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의보살경 제6권
[5근이 다함없다]
또한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의 5근(根)도 다함이 없으니, 그 다섯 가지를 말하자면
믿음의 근[信根]과 정진의 근[進根]과 생각의 근[念根]과 선정의 근[定根]ㆍ지혜의 근[慧根]이 그것입니다.
믿음의 근이라 함은 네 가지 법을 믿는 것이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생사 속에서도 세간의 바른 소견을 행하여 업보를 믿고 나아가 생명을 잃어버릴지라도 끝까지 나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한 가지이며,
보살의 행을 믿어 모든 소견에 따르지 않고 보리만을 구하여 다른 승(乘)을 구하지 않는 것이 두 가지이며,
모든 법은 공하고 모양이 없고 원(願)도 없는 법과도 같고 으뜸가는 이치와도 같고 분명한 이치와도 같고 매우 깊은 인연은 ‘나’와 중생이 없고 분별도 없다고 믿는 것이 세 가지이며,
모든 부처님의 열 가지 힘과 네 가지 두려움 없음과 열여덟 가지 공통되지 않는 법을 믿는 것이 네 가지입니다.
이와 같이 믿고는 의심을 없애고 부처님 법을 닦아 모으니, 이것을 믿음의 근이라고 합니다.
정진의 근이란 무엇인가?
만약 법이 믿음의 근에 의해 거두어지는 것이라면 이 법이 곧 정진의 근을 닦는 것이니, 이것을 정진의 근이라고 합니다.
생각하는 근이란 무엇인가?
만약 법이 정진의 근으로 닦여지는 것이라면 이 법은 끝까지 잊거나 잃어버리지 않으니, 이것을 생각하는 근이라고 합니다.
선정의 근이란 무엇인가?
만약 법이 생각하는 근에 의해 거두어지는 것이라면 이 법은 잊거나 잃어버리지 않아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어지럽지 않으니, 이것을 선정의 근이라고 합니다.
지혜의 근이란 무엇인가?
만약 법이 선정의 근에 의해 거두어진다면 이는 지혜로 관하는 것이고 지혜의 체성(體性)이므로 안으로 스스로 비추어 밝히지 남을 좇아 알지 않아서 스스로 바른 행에 머무니, 이것을 지혜의 근이라고 합니다.
이 다섯 가지 근은 함께 서로 계속해서 나고 모든 법을 갖추므로 수기(受記)를 얻으니,
마치 외도의 신선이 다섯 가지 신통을 갖추었으나 태중(胎中)의 차별을 결정코 알지 못하다가 남녀의 모습이 드러난 뒤에야 비로소 아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보살이 믿음 등의 근이 없다면 모든 부처님께서 수기하지 않을 것이요, 성취하는 자에게만 수기하여 주실 것입니다.
사리불이여, 이것을 보살의 다섯 가지 근이 다함이 없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