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금북정맥 08차(물편고개~갈마고개)
산 행 일 : 2014. 11. 22.(토)
산행코스 : 물편고개~우수고개~가루고개~오서산갈림길(+오서산 왕복)~공덕고개~신풍고개~생미고개
~도재고개~아홉골고개~갈마고개 (산행거리 21.7km + 3.4km)
산행참가 : 17명.
<산행코스> 04:05 새벽 2시 반쯤에 물편고개에 도착하여 한 시간 이상을 버스에서 뒤척이다가, 산행 준비를 마치고 서늘한 밤공기에 몸을 맡기니 주변 농가의 축사에서 풍겨져 오는 원초적인 냄새에 금방 적응을 한다. <물편고개(126m)> 물편고개는 보령시 청라면과 청양군 화성면 화강리 물편 부락을 610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고개이다. 고개 동쪽 왼편에 자리한 마을 이름이 ‘물편이’라고 부르는데 화강리에서 가장 큰 마을로, 물이 좋아서 농사짓기 좋은 마을이라고 한다. 항상 물이 땅속에서 용솟아서 물이 흔한 마을이라 하여 ‘물퍼니’라고 했는데 후에 변음 되어 물편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유래에 의하면 물편이 마을은 예로부터 물이 나와서 편편한 곳이라고 하여 이 고개를 물편고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어~ 근데 어디로 가세요? 그쪽은 스무고개로 가는 길인데요...! '무리(Crowd)'라는 게 그렇다. 맨 앞에서 가는 데로 별 의심 없이 따라가게 되는데, 분명 이정표에 가야 할 보령고개 방향과 스무고개 방향을 표시해 두었는데도 아무런 의심 없이 앞사람을 쫓아서 움직인다. 스무고개를 향하던 백두들을 돌려세우니 다들 너무나 우스워한다. 04:07 스무고개 방향의 역행은 훗날 하시고, 오늘은 예정대로 보령고개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04:17 보령고개/삼포재(216m) 지도에는 거창하게 이름이 붙어있지만, 짐승이나 넘나들 만한 낙엽 수북한 고갯길이다. 유달리 이 지역은 고개마다 이름이 붙어 있다. 낮은 구릉지대인지라 수많은 갈림길이 있고, 더욱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방향을 분간키가 만만치 않다. 가던 정맥길을 놓치면 다시 찾기가 쉽지 않아 세심하게 관찰하며 이동한다. 04:42 진주류씨 33위 합동묘지에서 두텁게 입었던 겉옷을 추슬려 배낭에 갈무리한다. 04:46 조그만 언덕에서 직진의 오름길을 두고 우측 길로! 다행히 정맥길에는 표지기들이 바른 길을 알려주므로 표지기를 놓치지 않게 살피며 걷는다. 05:24 258봉을 넘고는 우측으로 휘돌아 내리오니 철망 울타리가 나온다. 울타리 안쪽이나 바깥쪽이나 별반 다름없는 산비탈인데 울타리를 두른 이유를 모르겠다. 05:26 우수고개 절개지는 흙이 무너져 내리는 체로 방치되어 있다. 미끄러지지 않으려 조심조심 도로로 내려선다. 우수고개 들머리들 들어서는 백두들! 이제부터 오서산 본 자락에 들게 된다. 그렇지만 여유를 두며 서서히 높아지고, 길 또한 널찍하게 열려있어서 부담은 전혀 없다. <우수고개/위수고개(192m)>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와 청양군 화성면 화암리를 연결해주는 609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고개로, "옛날 이 고개 아래 마을 선비가 과거 보러 가서 3년이나 소식이 없어 그 가족들이 울면서 살았다 하여 「울틔」라 부르고, 마을 사람들이 걱정할 것 없다고 웃으며 지냈다 해서 「우수고개」라고도 부른다"라고 한다. 