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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의 하루를 훔쳐 백두대간 한 구간을 완성하였다.
백두대간의 멀고 긴 길을 홀로 걷고 또 걸었다. 이번 구간은 삼봉산, 대덕산 구간이다.
9:22 빼재 도착하여 산행시작.
10:57 삼봉산 정상(해발 1,254m) 도착
11:26 전망이 수려한 바위 도착
12:22 소사고개 도착
14:20 삼도봉 정상(해발 1,248m) 도착
14:58 대덕산 정상(해발 1,290m) 도착
15:44 소폭포 도착
16::11 덕산재 도착
도보로 대덕까지 약 7km를 걸어감.
18:05 대덕 도착
18:40 대구행 버스 승차, 20:30 북부정류장 도착
22:00 울산행 버스 승차
23:15 울산 도착
(산행기)
백두대간의 멀고 긴 길을 홀로 걷고 또 걸었다. 이번 구간은 삼봉산, 대덕산 구간이다.
2008년 8월 19일 저녁 거창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아침 빼재에서 산행할 계획을 세웠기에 거창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울산에서 대구행 버스에 승차하였다. 그러나 동대구역에서 내려 지하철 1호선으로 서부정류장에 도착하니 거창행 막차는 이미 10분 전에 떠났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6시반에 오라고 한다.
찜질방을 찾아 큰길을 따라 동쪽으로 한참 가서 대명역을 지나니 찜질방 하나가 나오는데 여성전용이라 거절당했다. 다시 동쪽으로 한참 가니 안지랑역을 지나서야 남녀공용 찜질방이 나온다. 이곳까지 오느라 무려 40분을 소비했다. 요금은 6,500원인데 시설은 괜찮은 것 같다.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 공간에 여유가 있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수면방에 들어가 누웠으나 잠자리가 바뀌어서 잠이 오지를 않는다. 새벽 2시가 지나서야 겨우 잠들었다가 새벽 4시가 조금 지나 깨고 말았다. 부시시 털고 일어나 이를 닦고 면도를 하며 나갈 채비를 했다. 8월 20일이다.
5시 찜질방을 나와서 어제 왔던 길로 서쪽을 향해 출발한다. 가다가 아침과 점심으로 하기 위해김밥을 샀다. 5시반 서부정류장에 오니 거창행 버스는 정확히 6시 33분에 있다고 시간표에 쓰여 있다. 물을 한 병 사서 의자에서 간단히 김밥으로 요기를 했다. 6시 정각이 되니 TV에서 뉴스가 시작되는데 올림픽 이야기가 주된 뉴스거리이다.
6시 33분 대구를 떠난 버스는 약 한 시간 후 거차에 도착했다. 빼재나 중간에 있는 고제로 가는 버스를 어디서 타느냐고 물으니 이곳 터미널이 아니라 강 건너 길에서 시내버스를 타야 한다고 한다. 강변을 따라 조금 걸어가서 다리를 건너니 길옆에 고제쪽으로 가는 버스정거장이 있다. 시각은 7시 45분경. 시간표를 보니 빼재행은 이미 7시 40분에 떠났고 다음 차는 탑선행인데 8시이고 고제까지 갈 수가 있다. 고제에 가면 택시가 있다고 했다.
8시 조금 지나 탑선행 버스에 탑승하였다. 버스는 푸른 들로 굽이굽이 난 길을 따라 경쾌하게 달린다. 손님은 아주 적다. 처음엔 3인이 타고 가는데 가끔 2-3사람이 타고 내린다. 8시반쯤 빼재와 탑선으로 갈리는 동네인 고제에 도착하여 하차했다. 길에 사람이 거의 없는 한가한 작은 면소재지에 도착하니 햇빛이 쨍쨍 내리 쬐고 멀리 산줄기들이 초록색으로 빛나고 있다. 좋은 경치이다. 도시의 풍경과는 다른 산골 풍경이 너무나 좋다.
가게에 들어가 택시를 수소문하니 건너편 길가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거기에 기사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개인택시 기사에게 전화를 거니, 오늘은 환자를 태우고 멀리 왔기에 태워줄 수가 없다고 한다. 이 무슨 예상 밖의 낭패인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빼재까지 가지는 않지만 빼재 근처인 수내행 버스는 10시 45분이 넘어야 올 것이다. 그렇다면 약 8-9km 되는 길을 걷거나 히치하이크를 해야 한다. 아니면 산행을 여기서 접고 돌아가는 방법도 잇을 터. 그러나 그것은 극단적 방법이고 가는 데까지 전진해 보기로 한다. 우선 길에 서서 지나가는 차들을 세워 보기로 하였다. 여러 대의 차를 보내고 나서 트럭 한 대가 와서 선다. 초등학생아들을 태우고 집으로 가는 사람인데 가는 대까지 태워주겠다고 한다. 고마움을 표하고 빼재로 간다 하니 자기는 조금 위에 있는 저수지 옆마을까지만 간다고 한다. 그래도 약 1km를 쉽게 올 수 있어 고마웠다. 트럭에서 내리고 보니 다시 막막하다.
