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버이날...
조선후기. 여러전쟁을 겪은 조선사회에서 《심청전》으로 던진 주제가 무엇일까?
심청전의 줄거리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근데 옛날엔 정말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쳤을까?
오래전, 죽은 사람을 위해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순장 풍습이 있었다. 또한 2017년 경주의 한 성벽 유적지에서 사람 유골이 발견되었는데 이를 근거로 학자들은 신라 시대 성벽을 쌓을 때 사람을 제물로 바쳤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에밀레 종에 대한 설화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람을 제물로 바친 이야기는 전 세계에 걸쳐 찾아볼 수 있다. 기독교의 구약 성경에는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테세우스는 사람들을 잡아먹는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제물로 바쳐졌던 아테네의 소년 소녀들을 구한다. 또, 영웅 페르세우스는 바다 괴물의 먹이가 될 위기에 처한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출해 그녀와 결혼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쳤던 '인신공희(human sacrifice, 人身供犧, 인신공양) 이야기다.

《심청전》을 읽고 나면, 사람들은 대부분 '심청을 통해 효도를 권장하는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심청전》은 효도를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효는 무엇인지' 의문을 던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장승상 부인의 도움을 마다하고 물에 빠진 심청의 무모한 행동을 보며, '이것이 과연 진정한 효도인가?' 하는 의문을 가진다.
그러면서 '진정한 효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으로 자연스레 나아가게 된다.
《심청전》이 쓰인 조선 후기는 전쟁을 거치면서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고, 신분 제도 또한 흔들리던 때였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탄생한 고전 소설이 《심청전》이다.
당시 유교의 근본이념인 '효'를 대놓고 반대할 수는 없었지만 분명, 도도한 시대의 변화와 흐름이 일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한 시대적 조류에서 조선의 주류계층은 고민했을 것이다. 그들이 추종했던 사상이 무너지면 사회근간이 모두 허물어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