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도에서 15년 동안 살아오면서 체험한 이야깃거리가 참 많다.
나는 내륙도인 충청도 태생으로 섬으로 부임하기 전까진 바닷가조차도 가보지 못했었다.
그래서 섬생활에서 닥치는 사건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새로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의 글도 오래 전에 끄저거린 체험담이다.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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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믿음과 희망으로 사는 것은 그 자체가 행복이라 할 수 있다.
“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함께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치 못할 것이며 ... 대저 나는 여호와 네 하나님이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요 네 구원자임이라.”(사43:2~3a) 얼마나 마음 든든한 말씀인가.
고향인 청주를 다녀왔다.
대전 큰아들네서 자고 아침 일찍 출발하여 백합의집(섬목회자 전용숙소)에 도착한 것은 오전11시20분이었다.
폭풍주의보 때문에 여객선은 그 날 결항이었고, 섬으로 들어가는 것은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바람이 자는 듯 해서 혹시 관광선이라도 출항하지 않겠나싶어 문의전화를 했더니
10분후면 출항할 것이니 속히 해망동선착장으로 나오라는 전갈이었다.
택시를 타고 바람처럼 달려 선착장에 다다르니 출항 일보직전이었다.
무녀도 초등학교 교장이 나와 있었고, 뒤이어 선유도의 오 목사내외도 달려왔다.
마침 횟집에서 몰려나온 청주에서 온 관광객들이 고군산군도 유람을 예약하고 출항허가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배가 있다고 마음대로 출항하는 것은 해상안전을 위해서 금물이다.
기상청의 예보와 해양경찰의 예리한 상황판단에 따른 출항허가를 받아야하고,
배의 안전을 책임진 선장의 최종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폭풍주의보가 발효되었는데도 외부인들의 부당한 압력(?)에 못이겨
무리한 황천항해(荒天航海)를 시도했던 ‘서해훼리호’의 침몰사건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고 있지 않는가?
얼마간의 시간경과 후 당국의 허가를 받고 가까스로 관광선은 출항을 했고,
또다시 큰 바람이 일 것이라는 예측(豫測)가운데 무사히 임지인 무녀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유도에 도착한 관광선(觀光船)은 섬 주변을 유람할 여유도 없이 군산으로 회항을 해야만 했다.
바람은 거세어지기 시작했고, 더욱 세찬 바람이 일어나면서 폭풍주의보, 폭풍경보가 연이어 발효되었다.
그 주간에 무려 7일 동안 여객선이나 관광선은 군산항에 발이 묶인 채 움쭉달싹도 하지 못했다.
그 날 섬으로 들어오길 참 잘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
섬 나들이는 언제나 하나님의 OK싸인이 있어야 한다.
그날 섬에 들어오지 못했다면 7일간의 결항 때문에 새벽기도회는 물론,
수요일 주일 예배진행에 차질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있으니
언제나 매사에 속편한 생활을 하게되는가 보다.
-觀- 1996.12.15
지금은 섬 나들이가 수월해 졌다.
여객선은 쾌속선으로 바뀌었고,
하루 한 번 다니던 것이 하루 두 차례 이상
선유도일 경우는 더 많이 왕복하고 있다.
배로 건너다니던 야미도, 신시도는 새만금간척으로 육지와 연결되었다. 2012년 6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