보령시 청라면 지역은 왕복 2차선의 도로가 잘 나 있으나, 청양군 화성면 지역은 갑자기 1차선으로 차선이 줄어든다. 지자체의 경제력 차이인가! 06:37 임도 우측 편에 송전탑이 있다. 권 법사님은 이곳에서 잠시 옆길로 유랑?을 다녀오는 바람에 홀로 오서산을 올라야 했다. 05:42 오서산 휴양림으로 가는 임도를 버리고 우측 숲으로 들어야 한다. 권 법사님께서는 그냥 임도를 따라 휴양림으로 들어가서 바로 오서산으로 올랐다. 06:07 알바 가신 권법사님을 기다리며 잠시 대기한다. 06:13 알바가신 권 법사님과 겨우 통화가 되었는데, 휴양림 건물들이 보인다고 한다. 우측 능선이 금북길이므로 길을 찾아 복귀할 수 있으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오서산 정상으로 바로 오라고 이르고 오서산 오름길을 이어간다. 06:25 가루고개 통과. <가루고개(380m)> 좌측 오서산 휴양림 쪽으로 임도가 지나는 고개로 좌측으로 내려가면 오서산휴양림으로 이어지겠다. 권 법사님이 이 길을 찾아 복귀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찾지를 못하고 오서산 방향 이정표를 따라 바로 정상을 향했다고 연락이 왔다. 06:32 처음 만난 오서산 이정표. 이 이정표를 지나자 오름길이 제법 가팔라지며 본격적인 오서산 오름길이 시작된다. 06:43 오서산 갈림길(525m) 정맥길은 우측 광성 주차장 방향이고, 오서산은 좌측으로 왕복 3.4km, 한 시간 반은 잡아야 된다. 아무리 갈 길이 바쁘다 해도 금북정맥의 최고봉을 생략할 수가 있겠나. 그런 연유로 미리 구간 거리를 짧게 잡기도 했다. 지체 없이 오서산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정맥 마루금에서 1.7km 떨어진 오서산으로 향한다. 07:01 오서산 휴양림 갈림길. 오서산 정상까지는 아직 900m가 남은 상태이고, 오서산자연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이 뚜렷한 것으로 보아 휴양림에서 오서산 정상 등로로 이용되는 듯하다. 07:21 오서산 정상 능선 갈림길. 이곳에서 좌측으로 200m 떨어진 오서산 정상으로 향한다. 07:24 오서산 정상. 새벽안개 자욱한 오서산 정상에는 벌서 한분이 올라와 계신다. 가루고개 직전에 휴양림 쪽으로 알바 가신 권 법사님께서 지름길로 벌써 도착해 있다. 오서산 정상석. <오서산(烏棲山 790m)> 충청남도 보령시 청소면과 청라면, 청양군 화성면, 홍성군 광천읍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금북정맥 최고봉이다. 예로부터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살아서 까마귀 보금자리(烏棲)라고 불렀고, 정상에 서면 서해안 풍경이 시원하게 보여 서해의 등대라고도 불렀다. 장항선 광천역에서 가까워 철도 산행지로도 알려져 있다. 등산코스에는 보령시 청소면 성연리에서 시작해 능선 안부를 지나 주능선을 거쳐 정상에 오른 뒤, 억새군락지를 지나 던목고개, 정암사로 내려와 상담마을로 하산하는 코스와, 홍성군 광천읍 상담마을에서 시작해 정암사를 지나 능선 고개에 오른 뒤 주능선으로 정상에 올라 남릉으로 내려가서 성연리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다. 또한 크고 작은 사찰이 많았으나 모두 폐사되고 지금은 전통 사찰로 지정된 정암사와 내원사 등의 고찰이 있고, 백제부흥운동의 주역이었던 복신장군의 원혼이 깃든 복신굴도 이곳 오서산에 있다. 능선이 용의 머리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용허리나 대문바위, 신랑신부바위, 농바위 등과 같은 암석단애, 암봉, 암주 등이 눈길을 끈다.
