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를 찾아서...

[저녁]

사람들은 누구나 좋아하는 동물이 있다.
나는 개를 좋아한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슴이나 토끼, 사자나 표범 같은
맹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난 늑대도 좋아한다.
내가 늑대와 비슷한 성품을 가졌거나
늑대를 닮아서 혹은 늑대를 흉내내고 싶어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창조도전님의 늑대론을 읽고
늑대에 대한 추억이 불현듯 떠오른다.


오래 전 미국의 시애틀타워에 올라갔다가
전망대의 기념품 매장에서
늑대의 머리를 그린 그림 한 장과 눈이 마주쳤다.

그림이었지만 섬광처럼 쏟아져 나오는
늑대의 눈빛과 마주치고 전율을 느꼈었다.

세계걸작의 명화를 코앞에 내밀어도
못 알아 볼 정도의 수준으로 미술을 이해 못하니
내 돈주고 그림을 사본 일도 없어서
그야말로 미술에 관한 한 무지하기 그지 없었다.

비록 잘 이해하지는 못할지라도 나는 그림을 좋아 한다. .
특히 전봇대가 안보이는 풍경화을 좋아하지만
추상화의 매력에 흠뻑빠져들기도 한다

유채색이 아지랭이처럼 아른 거리는
고호 그림을 요즘에 와서야 좀 좋아하지만
궁뎅이가 얼굴 위에 붙고,
남자 생식기가 머리 위에 있는 피카소 그림!

얼마전에 피카소 그림 한장이 1200억에 팔렸다는데...
외짝 여자 젖 무덤 가운데 사람 눈인지,
여자 거시기인지 알송 달송한 뜻 모를 피카소 그림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고 단번에 바보를 만들어 버린다.

밤에 유령으로 나오는 퍼런 눈 화장 얼굴에
언제나 붙어 다니는 붉은 장미 -
천경자 화백의 대담하고 강렬한 색상앞에서 나는 안절부절 한다.



<시애틀 마운틴 레이니어에서>


어쨋든 나는 시애틀 타워에서
그림 속의 늑대와 한참동안 눈싸움을 했고
난 그 눈빛 속으로 단숨에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아, 하는 탄성인지 내 입에서 탄성이 나오고
그 그림을 사기로 했다.
1호짜리 그림이 250$ 란다.

구경삼아 100$ 짜리 하나 달랑들고 나왔는데
기념품 매장에서 늑대그림 한 장이
이렇게 비쌀 줄은 상상도 못해본 가격이다.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야 했지만
그날 밤 늑대생각이 나고 시애틀의 어느 숲에선가
그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
꿈속에 늑대가 나타나기도 했다.

결국 그 그림을 사고 싶어 이튼날 아침
돈을 가지고 다시 전망대에 갔더니
주인은 오전에 그 그림이 팔렸다고 미안해했다.

이렇게 늑대와 인연을 맺은 나는 그 눈빛을 잊지 못했고
지나가다가 큰 개라도 보면 그 눈빛일까 하고
유심히 보았지만 어디서도 그 눈빛을 볼 수가 없었다.

그 후 늑대를 좋아하게 되었고
시애틀에 갈 때마다
비슷한 그림을 구할수있을까 하고
그곳에 두어번 가봤지만 결국 구입하지 못했다.

그런데 왜 그 눈빛이 못 잊어
자꾸 생각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전생에 내가 늑대라서 그런가?

혹시 내가 늑대의 성품을 닮은 것은 아닌가?
그래서 동족의 동질감 같은 머 그런거?
아니겠지 머.. ㅠ.ㅠ

그렇게 그림속에서 만난 늑대를 못 잊어 하다가
노르웨이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고
막연하게 늑대를 만날 기회를 기대를 품었다.

오슬로에서 북으로 2시간 정도 가면 설원이고
그곳에 가면 많은 늑대들이 있어
얼마든지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가이드와 나는 아침 일찍 차를 타고
늑대들을 보러 그 설원을 향해 떠났다.

어릴적 북구동화집에서 읽었던
설원의 전경이 너무도 멋져 보였고
늑대를 찾는 기대와 흥분으로 내 가슴은 두근거렸다.

