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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십행품 중
(3) 제 一 환희행(歡喜行) -- 보시(布施) 바라밀을 닦다
① 보살이 큰 시주가 되어 모든 것을 다 베푼다
{불자들이여, 무엇을 보살 마하살의 환희행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이 큰 시주가 되어 가진 물건을 모두 다 보시하는데, 그 마음이 평등하여 뉘우치거나 아낌이 없으며, 과보를 바라지 아니하며, 이름을 구하지 아니하며, 이양(利養)을 탐하지도 아니하느니라.}
② 다만 중생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베푼다
{다만 일체 중생을 구호하며 일체 중생을 거두어 주며 일체 중생을 이익케 하려는 것이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배우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생각하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좋아하며, 모든 부처님이 닦으시던 행을 청정하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증장하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에 머물러 지니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나타내며, 모든 부처님의 닦으시던 행을 연설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괴로움을 여의고 낙을 얻게 하려는 것이니라.}
③ 보시의 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보살 마하살이 이 행을 닦을 때에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환희하고 즐겁게 하려 하나니, 어느 지방에나 가난한 곳이 있거든 원력으로써 그 곳에 태어나되 호사스럽고 크게 부귀하여 재물이 다함이 없으며, 가령 잠깐잠깐 동안에 한량없고 수 없는 중생들이 보살에게 와서 말하기를 [착하신 이여, 우리는 몹시 가난하여 끼니를 이어갈 수 없으며 굶주리고 곤고하여 목숨을 부지할 수 없사오니, 바라옵건대 불쌍히 여기어 나에게 살을 보시하여 먹고 살아나게 하소서]한다면, 보살은 곧 보시하여 주어 그로 하여금 환희하고 만족케 하느니라. 이렇게 한량없는 백천 중생이 와서 구걸하더라도 보살은 조금도 퇴타하거나 겁약한 기색이 없고, 다시 자비한 마음이 증장하나니, 그래서 중생들이 모두 와서 구걸하는 것을 보살이 보고는 더욱 환희하여 이렇게 생각하느니라.
[나는 지금 좋은 이익을 얻었도다. 이 중생들은 나의 복밭이며 나의 선지식이니, 구하지도 않고 청하지도 않았지마는 일부러 와서 나로 하여금 불법 가운데 들게하는 것이다. 나는 마땅히 이렇게 배우고 닦아서 모든 중생의 마음을 어기지 아니하리라]고 하느니라.
또 생각하기를 [나는 이미 지었거나 지금 짓거나 장차 지을 모든 선근으로써, 오는 세상에는 일체 세계의 일체 중생 가운데서 엄청나게 큰 몸을 받고, 그 살로써 모든 굶주린 중생들의 배를 채워 만족케 하되, 한 조그만 중생까지라도 배가 차지 않은 이가 있으면, 나는 생명을 버리지 아니할 것이며, 내 몸에서 베어내는 살도 다하지 말아지이다]고 원할 것이니라.}
④ 보시를 깨달음에 회향하다
{이러한 선근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대열반을 증득하기를 원하며, 나의 살을 먹은 중생들도 역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평등한 지혜를 가지며, 불법을 갖추어 불사를 널리 짓다가 무여(無餘) 열반에 들어지이다 원하고, 만일 한 중생이라도 마음이 만족하지 않는다면, 나는 마침내 아뇩다라삼먁보리를 증득하지 않겠나이다] 하느니라.}
⑤ 보시의 인(人)과 법(法)이 다 공함을 밝히다
{보살이 이렇게 중생을 이익케 하지마는, <나>라는 생각, 중생이란 생각, 있다는 생각, 목숨이란 생각, 여러 가지란 생각, <보특가라>란 생각, 사람이란 생각, <마납파(摩納婆)>란 생각, <짓는 이>란 생각, <받는 이>란 생각이 모두 없고, 다만 법계와 중생계의 끝없고 경계가 없는 법과 공한 법과 있는바가 없는 법과 상이 없는 법과 체가 없는 법과 처소가 없는 법과 의지가 없는 법과 지음이 없는 법을 관찰하느니라.}
⑥ 인과 법이 공한 이익을 밝히다
{이런 관찰을 할 때에는 제 몸도 보지 않고, 보시하는 물건도 보지 않고, 받는 이도 보지 않고, 복밭도 보지 않고, 업도 보지 않고, 과보도 보지 않고, 결과도 보지 않고, 작은 결과도 보지 않고, 큰 결과도 보지 않느니라.}
⑦ 법의 보시를 행하기를 원하다
{그 때 보살은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중생의 받아 난 몸이 멸하는 것을 보고, 문득 생각하되 [이상하다 중생이여,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생사하는 속에서 수 없는 몸을 받지마는, 위태하고 연약하여 머물러 있지 못하고 속히 멸하는데, 이미 멸하였거나 지금 멸하거나 장차 멸할 것이어늘, 마침내 견고하지 못한 몸으로써 견고한 몸을 구하지 못하는구나. 내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이 배우신 것을 모두 배우며, 온갖 지혜를 얻어 온갖 법을 알고는, 중생들을 위하여 三세가 평등하고 고요하며 무너지지 않는 법의 성품을 말하여 주어, 그로 하여금 편안한 쾌락을 얻게 하리라 하나니, 불자들이여,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첫째 즐거운 행이라 하느니라.}
(4) 제 二 요익행(饒益行) -- 지계(持戒) 바라밀을 닦다
① 계를 가지는 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이익케 하는 행인가.