오서산은 천수만 일대를 항해하는 배들에게는 등대와 같은 구실을 하였기에, 예로부터 '서해의 등대산'이라고도 불려졌다. 오서산 위치 안내도. 정상석 뒷면에 새겨진 '오서산' 오서산 정상 전경. 정상을 중심으로 약 2km의 주능선은 온통 억새밭으로 이루어져 억새산행지의 명소이기도 하다. 오서산 정상 증명을 남기고 오서산을 뒤로한다. 07:49 보령시 청소면 성연리 가는 능선 갈림길. 전망바위에서 안개만 보고 그냥 간다. 다음에는 꼭 보고야 말리라! 07:56 새벽안개를 뚫고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도를 조금 낮추자 시야가 걷히기 시작한다. 07:57 정상을 조금 늦게 올랐다면 혹시 서해의 풍광을 볼 수 있었을까? 아쉬움을 안고 능선삼거리 갈림길로 향하는 길을 재촉한다. 08:02 오서산휴양림 갈림길을 지나, 친구 많은 나무가 부러워서! 08:15 다시 오서산 갈림길로 돌아와 조금 늦은 아침식사를 한다. 이제는 제법 쌀쌀해진 아침공기 탓에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나눠마시고, 08:40 다시금 금북길을 이으려 출발한다. 08:42 금자봉(525m)을 지난다. 금자봉이란 멋진 이름에 걸맞지 않은 금자봉! 오늘 걷는 금북길에서 유일한 이름을 가진 봉우리인데, 충청도 사람들은 금자씨를 무척이나 좋아하시나? 08:51 금자봉을 뒤로하고 뚜렷한 등로를 따라 내려서면, 08:52 광성주차장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 공덕고개를 지난다. <공덕고개(240m)> 청양군 화성면과 홍성군 장곡면의 경계 능선에 있는 고개로, 장곡면 광재 마을로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이 고개의 유래는 고개가 하도 가파르고 힘들어 공을 들여 넘어야 한다고 해서 공덕재라고 부른단다. 그런데 이곳은 그 어디에도 금북정맥에 대한 내용은 없다. 겨우 실마리가 되는 것은 어느 산꾼이 이정표 기둥에 매직으로 '공덕고개'라 써 놓았기에... 08:57 또한번 광성 주차장 갈림길을 지나고, 09:11 390봉 봉수지맥 분기점. 청양 백월산 방향 표시가 이상하다. 아마도 화성면 쪽으로 내려섰다가 백월산으로 오르라는 표시인 듯하다. 봉수지맥 분기점(390m) 표시가 소나무 둥치에 매달려 있다. <봉수지맥(鳳首枝脈)> 봉수지맥은 공덕고개 남쪽의 370봉에서 금북정맥으로부터 분기하여 동북으로 올라가며 초롱산(339m), 봉수산(483m), 팔봉산(207m) 등을 지나 예산군 신암면 하평리에서 삽교천에 몸을 담그며 맥을 다하는 지맥이다.
봉수지맥 방향으로 대형 알바의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 후미를 기다려서 함께 출발한다. 봉수지맥은 우측의 뚜렷한 능선으로 이어지고, 금북길은 좌측의 사면으로 급하게 떨어진다. 이곳 390봉이 금북정맥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 하지만, 제 대접을 못 받는 느낌이다. 이곳부터 우측에 청양군 화성면과 좌측의 보령군 청소면과 작별을 하고 홍성군 장곡면으로 접어든다. 홍성(洪城)은 '넓을 洪'자를 쓰는 이름 그대로 들이 넓은 고장이다. 그래서 금북정맥도 이 고장에서는 몸을 한껏 낮추어 비산비야(非山非野)의 나지막한 구릉지대를 형성하여 길게 그 흐름을 이어가게 된다.
