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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시(大川市)는 25년 전 행정구역개편에 따라 그보다 덩치와 인구가 더 많은 보령군과
통합이 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동(洞) 지명으로 추락이 되었다.그런데 보령시의 관문인
코레일 역사(驛舍)의 문패는 '보령역'이 아니고,예전의 이름인 '대천역'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그게 궁금하여 택시기사에게 넌지시 여쭤보니 그건 아마 대외적으로 널리 이름이
알려진 인근의 대천해수욕장 덕분이 아니겠느냐는 거다.왕년의 네임밸류가 아직도 건재함
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는 증거다.
택시는 그러한 이력의 대천역을 벗어나 보령시 소재지 쪽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성주
면 소재지 사이를 잇는 40번 국도의 성주터널을 거쳐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바래기재로
쏜살 같이 달려간다.성주지맥 첫 번째 구간을 바래기재에서 마무리 짓고 꼬박 16개월
이 흐르고 난 뒤에 비로소 두 번째 구간을 잇기 위함이다(9시18분).
보령시 전경(활공장에서)
예전의 바래기재는 보령시와 성주면 사이를 구절양장의 고갯길이 넘나들던 고갯마루였는데,
작금에는 40번 국도가 성주터널로 간단하게 두 지역을 교통하고 있기 때문에 고갯길은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나 여행객들만이 간간히 넘나들 뿐이며, 차량 통행은 성주면 쪽에서
바래기재 고갯마루까지만 운행이 가능하고,보령시 쪽에서는 차량운행이 일절 금지되어 있다.
바래기재의 고갯마루에서 남쪽으로 뻗은 양회임도가 지맥의 방향이다.이 임도는 옥마산
정상 일대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와 방송통신 시설들을 위한 진출입로인 거다.
30분쯤 양회임도를 곧장 따르면 임도 우측으로 활공장(滑空場)이 있다.보령시가지와 서해
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일품이고,가슴마저 후련하고 시원스러운 산천경개의 화려함은
산객의 발걸음을 잠시 머뭇거리게 한다.
활공장너머 옥마산 정상
그리고 활공장 바로 옆으로는 엄장한 규모의 조망을 위한 시설물로 여겨지는 건축물 공사가
진행중이다.달팽이 모양의 거대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차제에 완공이 되면 옥마산의
새로운 명물로 탄생할 게 틀림없다.그러한 행색의 활공장을 뒤로하고 나면 산불초소로 이어
지고, 옥마산 정상 일대를 군부대와 나누어 차지하고 있는 TJB대전방송 통신중계시설의 담을
우측으로 끼고 돌아나가면 군부대 정문이 기다린다.
그곳에서 좌측의 데크계단으로 꼬리를 잇는 산길은 결국은 군부대의 경계 울타리를 우측으로
끼고 이어지는 산길이다.해발599m의 옥마산(玉馬山)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통신중계시설과
군부대를 우측으로 끼고 반바퀴쯤 돌아나가면 산길은 이제 좌측 10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데,
옥마산 정상을 뒤로하는 산길인 셈이다.산길은 곧바로 '노을 전망대'라는 이름의 데크전망대로
산객을 안내한다.산길 양쪽 두 개의 데크 전망대는 동쪽과 서쪽의 조망을 위한 전망대다.
옥마산 정상 주변의 방송중계철탑
보령시가지와 서해가 조금 전의 활공장에서의 조망처럼 시원스럽고,누릿누릿 무르익어 결실로
치닫고 있는 기름지고 드넓은 성주면 일대의 들판이 미덥기만 하다.산길은 비교적 널찍하고
제초작업을 거친 것처럼 말쑥하다.밋밋하고 부드러운 산길은 'V'자 모양의 아름드리 노송 한
그루가 지키고 있는 쉼터를 지나고 나면 등성이는 사뭇 가늘어지고 울퉁불퉁한 바윗길이 뒤를
잇는다.말갈기 같은 암릉 바로 우측은 천길단애를 이루고 있다.'추락주의'라고 써 있는 경고의
입간판이 두어 군데 세워져 있다.
그러한 행색의 암릉구간을 뒤로하고 나면 산길은 다시 수더분하고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다.
작으마한 물웅덩이의 곁을 지나고, 흰색 바탕의 PVC재질로 된 사각의 '상수도보호구역'을
알리는 네모난 두어 자 높이의 기둥과 인명구조와 산불신고를 위한 보령시와 보령소방소가
세워놓은 현위치 번호가 담겨 있는 1미터쯤 높이의 네모난 말뚝 등이 간간히 이어진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머지않아 사거리 안부 고갯길로 산객을 안내한다.
