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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원의 초록세상 스크랩 신문배달 시골 소년의 초록동화14(농약때문에 죽어가는 사람을 본 소년)
문상원 추천 0 조회 29 14.01.26 19:4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들판에는 물보라들이 예쁜 춤을 춥니다. 경운기 소리와 함께 내뿜는 큰물보라, 살짝살짝 내뿜는 작은 물보라들이 어우러져 참 멋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들판에서 물보라 축제를 하는 것으로 압니다. 사실 그 물보라는 농약이었습니다. 병충해가 벼농사를 망치기에 농약을 치던 것이 이제는 경쟁이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루 내 농약을 뿌리던 아저씨들이 지친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형과 아우도 아빠를 기다립니다.

 

. 농약도 먹을 수 있어.”

아니. 먹으면 죽어.”

어 우리는 매일 농약 먹고 있어."

"농약을 먹는디 어떻게 사냐."

 

상수 말을 들어보니 우리는 매일 농약을 먹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먹는 밥은 나락을 찐 쌀입니다. 벼의 열매가 나락입니다. 사람들은 벼농사를 지면서 많은 농약을 뿌립니다. 쌀이 아무리 나락 껍질에 싸여 있다고 해도 스며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밥을 먹다가도 밥에서 농약 냄새가나는 것 같아 한번 냄새를 맡아 본적도 있습니다. 상수의 말이 맞았지만 형 체면에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농약 안 뿌리면 안 돼."

벌레를 죽이고, 병든 벼를 튼튼하게 하려고 뿌리는 거야.”

먹으면 죽을 것 같아."

괜찮여. 벼 껍질이 워낙 단단해서 스며들지 않아.”

 

병충해를 예방해야 쌀이 많이 난다고 하지만 사람이 매일 먹어야 하는 밥을 벼에서 나온 쌀로 만드는데 어떻게 저렇게 많이 뿌리나 저도 이해는 할 수 없습니다. 벼 껍질은 은행이나 밤 껍질처럼 그리 단단하지 않습니다, 손으로 비비기만 해도 벗겨지는 것이기에 단단하지 않은 것을 잘 알 고 있습니다. 상수에게 거짓으로 이야기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아빠도 매일 농약을 뿌리는데 나쁘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빠 걱정이 너무 많이 되었습니다.

 

상원아 약통 좀 치워라.”

아범아, 얼굴이 왜 그러냐.”

여보 약 중독된 거 아니에요.”

그건 아닌디. 좀 어지럽네.”

 

농에 약을 주다가 쓰러져 병원에게 가는 동네아저씨들이 많았습니다. 강 건너 동네의 아저씨는 돌아가시기까지 하였습니다. 어지럽다는 아버지의 말에 어머니와 할머니는 개정병원에 가자고 합니다. 어머니에게 아버지에게 빨리 가자고 합니다. 아버지는 자고 일어나면 된다고 계속 우기셨습니다. 실은 병원에 가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지 않습니다. 그 이유에 할머니도, 어머니도, 더 이상 병원을 권하지 않았습니다.

 

뚱식이네는 아직도 약을 한 번도 안쳤다면서. 배짱도 좋아. 면서기들이 나와서 그렇게 치라고 난리인데도.”

다른 집이 약을 그렇게 뿌리니 안 뿌려도 되겠지 뭐.”

식구들만 먹는 쌀이라고 안치는데 아무소용 없지 뭐."

나도 식구들만 먹는거라 농약을 안치고 싶지만, 면에서 그냥 놔두지 않으니.”

 

엄마의 말로는 농사를 짓고 나서 가장 많이 들어가는 돈이 농약 값하고 비료 값이랍니다. 매년 풍년이 들었다고 난리를 치면 그게 다 비료하고 농약 때문이라는 사람도 많습니다. 면서기들이 나와 동네에서 살다시피 합니다. 옥구군에서 쌀 수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옥구군에 정부의 지원이 딱 끊어져 옥구군이 망한다고 말하며 농약을 권합니다. 옥구군이 망하는 것이 아니라 면서기가 망한다는 것 정도는 사람들이 알았습니다.

 

고추가 참 좋다. 좀 따다가 된장 찍어 먹어야지.”

따지마. 이거 농약 준거야.”

이렇게 고추가 좋으니, 다 농약 주겠네.”

아 이제 상추나 배추에게 까지 농약을 뿌리는 사람도 있어.”

 

아주머니들이 교회 당 아래 밭을 지나가면서 채소들이 잘 자란 밭을 부러움으로 보다가 농약이라는 말에 걱정과 두려움으로 지나갔습니다. 우리 마을에 채소에 농약을 뿌리기 시작한 것은 공동묘지아래 밭에 군산사람이 들어와 배추를 심으면서부터입니다. 처음에는 바로 먹는 채소에 농약을 뿌린다고 난리를 쳤지만 비가 오면 괜찮다는 말에, 군산시장에서 비싸게 돈을 받는다는 말에 한 집 두 집, 채소밭에 농약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면에서 농약을 빨리 치라고 난리네."

"오늘 저녁이 쳐야겠네."

"어지렵다면서."

"그래도 쳐야지, 상원아 오늘 농약 줄 좀 잡이라.

 

갑자기 저녁에 농약을 치게 되어 농약 줄을 사람이 없었습니다. 원래는 동네 사람들이 품앗이로 같이 농약을 뿌리는데 면에서 성화가 심한 날이 많기에 농약 줄은 보통 동네 아이들이 잡습니다. 달빛이 있어 밤까지 농약을 뿌렸습니다. 집이 걸어오는데 갑자기 어지러웠습니다. 엄마가 걱정할까봐 어지렵다는 말은 안 했습니다. 집에 도착했을 때 택시가 동네로 들어와 혜경이네 집 앞에 섰습니다. 동네 사람들도 많 있었습니다.

 

"혜경이네 가 왜 농약을 마셨어."

"작년 농약 값 하고 비료 값이 사람을 죽었어."

"어린 것들을 놔두고."

"농약이 여러 사람 죽여."

 

혜경이네도 우리 집처럼 작년 농사를 망했습니다. 작년 농약 값을 못줬는데 오늘 찾아와 농약집 아저씨가 난리를 쳤습니다. 하루네 밭일을 하느라 막걸리를 마신 혜경이 엄마는 너무 분하여 곡간에 있는 농약을 마셨습니다. 다른 사람들 말로는 혜경이네 아빠가 서수에 사는 어떤 아가씨하고 바람이 나서 농약을 마셨다는 말을 합니다. 혜경이네 엄마가 죽기말라고 기도했습니다. 헤경이네 엄마는 저를 참 이뻐해 주시는 분입니다.

 

혜경이네가 죽었데.”

혜경이 아빠는 아직 연락이 없데.”

어린 자식들을 어떻게 하라고.”

혜경이 아빠가 죽었는지. 농약이 죽였는지.”

 

농약에 동네 사람이 또 죽었습니다. 우리 곳간에도 농약이 많이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싸울 때마다 두분 다 농약을 먹고 죽어야 한다는 말을 한 기억이 나 너무 무서웠습니다. 농약을 다 버릴까하다가 농약값이 비싸 놔두었습니다.

오늘 새벽은 안개가 다른 날보다 더 자욱합니다. 신문배달을 하면서 손으로 코를 막고 합니다. 혹 농약이 들어갈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커서 대통령이 되어서 농약회사를 다 없애야겠다는 마음으로 신문배달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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