이 보살이 깨끗한 계율을 수호하여 가지며,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觸)에 대하여 집착하지 아니하고, 중생들을 위하여서도 이렇게 말하며, 권세를 구하지도 않고, 문벌을 구하지도 않고, 부귀를 구하지도 않고, 몸매를 구하지도 않고, 임금의 지위를 구하지도 아니하여, 이러한 온갖 것에는 조금도 집착이 없고, 다만 청정한 계율을 견고하게 가지면서 생각하기를 [내가 청정한 계율을 가지는 것은 반드시 온갖 얽힘과 온갖 속박과 탐심과 시끄러움과 모든 재난의 핍박과 훼방과 탁란함을 버리고 부처님께서 찬탄하시는 평등한 정법을 얻으리라]하느니라.}
② 섭율의계(攝律儀戒)를 밝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이렇게 청정한 계율을 가질 적에, 하루 동안에 가령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큰 악마가 보살이 있는 곳에 나오면서, 저마다 각각 한량없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천녀를 데리고 왔는데 모두 다섯 욕심에 대하여 방편을 잘 행하며, 단정하고 아름다워 사람의 마음을 홀리게 하며, 갖가지 훌륭한 물건을 가지고 와서 보살의 도심(道心)을 의혹하고 어지럽게 하리라.
이 때 보살은 이렇게 생각하되 [이 다섯 욕심은 도를 장애하는 것이며, 위 없는 보리까지도 장애하는 것이라]하여 잠깐도 탐욕을 내지 아니하고 깨끗한 마음이 부처님과 같느니라.}
③ 섭중생계(攝衆生戒)를 밝히다
{오직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는 일만은 제할 것이니, 온갖 지혜의 마음을 버리지 아니한 때문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은 탐욕으로 인하여서는 한 중생도 시끄럽게 하지 아니하나니,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중생을 시끄럽게 하는 일을 짓지 아니하느니라. 보살이 부처님을 뵈온 후로는 일찍 잠깐도 탐욕 생각을 내지 아니하였는데, 하물며 실제로 일을 행할까보냐. 혹시도 그런 일을 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느니라.
그 때 보살은 이렇게 생각하나니, [일체 중생이 오랜 세월에 다섯 욕심을 생각하고 다섯 욕심으로 향하여 나아가고 다섯 욕심을 탐착하면서, 그 마음에 결정하여 물들고 빠져서 그를 따라 헤매고 자재함을 얻지 못하는 것이니, 내 이제 마땅히 이 마군과 천녀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위 없는 계율에 머물게 할 것이며, 청정한 계율에 머문 뒤에는 온갖 지혜에 마음이 퇴전하지 아니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며, 내지 무여 열반에 들게 하리니, 왜냐하면 이것은 우리가 마땅히 행할 사업이므로 부처님을 따라서 이렇게 배워야 할 것이니라]고 하느니라.}
④ 섭선법계(攝善法戒)를 밝히다
{이렇게 배우고는 모두 나쁜 행동과 <나>라고 고집하는 무지(無知)를 여의고, 지혜로 일체 부처님 법에 들어가서 중생에게 법을 말하여 전도(顚倒)를 버리게 하거니와, 그러나 중생을 떠나서 전도가 있지도 않고, 전도를 떠나서 중생이 있지도 않으며, 전도 속에 중생이 있지도 않고 중생 속에 전도가 있지도 않으며, 전도가 곧 중생도 아니고 중생이 곧 전도도 아니며, 전도가 안에 법도 아니고 전도가 밖에 법도 아니며, 중생이 안에 법도 아니고 중생이 밖에 법도 아닌 줄을 아느니라.
