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차례를 지내러 큰집에 갔다가 본 병풍이다.
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나의 글씨로 병풍을 만들어 볼까하여 관심을 갖고 살펴 보았다.
작품은 인쇄본이고 ’昭岩’이란 낙관과 인영이 있는데, 그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시장에서 판매하는 제품같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한반도의 시인 작품은 하나도 없고 중국의 시인들 작품이다.
병풍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竹里館, 죽리관> 王維(699?-759 唐, 서정시인으로 詩佛이라 칭송되는시인이다 호는 유마거사이다.)
獨坐幽篁裡 독좌유황리 그윽한 대숲 속에 홀로 앉아서
彈琴復長嘯 탄금복장소 거문고 타며 길게 읊조리네
深林人不知 심림인불지 깊은 숲에 아는 이 없고
明月來相照 명월래상조 밝은 달이 찾아와 비춰주네
<北鄕古松樹, 북쪽 고울의 늙은 소나무> 楊廣(隋 양제, 아버지를 시해하고 왕좌에 올라 고구려를 세차례 침공하였으나 실패하고 결국은 내란으로 망하였다.)
古松惟一樹 고송유일수 늙은 소나무 오직 한그루
森竦詎成林 삼송거성림 우뚝 솟아나 어찌 숲을 이룰까
孤生小庭裏 고생소정리 작은 뜰에 갇힌 고독한 신세
尙表歲寒心 상표세한심 오히려 세한의 마음을 밝혀주네
<尋胡隱君, 은사 호은을 찾아가다> 高啓(1336-1374 원말명초에 '명초시문삼대가'로 꼽히는 시인이다. 長洲人)
渡水復渡水 도수부도수 물 건너고 건너
看花還看花 간화환간화 꽃을 보고 또 보고
春風江上路 춘풍강상로 봄바람 부는 강 언덕길에
不覺到君家 불각도군가 그대 집에 왔는지도 몰랐네
<詠桂, 계수나무를 노래하다> 范雲(451-503 南朝 梁, 6살때 毛詩를 읽었단다.)
南中有八樹 남중유팔수 남쪽에 여덟 나무 있어
繁華無四時 번화무사시 사계절 없이 번화하여
不識風霜苦 불식풍상고 풍상의 고통을 알지 못하니
安知零落期 안지령락기 어찌 영락할 시기를 알랴
<絶句二首(江碧鳥逾白)> 杜甫(712-770 唐 현실주의 시인으로 근체시를 완성시켰으며 詩聖이라 일컫는다.)
江碧鳥逾白 강벽조유백 푸른 강의 새는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 산청화욕연 푸른 산의 꽃은 타는 듯
今春看又過 금춘간우과 올봄도 이렇게 지나가는데
何日是歸年 하일시귀년 언제나 고향에 돌아갈꼬
<題倪雲林竹石, 예찬(倪瓒)의 석죽화에 쓰다> 高遜志(1342-1402? 고려의 정몽주와도 교유했다고 한다.)
拳石不盈尺 권석불영척 주먹돌은 한 자도 안되고
孤竹不成林 고죽불성림 한그루 대나무는 숲이 아니지만
惟有歲寒節 유유세한절 오직 추운 겨울이 있으므로
乃知君子心 내지군자심 군자의 마음을 알 수 있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