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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보요의론 제10권
[여래의 큰 위덕력]
『화엄경(華嚴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법계행원분위선설보살무진불종세계세존보편지경계음성여래(法界行願分位宣說菩薩無盡佛種世界世尊普徧智境界音聲如來)께서 그 부처님 나라로부터 와서 세존이신 석가모니여래 앞에 이르러 보살위덕(菩薩威德)의 신상(身相)을 드러내 보이셨다.
말하자면, 일체의 신분(身分)과 일체의 상호(相好)와 일체의 털구멍과 일체의 아름답게 꾸민 것과 일체의 의복 및 일체의 딸린 물건 등이다.
일체의 보살권속(菩薩眷屬)을 두루 갖춘 모든 세존이신 대비로자나불여래(大毘盧遮那佛如來)와, 이전의 때에 머물렀던 과거의 일체 여래와, 이후에 머무르면서 이미 수기(受記)를 받았거나 혹은 미처 수기를 받지 못한 미래의 일체 여래와, 시방의 일체 부처님 나라에 두루 평안히 머무르고 있는 현재의 일체 보살은
옛날에 닦고 익힌 보시바라밀다(布施波羅蜜多)에 상응한 이전 행(行)의 바다에
일체의 받은 이들과 아울러 보시한 물건들이 한결같이 모습이 드러났으며,
일체의 신상(身相)과 일체의 털구멍과 일체의 상호(相好) 등이 역시 한결같이 눈앞에 드러나 보였다.
또한 불신(佛身)의 모든 부분과 언어와 일체의 의복과 장신구와 여러 가지 딸린 물건들도 역시 눈앞에 하나하나 드러나 보였다.
또한 옛날에 닦고 익혔던 지계바라밀다(持戒波羅蜜多)에 상응한 이전 행(行)의 바다와
또한 모든 인욕바라밀다(忍辱波羅蜜多)가 나타내 보여 주는 할절신(割截身)의 모든 분위(分位)에 상응한 이전 행의 바다와,
또한 모든 보살의 가행정진(加行精進)에 서로에 상응한 이전 행(行)의 바다와
또한 모든 여래의 넓고 큰 정려판사(靜慮辦事)에 상응한 이전 행의 바다와
또한 모든 여래께서 큰 법의 바퀴를 굴려 법사(法事)를 갖추어 이루고 모든 소유를 버려 자재로이 신상(身相)의 모든 문을 비추어 보여 하나하나 나타내 보이시는 일에 상응한 이전 행의 바다와
또한 모든 여래께서 기쁘게 바라보시는 모든 보살도(菩薩道)의 일체 세간에서의 최상의 애락(愛樂)에 상응한 이전 행의 바다와
또한 모든 보살의 모든 훌륭한 원해(願海)가 더욱 불어나는 법문(法門)의 넓고 큰 아름다운 꾸밈에 상응한 이전 행의 바다와
또한 모든 보살의 역바라밀다(力波羅蜜多)의 모든 청정한 모습을 고루 갖추는 일에 상응한 이전 행의 바다와
또한 모든 보살의 넓고 큰 법계의 일체의 신(神)들이 변화된 구름이 짓는 바의 모든 보살의 넓고 큰 지혜의 경지에 구름으로 변하여 상응하는 이전 행의 바다와 같은
대승[行海乘]의 이와 같은 열 가지 바라밀다가 비추어 나타나고 드러나 보였다.
넓고 큰 법계의 넓고 큰 일체의 신들이 변화된 구름으로 변하여 부처님을 찾아뵈었다.
여기에서 보살들과 그 권속들은 부처님께 이마를 대는 예를 올리고는 위쪽에 자리하더니,
일체의 금강제보심장엄장대누각(金剛帝寶心莊嚴藏大樓閣)을 변화시켜 나타내어 그 안의 금강제청련화사자좌(金剛帝靑蓮華師子座) 위에 가부좌하고,
모든 보염마니왕(寶焰摩尼王)의 그물을 나타내어 그 위에 덮고,
다시 삼세일체여래음성보왕(三世一切如來音聲寶王)의 보배사슬로써 걸쳐 늘어뜨려 아름답게 꾸미고, 마니(摩尼)의 보관(寶冠)을 머리에 쓰고, 보살의 몸을 나타내어 가지(加持)하여 머물렀다.
