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은 지금으로부터 십년 전에 개봉한 독일영화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아 2013년 재개봉한 이념과 한 인간의 고독에 관한 성찰과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서독과 동독간에 장벽이 존재하고 수많은 동독 사람들이 당국의 감시하에 있던 때, 사회주의 원칙주의자 비즐러 중위가 극작가 드라이만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게 되면서,
그의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중에서도 같이 사는 가족도 없고 동료의 작은 실수도 넘어가주지 않는 딱딱하고 융통성 없는 삶을 살던 냉혈한 비즐러가, 드라이만과 그 연인의 대화를 도청으로 엿들으며 팔을 엑스자로 슬며시 자기자신을 안아주던 부분. 철저한 이념가이기만 했던 그가 처음으로 자기애를 발견하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작가 드라이만과 여배우 크리스타의 삶은 위협과 감시 속에서도 신념을 표현하고 노래하고 싶은 예술가로서의 애환과 열정을 볼 수
있어 무척 동경스러웠어요. 언제든 글쓰기를 멈춰야 할지 모르는 불안과 떳떳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열세 속에서도 끝나지 않은 그 용기와 열의가 참 멋있었습니다.
타인의 삶에서 천천히...감동과 인간애를 알아가던 비즐러의 삶에는 결국 조용하지만 커다란 파란이 일게 되어, 결국 드라이만의 타자기를 몰래 숨겨 주고 단서를 찾지 못한 죄로 국가안보부에 의해 마침내 그는 우편배달부로 좌천되고 맙니다.
얼마 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쓸쓸히 우편물을 나르던 비즐러가 서점을 지나다 우연히 드라이만의 신작을 보게 되지요.
그리고 그 책의 프롤로그에 써있는 한마디...정말 감동적입니다.
마지막에 드라이만의 책 한권을 사는 그의 표정에서, 라스트씬의 완벽함을 느끼게 되실 거예요.
내안에 스스로 세워놓은 원칙과 타인이 만들어놓은 답들로 자신의 삶이 누구의 것인지, 나는 누구로 살고 있는지..한번쯤 생각해 보게 해 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긴 영화지만 시간이 아깝지 않아요. 차분히 한번 보시길 적극권장합니다.
첫댓글 보고싶었던 영화...
꼭,꼭 보세요..뭉클한 감동이 한동안 잊혀지지 않는..그런영화예요...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