그러나 우선 내 힘으로 걸어가며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차를 얻어 타지 못하더라도 빼재까지 걷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저 멀리 빼재를 향해 햇볕이 쏟아지는 아스팔트길을 걷기 시작했다. 모자를 써서 햇빛을 막았지만 목덜미에 쏟아지는 햇빛을 가리기 위해 수건을 꺼내 목에 둘러야 했다. 멀리 산줄기가 보이는데 그 가운데에 쏙 들어가게 인공으로 파여진 부분이 빼재인 듯 했다. 목표가 멀지만 가시권에 들어왔으니 약간은 안심이 된다. 하루를 투자하여 백두대간의 한 구간을 무사히 끝내기를 다시 한번 기원하며 발길을 서둘렀다.
길을 가다가 가끔 차가 지나갈 때엔 뒤를 돌아보며 손을 들어 태워주기를 부탁하며 걸었다. 그렇게 30분 내지 40분을 힘겹게 걷고 있을 때였다. 햇빛을 받아 번쩍번쩍 빛나는 흰색 BMW 한 대가 미끄러지듯 굴러와서 내 왼편에 섰다. 차 안 운전석에는 썬글라스를 쓴 묘령의 여인이 타고 있었는데 그녀가 소리쳤다.
“타세요. 제가 빼재까지 모셔다 드리죠.”
“고맙소. 그런데 누가 보내셨나요?”
“그분께서 보내셨답니다.”
(아, 내 기도가 하늘까지 닿았구나.)
그러나 그것은 잠시 있었던 하나의 환상에 불과했다. 뜨거운 햇볕이 내려쬐는 아스팔트길 위에서 나는 아직도 무거운 배낭을 지고 수건으로 목덜미를 가린 채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그렇게 걸어간 거리가 3-4km는 될 것 같았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기적이 일어났다. 경광등을 단 흰색 트럭 한 대가 오더니 멈춰섰다. 큰 기대없이 얼떨결에 쳐든 내 손을 보고 차가 선 것이었다. 운전하는 이는 고제면 사무소에 근무하는 분으로 본인도 산을 자주 가는 편이라고 한다. 경광등이 달린 차량은 공무수행차량었엇다. 매우 고맙고 반가웠다. 빼재까지 가지는 않지만 그 근처까지 가니까 아예 빼재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벼랑끝으로 몰고 간 히치하이크 작전은 성공을 거둔 셈이다.
트럭을 타고 빼재에 도착한 시각이 9시 22분이었다. 지난번 덕유산 구간 종주 때 빼재에 온 적이 있었는데 오늘 시작하는 산행 들머리는 거기가 아니었다. 지난번 왔던 곳에서 약간 동쪽으로 내려온 지점이었다. 길옆에선 근로자들이 경사로에 목조계단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공사를 하고 있는 장소의 바로 옆을 지나 가파른 경사로를 따라 올랐다. 이제부터 그늘진 속을 걷게 된 것이다.
약 100미터 거리의 경사가 급한 길을 7-8분 올라가니 이정표가 서있고 완만한 산등성이가 시작된다. 이제 백두대간다운 길에 들어선 것이다. 완만하고도 그늘이 있는 멋진 길이 나타난 것이다. 이제 마음껏 걷는 일만 남았다. 차 시간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택시를 못 타서 노심초사할 필요도 없고,, 지나가는 차를 보고 태워달라고 애걸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원하던 진정한 평화가 아닐까? 길바닥은 언제 왔는지 빗물을 머금고 축축했지만 걷는 것을 방해할 정도로 질척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물기가 흙에 약간의 탄력을 주어 마치 푹신푹신한 양탄자를 걷는 듯하여 몸에 율동감마저 주는 좋은 상태이다. 길옆으로는 나무들이 도열해 서서 그늘을 만들고 있고 자주 들꽃들이 반겨주며 가끔씩은 나무들 사이로 먼 곳의 경치가 비치기도 하는 길이다.
이정표를 지나 조금 가니 남녀 4인의 산꾼들이 보이는데 천천히 가고 있어 인사를 하고 앞서 걸어갔다.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산객들이다. 걸음을 재촉하다 보니 선답자들이 기록했던 수정봉과 호절골재 등 여타 장소들을 확인하지도 않고 리본을 따라 산길을 가는데 10시 47분, 첫번째 목적지인 삼봉산을 약 10분 앞두고 전망이 뛰어난 장소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잠시 쉬면서 주위를 둘러 볼 수 있었는데 저 밑의 소사고개 쪽이 잘 내다보였다. 집과 경작지 그리고 숲과 길이 내려다 보이는데 대간길을 정확하게 짚어 내기는 힘들었다. 소사고개까지는 제법 고도차가 있어 보여 내려섰다가 삼도봉으로 다시 올라 가려면 힘이 좀 들 것 같았다.
