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마을도서관

경주 여행 둘째날 알람도 울리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일어났어요 동혁, 솔이는 새벽에 산책도 다녀왔대요 분명 기상시간 7시 30분은 너무 빠르다고 했던 아이들인데 오히려 저를 깨웁니다 "선생님 일어나세요~ 일어날 때도 됐어요" 아이들의 부추김에 눈을 비비고 일어났어요   식사당번 유빈, 현승이를 부릅니다 유빈이는 밥 현승이는 햄을 맡았어요   유빈이는 "밥 해야하죠?" 물었어요 어젯밤 미리 밥을 해놓아서 유빈이는 밥을 그릇에 담고 수저를 나르고, 행주로 상을 닦고 아침 상이 유빈이로 인해 만들어졌어요   김을 직접 가위를 쓰지 않고 잘라요 "김은 우리집에서 이렇게 잘라요"   구경하던 반야솔도 "저도 해도 되죠?" 묻더니 함께 햄을 볶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아침 밥상 어머니들이 보내주신 반찬들로만 상을 차렸는데 상다리가 휠 것 같아요 동혁이가 가져온 카레, 햄 현승이가 가져온 햄, 고추참치, 장조림 유빈이가 가져온 멸치 한울이가 가져온 계란말이, 김치, 김 반야솔이 가져온 고추장불고기, 깍두기, 김 성민이가 가져온 김   한 상 가득 차려진 아침에 "우와 진짜 많다"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아침에도 식사송은 빠지지 않습니다 "잘 먹고 잘 싸 감사~" 현승이 아버지가 영상을 찍어주세요 "내가 많은 식사송을 불러봤는데 이게 제일 신나는 것 같다 야"   동혁이 성민이는 두그릇씩 먹어요 속이 좋지 않다던 유빈이도 한그릇 뚝딱 비웠어요 모두 배부르게 먹고도 남았어요 남은 반찬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성민이 아버지께서 남은 반찬과 밥을 볶아서 점심을 볶음밥을 만들어 주시기로 했어요   설거지는 동혁, 한울, 성민 이렇게 세명이서 맡아서 합니다. 청소기는 반야솔이 돌려주었어요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 통에 김치볶음밥 남은 반찬 볶음밥(고추장 불고기, 참치 등등) 가득 담습니다 성민이 아버지께서 직접 해주셨어요 기름은 참치기름으로 했어요   청소도 다 같이 하고 하루 동안 함께한 숙소를 떠날 준비를 합니다 10인분의 도시락을 가득 가지고 차에 오르기 전 마지막 사진을 찍습니다 어느새 강아지와도 정이 든 성민이는 강아지 사진도 찍었어요   첫번째 목적지는 불국사! 어제 산 기념품에 있던 다보탑과 석가탑을 보러 가고 싶었어요 유빈이가 어제 "선생님 아직 이거 두개는 못봤어요" 하면서 석가탑, 다보탑 기념품을 보여주었지요   토요일이라 그런지 불국사에 사람이 많아요 이제는 척척 성민이가 계산을 하러갑니다 함께 입장을 하고 보는데 오르는 길이 신납니다 이리로 걸었다 저리로 걸었다 지나가다가 다람쥐도 보았대요 미처 못본 저에게 "아이 왜 자꾸 못보세요" 아이들이 제가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나봐요   불국사에서 사고 싶은 칼을 발견했어요 아이들은 약속했던 비상금을 받고 싶어서 선생님, 그리고 회계 성민이에게 묻습니다. 그래도 석굴암에서 받기로 한 용돈 약속을 지키기로 했어요 마음에 드는 칼 사지 못할 것 같아 걱정했어요. 아쉬워 했습니다. 내려가는 길 사지 못한 기념품을 괜히 한번 더 쳐다봤습니다.   "선생님 석굴암에는 받을 수 있죠?" "근데 석굴암에 저게 있을까요? 없을 것 같은데" "첨성대 큰게 있는데 2500원 부족해요" 아이들은 사지 못한 기념품에 아쉬워하고, 걱정하고, 받을 수 없는 돈에 슬퍼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았어요 잘 참았습니다.   내려가서 차에 오르기 전 약속 했던 비상금 만원씩 아이들 손에 쥐어줍니다. 