09:16 금북길은 390봉에서 좌측 내림길로 급하게 고도를 낮춘다. 젖은 낙엽에 미끄러져 곳곳에서 땅 사는 소리가 들린다. 09:18 임도를 지나 다시 급내림길을 이어간다. 09:22 너덜지대에 낙엽이 쌓여서 발목을 접지를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09:27 급경사 내림길이 끝나고 호젓하고 편안한 등로가 이어진다. 09:28 묘지 갈림길 도착. 이곳에서 금북길은 따르던 임도를 버리고 묘지 좌측 숲으로 이어진다. 묘지 좌측으로 금북길을 알리는 표지기들이 저리도 많이 붙어 있는데, 파란색 화살표가 금북길, 분홍색 화살표가 알바길! 후미 백두들이 이곳에서 직진하여 도로를 따라 장곡면 사무소를 거쳐 생미고개까지 편안한 알바를 즐긴 후 다시 복귀하게 된다. 편안한 알바 떠나는 백두들! 금북능선 옆으로 이어진 농로를 따라, 신풍저수지 둑을 지나, 정면에 보이는 금북능선으로 올라서 알바 복귀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장용 무우를 다음고 있는 아낙네에게서 무우도 얻어먹으며, 편안한 알바를 즐긴다. 장곡면 도산리 경로당 준공식에도 참석하셨는지..ㅋㅋ 장곡면사무소에 도착하여 버스가 없음을 확인하고, 면소재지 뒤편에 있는 생미고개에 도착하여 금북길에 복귀했다. 알바에서 복귀하여 막걸리를 마시며, 금북길을 이어오던 백두들을 기다렸다! <다시 금북길 고수파들의 행로로 돌아와> 09:37 묘지 갈림길에서 좌측 정맥길로 접어들면 이내 좌측으로 조망이 트인 가족묘지가 나온다. 09:38 돌아본 오서산 방향. 09:50 '나무꾼과 경운기'를 만나 정맥길이 어디냐고 물으니, 저~쪽으로 갔다고 하여 얼른 추격을 시작한다. 09:45 홍성군 장곡면 광제 마을에서 신풍리로 이어지는 옛고개를 지나, 친절한 금북정맥 안내판에 따라 홍성 백월산 방향으로, 옛고개를 지나 뚜렷한 수레길을 따라 오르면, 09:48 조그만 봉우리에 오르게 되고... 밤나무 단지인듯한 곳을 지난다. 돌아본 오서산 방향. 09:52 가야 할 금북정맥의 산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왜냐면 무릎보다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보이지 않는다! 홍성군 장곡면 화계리에서 신풍리로 이어지는 옛고개를 지난다. 우측에 신풍저수지가 있다. 원초적인 냄새가 짖게 풍겨오는 옛고개를 지나는 백두들. 09:56 우측으로 신풍리의 신풍저수지가 내려다 보인다. <신풍저수지> 신풍저수지는 삽교천 최상단에 있는 못으로, 삽교천의 발원지로 봐도 무리가 없겠다. 하구에서 무한천, 곡교천과 합수하여 아산만으로 들어간다. 삽교천은 유역면적으로 비교하면 남한에서 일곱 번째이고 만경강 형산강보다 넓다.
옛고개를 지나 다시 능선 위로 오르는 백두들. 10:00 숲과 밭이 번갈아 나오는 금북능선의 흔적을 따라가노라면, 10:00 신풍고개의 특징인 파란 지붕의 축사가 보인다. 고것은 까치 밥이여! 10:03 신풍고개 도착.
<신풍고개(86m)> 홍성군 장곡면 광성리와 신풍리를 연결해주는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난다. 서쪽 광성리 방향에서 고갯마루로 이동하는 백두들. 10:05 돌아본 신풍고개. 조금 올라가니 주변에 ‘大丘 徐氏’라는 묘비가 많이 보인다. 흔히들 본관은 지역명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구 하면 ‘큰 大, 땅이름 邱 ’를 사용하는데, 이곳 묘비는 ‘언덕 丘’를 사용했다. 이런 지역도 있는 모양이다. 10:24 편안한 임도가 쭈~욱 이어진다. 10:27 물론 이런 밭때기들도 여럿 지난다. 고추밭 가장자리를 따라 금북능선의 흔적을 좇는 백두들. 10:30 꽃밭굴고개. <꽃밭굴고개> 꽃밭굴고개라는 이름이 참으로 예쁘다. 하지만 '꽃'이란 접두어는 정작 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 아래 마을이 홍성군 광천읍 화계리 꽃밭골이라 해서 이곳을 꽃밭골 고개라고 부르는데 우측에는 큰 한우목장이 있어서 꽃향기가 아닌 소똥 향기에 취하게 된다. 