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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도론 제8권
8. 행문품 ⑤[2]
[4게]
[문] 무엇이 4대(大)를 관하는 것인가?
무엇을 닦음으로 삼고, 무엇을 상으로 삼고, 무엇을 맛으로 삼고, 무엇을 일어남으로 삼고, 무엇이 그 공덕이며, 어떻게 수행하는가?
[답] 자상(自相) 내의 4대를 간택해 아는 것[擇智]을 일컬어 4대를 관한다고 한다.
그 마음이 어지러움 없이 머무는 것은 닦음이다.
4대를 따라서 관하는 것이 그 상이다.
공(空)에 통달하는 것이 맛이고,
중생상(衆生想)을 없애는 것이 일어남이다.
어떤 공덕이 있는가?
여덟 가지 공덕을 얻는다. 만약 4대의 관을 수행하면,
능히 공포ㆍ즐거움ㆍ즐겁지 않음을 감내하게 되고, 사랑스럽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에 대해 평등심을 성취하고, 남자ㆍ여자라는 생각을 없애고, 큰 대지혜를 성취하고, 선취로 향하고 제호로 향하며, 그 존재를 명확하게 법으로 분류하고, 그가 일체를 원만히 수행하게 된다.
어떻게 그것을 닦는가?
처음 좌선하는 사람은 약(略)과 광(廣) 두 가지 행으로써 모든 대(大)를 취한다.
[문] 무엇이 간략하게[略] 모든 대를 취하는 것인가?
[답] 그 좌선인은 적적에 들어가 앉아 일체 마음을 거두어 마음을 어지럽지 않게 하고 이렇게 관한다.
“이 몸은 4대라 칭할 수 있다. 이 몸 일체에서 계(界)를 보면, 습성(濕性)은 수계(水界)이며, 열성(熱性)은 화계(火界)이며, 동성(動性)은 풍계(風界)이며, 지성(持性)은 지계(地界)이다.
이와 같이 이 몸에는 오직 계가 있을 뿐, 중생도 없고 목숨도 없다.”
이와 같은 것이 간략하게 모든 계를 취하는 것이다.
또 이런 설이 있다.
그 좌선인은 간략하게 모든 계를 취하여 몸[身]을 막(膜)에 의지해 분별하기를 색(色)이나 형(形)이나 처(處)나 분별(分別)로써 한다.
그 좌선인은 간략하게 모든 계를 취하여 막(膜)에 의지해 모든 몸의 성품을 분별하기를 색이나 형이나 처나 분별로써 하고 나서는, 살[肉]에 의지해 이 몸을 분별하기를 색이나 형이나 처나 분별로써 한다.
그 좌선인은 살에 의지해 일체의 몸을 분별하기를 색이나 형이나 처나 분별로써 하고 나서는, 그 좌선인은 맥(脈)에 의지해 일체의 몸을 분별하기를 색이나 형이나 처나 분별로써 한다.
그 좌선인은 맥에 의지해 일체의 몸을 분별하기를 색이나 형이나 처나 분별로써 하고 나서는, 이로부터 또 뼈[骨]에 의지해 일체의 몸을 분별하기를 형이나 처나 분별로써 한다.
그 좌선인은 이 4행(行)에 있어서 이 4행으로 마음을 조복하고, 조복함으로써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그 마음을 수지하게 한다.
그 좌선인은 이 4행에 있어서 4행으로 마음을 조복하여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나서, 이미 수지하고 나서는,
이 4행에 있어서 견성이 있으면 “이것은 지계이다”라고 그것을 알고,
습성이 있으면 “이것은 수계이다”라고 그것을 알고,
열성이 있으면 “이것은 화계이다”라고 그것을 알고,
동성이 있으면 “이것은 풍계이다”라고 그것을 안다.
그 좌선인은 이 4행에서 오직 계만 있을 뿐, 중생도 없고 목숨도 없다.
