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농장
천안시 성남면 대흥리,
대풍농장에 들어서니 잘 가꾸어진 정원이었다.
작은 연못 주변에는 예쁜 나무와 돌탑 등의 조형물이
오랜 세월 잘 가꾸고 다듬은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냥 농장이었다면 아마 이렇게까지 가꾸어지진 않았을지 모른다.
이곳엔 양계장과 김진길 사장님댁이
서로 등을 맞대고 함께 호흡하고 있었다.
김진길 사장님은 현재 양계협회 천안산란계지부장을 맡고 계신다.
전번 천안세미나는 김진길 사장님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농장에 방문했을 때 김진길 사장님은
천안 시내에 출타중이셨고
농장 일을 맡아 하는 둘째아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대풍농장은 얼마 후면 이전을 해야 한다고 했다.
주변에 들어선 공장들이 이 땅을 인수하는 대신
다른 곳에 10만수 규모의 큰 농장을 만드는 걸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것,
그런데 일이 지지부진하여 무슨 일이든 추진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매우 어려운 세월을 보내고 계신다고 했다.
게다가 천안지부장을 맡고 계시니
얼마나 고민이 많은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대풍농장은 한약재를 먹여 키운 닭으로
양질의 한방란을 인증받은 곳이라고 한다.
농장의 벽에 걸린 대형 현수막에도 이런저런 성과가 표시되어 있었다.
대풍농장에 아미렉스를 내려놓으며
둘째아들과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자기의 고생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는,
또는 아버지의 힘든 일을 물려 받지 않으려는 아들이 대부분인 풍조에서
가업을 잇는 젊은 아들이 참 대견하고 듬직해 보였다.
농장 구석구석 눈에 띄지 않는 곳까지
나무와 작은 꽃들이 자리잡은 대풍농장,
이곳에서 13년을 살아오는 동안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엿볼 수 있었다.
아미렉스를 내려놓고 사용법과 효과 등을 설명한 뒤
대풍농장을 나섰다.
천안에서 일을 보고 계시는 김사장님을
대전 가는 길에 만나기로 약속했기에
인근에 있는 다른 농장을 들러 천안으로 갔다...
천안축협에서 일을 보시던 김사장님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무리 약이 좋아도 사용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강조하시는 김사장님은
양계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셨다.
양계의 세계적 추세와 전망에 대해서도 의견을 개진하셨고
닭을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놀라울 정도로 분명한 입장을 가지셨다.
이론과 실제를 완벽하게 겸비한
보기 드문 양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사장님의 말씀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람이 닭을 제대로 키우지 못해 놓고
산란율이 떨어지거나 문제가 생기면
몹쓸놈의 닭이라고 욕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닭은 주어진 환경에서 주어진 먹이를 먹고
사람들이 준 대로 살아갈 뿐이지 않은가.
그들에게 아미렉스가 제대로 주어진다면
닭을 욕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미렉스가 더 많은 농가에 보급되어야 할 당위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2011.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