이 보살들과 그 권속들은 한결같이 보현(普賢)보살의 행원(行願)으로부터 생겨났으니,
일체 여래의 모두 갖춘 근문(根門) 안에 청정함을 나타내 보이고,
지혜의 눈이 관찰하는 바를 나타내며,
일체 여래의 법륜경(法輪經) 안에서 이법(理法)의 음성을 보고 듣는 지혜의 눈인 승해(勝海)에서 일체의 보살을 널리 거두어들여 모든 자재함을 얻고, 아울러 최상의 바라밀다를 얻었다.
일체 여래들이 모두 운집하자, 찰나찰나 중에 널리 신묘한 변화를 드러내고, 유정들의 몸이 넓고 큰 경지를 나타내 보였다.
일체 여래께서 무리지어 널리 모이신 도량신(道場身) 안의 광명은 일체의 세계를 비추어 드러내었고, 한 세계마다 안에서 널리 그림자가 나타남을 거두어들이니 모든 경계의 모습이 마치 작은 먼지가 모인 것과 같았다.
있는 바의 일체의 유정들의 선근이 성숙하여 마땅히 교화하여 제도할 만한 것들은 모두 때에 응하여 능히 와서 나타나니,
일체의 여래께서는 법륜의 구름을 굴리시고 일체의 털구멍은 음(音)의 경계(境界)를 외쳤다.
일체 세계에는 널리 두루 일체의 선근이 생겨나고, 이미 생겨난 즉시 유정들의 몸은 한결같이 평등하며, 일체의 방향으로 운해(雲海)를 흩어 한번 마음을 일으키는 찰나에 널리 신묘한 변화를 나타냈다.”
또한 이 경전에서는 말한다.
“보살의 큰 위덕력이 있다.
이 때 선재동자(善財童子)가 보현(普賢)보살의 신상(身相)을 진실하게 관찰하니,
보살의 하나하나 몸의 모든 부분마다 하나하나 몸의 모든 부분이 분명하고,
하나하나의 계체(界體)마다 하나하나의 계체의 세분(細分)이 분명하고,
하나하나의 분신(分身)의 각기 다른 부분마다 하나하나의 분신의 각기 다른 부분이 분명하고,
하나하나 의지하는 취(聚)마다 하나하나의 의지하는 취가 분명하고,
하나하나의 털구멍마다 하나하나의 털구멍이 분명하였다.
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바람ㆍ불ㆍ땅의 세계와
아울러 큰 바다ㆍ섬ㆍ강ㆍ시내ㆍ보배산과 아울러 수미산과 철위산(鐵圍山) 등의 국토ㆍ성읍(城邑)ㆍ마을ㆍ들판ㆍ나무숲ㆍ건물과
아울러 모든 인간ㆍ지옥ㆍ아귀ㆍ축생의 나아가는 곳과 아수라(阿修羅)의 세계ㆍ용(龍)의 세계ㆍ가루라(迦樓羅)의 세계ㆍ인간계ㆍ천상계와
아울러 범계(凡界)ㆍ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의 이 모든 경계를 나타내어 한결같이 신력(神力)으로써 가지(加持)하여 머물렀다.
나아가 모양 있는 대상들과, 보이는 색깔들과, 구름ㆍ번개ㆍ별자리ㆍ밤ㆍ낮ㆍ만월과, 반달ㆍ시간과 연(年)의 구분과, 주겁(住劫)과 괴겁(壞劫) 등의 이와 같이 세계의 모양도 나타냈다.
있는 바의 동방의 일체 세계도 역시 이와 같이 관찰했으며,
남서북방과 네 간방[四維]과 위아래의 일체의 세계도 마땅히 마주하여 나타나는 그대로 관찰하는 바도 역시 그러했다.
또한 모든 부처님들이 내려와 생겨나는 무리들의 모임인 도량(道場)과 아울러 유정들이 있는 이 사바세계(娑婆世界)와 전제(前際:과거)중에 머무르던 과거 일체 세계의 모든 것들도 서로 보현보살의 하나하나의 몸 안의 대인(大人)의 모양으로 나타나고,
모든 부처님이 내려와 태어나는 일체 보살들이 무리지어 모이는 도량과 아울러 유정들과 건물들과 밤과 낮과 겁수(劫數) 등을 보았으며,
이와 같이 하여 후제(後際:미래) 중에 머무르는 미래의 일체 세계의 부처님 나라 등에 널리 두루 하는 일체도 역시 그러했다.
