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부평구청의 위법한 행정으로 침해된 광장에서 모일 권리를 외면한 법원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인천지방법원은 2023. 9. 8.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2023. 8. 28. 제기한 부평구청의 위법하고 차별적인 행정인 부평구 기독교연합회의 9월 9일 부평역 광장 사용신고 수리 처분 효력을 정지하는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부평구청은 행정절차를 위반해 부평구 기독교연합회의 광장 사용신청을 승인했다. 조직위는 이에 대한 무효를 통해 위법한 행정을 바로 잡고 이후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부평구청에 요구했다. 그러나 부평구청은 이를 거절했고 조직위는 부평구청의 위법적 행정을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천지방법원은 “신청인(조직위)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그 집행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조직위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였다. 부평구청의 위법적 사용승인으로 광 장사용의 기회를 빼앗긴 시민의 권리는 회복할 기회를 잃고 말았다. 9월 7일 진행된 심문기일에 부평구청은 “집행정지가 되어도 인천퀴어문화축제 광장 승인은 안 할 것”이라며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런데도 인천지방법원이 막연한 이유로 기각결정을 내리고 위법한 행정을 바로잡지 않은 점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광장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곳이며 모두의 공간이어야 한다. 공공의 공간을 누군가 독점하고 사유화한다면, 더구나 그 목적이 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배제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공공의 공간을 잃게 될 것이다. 부평구민의 공간이어야 할 광장을 부평구청과 부평구 기독교연합회가 혐오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부평구 기독교연합회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인천 성시화 운동 캠페인)는 퀴어 문화 축제를 막기 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9월만이 아니라 7월부터 사용신청을 했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부평구청은 부평구 기독교연합회가 (사용일: 7.15.~16. / 7.23. / 7.30. / 8.5~6. / 8.13. / 8.19.~20. / 8.26~27. / 9.2.~3. / 9.9.~10. / 9.17. / 9.30.) 3개월간 거의 모든 주말에 독점적으로 광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광장사용을 승인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승인받은 광장조차 실제 사용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9월 2일 조직위가 확인해 본 결과 실제 광장을 사용한 행사는 없었다. 광장을 독점한 부평구 기독교연합회는 인천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되는 날 대규모 성소수자 차별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부평구청의 행정과 잘못된 제도(광장 사용 규칙)가 시민의 광장 접근성을 훼손해 공공성은 사라지고 혐오와 차별의 공간이 되었다. 조직위는 광장을 차별과 혐오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에 반대하며 인천지방법원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또한 차별과 혐오에 힘을 실어준 부평구청의 행정과 이를 바로 잡지 않는 태도를 규탄한다.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국내법과 국제규범에 따라 국민의 인권을 보장할 책무가 있고 이에 따라 구체적인 입법적, 행정적 조치를 해야 한다. 집회의 자유 침해와 공공장소 사용의 배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이 모든 인권침해에 대한 공적인 책임을 지도록 할 수 없는 현실이 비통하지만, 조직위는 참가자들과 함께 당당히 축제를 진행할 것이다. 2023년 9월 8일 제6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건설노조경인본부, 공공운수노조인천본부, 공무원노조인천본부, 남동희망공간, 노동당인천시당, 노동자교육기관, 녹색당인천시당, 모씨네협동조합, 민변인천지부, 민주노총인천본부, (사)인권희망강강술래, 서구민중의집, 성공회인천나눔의집, 인권운동공간활, 인천사람연대, 인천성소수자인권모임,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회, 인천인권영화제,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천장애인인권센터,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천지역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전교조인천지부, 정보경제서비스연맹인천본부, 정의당인천시당성소수자위원회, 진보당인천시당, 청소년인권복지센터내일, 1회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31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