이것으로써 나머지 행도 머물게 된다.
이와 같은 것이 간략하게 모든 계를 취하는 것이다.
무엇이 자세하게[廣] 모든 계를 취하는 것인가?
20행으로 자세하게 지계를 취하니,
이 몸에 있는 머리카락과 털[髮毛]ㆍ손발톱[爪]ㆍ이빨[齒]ㆍ피부[皮]ㆍ살[肉]ㆍ힘줄[筋]ㆍ맥(脈)ㆍ뼈[骨]ㆍ골수[髓]ㆍ신(腎)ㆍ심장[心]ㆍ간(肝)ㆍ폐(肺)ㆍ비장[脾]ㆍ위(胃)ㆍ대장(大腸)ㆍ소장(小腸)ㆍ포(胞)ㆍ대변[屎]ㆍ뇌(腦)이다.
또 12행으로써 자세하게 수계를 취하니,
이 몸에 있는 쓸개즙[膽]ㆍ가래[唾]ㆍ고름[膿]ㆍ피[血]ㆍ땀[汗]ㆍ기름[脂]ㆍ눈물[淚]ㆍ비계[肪]ㆍ침[水唾]ㆍ콧물[涕]ㆍ점액[涎]ㆍ소변[尿]이다.
4행으로써 자세하게 화계를 취하니,
이 열(熱)로써, 이 난(暖)으로써, 이 온(溫)으로써,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는 이 평등(平等)으로써 취한다. 이것을 화계라 한다.
6행으로 널리 풍계를 취하니,
향상풍(向上風)ㆍ향하풍(向下風)ㆍ의복풍(依腹風)ㆍ의배풍(依背風)ㆍ의신분풍(依身分風)ㆍ출입식풍(出入息風)이다.
이와 같이 42행으로 이 몸을 보면 오직 계만 있을 뿐, 중생도 없고 목숨도 없다. 이와 같이 자세하게 모든 계를 취한다.
또 선사(先師)가 설하였다.
10행으로써 마땅히 4대를 관하여야 한다.
소위 언어[語言]와 뜻[義]으로써, 사(事)로써, 취(聚)로써, 흩어짐[散]으로써, 무소착(無所著)으로써, 연(緣)으로써, 상(相)으로써, 종류(種類)ㆍ비종류(非種類)로써, 일의(一義)ㆍ종종의(種種義)로써, 계석(界釋)으로써 관해야 한다.
첫째는 언어와 뜻으로써 관하는 장(章)이다.
[문] 무엇이 언어로써 모든 계(界)를 분별하는 것인가?
[답] 2계는 언어가 같으니, 소위 동언(同言)과 승언(勝言)이다.
여기에서 4대는 동언이고, 지계ㆍ수계ㆍ화계ㆍ풍계 이것을 승언이라 한다.
[문] 이 4대란 무슨 뜻인가?
[답] 대생(大生)을 대(大)라 한다.
유대(有大)는 실의(實義)가 아니고, 실의를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대라 한다.
대란 귀신 등의 형태를 대라 한다.
왜 대생을 대라 하는가?
모든 계는 대생이다.
세존이 게송으로 설하는 바와 같다.
지(地)의 상(相)을 간략히 말하면 20만 4나유타가 있고
수(水)는 40만 8나유타, 풍(風)은 허공에 머물며
곧 90만 6나유타로서 세계가 머무는 곳
또 화(火)로 이루어진 세계에는 모든 광염이 있어
위로 범천의 세계에 이르고 나아가 최대 7일
이와 같이 대생이기에 따라서 대라 한다.
[문] 대는 실의(實義)가 아니라 실의를 나타나게 하는 것이란 무엇인가?
[답] 대계(大界)라 하는 것은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며, 남녀의 색으로써 가히 볼 수 있다.
계(界)란 장(長)도 아니고 단(短)도 아니며, 장단의 색으로써 가히 볼 수 있다.
