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은국제행서-고방[3476]靑莊館先生詩-乞筆與箋于蕪隱[걸필여전우무은]
乞筆與箋于蕪隱 걸필여전우무은
(蕪隱에게 붓과 종이를 請하며)
箋=찌지 전. 기록할 전. 쪽지.
蕪= 거칠 무, 무성할 무, 풀이름 무
隱= 숨을 은, 기댈 은. 고자(古字)乚 약자(略字)隠
生涯書屋太蕭然 생애서옥태소연
蕭然=외롭고 쓸쓸하게. 蕭=쑥 소.: 쓸쓸할 소, 맑은대쑥 소.
~ 書齋의 生涯가 너무나 쓸쓸하여
蕉葉春空筆塚邊 초엽춘공필총변
蕉= 파초 초. 筆塚=못쓰게 된 붓을 모아 땅에 묻어 공양하는 무덤.
~ 筆塚옆의 芭蕉잎도 늦봄처럼 다 시들었다.
怪我無詩三日久 괴아무시삼일구
怪= 기이할 괴.괴이할 괴. 속자(俗字)恠
~ 異常하게도 사흘 동안 詩를 쓰지 못했나니
欲將五老寫靑天 욕장오로사천공
~ 五老峰으로 붓을 삼아 푸른 하늘에 쓰고 싶다.
원문=청장관전서 제2권 /
靑莊館全書卷之二 嬰處詩稿[二]
乞筆與箋于蕪隱[걸필여전우무은]
生涯書屋太蕭然。
蕉葉春空筆塚邊。
恠我無詩三日久。
欲將五老寫靑天。
무은(蕪隱)에게 붓과 종이를 청함
서재의 생애가 너무나 쓸쓸해 / 生涯書屋太蕭然
필총(筆塚) 옆의 파초잎도 다 없어졌네 / 蕉葉春空筆塚邊
이상하게도 내가 사흘 동안이나 시가 없어 / 怪我無詩三日久
오로봉(五老峯)으로 붓을 삼아 푸른 하늘에 쓰고 싶네 /
欲將五老寫靑天
ⓒ 한국고전번역원 | 이진영 (역) | 1978
[주-D001] 필총(筆塚) :
다 쓰고난 붓을 한곳에 묻어 무덤처럼 된 것을 말한다.
[주-D002] 오로봉(五老峯) …… 쓰고 싶네 :
오로봉은 강서성(江西省) 성자현(星子縣)에 있는 여산(廬山)의
높은 봉우리인데 붓끝처럼 뾰족하다.
그래서 이백(李白)의 오로봉시(五老峯詩)에
“오로봉으로 붓을 삼고 삼상으로 벼루의 먹물을 삼아
푸른 하늘 한 장 종이에 내 뱃속의 시를 쓰련다.
[五老峯爲筆 三湘作硯池 靑天一張紙 寫我腹中詩]”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