작은 눈발이 날리고
설원에서 늑대의 무리를 발겼했다.
앗! 늑대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은빛 늑대.
수 십마리의 무리들이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는데
햇볕에 반사되는 그 모습이
마치 꿈을 꾸는듯 아름다웠고 신비했다.

십여마리 중에 한 마리,
큰 얼음 바위위로 올라가 크어어엉~~~~ 하고
소리치는 녀석이 있었는데
안내해주신 분이 "저놈이 대장입니다" 라고 한다.

늑대들은 꼬리를 내리고 다니는데
오직 대장만이 꼬리를 살짝 말아 올린다고 하여
자세히 보니 정말 약간 꼬리를 말아 올렸는데
늠늠한 기상과 강인한 면모가 온 몸에서 발산된다.

다시 크어어엉~ 하고 자신의 영역을 선포하며
무리들에게 전진을 명령하는 그 목소리는
우렁찼고 긴 여운을 남기며 하얀 눈꽃처럼 흩어져갔다.

차의 시동을 끄고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그 모습을 보며 긴장과 경이로움으로
유심히 살피는데 그 늑대는 여유로운 몸짓으로
우리쪽으로 천천히 얼굴을 돌렸다.

앗! 저놈은...
그림속에서 보았던 그 늑대의 강렬한 눈빛이다.
고독한 눈빛, 섬광속에 쓸쓸함이 내포된
그 잊을 수 없는 처연함이 나의 온 몸을 휘감는다.

그리고,
그 늑대는 뒤돌아보지 않고
설원의 먼 끝을 향하여 천천히 가고 있었다.
짤은 순간의 만남이지만 그 눈빛은 더욱 강하게
내 기억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사람들은 왜 좋지 않은 표현으로
남자들에게 늑대같은 놈이라고 할까?

일주일 동안 굶고도 먼 거리를 여행하는
인내심이 강하고 멋있는 동물인데 말이다.

이번 겨울에는 노르웨이에 가서
그 늑대를 만나보고 싶다.
그 뜨겁고 강인한 눈빛을 가슴에 담아와
늑대같은 놈이 아니라 나도 도시의 늑대가 되고싶다.

[창조도전]

늑대가 이렇게 멋있는데,
우리 어른들은 ,
자꾸만, 왜 늑대같은 놈이라 했을까 ?
무슨 곡절이 있을 꺼라고 생각합니다.

노르웨이 나라는 아주 춥어서,
구정때 방문했는데,
소변을 하자마자, 바로 ice 가 되어요..
그때, 온도가 영하 25 도 가 되었을 꺼예요...

씨애틀은 ,
미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곳에요..
자연적으로도 좋고, 날씨도 좋고,
카나다의 벤큐보 도시 약 3 -4 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고, 센프란시스코도 그리 멀지 않고...

[저녁]

시애틀은 미국에서
최고로 살기좋은 도시로 여러번 선정 되었지요..

오슬로는 백야때가서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깨끗한지
가서 살고 싶어요
사운드오브 뮤지도 이곳에서 찍었습니다^^

[세레나]

저같은 사람은 저녁님하곤 몇미터 거리에두고 ㅎㅎㅎ~입니다 제일무서운것이 애완견인데,,,늑대사진꺼정 좋하하신다니,, 선능쪽지나 가면 걍`~눈감고 지나가렵니다 ㅎㅎ모른척모드로 후다닥 ,

[저녁]

개들은 모른척 하거나 그냥 지나가면
자기를 무시하는 줄 알고
덤벼들기도 하고 물기까지 합니다.

그러니깐 아는척 해야되고
쓰다듬어주면서 먹을것도 주면
꼬랑지를 흔들며 좋아하지요 ㅎㅎ

[봄향기]

크어어엉~~~~!
포효하며 무리를 이끄는 대장늑대의 늠름한 모습을 상상하며 재미있는 글속에 머물다 갑니다.

[저녁]

늑대가 그렇게 멋있는 줄 몰랐습니다.
눈속에 지나가는 걸 보았지만
잊혀지지 않는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지금도 그 눈빛을 생각하면
불현듯 보고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