계란 나무도 아니고 산도 아니며, 나무와 산의 색으로써 가히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대는 실의가 아니다. 실의를 나타나게 하는 것을 대라 한다.
무엇이 모든 귀신들의 다른 형태인가?
귀신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 그 몸을 이루면 귀신의 형태로써 4행을 일으키게 되니, 혹은 몸이 강해지고, 혹은 오줌을 싸고, 혹은 열이 나고, 혹은 가볍게 움직인다.
이와 같이 몸에서 4계가 화합함으로써 4행을 일으키게 되니,
지계가 화합함으로써 견고해지고,
수계가 화합함으로써 흐르게 되고,
화계가 화합함으로써 열이 나게 되고,
풍계가 화합함으로써 가볍게 움직이게 된다.
이와 같이 귀신의 형태 등을 대라 한다. 대란 이 언어의 뜻이다.
[문] 지계ㆍ수계ㆍ화계ㆍ풍계란 무슨 뜻인가?
[답] 광대(廣大)를 지(地)의 뜻이라 한다.
마실 수 있는 것[可飮]ㆍ수호(守護)는 수(水)의 뜻이다.
광명이 있게 하는 것은 화(火)의 뜻이다.
가고 옴[去來]은 풍(風)의 뜻이다.
계란 무슨 뜻인가?
자상(自相)을 유지하는 것이 그 뜻이다.
또 지의 자성(自性)이 바로 지계이고, 수의 자성이 바로 수계이고, 화의 자성이 바로 화계이고, 풍의 자성이 바로 풍계이다.
무엇이 지의 자성인가?
이것은 견성(堅性)ㆍ강성(强性)ㆍ후성(厚性)ㆍ부동성(不動性)ㆍ안성(安性)ㆍ지성(持性)으로 이것을 지성(地性)이라 한다.
무엇이 수성(水性)인가?
습성(濕性)ㆍ택성(澤性)ㆍ유성(流性)ㆍ출성(出性)ㆍ만성(滿性)ㆍ증장성(增長性)ㆍ희성(喜性)ㆍ결착성(結著性) 이것을 수성이라 한다.
무엇이 화성(火性)인가?
열성(熱性)ㆍ난성(暖性)ㆍ증성(蒸性)ㆍ숙성(熟性)ㆍ소성(燒性)ㆍ취성(取性) 이것을 화성이라 한다.
무엇이 풍성(風性)인가?
지성(持性)ㆍ냉성(冷性)ㆍ거래성(去來性)ㆍ경동성(輕動性)ㆍ저성(低性)ㆍ취성(取性) 이것을 풍성이라 한다.
이것이 계의 뜻이다. 이와 같이 언어와 뜻으로써 계를 관해야 한다.
[문] 무엇이 사(事)로써 계를 관하는 것인가?
[답] 지계는 지(持)를 사로 하고, 수계는 결착(結著)을 사로 하고, 화계는 익히는 것을 사로 하고, 풍계는 막는 것[遮]을 사로 한다.
또 지계는 입(立)을 사로 하고, 수계는 밑으로 들어감[下入]을 사로 하고, 화계는 위로 올라감을 사로 하고, 풍계는 움직임을 사로 한다.
또 2계가 가까워지는 까닭에 처음 발을 들 수 있고, 또 2계가 가까워지는 까닭에 뒷발을 들 수 있다.
2계가 가까워지는 까닭에 처음에 앉거나 누울 수 있고,
또 2계가 가까워지는 까닭에 후에 가거나 설 수 있다.
2계가 가까워지는 까닭에 처음에 해태ㆍ수면을 하게 되고,
2계가 가까워지는 까닭에 후에 용맹정진을 하게 된다.
2계가 가까워지는 까닭에 처음에 무겁고,
2계가 가까워지는 까닭에 후에 가벼워진다. 이와 같이 사로써 4대를 관한다.
무엇이 취(聚)로써 4대를 관하는 것인가?
