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6월 25일,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독립을 선언하였다. 세르비아 주도의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독립 무효를 선언, 6월 28일 슬로베니아에 연방군을 진격시킴으로써 유고슬라비아 전쟁이 발발하였다. 1992년 3월에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까지 내전이 확대되었다. 애초에 중립을 선언하였으나, 이미 독립과 연방 잔류를 놓고 분쟁이 시작된 상황이었다. 연방의 붕괴에 직면하자, 92년 4월 세르비아는 몬테네그로와 함께 신유고슬라비아를 선언하였다. 1995년 말에 가서야 데이턴 합의서의 체결로 전쟁이 종식되었다.
유고슬라비아는 1945년 나치의 지배로부터 해방된 뒤부터 요시프 브로즈 티토에 의해 35년간 안정적으로 통치되었다. 우리에게는 소련의 위성국가 중 하나로 이해되었지만, 티토는 소련과 강하게 맞서는 길을 택하였다. 대립의 감정을 바탕으로 모든 지역을 연대하도록 유도하였다. 일곱 개의 국경, 여섯 개의 공화국, 다섯 개의 민족, 네 개의 언어, 세 개의 종교, 두 개의 문자, 하나의 국가. 구 유고연방의 복잡한 환경을 표현했던 유명한 말이다. 그러나 1980년 5월 티토가 사망하자, 집단 지도 체제로 바뀌었고, 순번을 정하여 각 공화국에서 차례로 대통령을 뽑는 방법으로 연방은 명맥을 유지하였다. 1989년 공산주의 정권들의 도미노 붕괴를 계기로 본격적인 분리 독립 운동이 전개된 것이다.
로마제국 시대에도 서로마와 동로마로 나뉘었던 지역이어서, 가톨릭과 동방정교회의 전통이 대립하며, 게다가 이슬람 지역도 있다. 참혹한 전쟁을 통하여 정복되었기에, 역사에 대한 이해와 대립되는 정서를 유지하며 이웃으로 공존해 왔다. 20세기 말, 가장 큰 불만과 분쟁의 요인은 경제적인 불평등이었다. 골고루 생산시설이 배분되고,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면, 역사의 향방은 달라졌을 것이다. 스코틀랜드가 쉽게 영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유고연방의 면적은 한국보다 조금 크고 북한보다는 작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