꽃발골고개를 지나는 백두들. 10:32 꽃밭굴고개를 지나며 돌아본 오서산 방향. 10:34 어디가 능선인지 분간이 쉽지 않은 곳들도 수없이 이어진다. 10:36 소나무숲에 잘 가꿔진 묘지가 이곳이 山임을 알려준다. 10:38 밤나무밭 쥔장이 부지런하지 않은 모양이다. 게을러도 알밤은 다 주워 간 듯..ㅋㅋ 10:40 산길도 아닌 것이 들길도 아니다. 그래도 금북정맥이다! 10:41 오늘은 농촌체험학습장 종합편을 체험하러 온 듯하다. 고추, 배추, 옥수수, 밤, 피마자 등등 농촌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작물들을 체험하며 지난다. 우측으로 빨간색 지붕이 이채로운 장곡면 중방리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중방리 마을은 옛날 중이 정해준 마을이라고 해서 중뱅이라고 불렸는데, 음이 변하여 중방리라 불리게 된 듯하다. 산길이 아니라서 그런지 창병씨의 걸음걸이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10:45 그래도 가끔은 능선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10:47 우측 아래에 아랫생미 마을이 있는 옛고개를 지나고, 10:53 장곡면 소재지와 화계리 모산마을을 이어주는 도로를 지나, 10:55 보리밭 가장자리를 따라 금북길이라 짐작되는 능선을 더듬는다. 보리를 밝아줘야 된다나 어쩐다나! 10:58 다시 임도로 내려서고, 생미고개로 이어진 도로를 따른다. 좌측 언덕 위에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가 있다고 했지만, 하늘이 비가 오려는지 잔뜩 찌푸리고 있어서 목적지를 향한 걸음을 재촉한다. 11:02 신동마을 표지석이 있는 생미고개에 도착한다. <생미고개> 홍성군 광천읍과 장곡면을 이어주는 2차선 96번 지방도로가 지나간다. 금북길은 도로를 건너 신동마을 표석 우측 포장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오미(梧尾) 서남쪽의 마을을 성산(城山)또는 산양(山陽)이라고 부르는데, 이 마을 논에는 쌀이 잘되고 땅이 기름져서 좋은 쌀을 생산하는 마을이라 하여 생미라고 부르며 이 고개를 생미(生米)고개라고 부른다. 금북길은 이곳 생미고개에서 도재고개까지 약 20분 정도를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르게 된다. 생미고개를 요렇게 통과하여, 12:08 시멘트 도로를 따라 생미고개 들머리를 들어서는데, 묘지 갈림길에서 마실길로 알바 가셨던 분들이 비를 피하며 막걸리잔을 기울이고 있다.
11:15 비도 오고 농주도 한잔 걸쳤고, 여기서 산행을 종료하려던 분들을 꼬드겨설랑은 다시 금북길로 들어선다. 11:17 장곡 3.1운동 기념비 앞을 지난다. 기미 3.1운동 기념비 앞에서. 금북능선 위로 이어진 도로가 금북길! 11:23 군데군데 묘지와 밭을 번갈아 지나는 사이에, 11:26 도재고개를 지난다. 홍성군 광천읍 가송리를 잇는 고개로, 도로를 가로질러 비포장 도로를 따라 금북길을 이어간다. 선두팀은 6분 일찍 이곳을 통과한 듯. 11:30 광천감리교회 안식의 동산을 지나, 11:34 예쁜 정원수들이 자라고 있는 밭도 지나고, 11:37 마을길쯤으로 여겨지는 농로를 따르면, 11:39 지도상 마을길 오거리에 도착한다. 뚜렷한 능선의 흔적을 찾기가 어렵지만, 선답자의 산행기록을 참고하여 금북길쯤으로 진행한다. 11:40 그쪽 말고, 이쪽으로 오라니까! 11:43 금북정맥꾼들의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는 수원목장을 통과한다. 주변이 온통 한우목장으로 뒤덮여 있다. 이곳 홍성군 광천읍과 홍원면 일대의 건물은 전부가 축사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알아주는 홍성한우 생산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가도 가도 가축들의 분뇨 냄새의 끝을 잡기가 힘든 곳이다. 벗어나기 힘들면 적응하는 수 밖에는...ㅉㅉ 11:44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틀! 