한결같이 이와 같은 사바세계의 전제와 후제 중에 머무르는 일체 세계의 일체 모든 것들이 서로서로 비춘 모든 모양이 나타났다.
이와 같이 하여 시방(十方)의 전제와 후제 중에 머무르는 일체 세계의 일체가 한결같이 보현보살의 하나하나의 몸 안에서 대인의 모양으로 나타나나,
하나하나의 털구멍 안에서 하나하나가 분명하여 서로 모양이 뒤섞임이 없었으며,
한결같이 보현보살이 세존대비로자나여래(世尊大毘盧遮那如來)의 앞에 있는 대보련화장사자좌(大寶蓮華藏師子座) 위에 앉아서 유희신통(游戱神通)을 나타내는 것이 보였다.
그때 이 동방연화길상세계(東方蓮華吉祥世界)의 현길상여래(賢吉祥如來)도 이 유희신통이 나타난 것을 보았다.
동방도 이와 같이 널리 두루하고 시방의 일체 세계도 역시 그러해서
한결같이 일체 여래의 모두 갖춘 근문(根門) 안에서 각기 대보련화장사자좌(大寶蓮華藏師子座) 위에서 보현보살이 유희신통을 나타내는 것을 보았다.
이와 같이 하여 시방의 일체 세계가 한결같이 일체 여래의 모두 갖춘 근문 안에서 각기 대보련화장사자좌 위에서 보현보살이 유희신통을 나타내는 것을 보았다.
그때 이와 같이 널리 두루하는 시방일체의 작은 먼지 수와 같은 부처님 나라의 하나하나의 먼지 수가 모두 이 크고 넓은 법계의 부처님께서 모이신 도량이므로
한결같이 일체 여래의 모두 갖춘 근문 안에서 각기 대보련화장사자좌 위에서 보현보살이 유희신통을 나타내는 것을 보았다.
그때 하나하나의 신상(身相)도 한결같이 삼세일체(三世一切)에 마음의 대상이 비춘 모양이 나타나 보이고,
있는 일체 부처님 나라의 일체의 유정들과 모든 부처님께서 내려오셔서 태어나는 모든 보살들의 무리가 모이는 도량이 비추어 나타났다.
이 때 널리 일체의 유정들의 언어와 일체 부처님의 음성과 일체 여래의 큰 법륜을 굴리는 것과 일체 베풀어 설하여 신통 변화를 가르치는 것과 일체 보살의 집회와 모든 부처님들, 유희와 경계의 특징의 음성도 들었다.
이러한 것들의 총략(總略)은 그 설해 놓은 것과 같으니, 마땅히 모두가 이 보살마하살의 큰 위덕력임을 알라.”
여기에서 마땅히 어떤 것이 이 여래의 큰 위덕력인지 묻는다면 『보살십지경(菩薩十地經)』에서 말하는 것과 같다.
“해탈월(解脫月)보살이 금강장(金剛藏)보살에게 물었다.
‘불자(佛子)여, 모든 보살이 경계(境界)를 행하는 것이 이와 같아서 신묘한 능력을 가지(加持)함이 이미 다시 한량이 없으니,
어떻게 능히 여래께서 행하시는 경계로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금강장 보살이 말했다.
‘불자여,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사대주(四大洲)의 세계에서 작은 돌조각을 줍는 것과 같습니다.
혹은 두 개든 혹은 세 개든 크기는 콩알만 한데, 이와 같이 말합니다.
≺대지(大地)의 세계는 이것보다 약간 큰가, 아니면 한량이 없는가?≻
이와 같이 말하는 사람은 지금 그대가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의 헤아릴 수 없는 법[無量法]과 보살법(菩薩法)을 서로 같이 비교하는 것과 같습니다.
불자여, 사대주의 세계에서 주운 콩알만 한 크기의 돌조각은 더없이 보잘것없는 분량으로서 달리 재어 볼 것도 없습니다.
여래의 경계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또한 법운지(法雲地)보살에게 있는 공덕은 한량없는 겁을 지나더라도 정작 보잘것없는 일부분조차 말할 수 없거늘, 어찌 하물며 여래의 한량없는 지혜의 경계이겠습니까?
불자여, 내가 이제 진실로 그대에게 설하여 여래의 앞에서 증명을 하겠습니다.