온갖 법이 허망하고 진실하지 못하여 잠깐 일어났다 잠깐 없어지는 것이요, 견고하지 못하여 꿈과 같고 그림자 같고 요술 같고 변화함과 같아서 어리석은 이를 의혹케 하는 것이니라.
이렇게 알면 곧 모든 행을 깨달아 나고 죽는 일과 열반을 통달하며, 부처님의 보리를 증득하며, 스스로 제도하고 남을 제도하며, 스스로 해탈하고 남을 해탈케 하며, 스스로 조복하고 다른 이를 조복케 하며, 스스로 고요하고 다른 이를 고요하게 하며, 스스로 안온(安穩)하고 남을 안온케 하며, 스스로 때를 여의고 남도 때를 여의게 하며, 스스로 청정하고 남도 청정케 하며, 스스로 열반하고 남을 열반케 하며, 스스로 쾌락하고 남도 쾌락케 하느니라.}
⑤ 더욱 수승한 행을 닦을 것을 생각하다
{불자들이여, 이 보살이 다시 이렇게 생각하되 [나는 마땅히 일체 여래를 따르며, 일체 세간의 행을 여의며, 일체 부처님 법을 갖추며, 위 없이 평등한 곳에 머물며, 중생을 평등하게 보며, 경계를 밝게 통달하며, 모든 허물을 여의고, 모든 분별을 끊고, 모든 집착을 버리고, 공교하게 뛰어나며, 마음은 항상 위 없고 말할 수 없고 의지한 데 없고 변동이 없고 한량없고 한 없고 끝나지 않고 모양이 없고 깊고 깊은 지혜에 머물리라]하나니, 불자들이여,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둘째 이익하는 행이라 하느니라.}
(5) 제 三 무위역행(無違逆行) -- 인욕(忍辱)바라밀을 닦다
① 인욕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어기지 않는 행인가.
이 보살이 항상 인욕(忍辱)하는 법을 닦아 겸손하고 공경하여 스스로 해하지 않고 남을 해하지 않고 둘 다 해하지 않으며, 스스로 탐하지 않고 남을 탐하게 하지 않고 둘 다 탐하지 아니하며, 스스로 집착하지 않고 남을 집착하게 하지 않고 둘 다 집착하지 아니하며, 또한 명예와 이양(利養)도 구하지 아니하고, 이런 생각을 하나니 [내가 마땅히 중생에게 법을 말하여 그로 하여금 모든 나쁜 짓을 여의고, 탐욕, 성내는 일, 어리석음, 교만, 감추는 일, 간탐, 질투, 아첨, 속임을 끊게 하고, 부드럽게 화평하여 참고 견디는 데 항상 머물게 하리라]하느니라.}
② 원한과 침해를 참는 인욕수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이렇게 인욕함을 성취하면 가령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 중생이 그 곳에 오는데, 중생마다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 입을 변화하여 가지고 낱낱 입으로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 말을 내나니,이른바 기쁘지 못한 말, 선하지 못한 말, 반갑지 않은 말, 사랑할 수 없는 말, 어질지 못한 말, 성인의 지혜가 아닌 말, 성현과 맞지 않는 말, 성현에게 친근할 수 없는 말, 매우 싫은 말, 차마 들을 수 없는 말들이다. 이런 말로 보살을 헐뜯어 욕하거나, 또 이 중생들이 저마다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 손을 가졌고, 손마다 각각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 병장기를 들고 보살을 박해하기를, 아승지 겁이 지나도록 쉬지 아니하리라.
