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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큼 해외여행을 즐기는 한국인이라면 한 번씩은 가본 친근한 나라 싱가포르. 서울의 1.5배 면적을 가진 이 도시국가는 ‘정원의 도시’로 유명하다. 하지만 싱가포르가 최근 국격 상승을 내걸고 라스베이거스샌즈 그룹의 자본을 유치해 만든 대단위 위락공간 ‘마리나 베이 샌즈’와 미래형 정원의 새 전형을 엿볼 수 있는 ‘가든즈 오브 더 베이’까지 둘러본 사람들은 아직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20여 년 만의 추위로 움츠러드는 요즈음 한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곳이기도 하다.
무려 56억 달러(약 6조1,600억 원)의 공사비용으로 2008년 1월 착공, 2010년 4월 완공해 문을 연 이 공간은 이제까지 대자연을 대상으로 하던 관광 패턴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미래형 복합 리조트 타운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리조트 개장 후 2년 동안 싱가포르 관광객 36%, 관광수입 73%가 급증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 주고 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마천루 숲 남서단 길이 2km의 해안 모래톱 지역을 간척해 일군 이 기적의 현장을 둘러보았다.
- ▲ 아래서 위로 올려다 본 슈퍼 트리들.
- 마리나 베이 샌즈
‘지상 최고의 공간’ 찬사 듣는 호화로운 별세계
먼저 ‘마리나 베이 샌즈’는 각각 55층 규모 높이 200m의 빌딩 3개동에 2,500실이 넘는 객실과 컨벤션홀, 그리고 이 3개 동의 머리 위를 연결해 340m 길이의 항공모함 모양을 한 하늘정원과 풀장을 가진 호텔과 별도의 명품 쇼핑몰, 공연장, 카지노 등을 갖춘 별개의 건물과 연꽃 모양의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등으로 이루어진다.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도시의 전면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이 걸작 호텔은 각 동 앞뒤로 아래서부터 위로 넓어지며 평면을 휘어지게 걸친 듯한 외벽을 붙여 ‘현대판 피사의 사탑’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외관이 아름답고 카지노와 쇼핑몰 건물 사이로 난 베이프론트에비뉴를 공중으로 건너는 육교 양 입구에 바람에 흔들려 물결이 퍼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고 엷은 반사 패널을 부착해 신비감을 더해 준다.
호텔 내부로 들어가면 아주 호화롭고 고급스런 별세계가 펼쳐진다. 넓은 공간과 높은 천장을 가진 로비부터 눈길을 끄는데, 입구와 안쪽 천장 두 곳에 매달아 놓은 길이 40m, 높이 23m, 폭 15m의 초대형 조형물이 압권이다. 드리프트라 부르는 이 조형물은 안토니오 곰리가 ‘씨앗’을 형상화한 것으로 각각 1만6,100개의 쇠 통대와 8,320개의 연결구로 만든 3차원 다면적 매트릭스로 무게가 14.8톤이나 되지만 정교한 조각들과 은은한 색조로 긴장감보다는 아름다운 위엄을 느끼게 해준다.
- ▲ 마리나 베이 샌즈 쇼핑몰 인공 수로와 물기둥 폭포. 100여 m 길이 수로 끝에 이런 물기둥 폭포 광장이 만들어져 있다.
- 3개의 동 꼭대기 층에는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전망대인 인조공원 스카이 파크가 조성돼 있다. 무려 1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이곳에는 야자수를 비롯한 여러 열대 식물들로 꾸며진 울창한 녹지에 아름다운 조각 공원, 레스토랑, 인피니티 풀까지 갖추어 스카이 오아시스라고도 부른다.
이 가운데 가장 관광객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이 수영장 ‘인피니티 풀’이다. 에펠탑을 가로로 눕힌 것보다 200m나 더 긴 길이에 끝 부분이 절벽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풀장 물이 마치 고공에서 그대로 쏟아져 내릴 것 같이 아찔해 보이지만 실상 수직으로 보이는 부분에 여러 겹의 바를 설치해 안전하다. 57층 높이 200m 고공에서 150만 리터의 물이 넘실대는 물굽이 너머로 바라보는 싱가포르 도시의 경관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풀장의 묘미는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호텔의 북쪽, 즉 마리나 베이 내항 쪽에 들어선 초대형 쇼핑몰과 카지노 건물은 또 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아래층 중앙에는 베네시안 라스베이거스 호텔을 본 딴 실내 운하를 조성해 관광객들이 곤돌라를 타고 수로를 따라 상층 내항 쪽 약 10m 높이의 돔 형 유리 천장에서 분당 6,000갤론을 쏟아내는 물기둥 주위를 돌아 나오는 이색 체험도 즐길 수 있다.