말재
성주면 개화리(좌측) 쪽과 그 반대 방향인 서쪽의 보령시 읍내리 방면 사이를 잇는 임도가 넘나드는
고갯길,말재다(10시56분).고갯마루 한켠에는 신목(神木) 대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해묵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우뚝하다.말재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질러 완만한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정수리
한복판에 삼각점(보령456)을 풀속에 간직하고 있는 해발317.7m봉이다(10시58분).
317.7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고 나면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으로 이어지고,밋밋하게
꼬리를 잇는 산길은 기름한 꼴의 해발379.3m봉으로 산객을 안내한다.산길은 제초작업을
거친 것처럼 멀쑥하고 비교적 널찍하게 꼬리를 잇는다.인명구조와 산불신고를 위한 사각의
기둥이 세워져 있는 언덕 같은 해발312m봉과 318m봉을 거푸 넘어서고 나면 여러 개의
하얀 차돌바위들의 곁으로 산길은 산객을 안내한다.
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기름한 꼴의 멧부리가 해발329m의 봉화산(烽火山) 정상이다(11시36분).
명색은 봉화대터로 여겨지는데, 봉화대터와 관련이 되는 흔적은 아무리 둘러보아도 눈에 띠지 않는
봉화산 정상이다.그러한 행색의 봉화산 정상을 뒤로하고 한 차례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나면
평짓길이나 다를 게 없는 산길이 구름에 달 가듯이 꼬리를 잇는다.1km쯤 그러한 산길은 성주면
수부리(좌측) 방면으로의 갈림길을 지나고 나면 곧바로 잔미산 갈림길로 산객을 안내한다.이 갈림길
에서 좌측은 이곳에서 300여 미터쯤 동떨어져 솟구쳐있는 해발412.9m의 잔미산 정상으로의 산길이다.
펑퍼짐스레하고 완만한 좌측의 오르막을 올려치면 산길은 이내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안내한다.치받이 오르막 우측의 산사면은 온통 벌목지대인지라 우측 저 아래로
남북을 교통하고 있는 21번 국도가 실개천처럼 흐르고 있는 듯하고,그곳을 질주하는 차량들의
헐떡거림이 여기까지 들려온다.땀방울을 닦아주려는가,시원스러운 서풍이 설렁설렁 불어온다.
치받이 오르막은 머지않아 무인산불감시 철탑의 곁으로 이어지고, 이내 넙데데한 멧부리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해발417m의 잔미산 옥미봉(玉眉峰)정상이다(12시12분).정수리 한복판에는
한길 높이의 둥그스름한 돌탑의 '옥미봉 봉수대'가 차지하고 있는 봉수대지(烽燧臺址)다.그리고
정수리 한구석에는 1986년에 재설한 삼각점(보령025)도 번듯하다.이러한 행색의 잔미산 정상
에서 맞은 쪽으로 연신 꼬리를 잇는 산길은 보령시 대천리 방향의 등하행 산길이다.
잔미산 정상에서 발길을 되돌려 조금 전의 잔미산 갈림길로 다시 돌아오면 이제 맞은 쪽이
지맥의 산길이다.내리받잇길은 임도처럼 널찍한데,경사가 매우 가파르고 미끄럽기까지 하다.
철파이프와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신통치는 못하다.조심조심
가파르고 미끄러운 비탈을 벗어나면 밋밋한 산길이 기다린다.널찍한 임도 행색의 산길은
끌밋한 꺽다리 노송의 숲으로 이어지고,그러한 행색의 평짓길 같은 산길은 머지않아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4차선의 차도 고갯마루로 산객을 안내한다.
이어니재/충혼탑교차로
보령시 방면과 남쪽의 웅천,서천 쪽 사이를 잇는 21번 국도가 연락부절인 충혼탑 교차로의
고갯길,해발112m의 이어니재다(12시38분).횡단보도를 거쳐 21번 국도를 건너가면 맞은 쪽
산기슭에는 상수도 사업소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사업소를 좌측으로 끼고 산비탈을 올려
치면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넙데데한 해발223m봉이다.223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
꺽다리 소나무들이 울창하고 진달래를 비롯한 관목들은 무성하다.이어니재까지의 산길이
널찍하고 번듯한 고속도로였다면 이어니재를 뒤로하고부터의 산길은 후미진 도시의 고샅
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산길은 뚜렷하다.한 차례의 넉넉하고 수더분한 안부를 거치고 언덕 같은
등성이를 넘어서면 여남은 기의 묵묘들이 옹기종기 자리한 묘역의 곁으로 이어지고,그 묘역을
뒤로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
이 양회임도는 남포면 신흥리 쪽과 그 반대 쪽인 동쪽의 고개너머 웅천읍 두룡리 방면
사이를 잇는 임도다.이러한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면 널찍한 수렛길이 기다린다.임도나
다를 게 없는 수렛길은 삼거리 임도를 한 차례 지나고 나면 여산송가의 묘역의 곁으로
이어지고, 좀더 비탈을 올려치면 붕긋한 해발274.6m봉이다(13시35분).정수리 한복판에는
낡은 삼각점(보령452)이 풀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산길은 밋밋하게 꼬리를 잇고, 등성이 우측의 나무가지 사이로는 서해가 간간히 눈에
들러온다.그런데 이때 빗방울이 뺨을 스치는게 아닌가.햇살은 번한데 빗방울이라니?