수원목장에서 100m 정도 가다가 초록색 둥근 사일로가 보이는 곳에서 좌측으로 90도를 꺾어서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11:47 우변 냄새에 찌든 금북길에서 이런 시원스레 뚫린 길은 잠깐의 여유를 가지게 한다. 11:50 한참을 걸어왔는데도 오서산이 지척으로 둘러져 있다. 오서산을 배경으로, 후미팀 파이팅! 돌아본 오서산 방향 파노라마. 11:52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노란 국화꽃 화단도 지난다. 선답자의 산행기가 없었으면 금북능선 찾기는 불가능했을 것 같아 새삼 선답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11:56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는 금북 정맥꾼에게 공장과 축사 그리고 주택과 경작지가 뒤섞인 이런 곳은 한번으로 족할 듯하다. 이제 종착지가 가까워 짐에 따라 다시금 발걸음에 힘이 실리기 시작한다. 11:58 홍원리 하원마을 이정표도 지나고, 이런 덩 냄새는 언제쯤 벗어날꼬..ㅋㅋ 12:00 아침부터 내내 오서산의 배웅을 받으며 걷고 있는 백두들. 12:02 도로 옆 볼록거울에 비친 우리 모습은 씩씩한데..ㅉㅉ 12:07 이곳을 지나는 금북정맥 산꾼들의 산행기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며, 금북정맥꾼의 등대 같은 존재인 멋진 3층 집이 시야에 들어온다. 돌아본 금북길! 12:08 '판관오리'를 키우는 농장이면, 음~ (탐관오리는 어디에서 키우지..ㅋㅋ) 12:10 금북정맥꾼들의 이정표인 3층집을 반기며! 12:13 마치 본인의 집인양 거침없이 마당으로 들어서서는, 이리오너라~~ 아무도 없나벼! 좋은 집에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을껴! 12:18 비 내리는 금북 시멘트 도로를 자꾸자꾸 걸어가노라면, 12:21 중원마을 표석이 있는 아홉골고개에 도착한다. <아홉골 고개(84m)> 홍성군 광천읍 월림리와 홍원면 홍원리의 경계로 2차선의 지방 군도가 지나간다. 우측에 있는 마을 이름이 아홉골이라 아홉골 고개라 부르는 모양이다. 우측 홍원리 방향. 비 맛고 있는 중원마을 표석. 버스정류소 안에서 얻어온 배추를 안주삼아 막걸리를 한 사발씩 나누고, 왼쪽 광천읍 방향. 12:38 축사에서 우두커니 지켜보는 소들의 배웅을 받으며 다시금 금북길을 이어간다. 에구 다들 이런 궂은 날씨에 뭔 일이데요...!! 12:39 축사 앞으로 올라 빈 농가 뒤로 돌아가면 다시금 시멘트 도로가 이어져 있다. 12:40 노오란 은행잎도 비에 젖고, 금북길의 백두들도 비에 젖는다. 12:44 호젓한 비포장 도로에 접어들고, 12:46 잠시 후 숲으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12:48 이내 아홉골 마을로 들어선다. 12:51 수풀이 우거진 '열녀난향묘' 도착. <열녀 난향(蘭香)의 묘>
조선 때 황흠(1639∼1730)이라는 사람이 평양 감사로 있었다. 그 아들은 황규하였는데 책상도령으로 부친을 따라 평양에서 머물렀다. 평양에는 기생 난향이 있었는데, 황규하 도령과 만나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다가 황 대감이 다시 한양으로 발령을 받자, 황 도령도 부친을 따라가게 되었다. 황 도령은 난향에게 과거에 합격하는 데로 꼭 데리러 온다고 약속을 하고서는 한양으로 올라갔다. 그 후 여러 해가 지나도 황 도령에게는 소식이 없었고, 난향은 주변에서 치근대는 남자들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다. 하루는 난향이 집 앞의 샘물에 빠져 자살을 시도했으나 사람들에게 들켜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다시 살아나게 된 난향은 죽으나 사나 황 도령을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고, 한양으로 황 도령을 찾아 나섰다. 그래서 한양에 도착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또 물어봐서 황 도령을 찾아가 보니 고향인 홍주로 내려 갔다고 했다.