보살이 이렇게 극심한 고초를 당하여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생명이 끊이려 하더라도 생각하기를, [내가 이만한 고통으로 마음이 흔들리면, 자기를 조복하지 못하고, 자기를 수호하지 못하고, 스스로 분명히 알지 못하고, 스스로 닦지 못하고, 스스로 바르게 정하지 못하고, 스스로 고요하지 못하고, 스스로 아끼지 못하여 스스로 집착을 내리니, 어떻게 다른 이의 마음을 청정케 하랴] 하느니라.}
③ 고통을 편안히 받아드리는 인욕수행을 밝히다
{보살이 이 때에 또 생각하기를 [내가 끝없는 옛적부터 생사 속에 있으면서 모든 고통을 받았도다]하고 이와같이 생각하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 마음이 청정하여 환희하여지고, 스스로 조화하고 거두어
들여서 불법 가운데 편안히 머물고 또 중생으로 하여금 이런 법을 얻게 하느니라.}
④ 법의 이치를 관찰하는 인욕수행을 밝히다
{다시 생각하기를 [이 몸은 공한 것이어서 나도 없고 내것도 없으며, 진실하지 아니하고 성품이 공하여 둘이 없으며, 괴롭고 즐거움이 모두 없는 것이며, 모든 법이 공한 것을 내가 이해하고 다른 이에게 널리 말하여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이런 소견을 없애게 할 것이니, 그러므로 내가 비록 이런 고통을 당하여도 참고 견디어야 할 것이니라.}
⑤ 인욕을 수행하는 의미를 밝히다
{중생을 염려하는 연고며 중생에 이익 주려는 연고며, 중생을 안락케 하는 연고며,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연고며, 중생을 거두어 붙드는 연고며, 중생을 버리지 않는 연고며, 스스로 깨달으려는 연고며, 다른 이를 깨닫게 하려는 연고며, 마음이 퇴전하지 않는 연고며, 부처님 도에 향하여 나아가기 위한 연고라하나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셋째 어기지 않는 행이라 하느니라.}
(6) 제 四 무굴요행(無屈撓行) -- 정진(精進)바라밀을 닦다
① 정진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굽히지 않는 행인가.}
가, 열 가지의 정진을 말하다
{이 보살이 모든 정진을 수행하나니, 이른바 제 一 정진과 큰 정진과 수승한 정진과 특별히 수승한 정진과 가장 수승한 정진과 가장 묘한 정진과 상품 정진과 위가 없는 정진과 같을 이 없는 정진과 두루한 정진이니라.}
나, 과오를 떠나다
{성품에 세 가지 독함이 없고 성품에 교만이 없고 성품에 덮어 숨김이 없고 성품에 간탐과 질투가 없고 성품에 아첨과 속임이 없고 성품이 스스로 부끄러워함이요, 마침내 한 중생이라도 시끄럽게 하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지 아니하느니라.}
② 정진을 수행하는 이유를 밝히다
가, 일체 중생을 위하여 정진을 수행하다
{오직 일체 번뇌를 끊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번뇌의 근본을 뽑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습기(習氣)를 제하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세계를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이 여기서 죽어 저기나는 것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번뇌를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마음에 좋아함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경계를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근성이 승하고 열함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오직 일체 중생의 마음으로 행함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느니라.}
나, 일체 불법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수행한다
{또 일체 법계를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근본 성품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평등한 성품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三세의 평등한 성품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지혜 광명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지혜를 증득하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한결같은 실상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끝단데 없음을 알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광대하고 결정하고 공교한 지혜를 얻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고, 일체 불법의 귀절과 뜻을 분별하여 연설하는 지혜를 얻기 위하여 정진을 행하는 것이니라.}
③ 다시 문답으로 정진행을 밝히다
{불자들이여, 보살 마하살이 이러한 정진행을 성취하고는, 가령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네가 능히 무수한 세계에 있는 중생들을 위할 적에, 하나하나의 중생을 위하여 아비지옥에서 수 없는 겁 동안에 모든 고통을 두루 받으면서, 저 중생들로 하여금 낱낱이 수 없는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심을 만나게 하고, 부처님을 뵈온 연고로 여러 가지 낙을 받으며, 내지 무여 열반에 들게 하고야, 네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니, 그렇게 할 수 있느냐]하면, [그렇게 하겠노라] 대답하리라.