석굴암 보다는 기념품 생각에 가는 길 흥얼거리며 갑니다   높은 산을 빙글빙글 돌아서 어질어질 한 높은 산 20분 정도 차를 타고 석굴암에 도착합니다   바람이 거셉니다 "선생님 손발이 얼것같아요" "여기 그냥 안가면 안될까요?" 그래도 우리가 정한 곳이니 표를 끊고 함께 올라갑니다   돌 산을 오르는 기분이에요 다 오르고 보니 웅장한 불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마에 박혀있는 보석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반야솔은 "이게 가장 마음에 들어요" 이제까지 본 문화재 중 석굴암이 제일 마음에 들었대요 언젠가 책에서 다시 경주의 문화재를 볼 때 반갑기를 바랍니다.   준비한 모든 일정이 끝났어요 신나게 기념품 가게에 내려가서 사고 싶은 물건을 고릅니다. 마음에 드는 칼은 있는데 비싸서 사지 않은 성민이 사고 싶은 물건이 없어서 그냥 나온 한울이 맘에 드는 물건 발견해서 사서 나온 반야솔 큰 첨성대 없어서 실망한 유빈이 아까 산 칼 가지고 한울이 나뭇가지와 싸우는 동혁이   기념품 가게는 휴게소 못지 않은 놀이터가 됩니다.   모든 돈을 다 정산하고도 꽤 돈이 남았어요. 우리가 최대한 아껴써서 그런가봐요.   회계 성민이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궁리하다가 아버지들께 드립니다. 주차비, 톨게이트비, 기름값에 쓰이길 바랍니다.   아버지께서 오뎅을 사주셨어요 춥고 센 바람에 먹는 한 개에 700원짜리 오뎅은 꿀 맛이에요.   국물을 들이킵니다. 한 잔, 두 잔 마시다가 반야솔은 입 천장이 까졌대요. 뜨거워도 벌컥벌컥 다 마십니다.   얼른 차로 돌아가서 이대로 집으로 돌아 갈 것인지 아니면 바다를 보고 갈 것인지 투표합니다. 아이들이 눈을 감고 투표했어요. 결과는 3:3 그래서 아이들이 눈을 뜨고 어른들이 눈을 감습니다. 결과는 바다에 가자 3 가지 말자 1 그래서 6:4로 바다에 가기로 결정했어요   바다로 가는 동안 피곤했던 아이들은 잠이 듭니다. 감포해수욕장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눈을 비비고 일어나요 아까 가고 싶지 않다고 한 아이들도 신나게 뛰어가서 돌을 던졌어요. 물수제비 대회가 열립니다. 상금은 천원!   어떤 돌이 좋을지 모두 고민합니다. 매끄럽고 잘 던져지는 돌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한 명씩 차례대로 던졌어요.   연습 때 참 잘한 솔이는 아쉽게도 한 번 튕깁니다. 유빈이, 한울이가 세 번 튕겨서 공동 1등이에요. 다시 재경기를 했어요   한울이가 다섯번 튀겨서 1등이 됩니다. 어제 오늘, 한울이는 상금으로 3300원 획득했어요 이번 경주 여행의 상금 왕이에요   한 명 두 명씩 물에 발을 담그더니 너도 나도 양말 벗고 바지 걷고 바닷속으로 들어갑니다.   추운 겨울도 아이들을 이길 수 없어요 신나게 놀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다시 차 속으로 들어갑니다. 다 젖은 바지, 양말, 신발 말리면서 경주 시내로 향합니다.   어제 사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 기념품 다시 사러 기념품 가게로 향했어요. 신나게 담뱃대, 문화재 모형, 레이저빔 사고 싶은 것 다 사고 대전으로 향합니다.   가는 길 휴게소에서 성민 아버지 표 볶음밥도 먹었어요. 차 안에서 먹는 맛 색다른 맛입니다.   어떤 음식점보다 맛있었어요. 먹다보니 이게 무슨 맛일지 생각했어요 참치도 있고, 고기도 있고, 햄도 있고 오늘 아침 먹던 맛이에요.   배 두둑히 채우고 대전으로 가는 길 아이는 아이대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을 마무리 합니다. 경주를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