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에 빠진 '제2 철강도시' 광양
철강경기 퇴조로 신규 건설사업 사라져…2008년 이후 내리막길
2014. 02.03(월) 1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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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 전경. | |
"장사가 너무 안 됩니다. 보세요. 최근 앞집 식당이 문을 닫았고 옆집 식당도 지금 장사가 안 되는지 부수고 있잖아요."
중마동에서 십년 넘게 중국집을 운영해오고 있는 M모씨(58).
"손님이 없어 오래 전부터 가게를 내놓았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정리를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중마동 중심가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씨(57).
용광로가 꺼지지 않는 한 불황은 없을거라던 '제2의 철강도시' 광양이 최근 들어 극심한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철강경기마저 극도로 어려워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30년동안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오던 포스코가 광양제철소에 새롭게 투자하는 신규 건설사업이 사라지면서 지역경기는 전에 없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포스코는 1985년 3월 1조6494억원이 소요되는 광양제철소 1기 설비공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5기 설비를 비롯해서 미니밀, 후판공장, SNNC 공장 등 수십개의 크고 작은 공장을 꾸준하게 건설해 왔다.
이 같은 설비확장 공사로 수십조의 사업비가 투자되면서 철강도시 광양은 물론 인근 순천 등 전남 동부지역 경제를 부추겨 왔고, 광양은 불황을 모르는 개발도시의 유명세를 타면서 포항에 이어 국내 제2의 철강도시로 우뚝 섰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철강경기 퇴조로 포스코 영업이익률은 지난 2008년 17.2%를 당성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지난해는 4.6%까지 떨어졌다.
단기 순이익은 1조355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43.2%나 줄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포스코가 올해부터 광양에 신규사업을 벌이지 않아 현재 진행 중인 공사가 완료되면 광양은 황량한 도시로 변할 위기에 처해 있다.
포스코는 현재 광양제철소에 △4열연공장(투자비 9100억원) △4열연 제강설비 신설(2700억원) △4열연 연주설비 신설(2500억원) △Fe분말사업(700억원) △SNNC2공장 신설(3400억원) △설비확장부지 조성 3단계 2차공사(600억원) △침상코크스 신설(4800억원) △원료부두7선석 신설(1500억원) △COAL SILO공사(500억원) △포스코 합성천연가스(SNG) 플랜트 투자(1조500억원) △해수담수 사업(600억원) △태인2교 신축공사(400억원) 등 총 10개 사업(3조7000억원)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중 내년말에 완공되는 태인2교 가설공사를 제외하면 올해 모두 완공된다. 내년부터 포스코를 비롯해서 5개 업체가 참여하는 광양제철소 부생가스를 여수산단에 송출하기 위한 해저터널공사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 투자사업은 없다.
광양제철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제철관련 사업 외에 에너지나 신소재사업에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왔는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 외에 새롭게 투자할 사업은 지금으로선 계획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역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김영곤 광양시레미콘협의회장은 "지난해는 광양 8개 레미콘사에서 약 20만㎥를 처리했는데 올해는 그 절반인 10만㎥를 예상하고 있으며 물량 부족으로 레미콘사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3∼4년 전에 40%에 달하던 레미콘 공장의 가동률은 올들어 20%에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또 포스코가 진행 중인 10개 투자사업에는 일일 3700명의 건설인력이 동원되고 있는데 연말이 되면 공사가 없어서 대부분 다른 지역 공사현장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지역의 음식점이나 상점 등 지역 상권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광양시도 2009년 710억원에 달하던 지방소득세(법인세할 주민세)가 지난해는 83억원으로 뚝 떨어지고 올해는 60억원대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여 시 재정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더불어 15만명에서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시의 상주인구도 이 수준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안년식 광양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30년동안 포스코의 지속적인 투자사업으로 우리 지역이 철강도시로 크게 발전해 왔는데 철강경기 침체로 지역경제에 많은 어려움이 생겨나고 있어서 철강산업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을 유치, 지역발전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김귀진 기자
▶자료출처 : 광남일보 2월 4일자 신문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