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수업을 하기위해 새벽부터 한강가를 걸으며
생각에 잠긴다.
과연 아름다운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눈에 한 사람이 들어온다.
폭주족이 버리고 간 캔맥주병을 검은 비닐봉지에 넣는 갈퀴진
할아버지의 손이 눈 가득 들어찬다.
아! 맞다. 아름다운 사람은 바로 내 주변에 있구나.
할아버지 고운 모습을 핸폰에 담는다.
눈을 들어 주변을 보니 인조 오리배가 아침 산책 나왔다.
살아있는 오리는 인간이 살기위해 모두 죽이고 인간에게 밥을 주는
인조 오리배만 살아남아 이른 새벽에도 묶여진 자유를 즐긴다.
쓸쓸함 묻어난 마음되어 하늘을 보니 안개가 잔뜩 끼어있어
햇님이 어슴프레한 얼굴로 날 본다.
환한 햇님 얼굴이 좋았는데 오늘은 구름에 가려 베일 쓴 햇님 모습도
운치가 있어 아름답다.
동양화의 여백미처럼 운무에 싸인 태양만이 동그랗게 살아있고
주변은 빈 공간이다. 처음으로 해를 찬찬히 뜯어본다.
마치 보름달이 물에 비친 모습같다.
잔잔해서 아름다운 햇님이다.
고개 돌리니 축구를 하는 근육질의 남정네들이 폭풍처럼 골대를
향해 질주한다. 그 힘이 아름다워 손에 땀을 쥐고 본다.
힘으로만은 안되는게 축구인지 골이 축구 골대를 맞고 저멀리
피어난 장미밭으로 들어가버린다.
적당한 힘 조절을 하지않으면 이중고를 겪음을 오늘 느낀다.
삶에서도 거리 조정이 중요하다.
현실과의 적당한 거리 유지와 찬란한 미래를 위한 준비시간의 적당한 배려가 슬픔과 기쁨을 가른다.
슬픈 현실에 빠지면 연꽃자리처럼 된다.
찬란한 미래만을 생각하면 공상가가되어 현실 감각을 잃게된다.
상념을 접고
수업을 가장 맛나게 하는 교사의 자리가 내 자리여라.
머리속 상념과는 상관없이 자연학습장에 들어선 발은 줄넘기하듯
하늘 향해 코를 벌름거리며 신나게 걷는다.
작약을 만났다.
작약의 수줍음과 화려함에 빠져 오래도록 사진을 찍는다.
각도비틀기, 갖은 빛깔찍기, 흙과 작약 한송이 애절한 사랑모습을 찍어도
보고 하는 새 사모님 한분이 걸어온다.
찍어주시겠어요. 확인만 누르세요.
울 남편도 사진찍기가 취미라오.
외국 노동자들과 생활하다 노동자들이 강제 추방되어 자기나라로
돌아갔는데 한국이 그립다해서 사진찍어 보낸다오.
엊그제. 보리 ,밀, 아카시아. 장미꽃 사진 보냈다오.
지금이 장미가 가장 아름다운 때지요.
돈은 탐이 안나는데 이 작약꽃은 정말 갖고 싶어요.
거기 말고 이리와봐요. 종자가 다른건가 본데 무리지어 폈어요...
정말 그랬다.
한뭉탱이가 뭉쳐서 피어났다. 마치 우리는 절대 떨어질 수 없는
사이예요. 어떠한 시련에도 한날 한시에 살고 죽을래요.처럼..
아!남편 참 아름다우세요. 민간 외교관이시군요.
어쩐지 찍는 솜씨가 다르다했어요. 그 남편에 그 부인이셔요.
아름다운 인사말을 주고 받으며 헤어진다.
아! 이분도 아름다운 분이시군. 두 분 되었다.
사진사 할아버지란다.
사진관을 하다 늙어서 안목이 다르다.
가까이 찍어야 제대로 작품이 나온다며 화단으로 들어와서
각도까지 맞추어 찍어주신다.
아! 이 분이 세번째 아름다운 분이시군.
이제 되었다. 꽃들처럼 아름다운 식물도 드므니 찍어다 보여줌도
아름다운 교사다.
이 계절에 피어난 식물을 아이들은 모른다.
내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이 계절에 피어난 식물을 이야기하고 잡은데 시간이 없어 한 반만 보여주고 다른 반은 담을 기약한다.
교과 교사의 운명이 이렇다.
시간이 정해져있어서 그 시간 내에 알찬 수업을 위해 시간지킴과
새로움은 기본이다.
똑같이 함은 발전이 없고 타성에 젖어 매너리즘에 빠지게된다.
권정생님을 주인공으로 파워포인트 만든 작품을 보니 안동까지 가서
찍은 사진이라 생생하여 아이들 눈망울에 감동 그득 묻어난다.
15년을 살았던 강아지집,빨래집게까지 전선으로 만들어 쓴 모습.
옥수수 종자 천장에 매달아놓은 거. 새집 지워놓은 거. 낫 한자루가
걸린 흙벽, 슬레이트는 교회꺼 주워다 재활용하여 벽에 덧댄거등.
님의 발자취가 들어간 파포를 보며 아이들은 진지한 눈빛이 된다.
아름다운 사람이란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이구나.
내 배가 고파도 참고 아파도 인내하며 성실을 벗삼아 큰 뜻을 이루는
사람이구나. 큰 인물은 그냥 태어남이 아니고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속에부지런함 벗삼고 묵묵히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는 사람이로구나.
아이들은 느꼈을 것이다.
이 네분의 아름다운 사람을 모델로 해서 자신이 아름답다 생각하는 기준을 세워
담 시간엔 스스로 책을 만들어보는 거다.