취란 지계ㆍ수계ㆍ화계ㆍ풍계이다.
이 계에 의지해 색ㆍ향ㆍ미ㆍ촉을 이룬다.
이 8법은 혹 다수가 함께 생겨 서로 떨어짐 없이 머물기도 하니, 이러한 화합을 취라 한다.
그것은 또 4종을 이루니, 지취(地聚)ㆍ수취(水聚)ㆍ화취(火聚)ㆍ풍취(風聚)이다.
이 지취에서는 지계가 가장 대다수를 이루며, 수계ㆍ화계ㆍ풍계의 순으로 적은 부분을 이룬다.
수취에서는 수계가 가장 대다수를 이루며, 지계ㆍ풍계ㆍ화계가 가장 적은 부분을 이룬다.
화취에서는 화계가 가장 대다수를 이루고, 지계ㆍ풍계ㆍ수계가 가장 적은 부분을 이룬다.
풍취에서는 풍계가 가장 대다수를 이루며, 화계ㆍ수계ㆍ지계의 순으로 점차 적은 부분을
이룬다. 이와 같이 취로써 모든 계를 관한다.
[문] 무엇이 흩어짐[散]으로써 4대를 관하는 것인가?
[답] 지계가 아주 미세한 인공미진(隣空微塵)으로부터 생기는 것을 관하고,
“이 지는 수에 의해 화합한 까닭에 흩어지지 않고,
화에 의해 익혀진 까닭에 냄새나지 않고,
풍에 의해 지탱되는 까닭에 움직이게 된다”고 이와 같이 관한다.
또 선사(先師)는 말하였다.
“보통사람 몸의 지계를 부수어 티끌로 만들면 1곡(斛) 2승(升)이 된다.
그때 물로 화합시키면 6승 5합이 되며, 불로 태우고 바람에 따라 회전하게 한다.”
이와 같이 흩어짐으로써 모든 계를 관한다.
[문] 무엇이 서로 분리되지 않음[不相離]으로써 4대를 관하는 것인가?
[답] 지계는 수에 의해 포섭되며, 화에 의해 익혀지며, 풍에 의해 유지된다. 이와 같이 3계가 화합한다.
수계는 지처에 머물며, 화에 의해 익혀지고, 풍에 의해 유지된다. 이와 같이 3계가 포섭되어진다.
화계는 지처에 머물며, 수에 의해 포섭되고, 풍에 의해 유지된다. 이와 같이 3계가 익혀진다.
풍계는 지처에 머물며, 수에 의해 포섭되고, 화에 의해 익혀진다. 이와 같이 3계는 유지된다.
지에 3계가 머물고, 수에 의해 포섭되어 3계가 흩어지지 않고, 화에 의해 익혀져 3계가 냄새나지 않고, 풍에 의해 유지되어 3계가 움직임을 얻고 곧바로 머물러 흩어지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이 4계는 서로 의지하여 머물러 흩어지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이 분리되지 않음으로써 모든 계를 관한다.
[문] 무엇이 연(緣)으로써 모든 계(界)를 관하는 것인가?
[답] 4인ㆍ4연이 모든 계를 일으킨다.
무엇이 4인가?
소위 업(業)ㆍ심(心)ㆍ시(時)ㆍ식(食)이다.
무엇이 업인가?
업으로부터 생겨나는 4계는 2연으로써 연을 성취하니, 생연(生緣)과 업연(業緣)으로써 성취한다. 나머지 계는 의연(依緣)으로써 연을 성취한다.
심(心)이란 다음과 같다.
마음으로부터 생기는 4계는 6연으로써 연을 성취하니,
생연(生緣)ㆍ공생연(共生緣)ㆍ의연(依緣)ㆍ식연(食緣)ㆍ근연(根緣)ㆍ유연(有緣)으로써 그 연을 성취한다.
나머지 계는 연ㆍ의연ㆍ유연으로써 성취한다.
