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오봉산 청평사 주목
오봉산 청평사는 창건이후 고려시대 거사 불교의 상징인 이자현의 흔적과 고려 정원의 자취가 남아있는 특별한 사찰이다. 창건 이후 중창 등 사찰의 역사에 스님이 아닌 거사가 중심인 경우는 청평사가 유일하다. 중국 당나라 공주 설화, 대장경 기록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스토리와 역사적 사실이 담겨있는 청평사. 고려시대 정원의 형태가 완전하게 남아있는 유일한 사찰이기도 하다. 절 뒤편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에 자연스러운 시설들(돌을 파서 세수도 하고 찻물을 떠는 공간도 있고)은 사찰 중심을 흘러 아랫쪽에 이르러 영지(影池)를 이룬다. 작은 폭포, 큰 폭포가 어울리고 곳곳에 소(沼)가 있는 계곡을 안고 있다. 수행길에는 작은 탑도 법당 앞이 아니라 굳이 자연의 숲속에 있으니 매우 특이하다. 거북바위, 상사뱀, 차를 마시는 곳, 여러 역사적 사실이 어우러진 청평사 정원이 따스하고 정감이 간다.. 인공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배치로 이뤄진 고려 정원의 형태는 정말 멋지다. 이런 가운데 극락보전 옆의 주목 두 그루는 청평사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처음에 심은 주목은 850여년 수령으로 극락보전을 위한 호법신장의 개념이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300여년 뒤 어느 날 주목의 씨앗이 바위위의 경사진 언덕에서 자라기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후계목이 되었다. 2세인 이 주목도 지금은 550여년된 노거수가 되어 청평사의 상징이 되었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청평사 극락보전을 장엄하고 있으니 노거수 주목의 역할은 대단하다고 하겠다. 1세대 주목은 키가 10m, 2세대는 8m로 잘 자란 모습이다. 극락보전과 주목이 있는 자리는 좌우로 오봉산 줄기가 매우 잘 감싸고 있고 아늑한 공간이다. 오랜 세월 풍파와 풍상을 잘 이겨낼 수 있는 천혜의 공간이다. 가지는 남쪽으로 많이 뻗어있다. 전체적인 수형은 두그루가 한그루인 것처럼 우산 형태로 아주 안정적이다. 수백년을 극락보전 기도객 불자들과 함께 했으니 그 영험이 적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겨울에도 싱그러운 녹색잎 가득하여 도량을 지키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은 청평사의 또 다른 주인공이 아닐까? 이 주목은 처음에 이자현거사가 극락보전 조경용으로 심었으리라 짐작된다. 천년후에도 자신의 뜻이 전해지리라는 믿음으로 심었을까?
20여년 전에 청평사 방문했을 때 문지기 하던 전나무 두그루는 없어지고 그 자리에는 소나무 두그루가 수문장 하고 있다. 청평사 경내에는 춘천시 보호수 은행나무가 있다. 수령은 280여년이고 높이는 17m, 둘레는 2.9m 정도이다. 흐르는 물과 작은 계곡, 소나무, 천년 주목 등 자연스러움이 어울린 고려 정원을 품은 오봉산 청평사는 고정 관념에 찌들은 현 시대의 사람들이 읽어낼 수 없는 자연의 보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