난향은 평양에서 한양까지 그리고 또다시 홍주까지 천리를 넘게 걸어서 황 도령을 찾아갔으나, 이미 죽었고, 죽기 전에 혼인까지 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난향은 평생 남편으로 여긴 황 도령이 혼인까지 하고 죽었다는 사실에 큰 실망을 하였지만, 동네 사람들에게 부탁하여 황도령 산소 옆에서 시묘살이를 하였다. 오랜 여행으로 병들고 지친 몸이지만 마지막으로 절개를 지켜 아내의 역할을 하려고 한 것이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황 도령의 산소 옆에 난향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난향의 절개가 아름답고도 불쌍하여, 죽어서라도 황 도령과 함께 있으라고 황 도령 산소 옆에 난향의 산소를 만들어주었다. 훗날 황 도령의 자식들이 장성하여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였는데, 난향의 묘는 그냥 두고 황 도령의 묘만 이장을 하였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황 도령의 유골이 언덕 아래로 옮겨갈 때, 난향의 묘에서 오색 무지개가 피어오르며 황 도령의 상여를 따라갔다고 한다. 그 뒤로 사람들은 난향의 묘가 있는 언덕을 무지개 말랭이라고 불렀고, 황 도령의 후손들은 대를 잇지 못하고 절손되었다 한다. 황씨 문중에서는 기생이지만 절개를 지킨 난향을 기려 해마다 제사를 지내고, 산소를 깨끗하게 단장하고 있다 한다. 과연 난향의 생이 바람직했었는지는 모를 일이고, 다만 그런 애인이 없음이 한스러울 뿐! 12:53 열녀 난향의 묘를 뒤로하고, 편안한 구릉지 금북길을 이어간다. 손에 든 무우는 겨울 김장용인지요..ㅋㅋ 12:55 밭 사이로 이어진 희미한 족적을 따라 나름 상상의 나래도 펼쳐보는 사이에, 12:57 오늘의 종착지인 갈마고개가 성큼 다가왔다. 12:59 따르던 농로를 두고, 잠시 좌측의 숲으로 들면, 13:00 이내 갈마고개가 눈앞에 있다. 노란색 화살표가 다음 구간 들머리 방향이다. 갈마고개 전경. <갈마고개> 홍성군 광천읍과 홍동면을 이어주는 지방도가 지나가고 있다. 갈마고개는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의 명당이 있어 갈매재 또는 말고개라고도 불렀다고 하고, 이곳에 역정(驛丁)이 있을 때 말이 목을 축이던 연못이 있어서 얻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주위에는 축산농가들이 자리잡고 있고, 광천쪽에는 농산물 가공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좌측 광천 방향으로 200여 미터쯤 이동하면, 13:04 기다리던 애마가 나타나고, 신발에 묻은 진흙을 털어내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13:48 광천읍내에 있는 목욕탕에서 젖은 몸과 맘을 말린 후, 14:17 오천항으로 이동하여, 우리횟집에서, 오늘의 금북길을 되새겨 본다. 사뭇 푸짐해 보이는 점심상을 앞에 두고, 행복하게... 삽니다!
16:41 비산비야의 희미한 금북정맥길을 무사히 마치고, 귀가 길에 오른다. 오천항 전경. 오천항 전경2 산행 중 몇 번의 알바에도 별다른 무리 없이 산행을 마치게 되어 더욱 감사했네요. 건강하세요!! |
첫댓글 벌써 오래전인데 사진보니 생각이 새록새록나네요. 비가 오락가락했고, 도중에 폐가에서 권상무가 사온 막걸리 마시고, 동네 어른이 주신 무우도 먹고, 산과 들과 임도와 마을길을 두루 다녔던 생각이 납니다. 재미있었지요. 즐겁게 알바도 하면서 이야기하며 걷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잘 봤습니다. 이 대장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