입태할 때의 마음에서는 모든 색이 7연으로써 연을 성취하니, 공생연ㆍ전전연(展轉緣)ㆍ의연ㆍ식연ㆍ근연ㆍ보연(報緣)ㆍ유연이다.
후생심(後生心)은 초생신(初生身)을 위해 3연으로써 연을 성취하니, 소위 후생연(後生緣)ㆍ의연ㆍ유연이다.
이 시(時)란 다음과 같다.
시간으로 이루어지는 4대는 2연으로써 연을 성취하니, 생연과 유연이다.
나머지 계는 2연으로써 연을 성취하니, 의연과 유연이다.
이 식(食)이란 다음과 같다.
음식을 먹어 이루어지는 4대는 3연으로써 연을 성취하니, 소위 생연ㆍ식연ㆍ유연이다.
나머지 계는 2연으로써 연을 성취하니, 소위 의연과 유연이다.
여기에서 업으로부터 생기는 4계는 공생계(共生界)이다.
전전의 4연으로써 연을 성취하는데, 소위 공생연ㆍ전전연ㆍ의연ㆍ유연이다.
나머지 계는 연으로써 연을 성취하니, 소위 의연과 유연이다.
이와 같이 마음으로부터 생기며, 시간으로부터 생기며, 음식으로부터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계는 나머지 계를 위해 머무는 자리의 연[住處緣]이 되어 연을 성취한다.
수계는 나머지 계를 위해 결착하는 연[結著緣]을 만들어 연을 성취한다.
화계는 나머지 계를 위해 성숙시키는 연[熟緣]을 만들어 연을 성취한다.
풍계는 나머지 계를 위해 유지시키는 연[持緣]이 되어 연을 성취한다.
이와 같이 연으로써 모든 계를 관한다.
[문] 무엇이 상(相)으로써 모든 계를 관하는 것인가?
[답] 견상(堅相)은 지계이고, 습상(濕相)은 수계이고, 열상(熱相)은 화계이고, 냉상(冷相)은 풍계이다. 이와 같이 상으로써 모든 계를 관한다.
[문] 무엇이 유(類)ㆍ비류(非類)로써 모든 계를 관하는 것인가?
[답] 지계와 수계는 한 종류이니, 무겁기[重] 때문이다.
화계와 풍계는 한 종류이니, 가볍기[輕] 때문이다.
수계와 화계는 같은 유가 아니니, 수계는 능히 소멸시키고 화계는 건조시킨다. 이런 까닭에 같은 유가 아니다.
지계와 풍계는 움직임에 있어 같은 유가 아니다. 지계는 막고, 풍계는 가며, 풍계는 능히 지계를 소멸시킨다. 이런 까닭에 같은 유가 아니다.
또 혹 4계는 전전(展轉)함에 있어 같은 유이니, 전전연이기 때문이다.
혹은 전전함에 있어 같은 유가 아니니, 자상(自相)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종류ㆍ비종류로써 모든 계를 관한다.
[문] 무엇이 일성(一性)ㆍ종종성(種種性)으로써 모든 계를 관하는 것인가?
[답] 업으로부터 생기는 4계는 업으로부터 생김으로써 소위 일성이지만 상(相)으로써는 종종성이다.
이와 같이 마음으로부터 생기며, 시간으로부터 생기며, 음식으로부터 생기는 것을 알아야 한다.
4인연의 지계는 상으로써는 일성이지만 인으로써는 소위 종종상이다.
이와 같이 4인연의 풍계ㆍ화계ㆍ수계를 알아야 한다.
4계는 계로써 일성이며, 대(大)로써 일성이며, 법으로써 일성이며, 무상(無常)으로써 일성이며, 고(苦)로써 일성이며, 무아로써 일성이지만,
상(相)으로써 종종성이며, 사(事)로써 종종성이며, 업으로써 종종성이며,
마음의 종종성으로써 종종성을 이루며, 시간의 종종성으로써 종종성을 이루며,
음식의 종종성으로써 종종성을 이루며, 기(起)의 종종성으로써 종종성을 이루며,
생(生)의 종종성으로써 종종성을 이루며, 취(趣)의 종종성으로써 종종성을 이룬다.
