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5호, 경주 태종무열왕릉비 by 알쓸수집가
출처 : 국가문화유산포털
위치 : 경북 경주시 대경로 4859
1. 국보 제25호, 경주 태종무열왕릉비
태종무열왕릉비는 무열왕릉의 전방 40m 좌측에 세워진 왕릉비입니다.
신라시대의 왕릉들은 왕릉 자체의 보존상태는 양호하지만 확실하게 어느 왕의 무덤인지를 밝힌 능은
많지 않습니다. 현재까지도 대부분은 추측에 근거할 뿐이고, 확실하게 주인이 밝혀진 무덤은 몇 없죠.
그러나 무열왕릉은 이 태종무열왕릉비의 존재 덕분에 무덤의 주인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무덤입니다.
무열왕은 한국 역사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인물인데요. 삼국시대를 종결한 중심 인물이며 신라시대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김유신과 함께 한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김춘추'가 바로 이 무열왕입니다.
이 김춘추의 무덤을 확실하게 밝혀낸 비석이면서 빼어난 귀부 조각의 완성도로 인해 신라인들의
기개를 잘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재이죠.
2. 태종무열왕릉비의 구조
이 비는 높이 2.1m의 비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비의 내용을 담은 '비신'은 조선 중기 이후에
소실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선 성종 때 작성된 <동국여지승람>에서도 비문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이때까지는 존재했지만 중기 이후에 훼손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무덤의 주인을 밝힐 수는 있었습니다. 비석의 머릿돌인 '이수'의 정가운데에
'태종무열대왕지비'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죠. '이수'는 비신이 훼손될 때 같이
훼손되어 반으로 갈라진 거라 추측되지만 다행히도 조각상태가 양호하고 이 글자가 비교적 선명
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이 글씨는 무열왕의 둘째 앋들인 김인문의 글씨라고 합니다.
정밀 실측 사진. 글자를 비교적 잘 파악할 수 있다.(출처 : 국가문화유산포털)
3. 태종무열왕릉비의 뛰어난 외관
비신이 없지만 이 비는 당시 신라인들이 가졌던 뛰어난 화강암 조각 기법을 보여주는 대표 문화재입니다.
비석의 받침인 '귀부'는 거북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머리는 높게 치들었으며 네 발은 쭉 뻗어 있는 모습,
또한 사실적으로 조각된 얼굴형과 간결하면서도 균형 있는 6갑의 귀갑 무늬는 힘차고 기센 인상을 줍니다.
이 비의 주인이 '신라의 중흥을 이끌어 낸 김춘추'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더욱 거북의 모습과 잘 맞아떨어지죠.
'이수' 역시 총 6마리의 용이 3마리씩 뒤엉켜서 여의주를 받들고 있는 모습을 세밀하게 조각해 냈습니다.
반으로 갈라졌지만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용의 세부적인 무늬와 행동 묘사가 상당히 생동감 있죠.
이러한 귀부와 이수의 양호한 보존상태, 한국 역사의 흐름상 중요한 인물인 무열왕(김춘추)의 비라는
점으로 인해 태종무열왕릉비는 일찍이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비록 세겨진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굳세게
남아 있는 거북의 기상이 이 무덤의 주인이 특별한 사람이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