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대전교구(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예수부활대축일을 3일 앞둔 성주간 목요일인 3월 24일 오전 10시 30분에 교구장 주교님과 총대리 주교님, 교구 사제단 262명과 신자 1,200여명이 함께한 가운데 ‘성유축성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교구 사제들은 주교좌 대흥동성당에 모두 모여, “그리스도를 위한 사랑과 교회 봉사를 위한 사랑으로 받아들인 사제직의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겠다.”는 서품 당시의 서약을 갱신했다.
교구장 주교님은 미사 강론에서 “해마다 맞이하는 성유 축성 미사”라며 “사제로서 가장 바쁘고 힘든 기간이지만 해마다 성주간의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면 우리는 분명히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예수님을 닮아가는 성장을 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이어 주교님은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작년 이 시간을 떠올리며 작년에 비해 금년 이 순간 예수님과 더 가까이 있다고 느끼느냐”고 물은 후에 “첫 성유축성미사를 생각하며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까지 왔느냐”고 물은 뒤 “저는 점점 더 바빠지는 일상 속에서 예수님과의 거리가 더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며 이 자리에 섰고, 자비의 희년이 시작된 지 백 여일이 지났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나의 동료와 친구, 만나는 이들이 나의 얼굴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보았는지 물으며 다시 한 번 제 가슴을 치며 이 자리에 섰다”고 전하며 자비의 희년을 맞아 자신을 돌아보고 주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유 주교님은 사제에게 “신부님들, 사제의 자비로운 마음은 늘 드러나야 하겠지만, 특별히 고해성사의 시간에 더욱 큰 빛을 발하기를 희망한다”며 “하느님 앞에 정직하고 겸손한 자세로 죄를 고백하는 순간, 자비의 하느님께서는 성사를 집행하는 사제를 통해 당신의 용서와 사랑을 전하십니다”고 사제에게 주어진 고해성사의 중요성을 전했다.
이어 주교님은 “하느님 앞에 정직하고 겸손한 자세로 죄를 고백하는 순간, 자비의 하느님께서는 성사를 집행하는 사제를 통해 당신의 용서와 사랑을 전한다”며 “죄인인 우리를 사제로 세우신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망각하고 ‘고백소’를 ‘고문소’로 전락시키는 자세로 고해성사에 임한다면, 자비의 물결을 가로막는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고해에 임하는 사제의 자세에 대해 전하며 이는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직무 사제직은 바로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를 전하는 “자비의 사제직”이기 때문“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에서는 교구와 각 성당에서 1년 동안 각종 성사와 전례에 사용할 병자, 예비자, 크리스마 성유를 축성했다. 각 성당에서는 세례식과 병자성사, 예비자 봉헌 때 오늘 축성된 성유를 사용하게 된다. 천주교에서는 성령을 받아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된다는 의미로 축성된 성유를 도유한다.
또한 오늘 사제들의 서약 갱신과 성유 축성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은 사제들이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하고자 ‘축성’되었으므로, 새 성유를 나누어 받듯이 이 예식으로 사제 생활을 새롭게 갱신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이렇게 성유 축성 미사는 그리스도인이 성령으로 축성되었으며,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따라 교회 공동체가 축성 받은 사제직을 실천하는 일, 곧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자격을 갖춘 자녀들이 되었음을 일깨워주는 자리이다.
미사 후 이어서 1966년 7월 프랑스 아케스낭에서 사제품을 받고 1968년 파리외방선교회 소속으로 한국으로 파견돼 2010년부터 원로사목자로 활동하고 있는 서봉세(질베르토) 신부, 1966년 사제품을 받고 2006년부터 원로사목자로 활동하고 있는 유재식(안셀모) 신부와 2004년부터 원로사목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병기(바오로)신부의 사제수품 50주년 ‘금경축’ 축하식이 있었다.
축하식에서 후배 사제의 꽃다발 증정과 사제서품 50주년 기념 초, 총대리 주교님의 선물, 교우들이 영육간의 건강을 바라며 기도한 내용이 담긴 족자가 각각 전해 졌다.
이어 교구장 주교님의 금경축 축사에 이어 금경축을 맞은 세 신부의 소감 발표가 이어졌다.
서봉세 신부는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왔을 때 대전교구는 신부 40명이 채 안되던 곳이었다.”며 “본당 신부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파리외방전교회 지부장으로부터 선교사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해서 공주대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게 되고, 공주대학교에서 학생들 그리고 교수들과 참 재밌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서 신부는 “신자들에게 한없이 감사하다는 말씀과 제가 드린 것보다 받은 것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며 “선교사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인데, 저와 함께 해주신 분들 덕분에 선교사로서 생활을 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 신부는 “선교사들이 한국적인 교회를 만들 수 없기에 한국적인 한국다움을 살리는 교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서 신부는 “선교사들이 전한 신앙을 바탕으로 토착화하는 것은 신자들 몫이며. 한국교회가 세계 교회를 위해 많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며 당부했다.
유재식 신부는 “사제 생활에서 제일 보람되었던 일은 교리를 가르쳐 영세를 받는 사람들이 많았을 때”라며 “신부된 이후 전교가 잘 되었던 때가 연무성당 주임 신부로 있을 시기였는데, 당시 이농이 많았던 시기라 절반 이상의 신자들이 떠났다”며 “수녀님도 안 계시고 사무장하고 같이 사람들 찾아다니면서 교리를 가르치고 많은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는데, 다행히도 전교가 잘 되어서 떠난 신자들만큼 새영세자들이 늘어났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 신부는 “과거에 살아왔던 사제 생활을 반성해 보고 뉘우칠 것이 있다면 뉘우치고, 또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것은 조금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서 하느님께서 제게 원하셨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내가 특별히 부족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내는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조병기 신부는 “신부 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50년이 되었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신부답게 못하게 살아서 하느님 앞에 죄송한 마음도 든다”며 “은퇴하기 전에는 신자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잘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은 하느님과 단둘이 마주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하느님을 어떻게 만나야 할지 고민하며 살고 있다”고 사제 수품 50주년을 맞은 소감을 전했다.
대전교구는 24일(목) 주님만찬미사(교구장 주교님, 19:30 대전가톨릭대학교), 25일(금) 주님수난예식(20:00)(교구장 및 총대리 주교님, 20:00 주교좌 대흥동성당), 26일(토) 부활성야미사(교구장 및 총대리 주교님, 주교좌 대흥동성당)로 성삼일을 보낸다.
이어 예수부활대축일인 27일(일) 교구장 유흥식 주교님은 오전 10시 30분 대전여고 실내채육관에서 대전 모이세(전담 : 이진욱 신부) 소속 이주민들과 함께 예수님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눌 계획이다. 또 총대리 김종수 주교님은 유성성당을 방문해 그곳 교우들과 함께 예수님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눌 계획이다.
기사제공 : 대전교구 홍보국
사진제공 : 이필수 다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