이와 같이 일성과 종종성으로써 모든 계를 관한다.
[문] 무엇이 계예(界隸)로써 관하는 것인가?
[답] 교예사(巧隸師)가 목재로 모든 신체 부위를 구족하여 뒤따르고 좇고 걷고 뛰는 사람을 만드는 것과 같다.
안을 줄로 연결하고 밖을 진흙으로 장식해 사람처럼 형색을 꾸미고 보배 옷으로 장엄하면 남자나 여자가 된다.
(이 인형은) 사람이 줄을 당김으로써 걷기도 하고, 춤추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 앉기도 한다. 이와 같이 이 계예(界隸)를 몸이라 한다.
최초의 번뇌[初煩惱]로써 예사(隸師)를 삼아 그가 만든 온전한 신체부위를 힘줄[筋]이라는 줄로 엮고, 살[肉]로 진흙을 삼고, 피부[皮]로 색을 삼고, 허공으로 구멍을 삼고, 보배 옷으로 장엄해 남자나 여자라고 한다.
그 마음의 일로써 풍계에 이끌리는 바를 삼아 걷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고, 가기도 하고, 오기도 하고, 펴기도 하고, 움츠리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설법도 한다.
이 계예인(界隸人)은 식계(識界)와 더불어 생기며, 근심과 고뇌라는 인연으로써 근심ㆍ슬픔ㆍ고통ㆍ고뇌를 이루어 웃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서로 어깨도 치고 하는 등등의 행위를 한다.
음식이 계예를 지지하고, 명근(命根)이 계예를 수지하지만 명이 끝남으로써 계예는 분산한다.
만약 업과 번뇌가 있다면 다시 또 새로운 계예가 생긴다.
이와 같이 생겨나는 계예는 그 처음을 알 수 없고, 그 마지막을 알 수 없다.
이와 같이 계예로써 모든 계를 관한다.
그 좌선인은 이와 같이 이 문과 이 행으로써 오직 이 몸을 계예로 관할 뿐, 중생도 없고 목숨도 없다고 본다.
이때 계사(界事)를 관하고, 여기에서 생기는 심수법(心數法)인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을 관한다.
그 좌선인은 명색(名色)을 관하고 나서, 그 다음에는 명색이 바로 고(苦)ㆍ탐애(貪愛)ㆍ고집(苦集)임을 관하고, 탐애의 소멸이 바로 고멸(苦滅)임을 관하고, 8정도가 바로 고멸의 구족임을 관한다.
그 좌선인은 널리 4제를 관하고 나면, 이때 무상ㆍ고ㆍ무아로써 고의 과환을 보고,
지혜로써 항상 사유해 산란하지 않으며, 적적(寂寂)과 오묘한 벗어남[妙離]로써 고멸의 공덕을 본다.
그 좌선인은 이와 같이 현재에서 고의 과환을 보고, 소멸의 공덕을 보아 근(根)ㆍ력(力)ㆍ각분(覺分)에서 올바로 안주하고, 행상에 따라 마음을 일으켜 제호의 세계를 증득한다.
<관사대를 마친다.>
[음식]
[문] 음식을 감내하기 힘든 것으로 여기는 생각[食不耐想]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닦음으로 삼고, 무엇을 상으로 삼고, 무엇을 맛으로 삼고, 무엇을 처로 삼고, 무엇을 일어남으로 삼고, 무엇이 그 공덕이며, 어떻게 수행하는가?
[답] 먹고 맛보는 음식에 대해 그가 “모조리 감내하기 힘든 것들이다”고 작의하여 그 상을 알고, 올바로 아는 것, 이것을 불내식상(不耐食想)이라 한다.