여우가 시집을 가려는지(여우비), 호랑이가 장가를 가려는지(호랑이 장가가는 비)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그러나 그다지 비 다운 비는 아니지만 소낙비로 행색이 바뀔 수도
있으니 걱정이 없을 리 없다.그러나 잠시잠깐 그러한 빗방울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싱그러운 바람만이 설렁거린다.
서해안 풍광
부드럽고 밋밋한 산길은 자작나무 숲을 거치고 나면 꺽다리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고,
기름한 꼴의 해발248.2m봉을 넘어서고 나면 울퉁불퉁한 크고 작은 바위들이 줄을 잇는
등성이가 뒤를 잇는다.그러한 행색의 등성이 우측으로 가이없는 서해가 시원스럽게조망
이 된다.이러한 조망의 바위 등성이를 거치고 나면 무송윤가의 묘역이고,그 묘역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4차선의 차도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
보령시 대천리 방면과 그 반대 방향인 서쪽의 무창포 해수욕장 쪽 사이를 잇는 606번
지방도로가 넘나드는 고개 같지 않은 고개, 진등삼거리 어름의 성황당고개다.성황당
고개에서 606번 지방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발걸음을 하면 서해안 고속국도의 교각 아래
를 통과하게 되고,1km쯤 도로를 곧장 더 따르면 도로 좌측으로 '보령예석'이라는 간판의
석재 공장을 지나게 된다.그곳을 지나고 나면 도로 좌측으로 양회임도를 만나게 되는 데,
그 양회임도로 접어들어야 한다.
성황당고개/진등삼거리
양회임도가 다하면 언덕 같은 등성이에 이르고,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데,등성잇길 우측의 완만한 산비탈은 금령김가의 묘역
이 차지하고 있다.그 묘역을 뒤로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가 산객을
기다린다.이 임도는 무창포 해수욕장 방면(우측)과 그 반대 방향인 동쪽의 죽청리 쪽
사이를 잇는 임도다.고갯마루 한켠에는 '간드리 마을 둘레길 안내도'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산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맞은 쪽으로 연신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은 여전하게 널찍한 임도의 행색이다.
이러한 행색의 산길은 머지않아 해발99.9m봉으로 산객을 안내하는데,납주그레한
정수리 한복판에는 '태봉정'이라고 쓴 현판의 팔각정이 우뚝하고,서쪽 방면 한켠에는
데크전망대도 마련이 되어 있어 바다의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조망의 멧부리
로 부족함이 없는 멧부리다.
해발99.9m봉의 태봉정
그리고 주변으로는 여러 종류의 운동기구까지 마련이 되어 있는 체력단련장의
역할까지 도모하고 있기도 하다.그러한 행색의 99.9m봉을 뒤로하고 나면 경주
김가의 묘역으로 이어지고,그 묘역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607번
지방도로 삼거리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삼거리 길목에는 독산
버스승강장이 있는데, 삼거리 우측인 서쪽 방향은 독산해수용장과 무창포 해수욕장
방면이고,좌측은 웅천읍 소재지 쪽으로 이어지는 607번 지방도로다(16시14분).
이곳에서부터 성주지맥의 최종 날머리인 부사방조제와 장안해수욕장 어름의
장안말까지는 십릿쯤의 발품이 더 필요하다.그러나 성주지맥의 마지막 멧덩이인
해발179.1m의 통달산 일대는 군부대가 광범위하게 차지하고 있던 출입금지구역
이다.산객들의 발걸음을 허락하고 있지 않는 지역인 거다.그리고 나머지 구간은
차량들만의 도로이니 산행이라고 부르기는 어색한 구간이 아닌가.
독산삼거리/607번 지방도로
이러저러한 이유로 성주지맥은 이곳 독산 버스승강장에서 마무리를 지으려 한다.
마음의 결정이 내려졌으면 가급적 실행은 빠를 수록 좋은 법이다.웅천읍에서 택시를
불러들여 오늘의 귀갓길 역참인 웅천역으로 달려간다.웅천역 앞의 식당에서 늦은
점심으로 배안엣걸신들을 다스리고 나면 이제부터 귀갓길을 책임질 역마는 익산발
용산행의 장항선 무궁화호 완행열차(18시24분)다.
(산행거리;20.3km. 소요시간;6시간50분) (2020,9/19)
(아래)성주지맥 지도2 바래기재-이어니재(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아래)성주지맥 지도3 이어니재-장안마을(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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