또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한량없는 아승지 큰 바다 물을 네가 한 털 끝으로 찍어내어 다하게 하고, 한량없는 아승지 세계를 모두 부수어 티끌을 만들어서 그 물방울과 그 티끌을 낱낱이 세어 그 수효를 알고는, 중생을 위하여서 그렇게 많은 겁을 지나면서 생각생각마다 고통 받기를 간단 없이 하라]하더라도, 보살이 이 말을 들었다고 해서 잠깐이라도 후회하는 마음을 내지 아니하고, 다시 환희용약(歡喜踊躍)함을 더하며 스스로 다행하게 생각하고 큰 이익을 얻노라 하면서, 나의 힘으로써 저 중생들로 하여 모든 고통에서 길이 벗어나게 하리라 하느니라.}
④ 정진행으로 일체 중생을 열반을 얻게 한다
{보살이 이렇게 행하는 방편으로 일체 세계에서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내지 무여 열반을 끝까지 얻게하나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넷째 굽히지 않는 행이라 하느니라.}
(7) 제 五 무치난행(無癡亂行) -- 선정(禪定) 바라밀을 닦다
① 어리석음과 산란을 떠나는 행을 총히 밝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이 우치와 산란을 여의는 행인가.
이 보살이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견고하여 동하지 아니하며, 최상이고 청정하고 넓고 크고 한량없어 미혹하지 않느니라.}
② 경계에 나아가서 어리석음과 산란이 없음을 밝히다
{생각이 바름으로써 세간의 온갖 말을 잘 알고, 출세간 법의 말을 능히 지니나니, 이른바 색법(色法)과 색 아닌 법의 말을 능히 지니며, 색의 성품을 건립하는 말을 능히 지니고, 내지 수, 상, 행, 식의 성품을 건립하는 말을 능히 지니어,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세간에 있어 여기서 죽고 저기 나는데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태에 들고 태에서 나오는데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보리심을 내는데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선지식을 섬기매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불법을 부지런히 닦는데 우치, 산란치 않으며, 마군의 일을 알아서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마군의 업을 여의어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으며, 말할 수 없는 겁 동안 보살행을 닦으매 마음이 우치, 산란치 않느니라.}
③ 선정으로 바른 생각을 성취하고 온갖 법을 듣는다
{이 보살이 이렇게 한량없는 바른 생각을 성취하고는, 한량없는 아승지 겁 동안 부처님과 보살과 선지식에게서 바른 법을 듣나니, 이른바 매우 깊은 법, 넓고 큰 법, 장엄한 법, 가지가지 장엄한 법, 가지가지 낱말 귀절 소리의 굴곡을 연설하는 법, 보살의 장엄하는 법, 부처님 신력과 광명의 위 없는 법, 바른 희망으로 결정한 이해인 청정한 법, 일체 세간에 집착하지 않는 법, 일체 세간을 분별하는 법, 매우 깊고 광대한 법, 어리석음을 떠나 일체 중생을 분명히 아는 법, 일체 세간이 함께 하고 함께 하지 않는 법, 보살 지혜의 위 없는 법, 온갖 지혜로 자재한 법 들이니라. 보살이 이런 법을 듣고는 아승지 겁을 지내어도 잊지 않고 잃지 않고 항상 기억하여 간단함이 없느니라.}