- ▲ 마리나 베이 샌즈 쇼핑몰 내항 쪽 광장에서 바라본 싱가포르 마천루 숲 전경. 거대한 마천루 숲이 한눈에 드는 명품 조망지다.
- 쇼핑몰 지역은 최고의 쇼핑 명소이기도 하지만 미식가들의 천국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최고급 식당과 멋진 카페가 다양하게 들어서 있어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훌륭한 맛의 체험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쇼핑을 마친 후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레스토랑에서 마리오 바탈리, 대니얼 볼루드, 볼프강 퍽, 가이 사보이, 데쓰야 와쿠다 같은 유명한 미슐랭 스타 요리사가 준비한 50가지 메뉴를 골라 맛볼 수 있다면 이야말로 가장 멋지고 완벽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호사가 아니겠는가.
예술 애호가들이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많다. 전 세계에서 찬사를 받는 ‘라이언 킹’ 같은 유명 뮤지컬을 비롯해, 브로드웨이에서부터 발리우드까지 인상적인 국내외 공연을 다양하게 엄선해 상연하는 총 3,835석 규모의 최신식 극장 2개가 리조트 내에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라이브 음악 마니아들 역시 다양한 콘서트에서 필요한 욕구를 채울 수 있으며, 영화광들은 특별한 갈라 시사회를 만날 수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 아트 패스에 가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설치 미술 작품에 감탄하고 만다.
세계 각지의 블록버스터급 예술품을 전시하는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도 눈길을 끈다. 외형 디자인을 연꽃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 박물관은 마리나 베이에서 강렬한 존재감과 황홀한 광경을 자랑한다. 이곳에서 열리는 블록 쌓기 전시회, 매그넘 사진전, 푸젠- 블루 오션 레거시 전시회 등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이 되고 있다. 또 쇼핑몰 북쪽 내항에 연하여 조성해 놓은 널따란 목조 바닥 광장에 나서면 예전에는 마리나 베이 유람선상에서나 조망이 가능했던 싱가포르 도심 마천루 숲이 두 팔로 감싸 안을 수 있을 만한 크기로 눈에 들어와 사진을 찍거나 포즈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 디자인을 연꽃에서 따왔다는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외형. / 플라워 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 사이 지하 공간에 만들어 놓은 맹수 목조각에서 장난을 치며 노는 아이들. / (오른쪽) 슈퍼 트리 숲 속에서 슈퍼 트리와 마리나 베이 샌즈를 바라본 광경. 높이 22m에 설치된 스카이웨이로 마리나 베이와 가든즈 오브 더 베이를 두루 조망할 수 있다.
-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는 도시 속의 미래 도시 마리나베이 샌즈 복합 리조트를 둘러보면 사람들이 왜 이곳을 싱가포르의 랜드 마크라 부르는지 금방 이해되고, 왜 지상 최고의 공간이라 칭찬하는지 그 이유를 공감하며 거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찬사를 더하게 될 것이다.
가든즈 오브 더 베이
12그루의 인공 거목 슈퍼 트리, 5만 종의 희귀식물
가든즈 오브 더 베이는 글로벌 도시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또 다른 심장부로 발돋움하기 위해 세계 최첨단 수준의 디자인을 적용, 기존의 ‘정원 속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한층 격상시킨 대 프로젝트로 2012년 6월 29일 공식 개장했다. 싱가포르의 혁신 의지와 앞선 자연 자원관리 능력을 잘 확인할 수 있는 도심 속의 실내·외 정원으로 총 면적 100만 평방미터가 넘는 광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 ▲ (왼쪽,오른쪽 위상단)클라우드 포레스트 들머리 인공폭포. 높이 35m의 큰 물줄기가 시원스레 쏟아지면 습한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에 필요한 습기를 공급한다. / (오른쪽 위부터)지하 화단에 설치된 커튼 식 폭포. 이밖에 악어 같은 파충류 조각품들이 설치돼 밀림 속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 위에서 내려다 본 클라우드 포레스트 지하 화단.
- 싱가포르의 지속 가능한 자연자원과 친환경 첨단 기술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정원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각각 독
- 특한 개념을 적용, 저마다 색다른 특징을 가진 베이 사우스, 베이 이스트, 그리고 베이 센트럴이다.
가든즈 오브 더 베이 전체의 절반 이상(약 54만 평방미터)을 차지하는 베이 사우스는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들로 넘쳐난다. 12그루의 인공 거목 슈퍼 트리 물론, 5만 종류 이상의 희귀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정원들로 꾸며져 있는데, 플라워 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 헤리티지 가든즈, 골든 앤 실버 가든즈, 드래곤 플라이 호수가 그 주인공들이다.
