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앙증맞은 노루궁뎅이 버섯, 맛과 향도 그만~>
석연휴 마지막날
오래간만에 티없이 맑은 파란 하늘에 활짝웃는 해를 봅니다.
오늘은 산 허리를 가로질러 내놓은 임도를 따라 깊숙히 들어가 봅니다.
굽이굽이 연결된 비포장 도로에는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리는 작은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이런곳에서 자전거를 타며 자연과 함께한다면 더없이 좋겠다라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높디 높은 산은 위로는 갈참나무류가 그리고 산 아래로는 붉디 붉은 홍송(육송)이 자리잡고 있기에
이번 산행에는 송이는 구경도 못할것 같습니다.
그렇게 40여분을 엉금엉금 달려 도착한 곳
발 아래로는 굽이치는 산등성이 자락뿐
그리고 멀리 바라도 보이는 시원한 양양 앞바다 동해
골짜기에 누워있는 커다란 참나무엔 이끼와 버섯들의 낙원이었고
졸졸 흐르는 물줄기 옆으로 참당귀들의 왕성한 텃밭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산자락 여기저기엔 도토리를 뿌려놓은듯, 아니 부어 놓은듯 이리 밟히고 저리 밟힙니다.
가족처럼 모여있는 자연산 표고버섯을 딴 후
쥔장은 이리저리 발과 손을 이용하여 숙달된 솜씨로
30cm 가 넘는 참당귀를 쑤욱 뽑아올려 제게 넌넵니다.
더불어 잘 생긴 큼지막한 덕다리 버섯도 채취하여 줍니다.
< 쥔장의 선물인 큼지막한 덕다리버섯, 다 말라 조금 쪼그라 들었겠죠? 영지버섯과 효능이 같다네요~>
<쥔장의 선물인 향이 참 좋은 산당귀, 바짝 말렸더니 많이 쪼그라 들었네요>
도토리 줍는 재미에 시간 가는줄 모르다가
그만 무거움을 느낄만큼 배낭 한가득 채우고 말았습니다.
하산길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시커멓게 익은 머루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커다란 비닐봉지도 가득채웁니다.
어찌나 탐스럽게 매달렸던지 따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했답니다.
간만에 만선의 기쁨을 안고 돌아왔던 화창한 산행이었답니다.
즐거움은 눈으로 보는것에도 있었습니다.
군데군데 하얀 노루궁뎅이 버섯을 발견하는 기쁨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
저녁엔 쥔장이 아끼던 양귀비주와 한봉주로 맛있게 반주하고
앞산위에 휘영청 떠오른 달은 보며 가족들을 떠올려봅니다.
<타지에서 맛보는 한가위 보름달... 달빛에 잠을 뒤척였습니다. >
<구름과도 멋진 하모니를 이룬 보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