설령 시방의 가없는 세계의 티끌처럼 많은 일체 부처님 나라에서 보살의 경지를 증득한 사람의 숫자가 가득히 차서 마치 벼와 삼대와 대나무와 갈대와 수숫대가 총총히 들어선 것과 같더라도,
저 보살들이 가없는 겁(劫)을 지나면서 펼쳐 설하고 열어 보인 여래께서 가지신 한 지혜 경계의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나아가 구지(俱胝) 나유다(那由多)의 백천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또한 비유분(譬喩分)의 일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입여래공덕지부사의경계경(入如來功德智不思議境界經)』에서는 말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길상이여, 지금 이 모임 안에 혹시 어떤 유정이 있어서,
부처님ㆍ여래께서 갓 출가하신 일을 말하거나,
혹은 출가한 지 오래된 일을 말하거나,
혹은 모든 고행을 닦은 일을 말하거나,
혹은 보리장(菩提藏)에 앉아서 등정각(等正覺)을 이룬 일을 말하거나,
혹은 모든 악마의 군대를 깨뜨린 일을 말하거나,
혹은 범왕과 제석과 사천왕이 권유하고 부탁하여 큰 법의 바퀴를 굴린 일을 말하거나,
혹은 이미 들은 성문승의 법을 펼쳐 말하거나,
혹은 연각승의 법을 말하거나,
혹은 대승의 법을 말하거나,
혹은 부처님 몸의 크기가 1심(尋:8尺)임을 보았다거나,
혹은 부처님 몸의 크기가 1구로사(俱盧舍)임을 보았다거나,
혹은 부처님 몸의 크기가 나타나기를 모든 유순(由旬)의 백천(百千)의 수량을 지남을 보았다거나,
혹은 부처님 몸이 진정한 황금색과 같음을 보았다거나, 나아가 혹은 마니보(摩尼寶)의 색깔과 같음을 보았다거나,
혹은 여래의 적정(寂靜)한 신상(身相)을 보았다거나,
혹은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모습을 보았다거나,
혹은 여래의 한 취신(聚身)의 모습을 보았다거나,
혹은 여래의 사리(舍利)가 널려 퍼져있음을 보았다거나,
혹은 십 년 만에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었다고 말하거나,
혹은 십 년 만에 대열반(大涅槃)에 들었다고 말하거나,
혹은 세존이신 석가모니ㆍ여래의 가르침 안에서 원만(圓滿)을 얻거나 혹은 숨어 사라지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거나,
혹은 10ㆍ20ㆍ30ㆍ40에서 나아가 백천의 구지(俱胝) 나유다(那由多)에 대열반에 들었다고 말하거나,
혹은 세존이신 석가모니ㆍ여래는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겁에 걸쳐 등정각을 이루었다고 말한다.
묘길상이여, 이와 같은 차별의 모습에 대해 여래께서는 한결같이 분별하지 않으시고 분별을 여의지도 않으시나,
여래께서는 깨달음을 일으킴이 없고 분별이 없는 법으로써 언제나 유정들의 마음에 따라 모든 행의 모습을 짓는다.’”
『보살십주경(菩薩十住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길상이여, 여러 가지로 설명하리라. 커다란 연못이 있는데 세로 길이가 정확하게 50만 유순과 같고 연못의 가장자리는 평탄하며 연못의 물은 맑고 달콤한데, 다시 연꽃이 있어서 연못 안을 두루 덮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쇠로 만들어진 천 개의 바퀴살을 가진 마차와 가루라(迦樓羅)를 능가하는 신속하고 빠른 기운의 준마(駿馬)를 마음대로 부려 그 마차를 타고 가더라도 연못의 물이 묻지 않으며 말의 발자국도 역시 연꽃을 밟지 않는다.
묘길상이여, 여래께서도 또한 이와 같으시다.
커다란 마차를 타고 저 커다란 연못 안에서 놀고 있는데,
어떤 독사가 물을 튀기며 솟아올라서 만약에 찰나 동안이라도 저 독사가 마차 뒤를 따라 돌아오면, 그 마차는 즉시 일곱 번을 거듭 오른쪽으로 선회하고,
만약에 다시 독사가 그 커다란 수레를 따라 한 번 오른쪽으로 선회하면 그 마차도 즉시 오른쪽으로 선회하기를 셀 수가 없다.