④ 선정수행의 인과를 밝히다
{무슨 까닭이냐. 보살 마하살이 한량없는 겁 동안 모든 행을 닦을 때에 한 중생이라도 시끄럽게 하여 바른 생각을 잃게 하지 아니하며, 바른 법을 파괴하지 않고 선근을 끊지 아니하여 마음에 항상 광대한 지혜를 증장하는 연고니라.}
⑤ 선정을 성취하면 온갖 음성으로도 산란케 하지 못한다
{또 이 보살 마하살은 가지가지 음성으로도 산란케 하지 못하나니, 이른바 높고 큰 음성, 거칠고 탁한음성, 사람을 공포케 하는 음성, 뜻에 기쁜 음성, 기쁘지 않은 음성, 귀를 시끄럽게 하는 음성, 六근을 망그러뜨리는 음성이니라.}
⑥ 온갖 음성으로도 마음이 산란하지 않는다
{이 보살은 이렇게 한량없고 수 없는 좋고 나쁜 음성이 아승지 세계에 가득함을 듣더라도, 잠깐동안도 마음이 산란치 아니하나니, 이른바 바른 생각이 산란치 않고, 경계가 산란치 않고, 삼매가 산란치 않고, 깊은 법에 들어감이 산란치 않고, 보리행을 닦음이 산란치 않고, 보리심을 내는 것이 산란치 않고, 부처님들을 생각함이 산란치 않고, 진실한 법을 관찰함이 산란치 않고, 중생을 교화하는 지혜가 산란치 않고, 중생을 청정케 하는 지혜가 산란치 않고, 깊은 이치를 결정적으로 아는 것이 산란치 아니하니라.}
⑦ 모든 장애를 떠나다
{악업(惡業)을 짓지 아니하므로 악업의 장애가 없고, 번뇌를 일으키지 아니하므로 번뇌의 장애가 없고, 법을 가벼이 여기지 아니하므로 법의 장애가 없고, 정법을 비방하지 아니하므로 과보의 장애가 없느니라.}
⑧ 선정을 닦은 보살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불자들이여, 위에 말한 음성들이 낱낱이 아승지 세계에 가득하여 한량없고 수 없는 겁에 잠깐도 끊이지 않으면서 중생의 몸과 마음과 모든 근을 무너뜨리더라도 이 보살의 마음은 무너뜨리지 못하며, 보살이 삼매에 들어 성인의 법에 머물고, 일체 음성을 생각하고 관찰하여, 음성의 나고 머물고 멸하는 모양을 잘 알며, 음성의 나고 머물고 멸하는 성품을 잘 아느니라.}
⑨ 청정을 얻다
{이렇게 듣고는 탐심을 내지 아니하고 성을 내지 아니하고 생각을 잃지 아니하며, 그 모양을 잘 취하여서 물들지 아니하며, 온갖 음성이 다 없는 것이어서 실로 얻을 수 없으며, 지은 이도 없고 근본의 경계도 없어서 법계와 평등하여 차별이 없느니라.}
⑩ 선정의 공덕을 밝히다
{보살이 이렇게 적정한 몸과 말과 뜻으로 하는 행을 성취하고는 온갖 지혜에 이르도록 영원히 퇴전치 아니하고, 온갖 선정의 문에 잘 들어가서 모든 삼매가 동일한 성품임을 알며, 일체 법이 끝이 없음을 알며, 일체 법의 진실한 지혜를 얻으며, 음성을 여윈 깊은 삼매를 얻으며, 아승지 삼매 문을 얻어서 한량없이 광대한 대비심(大悲心)을 증장하나니, 이 때에는 보살이 잠깐 동안에 수 없는 백천 삼매를 얻어서 이런 음성을 들어도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삼매로 하여금 점점 더 커지게 하느니라.}
⑪ 중생들을 더욱 이익케 할 것을 생각하다
{생각하기를 [내가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위가 없이 청정한 생각에 편안히 머물러 온갖 지혜에 퇴전치 아니하고 필경에 무여 열반을 성취케 하리라]하나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다섯째 우치와 산란을 여의는 행이라 하느니라.}
(8) 제 六 선현행(善現行) -- 반야(般若) 바라밀을 닦다
① 반야 바라밀의 행을 간략히 밝히다
{불자들이여, 어떤 것이 보살 마하살의 잘 나타나는 행인가.
