 잊고, 비로소 사람의 말을 듣는다.
비내리는 산사의 숲을 바라보며 부처님을 대하듯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명상에 잠긴다.
▪️비 내리는 산사의 숲에서 진여의 느낌을 끌어냈다. 진여로 보는 마음은 맑고 고요하다. 그럼 그것으로 끝인가. 아니다,
▪️그 맑은 마음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섬세하게 대응해나가야 한다. 보살도와 같은 심정으로~
▪️원효는 [대승기신론소] 에서 깨달은 자의 특징은 1) 마음이 맑다(智淨) 2) 헤아릴 수 없는 작용을 한다.(不思義業) 하였다.
마음이 맑아짐에 근거하여, 탁월하고 신비한 일체의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즉 보다 많은 할 일을 위해 중생 속으로 나아긴다.
*️⃣ "뻐꾹새 숲을 잊고, 비로소 사람의 말을 듣는다" 는 비내리는 산사의 숲에서 진여의 모습을 느끼면서도, 새로운 작용의 힘을 얻는 것이다. 사람속으로 보살도 같은 자비의 정신을~
숲도 부처같이 마음의 평안을 준다
옻나무 저 잎의 섬세한 배치
▪️하와이 호놀룰루 동물원 이야기
맹수우리 마지막 칸에는 밝은 거울만 달아 두었다한다. 자기 얼굴이 비친다.
자기 자신이 가장 무서운 맹수라는것.
* 明鏡止水 ; 잡념과 허욕이 없는 깨끗한 마음
* 明鏡臺 ; 저승길 입구. 생전 업 동영상이 나온다.
* 무간지옥에서는 글, 말, 입으로 지은 죄인에게 혀를 서발닷자나 빼버린다.
* 언행일치 어려워 죄를 짓기 쉬운 직업은 정치인, 종교인, 교육자, 시인 등이다.
인동초
▪️소박하면서도 혼신의 생명체, 존재의 신비감을 준다.
기린초
촛점을 모운다.
제라늄
▪️이 화려함은 우선 활기를 불어 넣는다. 그러나 화무십일홍인가? 그 이면에 얼비치는 쓸쓸함, 또 거기를 넘어서는 고요하고 여여한 진여의 모습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