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보완하며
주말 동안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왔습니다. 테이프로 붙여 전시한 글과 그림들이 잘 있을지 걱정되어 테이프를 들고 2동 쉼터에 갔습니다.
예상외로 한두 개 말고는 다 제대로 붙어있었습니다.
떨어진 글들을 원래 자리에 다시 붙이는데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중이셨던 김정희님과 마주쳤습니다.
김정희님께 생각보다 전시회 작품들이 많이 안 떨어져서 신기하다고 말씀드렸는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많은 작품들이 떨어진 것을 보고 김정희님께서 테이프를 가져와 다시 붙여두셨던 것이었습니다.
김정희님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들을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제가 작품을 붙일 때 사용했던 테이프와 다른 테이프들이 붙어있었습니다.
전시회를 저 혼자 신경 쓰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듣게 된 이야기지만 정미숙님께서도 떨어진 작품들을 다시 붙여 놓으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작가님들께서 작품들을 소중하게 여겨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나의 작품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작품이 떨어졌을 때 붙여주는 2동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드리며
밥을 먹은 후 사무실에 계신 직원분들께 완성된 1102동 조각보를 직접 드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책 낸 것을 축하해 주셨고 잘 읽어보겠다는 인사말을 건네셨습니다.
책을 드릴 때 부끄럽기도 했지만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조각보를 드리면 드릴 수록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조각보의 표지에 있는 빨간 매화 그림이 저를 응원해 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금요일에 책을 미처 전해드리지 못한 정미숙님과 3동에서 축시를 써주셨던 노현정님께도 책을 드리러 갔습니다.
노현정님이 오시길 기다리며 지나기는 3동 주민분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이었지만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셨습니다.
사회사업을 하기 전에는 제가 인사를 해도 왠지 인사를 받아주지 않을 것 같아 인사를 하지 않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복지요결을 배우고 사회사업을 하면서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지나가는 분들께 먼저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인사를 하면 대부분의 분들은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셨고 일상 이야기를 먼저 꺼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사회사업을 하며 인사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인사를 나누며 기다리니 노현정님은 무언가 품에 안고 내려오셨습니다.
처음엔 무엇인지 잘 몰랐으나 저를 보시더니 바로 품 속에 있던 과자를 내어주셨습니다.
양이 꽤 많은 과자를 다 가져가라고 하셔서 놀람 반 감사함 반이었습니다.
노현정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조각보 책을 보여드렸습니다.
노현정님은 조각보를 받고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았을 텐데 바쁘셨는지 책을 받고 급히 올라가셨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정미숙님께 책을 드리러 가려고 했습니다.
2동이 아니라 다른 동에 계시는 주민분께 무언갈 받으니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왠지 모르게 3동에 대한 애정이 높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냥 가기엔 뭔가 아쉬워서 엘리베이터 앞에 계시던 3동 주민분께 과자를 나눠드렸습니다.
주민분은 처음에 놀라신 듯 했으나 이내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이었습니다.
2동분들과 함께하며 언젠간 주민분들께 제가 무언가를 내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 마음을 작게라도 표현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정미숙님과 약속한 시간이 되어 약속 장소인 2동 쉼터로 갔습니다.
약속시간보다 살짝 일찍 도착해서 전시회 홍보지를 잠깐 떼고 있었습니다.
한 3장 정도 떼고 쉼터로 돌아가니 정미숙님께서 오셨습니다.
정미숙님은 저를 보시더니 정말 반가워하셨습니다.
그런 정미숙님께 완성된 1102동 조각보와 전에 빌려주셨던 그림들을 돌려드렸습니다.
정미숙님은 이런 일에 참여하게 되어서 참 기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에 덧붙여 조각보에 그림을 같이 실었던 정막례님을 꼭 한번 만나 뵙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민분께 관심을 보이시는 정미숙님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정미숙님을 처음 뵈었을 땐 주민분들을 어려워하셨습니다
. 잔치에 오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면 조용히 들렀다 바로 가겠다고 말씀하신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먼저 2동 주민분을 만나 뵙고 싶다고 말씀하신 것이 놀라웠습니다.
1102동 조각보와 전시회, 잔치를 하며 달라지는 주민분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참 흥미진진합니다.
조각보에 끝까지 글을 실을까 말까 고민하셨던 분이 전시회를 할 땐 기왕 하는 거 다 해봐야 한다며 먼저 나서주시는 모습, 친구에게는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아 했던 분은 당사자 마침식 때 그 친구를 초대하는 모습 등 다양한 변화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까지 모두 무사히 마칠 수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각보에 참여하신 작가님들이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많은 분들이 언니, 동생 관계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당사자 마침식을 통해 작가님들이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한 정미숙님과 정막례님도 당사자 마침식을 통해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주말동안 비바람이 불어 전시회장이 어떨지 걱정되었어요.
김정희 님과 정미숙 님이 떨어진 작품을 손수 테이프로 붙여주셨군요.
전시회, 조각보 사업을 내 일로 여기셨습니다.
전시회장을 정리하러 갔을 때 붙어있던 3M 테이프를 보면서
두 분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또한 민수빈 선생님이 전시회를 두고 주민분들과 묻고 의논하고 부탁한 덕분입니다.
전시회 연장도 김정희 님과 상의하여 결정했고, 주민분들께도 연장 소식을 전달했으니까요. 잘하셨습니다.
정미숙 님이 정막례 님을 꼭 만나고 싶어하셨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1102동 이웃들에게 먼저 다가가거나 인사하는 일을 조심스러워 하셨던 분인데 말이에요.
이야기 나눠보니 부침개 잔치는 빈손으로 가기 어려워서 조금 머뭇하셨더라고요.
이웃을 향한 마음은 늘 열려있는 분이신 것 같아요.
그림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으니 정막례 님과 가깝게 지내시면 참 좋겠습니다.
출판기념회에 오시면 서로를 소개해드리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