그 생각이 어지러움 없이 머무는 것, 이것을 닦음이라 한다.
음식에서 과환을 취하여 상(相)으로 삼고,
싫어함을 그 맛으로 삼고,
냄새와 맛에 대한 애착을 조복하는 것이 일어남이다.
무슨 공덕이 있는가?
여덟 가지 공덕을 얻게 된다. 만약 불내식상을 닦으면,
췌식상(揣食想)을 알고, 5욕의 구족을 알며, 색음(色陰)을 알고, 부정상(不淨想)을 알며, 몸에서 염(念)을 원만히 닦는 것을 성취하며, 냄새와 맛에 대한 애착으로부터 그 마음이 떠나 선취로 향하고, 제호로 향한다.
그것을 어떻게 닦는가?
처음 좌선하는 사람은 적적에 들어가 앉아서 일체의 마음을 거두어 어지럽지 않게 하고, 먹고 맛볼 음식에 대해 감내하기 힘들다는 뜻을 짓는다.
“이와 같이 온갖 맛있는 재료로 경영한 음식은 청정한 사람들이 귀중이 여기는 것이다.
빛깔과 향기가 구족하니, 아주 귀하게 여길 만하다.
이와 같은 음식이 몸에 들어가면 변하여 깨끗하지 못한 것이 되고, 견디기 힘든 것이 되고, 악취를 풍기며 섞게 되고, 증오할만한 것이 된다.”
5행으로써 불내식상을 수행한다.
소위 경영(經營)으로써, 산용(散用)으로써, 처(處)로써, 유(流)로써, 취(聚)로써 수행한다.
[문] 무엇이 경영으로써 불내식상을 수행하는 것인가?
[답] 이 좌선인은 모든 중생이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피곤해 하고, 살해나 도둑질 등 갖가지 악법을 행하는 것을 본다.
또 그 중생이 갖가지 고를 받는 것을 보며, 그에 의해 살해되는 것과 묶이는 것을 안다.
또한 그 중생이 구걸하며 요구하거나 속이거나 거짓으로 정진을 나타내는 등 갖가지 악한 일을 저지르는 것을 본다.
음식을 보고는 이와 같이 과환에 대한 혐오를 일으킨다.
“청정하지 못한 똥오줌이 흘러넘치는 음식으로 인을 삼아 그가 악업을 짓는 것이 이와 같구나.”
또 이렇게 본다.
“출가인이 머무는 청정한 산림에는 갖가지 꽃이 향기롭고 새와 짐승이 울부짖으니, 선량한 사람들이 만든 곳이다.
혹 들판에는 장엄이 구족하며, 타인의 뜻에 따라 취하는 나무그늘과 숲과 물도 평탄하고, 맑고, 오묘하고, 어떤 높낮이도 없어 사람이 보고 놀라며, 모든 시끄러움이 없다.
이 출가인이 보리를 닦는 곳은 범천이 머무는 곳과 같다.
이와 같이 처에 머묾에 마음에는 탐착이 없고, 항상 선송(禪誦)을 행하며, 착한 일을 닦는 것을 즐긴다.
그러다 간혹 추위ㆍ더위ㆍ바람ㆍ먼지ㆍ진흙탕ㆍ비를 견디며 여러 산의 험난한 곳에서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이를 이유로 발우를 들고 집으로 들어가 걸식한다.”
그는 이와 같이 보고 마음으로 과환에 대한 혐오를 일으킨다.
“음식은 청정하지 못한 똥오줌이 흘러넘치는 것이다. 이렇게 마련한 음식이 바로 그것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마땅히 버리고, 제일가는 즐거움을 구하리라.”
또 이렇게 본다.
“출가인은 수행하다가 걸식을 위해 말이나 코끼리나 험악한 짐승들 틈에서, 혹은 개나 산돼지의 처소에서, 혹은 악인의 처소에서, 혹은 부정처에서 진흙이나 똥을 밟는다.