전망바위를 떠나 첫번째 목적지인 해발 1,254m의 삼봉산에 도착한 것은 10시 57분이었다. 정상에는 깎은 돌로 된 정상석과 역시 깎은 돌로 된 육면체의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고 조금 떨어진 곁에 삼각점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었다. 여기서의 전망은 조금 전에 들렀던 장소보다는 떨어지는 정도이다. 잠시 숨을 고른 뒤에 다시 출발하였다.
11시 27분 또 하나의 바위로 된 전망처에 도착하였다.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기 위해 360도 돌며 카메라로 12장을 연속해서 촬영하였다. 이곳부터 암릉지대를 지나야 했는데 생각보다 험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삼봉산에서 소사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매우 가팔랐다. 겨울에 눈이나 얼음이 있을 때에는 더욱 조심햐야 할 것 같았다. 발이 신발 안에서 아래로 쏠려 신발끈을 조여 매었다.
12시 20분경 길을 약간 잘 못 들어 소사고개보다 약간 아래쪽 아스팔트길에 떨어졌다. 알고보니 소사고개에서 약간 남쪽으로 떨어진 지점인지라 길을 조금 올라가니 바로 소사고개가 나타났다. 이곳이 아침에 탔던 버스의 종범인 탑선마을이었다. 길옆에 가게가 하나 있고 버스가 길옆에 세워져 있었다. 버스 종점인 셈이다. 가게에서 콜라를 한 병 사서 마시고 수도물로 물병을 보충했다.
12시 30분경 아스팔트길을 출발하여 삼도봉쪽으로 길을 다시 출발했다. 이곳은 야산으로 길이 나 있지만 주변이 배추밭으로 개발되어 길이 조금 헷갈릴 수도 있게 되어 있다. 표지기를 유심히 찾으면서 길을 갔다. 약 10분쯤 지나 점심을 먹기로 하고 길옆 나무그늘에 앉았다. 김밥과 귤과 이온음료가 식사이다. 산길에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등산로 초입에서 만난 산객 4인과 조금 전 가게에서 만난 시아버지와 며느리를 빼고는 오늘 사람을 보기가 힘든 날이다.
이 근처의 길은 배추밭과 임도와 숲을 누비는데 한 눈에 들어올 만큼 확실하지가 않다. 그러나 다행히도 대간길임을 알려주는 리본들이 요소요소에 달려 있어 길을 잃지는 않았다. 문제는 숲이 아닌 곳을 걸을 때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과 가팔라진 경사길이다. 얼굴과 목을 가리고 비탈길을 쉬엄쉬엄 걷는 수 밖에 없다. 아까 삼봉산에서 소사고개까지 꽤 많이 내려왔기에 삼도봉 가는 길도 제법 올라가야만 했다.
이번 구간은 중간의 소사고개를 중심으로 삼봉산군과 삼도봉군의 두 산괴를 넘도록 되어 있는데 소사고개까지의 고도차가 너무 커서 매우 힘든 산행이 되는 것 같았다.
오후 2시 20분 제법 힘든 산행 후에 삼도봉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선 이미 나온 삼봉산과 소사고개를돌아다 볼수가 있었으나 앞으로 가야 데덕산쪽으로는 시야가 잘 트이지 않았다. 삼도봉을 떠나 조금 내려가니 언덕에서 숲사이로 음 목적지인 대덕산을 건너다 볼 수 있었다. 여태까지 삼도봉까지의 가파른 오름길에 혼이 다가 거기서 해방되어 완만한 내리막길로 대덕산을 향해 가게 되니 기분은 아주 즐거울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간의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살펴볼 수 있었다.
대덕산 못미쳐서 약간 낮은 봉우리 하나가 있고 대덕산은 그 다음에 출현하였는데 오후 2시 58분에 대덕산에 도착하였다. 정상석옆에는 대덕산의 유래와 특징을 설명하는 입간판이 있었다. 조선시대 무릉도원에 비견되었던 전북의 무풍에 가깝고 금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단다.
이제 오늘 산행에서 어려운 고비는 다 지난 것 같다. 그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하산길로 들어섰다. 여기서 덕산재까지는 3.5km 거리라고 이정표가 말해준다. 밑으로 완만하게 가던 길은 조그만 봉우리를 넘더니 아래로 계속된다.