이 보살의 몸으로 짓는 업이 청정하고 말로 짓는 업이 청정하고 뜻으로 짓는 업이 청정하여, 얻은 것 없는 데 머물러서 얻을 것 없는 몸과 말과 뜻의 업을 보이나니 세 가지 업이 모두 없는 것인 줄을 아는 것이며, 허망함이 없으므로 얽매임이 없으며, 무릇 나타내어 보이는 것이 성품도 없고 의지함도 없느니라.}
② 三업을 보이다
{실제와 같은 마음에 머물러 한량없는 마음의 성품을 알며 온갖 법의 성품을 알지마는, 얻은 것도 없고 형상도 없고 매우 깊어 들어가기 어려우며, 바른자리(正位)인 진여의 법성(法性)에 머물러서 방편을 내지마는 업보가 없는 것이어서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열반계에 머물고 고요한 성품에 머물고 진실하여 성품이 없는 성품에 머무르며, 말로 할 수도 없고 세간을 초월하여 의지한 데가 없나니, 분별을 여의어 속박이 없는 법에 들어갔으며, 가장 나은 지혜의 진실한 법에 들어갔으며, 세간으로는 알 수 없는 출세간 법에 들어갔나니, 이것이 보살의 교묘한 방편으로 나는 모양을 나타내는 것이니라.}
③ 이치로서 사상(事相)을 알다
{불자들이여, 이 보살이 생각하기를 [일체 중생이 성품이 없으므로 성품을 삼았고, 일체 법이 함이 없으므로 성품을 삼았고, 일체 국토가 형상 없으므로 모양을 삼았으며, 일체 三세가 오직 말뿐이니, 모든 말이 여러 법 가운데 의지한 곳이 없고 모든 법이 말 가운데 의지한 곳이 없다 하느니라.}
④ 이치와 사상이 걸림이 없다
{보살이 이와 같이 모든 법이 모두 깊고 깊음을 알며, 모든 세간이 다 고요하고, 모든 불법이 더함이 없고 불법이 세간법과 다르지 않고, 세간법이 불법과 다르지 않고, 불법과 세간 법이 섞이지 아니하며 또 차별도 없음을 이해하나니, 법계의 자체 성품이 평등하면 三세에 두루 들어감인 줄을 분명히 아는 것이니라.}
⑤ 이치를 따라서 자비를 일으키다
{큰 보리심을 영원히 버리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는 마음이 항상 퇴전하지 않으며, 큰 자비심이 더욱 증장하여 일체 중생의 의지할 데가 되느니라.}
⑥ 내가 중생을 교화하지 않으면 누가 교화하겠는가
{보살이 이 때에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중생을 성숙시키지 않으면 누가 성숙시키며, 내가 중생을 조복하지 않으면 누가 조복하며, 내가 중생을 교화하지 않으면 누가 교화하며, 내가 중생을 깨우치지 않으면 누가 깨우치며, 내가 중생을 청정케 하지 않으면 누가 청정케 하겠는가. 이것은 나에게 마땅한 일이니 내가 하여야 하리라]하느니라.}
⑦ 나 혼자만 이 법을 알고 말면 다른 중생들은 어찌 되겠는가
{또 생각하기를 [만일 나만 이 깊은 법을 알면 나 한 사람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해탈할 것이니, 다른 중생들은 캄캄하고 눈이 없어 큰 험난한 길에 들어갈 것이며, 모든 번뇌에 속박이 되어 중병에 걸린 사람이 항상 고통을 받는 것 같을 것이며, 탐애의 옥에 떨어져 나오지 못할 것이요, 지옥, 아귀, 축생,
염라왕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여 고통을 멸하지 못하고 악업을 버리지 못할 것이며, 어두운 데 항상 있으면서 진실한 이치를 보지 못하고, 생사에 헤매면서 뛰어나지 못하고, 八난에 있으면서 더러운 때에물
들고 가지가지 번뇌가 마음을 가리워서 삿된 소견에 빠져 바른 도를 행하지 못하리라]하느니라.}
⑧ 중생들을 먼저 교화하라
{보살이 이렇게 중생을 관찰하고는 이런 생각을 하느니라.
[이 중생들이 성숙되지 못하고 조복되지 못한 것을 그냥 버려두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한다는 것은 차마 못할 일이니, 내가 먼저 중생들을 교화하면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겁에 보살의 행을 행하되, 성숙하지 못한 이를 먼저 성숙케 하고 조복하지 못한 이를 먼저 조복케 하리라]하느니라.}
⑨ 이와 같은 보살을 섬기면 깨달음을 이루리라
{이 보살이 이 행에 머물러 있을 때에 모든 하늘, 마군, 범천, 사문, 바라문과, 모든 세간의 건달바, 아수라들이 만일 만나 보거나 잠깐이라도 함께 있거나 공경하고 존중하고 섬기고 공양하거나, 잠깐 귀에 들었거나 마음에 한번 거치기만 하여도, 이런 일이 헛되지 아니하여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니, 이것을 보살 마하살의 여섯째 잘 나타나는 행이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