남의 집 문에서 잠시 말없이 머물고, 옷으로 몸을 보호하며, 췌식(揣食)을 얻기 위해 의심을 일으킨다.”
혹은 그 음식을 개밥처럼 보고, 음식에 대해 혐오를 일으킨다.
“이렇게 마련한 음식은 가장 증오스러운 것이다. 어찌 마련하려고 애쓰겠는가? 오직 다른 이로부터 구걸할 뿐이다.”
이와 같이 경영으로써 식불내상을 수행한다.
무엇이 산용(散用)으로 식불내상을 수행하는 것인가?
그 좌선인은 이와 같이 마련해서 얻은 음식을 그곳에 앉아 먹으면서 습해(濕觟)를 섞어 부드럽게 하고, 손으로 키를 삼고, 입으로 절구를 삼고, 입술로 덩어리를 모으고, 이빨로 공이를 삼고, 혀로 굴리고, 점액ㆍ침ㆍ가래ㆍ피로 서로 화합시킨다.
이것을 가장 혐오해야 하니, 개가 뱉은 것처럼 쳐다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산용으로써 불내식상을 수행한다.
[문] 무엇이 처(處)로써 불내식상을 수행하는 것인가?
[답] 이와 같이 이 음식은 삼켜져 배에 들어가 더러운 것과 화합해 머물고,
생장(生藏)과 숙장(熟藏)에서 백 종류 벌레에게 뜯어 먹히고,
온기로 숙성되어 제일 혐오스러운 것이 되니,
마치 사람이 토한 것을 더러운 그릇에 담아놓은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처로써 불내식상을 수행한다.
[문] 무엇이 유(流)로써 불내식상을 수행하는 것인가?
[답] 이 음식이 온기로 숙성되면 새것도 더러운 것과 화합하게 되니,
마치 술이 깨어진 잔에 놓인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일체 몸으로 흐르고, 흐름에 따라 맥(脈)ㆍ주(腠)ㆍ면목(面目)으로 들어가 9공(孔)ㆍ9만9천 모공(毛孔)에 모두 흘러들어 가득 차게 된다.
이 음식은 이와 같이 녹아들어 5분(分)을 이루는데, 1분은 모든 벌레에 먹히고, 1분은 불에 녹고, 1분은 몸을 유지하고, 1분은 오줌이 되고, 1분은 신체가 된다. 이와 같이 불내식상을 수행한다.
[문] 무엇이 취(聚)로써 불내식상을 수행하는 것인가?
[답] 이렇게 녹아든 음식[流食]은 신체의 머리카락ㆍ털ㆍ손발톱 등을 이루며, 백한 가지 신체부위를 일으키게 한다. 만약 녹아들지 않으면 백한 가지 병뇌(病惱)가 일어난다.
이와 같이 취로써 불내식상을 수행한다.
그 좌선인은 이 문과 이 행으로써 이와 같이 불내식상을 수행하여 음식에 대한 혐오[厭食]에 머물게 되고, 혐오의 자재로써 마음이 어지럽지 않게 된다.
만약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면 모든 개(蓋)가 소멸하고, 선분(禪分)이 일어나며, 외행선이 머물게 된다.
<불내식상을 마친다.>
무소유처(無所有處) 및 비비상처(非非想處)는 앞의 지일체입(地一切入)의 문에서 설한 바와 같다. 여기에서 게송으로써 설한다.
좌선인의 행처는
설한 바 오직 면형(面形)으로
사람이 파리불다국(波利弗多國)으로
잘 인도한 것과 같다.
간략히 설했지만 얻는 지혜 광대하리니
그 전후를 완전히 알라.
항상 여(如)ㆍ비여(非如)를 관하는 것을
여기에서 이미 자세히 설하였으니
이와 같이 구족상과
그 일체의 공덕과
해탈도의 행처를
여법하게 분별하여야 한다.
<38행품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