아난(阿難) 등의 대비구가 법을 설하는 것도 역시 그러하다.
아난이 열 가지의 법을 설하여 그 뜻을 드러낼 경우, 아난이 한 가지의 법을 설하면 즉시 사리자(舍利子)는 천 가지의 법을 설하여 그 뜻을 드러낸다.
만약 사리자가 다시 한 가지의 법을 설하면 즉시 대목건련(大目乾連)은 8만의 세계를 지나간다.
대목건련이 다시 한 세계를 지나면, 즉시 여래께서는 시방의 법계에서 최상으로 자재하게 허공의 끝을 넘어서 널리 두루 하는 일체의 세계해(世界海)와 하나하나의 세계와 하나하나의 바닷가와 하나하나의 범부의 세계 안에 드러내 보이신다.
여래께서는 도솔천궁(兜率天宮)에서 마치시고 인간으로 하강하여 태(胎)에 들고 태에 머무르고 태를 나오시니,
범왕과 제석은 받들어 모시어 목욕으로 아름답게 꾸미며,
널리 일곱 걸음을 걷고 시방을 관찰하여 사자후(師子吼)를 하시며,
일체의 공교(工巧)ㆍ기예(技藝)ㆍ명론(明論)ㆍ사업(事業)을 익히고 배워서 태자의 지위에 오름을 보이시며,
왕궁 안에서 놀고 희롱하고 기쁘게 즐기고 정원에서 노니시다가 출가하여 고행하시며,
일찍이 유미죽(乳糜粥)을 드셨으며, 보리장(菩提藏)에 가서 앉아 정각을 이루시며,
악마의 군대를 꺾어 항복시키고 숲을 살피시면서 경행(經行)하시며,
대범천왕(大梵天王)이 법의 바퀴를 굴리실 것을 간청하며,
도리천궁(忉利天宮) 등으로 들어가시며,
국토의 분량과 겁명(劫名)의 차례와 위덕(威德)의 신상(身相)과 수명의 많고 적음과 대중들의 모임을 아름답게 꾸며 부처님의 나라를 청정히 하시며,
교법을 아름답게 꾸며 보리심(菩提心)을 일으키시며,
모든 행원(行願)을 닦아 바라밀다를 이루시며,
모든 경지의 신통과 지혜와 인욕을 원만히 하시며,
총지(總持:다라니)와 삼마지(三摩地)의 모든 해탈문(解脫門)을 갖추시며,
여래의 한량없는 것과, 모든 공양사(供養事)의 한량없는 것과, 여래 및 보살법의 경계가 한량없는 것과, 법의 구름이 드넓고 커서 행하는 바의 분량이 있는 것과, 유정들을 성숙시키는 방편의 분위(分位)에 차별의 양(量)이 있는 것과, 대유희신통변화(大游戱神通變化)를 일으키는 것과, 일승(一乘)의 대열반을 드러내 보이시고, 사리를 나누어 주시며,
교법(敎法)이 머무르는 때의 멀고 가까움과 법이 멸하는 때를 분별하는 것들이 한결같이 이와 같은 대법(大法)의 연못으로부터 드러나 보이는 바이다.
또다시 모든 외도(外道)들이 수행하는 자리 및 일체의 유정들이 마땅히 일을 삼아야할 것에 대하여
여래께서는 깨달음을 일으킴도 없으시고 분별하는 마음도 없으심으로써 동시에 모두 나타내시며,
끝 간 데 없는 구경(究竟)의 경지를 부지런하고 용맹하게 나타내 보이신다.
무릇 이와 같은 것들이 찰나에 때를 갖추어
시방 일체의 하나하나를 자신의 털구멍 속에 있는 바의 모든 방향에 두루 하는 삼세일체(三世一切)의 여래 및 모든 보살들의 바다 같은 모임과 넓고 큰 일체의 부처님 나라를 공덕으로써 아름답게 꾸미며,
일체의 유정들의 집과 궁실(宮室)을 넓고 크고 아름답게 꾸미며,
일체의 유정들의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의식의 감각 대상을 넓고 크게 베풀어 놓으며,
모든 보살의 행을 빠짐없이 쌓아 모아 넓고 크고 아름답게 꾸미며,
일체 여래의 경계를 아름답게 꾸민다.
여래께서는 이와 같은 모양들을 갖추실 때, 깨달음을 발함도 없고 분별도 없는 마음으로써 널리 두루 드러내 보이신다.