에어 플랜트라고도 부르는 슈퍼 트리는 높이 25~50m 나무 모습을 한 인공구조물 외형으로, 줄기 부분에 플랜팅 패널을 붙여 화초들이 자라게 한 초대형 화분이다. 그 중 두 개의 트리는 내부에 승강기와 계단을 설치하고 높이 22m의 공간에 고정식 구름다리를 연결해 놓아 관광객들은 5싱가포르달러만 내면 고공을 산책하며 마리나 베이 샌즈와 가든즈 오브 더 베이를 스릴 넘치게 조망할 수 있다. 공상과학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로 강추!
- ▲ 동굴을 내장한 꽃동산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공중에 만들어 놓은 다리들.
- 플라워 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는 고강도 투명 유리로 만든 거대한 실내 정원이다. 1만6,000평방미터 규모의 플라워 돔은 시원하고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를 만들기 위해 고안한 특별 시스템이 첨단 기술과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친환경적이란 평을 받으면서 더욱 유명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여러 주제를 통해 식물들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식물과 사람들 간의 교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식물들이 주변 자연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클라우드 포레스트는 1만2,000평방미터 규모로, 입구를 들어서면 정면에 35m 높이에서 하얀 물보라를 뿌리며 큰 물줄기를 쏟아내는 대형 폭포가 반겨준다. 이 폭포를 쏟아내는 거대한 동굴식 구조물 둘레와 주변 지하에 습한 기후에서 자라는 아열대 화초들과 나무들을 심어 주제에 맞게 분위기를 연출한다. 동굴 같은 내부는 물론 외부를 감싸듯 연결된 고정식 구름다리를 돌며 기화요초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 천장에 반사 거울을 달아 재미난 모습을 볼 수 있는 원석 전시관,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게 하는 동영상 상영관들도 흥미롭다.
- ▲ (왼쪽 상단부터)가든즈 오브 더 베이의 플라워 돔 내부.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 조건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위주로 조성해 놓았다. / 클라우드 포레스트 꽃동산 상단에 조성해 놓은 작은 연못. 돌로 만든 배 화분에 기화요초들을 심어놓았다. / 클라우드 포레스트 내부에 피어 있는 예쁜 꽃들. / (싱가포르 관광청 제공)
- 베이 사우스 입구에 위치한 골든 앤 실버 가든즈는 각각 금빛과 은빛 또는 회색빛으로 장식된 반짝이는 거대한 슈퍼 트리 세 그루를 중심으로 조성돼 있다. 이곳의 나무와 화초들은 따뜻하면서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게 특징. 이 정원에 연해 펼쳐지는 헤리티지 가든즈는 인도, 중국, 말레이, 지구촌 정원 등으로 꾸며졌는데, 각국 정원의 특색과 함께 싱가포르의 문화적 다양성과 식민지 시대의 역사를 잘 나타내고 있다.
드래곤 플라이 호수는 널따란 실내·외 정원에 수분을 공급하는 저수지 역할도 겸하는데 물 관리를 수생식물을 이용한 순수 자연 필터 시스템을 적용해 어류와 식물이 환경적 요소로 존재하는 것을 보여 준다. 수생식물과 원예기술에 대한 관련 정보는 물론 싱가포르 생물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친근하게 공부할 수 있는 훌륭한 자연학습장이기도 하다.
약 32만 평방미터 규모의 베이 이스트는 아름다운 전망과 마리나 스카이 라인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8,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 곳, 즉 프로미네이드론, 센트럴 르로우브, 팜 그루에서는 연중 지역행사, 카니발, 스포츠 그리고 결혼식 등 다양한 이벤트들을 펼쳐 내국인들에겐 신나는 공간, 관광객들에게는 싱가포르 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음식 정원, 테마 빌딩, 워터 가든즈, 워터 스포츠 시설들이 들어서서 가족끼리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다.
- ▲ 마리나 베이 샌즈 3개동 옥상에 들어선 군함 모양의 스카이파크의 초대형 수영장 인피니티 풀장. 물굽이 너머로 싱가포르 마천루 숲을 대하는 아찔한 풍광을 즐길 수 있다.(싱가포르 관광청 제공)
- 베이 센트럴은 베이 사우스와 베이 이스트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곳으로 3km 정도 길이의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는 공간이다.
가든즈 오브 더 베이는 방문객들이 원예와 정원 예술의 경이로움, 즉 첨단 조형미를 갖춘 정원을 관광하는 기쁨은 물론 둘러보는 가운데 자연스레 원예학과 식물학에 대한 지식도 습득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어 일거양득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외부 정원은 오전 5시부터 오전 2시까지, 실내 정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마리나 베이 샌즈와 가든즈 오브 더 베이는 MRT 베이프론트역 8번 출구로 연결돼 도시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다.