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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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씨가 꾸미는 술 모노가다리
제 22편 북한의 맥주
며칠 전 신문에 북한 김정은이 <남한 맥주는 정말 맛이 없다.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이 없다> 라는 기사가 있었다. 맥주광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말이라고 기사는 전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남쪽 맥주를 마셔보고 "한국 맥주는 정말 맛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신의주의 북한 소식통은 25일 "김정은이 지난 10월 노동당 창당 70돌 기념행사를 마치고 노동당 고위 간부들과 축하 파티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 한국 맥주도 나왔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이날 간부들에게 한국 맥주와 북한 봉학 맥주맛을 비교해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봉학 맥주와 한국 맥주를 마셔 본 김정은이 '한국 맥주는 정말 맛없다. 맥주는 확실히 우리 것이 더 맛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맥주는 룡성, 금강, 대동강, 봉화 맥주를 북한의 4대 맥주로 친다.
룡성·봉학·금강 맥주가 1990년대까지 북한을 대표하는 맥주였다면 영국의 맥주 설비를 가져다 만드는 대동강 맥주는 2000년대 이후 북한을 대표하는 맥주로 떠올랐다. 맥주 전문가들은 "봉학 맥주와 대동강 맥주의 맛 차이는 일본으로 치면 기린 맥주와 아사히 맥주 차이"라며 "성분은 큰 차이가 없지만 봉학 맥주가 좀 더 고전적인 맛(탄산 함량이 적고 부드럽게 넘어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중에서 봉학맥주는 특수 고위층에 공급하는 프레미엄 맥주로 알려져 있디.
2012년에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화끈한 음식, 따분한 맥주"라는 기사에서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기사를 쓴 이코노미스트의 다니엘 튜더 기자는 “북한의 대동강맥주는 홉의 맛이 살아 있었어요. 하지만 그에 비하면 한국 맥주는 뭐랄까, 좀… 아, 싱겁다. 그 말이 맞겠네요. 네, 싱거웠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남북의 맥주 맛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맥주 공법만큼은 다른 것에 비해 확실히 발전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북한의 무공해 지하수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 영국의 맥주 설비를 가져다 만든 결과이다. 대동강 맥주 공장은 180년 역사의 영국 어셔 양조장 설비를 통째로 가져와서 만들어진 시설이다. 따라사 위의 기사를 작성햇던 영국 기자인 영국인들의 입맛에 안맞을 수가 없죠.
모든 게 남한보다 뒤쳐져 있는 북한으로서는 김정은 말 한마디로 열등감을 극복하는 동시에 외부에 자신들도 잘 살고 있다는 체제 선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은 인터넷에서 맛있는 인생을 연재하고 있는 맛객 이라는 필명의 작가가 기술한 북한 맥주에 대한 감상문이다. 참고하시길.....
한국맥주를 압도하는 이북맥주, 그 맛의 비결은?
대동강맥주
맥주를 평할 때 가장 많이 통용되는 단어가 풍부함이잖아. 풍부함은 맛과 향기, 거품을 말하는 것일텐데, 대동강맥주가 딱 그랬어. 어찌나 풍부하던지. 술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빛깔이잖아. 유리잔에 따라놓은 술빛은 황금빛 그 자체인 것 있지. 마치 노을이 술잔 속에 가득 채워진 느낌이었어. 노을빛이 새 나갈까봐 위를 막고 있는 것은 거품인데, 거품조차 우리가 알던 거품이 아니었어. 눈처럼 흰 거품이 아니라 미색을 띠었거든. 보리함량이 많다는 증거일거야. 대동강맥주가 처음부터 품질이 좋았던 것은 아냐. 맛객은 2005년도인가 세계맥주전문점 와바에서 우연히 대동강맥주를 마셔본 적 있었어. 그때 그 맛은 뭐랄까. 맛도 자극도 없는 맥주였어. 혹, 이 글을 보고 있는 오만복, 너도 몇년 전에 마신 기억만 가지고 “대동강맥주 맛없어.” 라고 소문내면 실수 한 거야. 대동강맥주는 2002년도에 영국에서 설비를 들여와 생산에 들어갔어. 그러다가 작년인가 김정일의 특별지시가 있었나봐. 최고품질의 맥주를 만들라고 했으니 그 사람들이 맥주에 목숨을 걸지 않겠어? (우리도 전봇대 뽑으라고 지시만 하지 말고, 맥주 맛있게 만들라고 해주면 좀 좋아. 스트레스 받게 했으면 풀어도 줘야지. 맛있는 맥주로) 아무튼 깨끗한 수질을 보유한 상태에서 생산원가 따지지 않고 오로지 품질향상에만 진력을 쏟은 결과, 한국의 맥주는 쨉도 안되게 발전하게 된 거야. 그런데 조금은 씁쓸한 것 있지. 이 맛있는 맥주가 북한 인민들에게는 언감생심이고, 공산당 간부나 평양주재 외국인들이 주로 마신다는거야. 솔직히 배를 굶는 주민들이 많은 북한에서 곡물함량 12프로 맥주라면 엄청난 사치품 아냐?
봉학맥주
봉학이나 대동강이나 성분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내공의 차이, 깊은 맛의 차이.... 성분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은 맛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야. 그럼 내공의 차이, 깊은 맛의 차이는 뭘까? 대동강에 비해 봉학맥주가 좀 더 고전적인 맛이라는 뜻이었어. 탄산 함량도 대동강맥주에 비해 덜하니, 부드럽게 넘어갔고. 일본 맥주를 예로 들어 미안하지만 마치 아사히(대동강맥주)와 기린(봉학맥주)의 차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봉학맥주 유통기한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 3개월도 아닌 30일이야. 대동강맥주가 6개월인 것과 비교하면 정말 짧지. 우리맥주는 유통기한 어떻게 되더라? 유통기한은 잘 모르겠고 음주권장기한이 아마 1년일거야. 유통기한 길게 만드는 것을 기술로 착각하는 건 아닌지 몰라.
생맥주
마지막으로 소개할 맥주는 생맥주야. 삼일포에서 마셨어. 관동8경중에 하나인 삼일포를 바라보며 마시는 생맥주의 맛이란 캬아~ 이곳의 맥주가 검은 이유는 에일(ale=18~21도의 상온에서 발효)맥주이기 때문이다. 라거맥주에 비해 맛과 향이 강한 게 특징이다. 우리의 생맥주에서 풍미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더욱 에일생맥주의 풍미가 진하게 풍겼다. 그 풍미는 곡물이 숙성될때 나는 풍미였다. 각별한 맛이었다. 이 한잔을 비우고 나면 언제 또 마시게 될지 기약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각별하지 않았나 싶다.
배종우
22편 부록
대동강 페일에일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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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OEM으로 수입되는 맥주인데
사연은 22편의 이코노미스트지의 다니엘 튜더 기자의 사연이 있음
우리 정부는 대동강 이름을 허가하지 않아서 병에 보면 동자를 가린 스티카를 붙혔다
요즈음 대형 마트에가면 구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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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브루어리인 미켈러와 한국의 더부스가 콜라보해서 만든 맥주로 에일의 한 종류인 페일에일이다.
꽤나 특이한 이름의 유래는 이코노미스트의 기자였던 다니엘 튜더의 발언에서 기인한다. 한국 맥주가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발언을 시발점으로 하여 한의사, 투자자문가 세 명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맥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