끝 간 데 없는 구경에 대해 부지런하고 용맹하여 찰나에 때를 갖추시며, 일체의 시방 세계를 거두어들이시며,
나아가 범부의 세계 안에서 다함없음마저 다하여 다시 남아 있음이 없다.
여래께서는 모든 유정들의 세계에서 일체 유정들의 하나하나의 유정 각각의 신상(身相)ㆍ형색(形色)ㆍ현색(顯色)ㆍ음성(音聲)ㆍ어언(語言)ㆍ비유(譬喩)ㆍ설법(說法)과 같은 것들의 양을 나누고 차별하시는 일을 갖추실 때,
깨달음을 일으킴도 없고 분별도 없는 마음으로써 널리 두루 드러내 보이시며,
유정들의 각각의 마음과 뜻을 따라 끝 간 데 없는 구경에 대해 부지런하고 용맹하시어 마땅히 드러내 보이실 바를 따르고 베풀어 지을 바를 따르신다.
묘길상이여, 비유하자면, 백월(白月)의 15일 동안의 밤에 모든 염부제의 일체의 남자들과 여인들과 사내아이들과 계집아이들이 각기 직접 눈으로 달의 모양을 바라보더라도 저 달은 전혀 분별이 없는 것과 같다.
여래께서도 역시 또한 이와 같아서 깨달음을 일으킴도 없고 분별도 없는 마음으로 모든 행의 모양을 지으시고, 불공불법(不共佛法)을 성취하시는 까닭에 유정들의 마음과 뜻에 따라 마땅히 교화하여 제도함을 따르신다.
일체 유정들이 각자가 직접 널리 여래를 바라보더라도 여래의 마음은 역시 분별이 없으시다.
이러한 까닭에 반드시 알아야 한다.
혹시 분별이 있거나 혹시 분별이 없더라도 모든 부처님ㆍ여래께서는 한결같이 깨달음을 일으킴이 없지만, 불공불법을 성취하신 까닭에 마땅히 일체의 행상(行相)을 따라 베풀어 지으신다.’”
여기에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넓고 크고 심히 깊은 모든 경전 안에서만 모든 불보살의 커다란 위덕(威德)의 힘을 드러내 설하니,
만약에 어떤 사람이 능히 깊은 믿음과 이해를 낳아서 베껴 쓰고 독송하고 존중하고 공양하면 이 사람은 복을 얻음이 넓고 크기가 한량이 없다.
또한 이 경전에서는 말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길상이여, 비유하자면 수미산왕(須彌山王)이 여러 산들 가운데 우뚝하여 드러나 비치는 것이 빼어나고 미묘하고 역시 높고 역시 넓고 또한 가장 큰 것과 같다.
묘길상이여, 만약에 보살로서 이 정법을 믿고 이해하는 사람도 역시 이와 같아서 일체의 보살마하살들 가운데 우뚝하다.
시방의 일체 세계의 티끌처럼 많은 모든 보살들의 무리로서 혹시 이 정법에 대해 믿음과 이해를 낳는 사람은 있는 바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의 선근을 낳고, 아승기겁(阿僧祇劫) 안에서 능히 쌓아 모음으로써 드러나 비치는 것이 빼어나고 미묘하며 또한 높고 넓고 또한 가장 크다.
묘길상이여, 설령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있는 바의 시방 일체 세계의 일체 유정들에게 한결같이 권유하여 보리심을 발하도록 하더라도,
다시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을 믿고 즐거워하면,
받는 바의 이 복은 앞에 비해 배(倍)가 되어 가히 헤아릴 수가 없다.
묘길상이여, 정녕코 선남자와 선여인으로 하여금 널리 일체의 유정들이 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을 믿고 즐거워하도록 하라.
만약에 다시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있어서 이 정법을 능히 믿고 즐거워함을 낳거나,
혹은 스스로 베껴 쓰거나 혹은 남으로 하여금 베껴 쓰도록 하거나,
혹은 스스로 독송하거나 혹은 남으로 하여금 독송하도록 하거나,
나아가 단지 능히 믿고 즐거워하고 받아 지니고 향과 꽃과 등불과 물감 등의 온갖 공양물로써 이것을 공양하면,
받는 바의 이 복은 앞에 비해 배가 되어 가히 헤아려 말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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