한참을 내려가니 얼음골 약수터가 나와 물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약수터를 지나 한참을 내려 가는데 물소리가 크게 들린다. 오후 3시 44분, 나무숲 사이로 작은 폭포가 보이는데 물소리는 그곳에서 나는 것이었다. 폭포로 다가가기에는 지형이 험하기에 잠깐 구경하다가 하산을 계속했다.
조그만 산을 하나 더 넘어 힘들이지 않고 계속 내려가니 오늘 산행의 종점인 덕산재에 도착하였다. 오후 4시 11분이다. 덕산재로는 제법 큰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가는데 그 옆에 성격이 확실하지 않은 큰 집이 한 채 서있는데 대덕산산장이라고 쓰여 있고 약사여래불, 산신전이라고도 쓰여 있다. 그집 주위론 울타리가 쳐져 있어 들어가 차시간을 물어보기가 싫어진다.
어쨌든 오늘의 어려운 고비는 다 지나고 대간의 한 구간을 끝냈기에 기분이 하늘로 솟을 것 같다. 길옆 풀밭에 앉아 복숭아 통조림과 나머지 귤을 꺼내어 먹었다. 그리고 버스를 기다려 보는데 차시간을 알 수가 없다. 배낭을 지고 천천히 길을 내려온다. 한 1km 쯤 내려오니 작은 마을이 나오는데 덕산리이다. 사람들ㅇ디 모여서 쉬고 있기에 버스시간을 물어보니 오후 6시 반에 있다고 한다.
지금 시각이 5시인데 아직 한시간 반이나 남았다. 차가 맣은 대덕까지는 얼마나 가면 되냐고 물으니 한 시간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한다. 쉬었다 가라는 말씀을 뿌리치고 닷; 이스팔트길로 나섰다. 걸어갈 요량이다. 이제 산행도 끝나고 울산에만 가면 되니까 걱정할 게 아무 것도 없으니 천천히 걷기로 한 것이다.
히치하이크도 이젠 필요없기에 지나가는 차들에도 흥미가 없어진다. 뜨거운 서녁 볕을 받으며 대덕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 조금 무리인 듯도 싶다. 한 시간 조금 더 기다리면 버스가 올 터인데 말이다. 그러나 뜨거운 날씨에 걷느라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아주 개운하다. 오늘 내 몸을 한번 극단까지 밀어붙이고 싶은 실험정신도 가세했기 때문이다.
이제 대덕까지는 5km 조금 더 가면 될 것 같다. 중간에 연화리라는 표지가 나오고 더 가니 관터라는 표지도 나온다. 드디어 교통의 요지인 대덕에 도착하였는데 시각은 오후 6시가 조금 넘었다. 오늘 너무 걸어서인지 이제 항문 주위가 쓰리다. 뜨거운 아스팔트길을 두 차례, 두어시간 걷고 산길 7시간을 걸었으니 몸이 반항할 만도 하다.
대덕에 도착하여 보니 김천으로 가는 버스가 여럿 있는데 결국 덕산재에서 오는 버스가 오후 6시 40분 차로 가장 빠른 버스이다. 수퍼에 들러 사이다와 아이스크림을 사서 든 다음 조금 쉬다가 오후 6시 40분 무주에서 덕산재를 거쳐 김천, 대구로 가는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8,000원을 내고 대구까지 가기로 한다.
버스에 승객은 3명 뿐이다. 이것이 시골을 가는 버스들의 현실이다. 어떻게 운행을 계속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조만간 노선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버스는 김천 터미널에 7시 조금 넘어 도착하더니 선행버스로 갈아타라고 한다. 그래서 7시 30분에 김천을 떠났다.
그러나 이 버스는 고속도로가 아니고 4번 국도로 약목, 왜관을 지나서야 대구로 간다. 거기다가 도착하는 터미널이 북부정류장이다. 울산에 가려면 동부정류장으로 가야 하는데 직접 연결이 안 되는 셈이다.
8시반쯤 대구 북부정류장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로 두번 갈아타고 동부정류장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조금 안 되었고 곧 떠나는 10시 출발 울산행 시외고속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래서 울산도착이 밤 11시 15분, 24시간이 더 걸린 백두대간 한 구간의 산행이 다 끝났다.
8월 19일, 학교에서 꼭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울산출발이 조금 늦었기에 거창이 아닌 대구의 찜질방에서 자야 했고, 그것이 여행을 어렵게 한 반면 극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나 자신을 극단으로 몰아가며 시험해 본 나름대로 의미있는 산행이었다. 물론 경치 감상이나 홀로 사색에 잠기는 시간은 줄어들 수 밖에...
첫댓글 3년전에 이 길을 종주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 산행기를 보니 저는 9시간18분이 걸렸는데 님께서는 6시간49분에 마치셨습니다. 이것이 주행속도의 차이인데 한북정맥에서 보조를 맞추려 힘들었겠구니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위에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