관점을 정확히 잡음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사람은 배려.양보.친절.나눔.
남을 위해 사는 사람등 다양하게 나오더라.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수업을 함은 중요한데 오늘은 목이 쉬려한다.
힘이 들어서다.
재미는 있으나 아이들은 더워져서인지 집중을 아니하고
나 또한 한 녀석이라도
아니보면 수업을 안하니 분위기잡다가 시간이 흐른다.
오후에 홀로앉아 생각해보니 아이들에게 미안한 맘이 든다.
몇몇 안보는 아이들은 제낌이 옳은건가 아님 같이 감이 옳은건가
길은 못찾았으나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물론 도덕적으로 필요한 이야기이기는 하나 사춘기의 아이들이다.
엄마 잔소리에 샘 잔소리까지 겹쳐져 쓸쓸함 더하는 오후다.
퇴근도 못하고 홀로이 씀은 외로워서라.
시화부녀석들이 내 성질 돋우고..
밖에 풀어서 식물 관찰하고 자연을 느끼게 해주려는데 주의집중을 안하고
정말 수준낮게 군다. 여자나 남자나 운동장 축구하는거만 보고 서로 농담따기만 하고 화가 나서 두 여자 아이 나와서 서있으라니 자존심 상했는지
날 째려본다.
뭘 잘못 먹었는지 나와서도 떠든다.
축구부 녀석들이 엎드려뻗쳐 기압을 받고있다.
너희들도 저렇게 할래? 아니요 .대답은 잘한다.
그래도 소용이 없고 여자들은 왁자지껄이다.
남자들은 신발주머니 걸이 위에 올라가고 살이 떨렸다.
엄한 성격이라 내 앞에서 그렇게 개판치는 놈들은 없었다.
난 접었다. 그 순간 담임이 아닌게여.
대추나무를 보렴. 흔들리지..
뭐에 흔들리는걸까?
바람이요.
대추나무는 흔들리고 싶지않은 날이 없었을까?
바람이 매일 이렇게 가만 안두니 대추나무는 힘들겠구나.
그랬더니
몇놈이 귀를 연다.
느티나무 그늘아래 가서 느티얼굴을 쳐다본다.
언제 이 녀석들이 이런 걸 해봤겠나? 그런데 교사는 급하다.
잘하라 독려하나 아이들 마음은 콩밭에 가있다.
난 그냥 둔다. 하는 놈은 하고 아니하는 아이는 아이대로..
지들 세상을 살게한다.
한 숨에 배부르려해서 비극이 오니까..
메꽃 좀 봐! 아무도 아니봐도 혼자 감탄하고 혼자 논다.
한 명만 봐도 좋으리.
그래도 5명은 봤으니 잘한거다.
아이들 사랑은 기다려줌임을 오늘 다시 느낀다.
힘이 빠져 교정을 걷는다.
지금 난 어느만큼 왔을까? 뭘 위해 목이 터져라 아이들에게
말을 할까 그냥 문제나 풀고 책이나 읽힐걸 맛난 수업하려
새벽부터 발로 뛰었는데 그런 내 맘 알까?
아니 알아주길 바라는건 비극임을 여고시절에 알았지.
줌으로 만족해야 행복하고
사랑인게야.
최소한 사람은 미워하지말자.
특히 이제 성장하는 아가들만은 사랑만 해주자.
정말 미운 정이 생겨난 시화부 아이들이라 내가 더 괴롭다.
묶여져 있다 나오니 당연 산만한건데 뭔가 첨부터 질서정연하게
수업에 들어가길 바란건 내 잘못이 더 큰데 그 녀석들도 대책 안서게
조용한 놈까지 덩달아서 날 외면한다.
누굴위해 난 서 있는걸까
차라리 교실에서 시한편 던져주고 느낌 쓰고 그리게 할걸
체험학습이 중요해 나온건데..정말 이런 내 맘을 이리도 몰라주는
놈들이 과연 육학년일까.
그러니 대부분의 샘들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법에 안걸리게 교과서만
떼어주는거다. 의욕적으로 다가가다가 다친 세월이 길어서이리..
허나 아이들은 알고 잘못은 안저지른다.
지껄이고 몸으로 움직임은 살아있다는 표현일 뿐이다.
그순간 아이들에게 악녀로 다가간 내가 싫다.
아이들을 째려보며 정말 힘든 내 모습 보인게 후회가 된다.
선생도 사람인지라 외롭다.
이런 날들이 줄어들어야 이 땅의
교사로 남아있을 수 있으리.
내가 나한테 실망하여 더는 교사가 아닌 다른 길목에서
인생을 설계해야하리..
내가 다독거리고 사랑한다 날 만지고 도서관에 들러 기분전환하고
산책하고 또 노래부르고 내가 날 위로하느라 힘이 든 날이다.
내일은 다시 떠오는 해처럼
맑은 날일 것을 안다.
주님의 사랑 가운데 사는 이는 감정이 빨리 순화된다.
자식을 십자가에 못박혀죽게 한 아비의 속이 속이였을까
허나
아비는 속내를 드러내지않고 아들이 혼자 이겨내길 바랬다.
아들은 당당히 이겨냈고 영생을 아버지로부터 선물받았다.
거기다가 만인의 연인이 되었다.
사랑하는 주님! 저도 그리 살게 하소서.
우리 주님처럼 남을 위해 십자가를 질 수 있게 하소서.
자기 가족위해 짐을 지는 작은 사랑은 당연하다 생각하게 하고
남을 위해 삶을 아름답게 사는 이가 되게 하소서..
바로 이 작약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